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혼술을 아느냐 (김도언 에세이)

너희가 혼술을 아느냐 (김도언 에세이)

$17.50
Description
10년 동안, 천 번의 혼술을 한 작가, 김도언의 혼술 산문집 출간
도서출판답이 공들여 내놓는 신간, 『너희가 혼술을 아느냐』는 중견 소설가 겸 시인 김도언 작가의 네 번째 산문집으로 그가 직접 준비하고 경험한 ‘혼술’과 음주의 내력을 다양한 에피소드와 함께 매력적이면서도 감성적인 필치로 그려낸 독특한 콘셉트를 가진 책이다.

2019년 말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한 이후 3년째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혼밥이나 혼술은 원하든 원치 않든 대중들에겐 하나의 대안 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 김도언은 이미 10년 전부터 자신이 직접 술상을 차려서 혼술을 해온 문단의 소문난 애주가다. 김도언 작가에 의하면 그는 일주일에 평균 두 번 정도 혼술을 해왔는데, 그것을 10년 동안 일관되게 해왔다고 하니 1년 52주씩 산술적으로 계산해보면 1000번 이상의 혼술상을 차린 것이 된다. 문단에서는 그가 혼술의 달인으로 일찍이 인정받아왔다고 한다.

『너희가 혼술을 아느냐』는 그렇게 오랜 시간 혼술을 탐닉해온 저자가 자신이 혼자 술을 마시면서 성찰한 삶과 일상에 대한 생각, 그가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 시공을 교차하는 에피소드 등을 마치 기품 있는 소설처럼 감성적이고 낭만적인 문체로 풀어놓고 있다.

보통의 경우 문인들이 펴내는 산문집은 그들이 자신들만의 심미안으로 자잘한 일상 속에서 캐치해낸 것들을 소재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여행이나 수집, 음악, 미술, 산책, 고양이나 반려 동물 등 평소 가지고 있는 취향들이 담기기 쉬운데 술 또는 혼술을 에세이 집필의 중요한 소재로 삼은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술을 중심적인 소재로 삼은 산문집은 아마도 시인 변영로 선생이 1953년 서울신문사에서 『명정40년』이라는 산문집을 펴낸 후 처음이 아닐까 싶다. 『명정40』년이라는 책 제목에서 ‘명정’이라는 단어는 술에 취해서 몽롱하고 황홀해진 상태를 가리키는 단어라고 한다. 『명정40년』은 그러니까 40년 동안 술에 취했던 삶을 돌아보는 산문집인 셈이다. 이에 반해 김도언의 『너희가 혼술을 아느냐』는 그가 불혹에 들어선 시점부터 10년 동안 자신의 실존적 삶을 혼술과 함께 어떤 문학적 의도를 가지고 깊이 들여다본 시간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

김도언

1999년한국일보신춘문예소설부문에당선돼소설가로서의활동을시작했다.2012년에는계간《시인세계》신인상을받으며시인으로데뷔했다.펴낸책으로소설집『철제계단이있는천변풍경』(자음과모음),『악취미들』(문학동네),『랑의사태』(문학과지성사),장편소설『이토록사소한멜랑꼴리』(민음사),『꺼져라비둘기』(문학과지성사),경장편『미치지않고서야』(중앙북스)등과산문집『불안의황홀』(멜론),『나는울지않는소년이었다』(이른아침),『소설가의변명』(가쎄),시집『권태주의자』(파란),성인동화집『코끼리조련사와의하룻밤』(문학세계사),인터뷰집『세속도시의시인들』(로고폴리스)등이있다.현재서울시은평구에서헌책방‘살롱도스또옙스끼’를운영하고있고197~80년대브리티시록을LP로들으며술마시는걸소박한행복으로생각한다.

목차

프롤로그4
1.낙지볶음과생굴13
2.간장제육볶음과쌈채소일체,강된장24
3.슬라이스감자부침과
보도자료
계란말이33
4.두부김치42
5.오징어볶음과오징어국50
6.김치전과온센타마고58
7.소시지야채볶음67
8.꼬막무침과콜라비76
9.쫄면과미소된장국85
10.황태구이와굴94
11.쭈꾸미숙회와딸기103
12.짜장떡볶이와어묵탕112
13.닭발122
14.가오리날개찜131
15.묵은지고등어찜139
16.국물떡볶이와오이피클148
17.대전식두