휘 (손솔지 소설 | 양장본 Hardcover)

휘 (손솔지 소설 | 양장본 Hardcover)

$13.00
Description
손솔지 장편소설 『휘』. 이 책에는 ‘휘, 종, 홈, 개, 못, 톡, 잠, 초’ 한 글자 제목의 소설 여덟 편이 실렸다. 작가는 한 글자가 가진 마법 같은 힘을 포착해 그것에 홀린 듯 이야기를 펼쳐낸다. 아무것도 없는 흰 바탕 위에 새겨진 글자들은 소리였다가 문장이었다가 인물이 되고 마침내 서사를 이룬다.

‘한 글자’의 처절하고도 아름다운 변주는 강렬한 문장을 만들어내고 울림을 준다. 가족, 연인, 친구, 학교, 불면증, 죽음, 세월호 참사에 이르기까지 우리 곁에 있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현실과 소설의 아슬아슬한 경계 위에서 우아하게 춤을 춘다.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 이름들, 희미한 표정으로 겨우겨우 살아가는 존재들의 목소리에 가만히 귀 기울여 듣고 풀어낸 소설들은, 결국에는 당신을 이야기하고 당신을 어루만질 것이다.
저자

손솔지

저자손솔지는1989년경기도수원에서태어나추계예술대학교문예창작과를졸업했다.2013년경인일보신춘문예에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2013년<문학나무>봄호에참여했다.
남성중심적세계를살아가는현대여성의내밀한심리를드러낸등단작「한알의여자」를통해탄탄한문장력을지닌작가,감정의절제를통한심리적거리확보와상징·은유와같은미학적장치에능숙한작가라는평을받았다.2016년에출간된첫장편소설『먼지먹는개』를통해부도덕한인간의이기심이빚어낸유전자조작약물이이사회를어떻게파국으로몰고가는가를낱낱이파헤치며날카로운시선과문제의식을보여주었다.

목차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한글자’속에숨어있는힘,
젊은작가의손끝에서깊고짙은이야기로태어나다!

남성중심적세계를살아가는현대여성의내밀한심리를드러낸등단작「한알의여자」로‘페미니스트작가’라는소리를듣기도했던손솔지.2016년첫장편소설『먼지먹는개』를통해서는부도덕한인간의이기심에대한날카로운문제의식을보여주기도했다.그러나정작작가는“그저‘우리’에대해쓰고싶었다”고말한다.
기발한서사,낯선상상력,섬세한묘사로독자와언론으로부터호평을받아온신인작가가그려낸‘우리’이야기,『휘』가출간되었다.이책에는‘휘,종,홈,개,못,톡,잠,초’한글자제목의소설여덟편이실렸다.작가는한글자가가진마법같은힘을포착해그것에홀린듯이야기를펼쳐낸다.아무것도없는흰바탕위에새겨진글자들은소리였다가문장이었다가인물이되고마침내서사를이룬다.
‘한글자’의처절하고도아름다운변주는강렬한문장을만들어내고울림을준다.가족,연인,친구,학교,불면증,죽음,세월호참사에이르기까지우리곁에있는문제를적극적으로끌어들여현실과소설의아슬아슬한경계위에서우아하게춤을춘다.아무도불러주지않는이름들,희미한표정으로겨우겨우살아가는존재들의목소리에가만히귀기울여듣고풀어낸소설들은,결국에는당신을이야기하고당신을어루만질것이다.

아무도,아무것도아니었던,어떤사람들…
삶에붙잡혀자신을놓쳐버린지금여기,우리이야기

표제작인「휘」는자신을두고떠난부모를찾아나선소년의이야기다.아니사람들의이름에관한이야기다.이름에서휘파람소리가나는소년은아버지의이름을기억하기위해애쓰지만떠올리지못한다.어머니의이름역시마찬가지다.당연한건지도모른다.“어머니는집안의냉장고이거나선풍기이거나식칼이거나양파망처럼그자체로고유명사”니까.소년의이야기는사람들의가슴속엔휘―휘―바람이통하는구멍이있다고전한다.누구나있지만누구도알아주지않는각자의슬픔을어쩌면바람만이알아주는지도모른다고말이다.
저자가쓰면서도,쓰고나서도어디에도내보이지못하는게아닐까염려했다는「종」은단연눈에띈다.“누구든누이를쳤다.뒤에서혹은앞에서그녀를칠때마다내방벽에짓눌린누이의입술에서는깨질것같은울림이흘러나왔다.”강렬한도입부를시작으로집안의유일한계집이자모두의종이된누이를그려낸다.누구든누이를종처럼치고특히나아버지는“계집은요물”이라며매일밤누이를침실로끌고간다.누이의삶은그녀가새로운언어를배우는순간달라지는데,그녀는‘자신만의방’을만들려한다.남성에게는비현실적이지만여성에게는너무도현실적으로느껴질이야기이다.
「홈」은책상위의작은홈이면서집을뜻하는영어홈(home)이기도하다.시체냄새가나는학교,자살로결론내려지는‘11등’과‘10등’의죽음,점점커지는책상의까만구멍…….알수없는증오가가슴에깊은홈을새긴아이들,차라리아주작은점이되어사라져버리고싶은그들의마음이소설로형상화되었다.

개같은인생은무엇이고,사람같은인생은무엇일까?
우리는그저삶의비밀을안고꿋꿋하게살아갈수밖에!

‘개같은인생’은어떤인생일까?「개」는“외로운사람에게서나는냄새를안다”고말하는개백구가화자가되어만난여러사람들의삶을담았다.머나먼나라에서늙은남자에게시집와“나사람아니야”라고마당의개들에게하소연할수밖에없는젊은여자,부모의품을벗어나가출하는소년,단속반에게쫓기며“나는사람이아니야.개야.이망할놈들아.”외치는노점상할머니,연인과헤어지고많은유기견을키우는여자에이르기까지……사람들이‘사회부적응자’라고말할지도모를인물들이백구의눈을통해선입견없이보인다.백구의발길을따라가다보면우리의눈에도‘사람같은인생’을살고싶어하는,아프지만꿋꿋하게살아가려애쓰는사람들이보인다.
여기,베란다에한소녀가서있다.소녀는빨대로물방울을톡바닥으로떨어뜨린다.「톡」은소녀의사소한장난에서시작해삶의비밀로확장된다.톡치면부스스가루가되어버릴것같은마른어깨의엄마가새아버지들을데려오는동안에도소녀의행동은계속된다.엄마의비밀이밝혀지는순간,소녀의물방울은엄마의비밀을지켜주려애쓰며자신의상처를위로하는놀이였음을,그상처를알아주었으면하는눈물이었음이드러난다.삶의비밀을떠올리게만드는소설은더있다.「못」은비밀스러운연애를‘못’하는것과‘안’하는것사이에박혀있는마음의못을그렸고,「잠」은불면증을앓고있는두남녀가밤산책하면서만나보낸비밀같은시간을담았다.
환상과현실의경계를가로지르는이소설들의마지막을장식하는「초」는이책의마침표로서적절하다.단편집을내보는것이어떻겠냐는제안을받은‘나’는‘초’를떠올린다.짧지만긴시간,초(second)와어둠을내쫓아환한순간을만들어내는초(candle).환상적요소가있었던이전소설들과는다르게이소설은현실에발을딛고꼿꼿이서있다.3년전봄에일어났던여객선참사이후“내가쓰는문장들이칼날이되어누군가의마음을베어내고상처입힐까봐”두려웠던‘나’는“뭘하고있어?이제나가야지.”하는말에문밖으로나선다.잔잔하고단단한화자의목소리에서우리는작가스스로의다짐을엿보고,함께생각해보고,소설밖세상의현실을다시바라보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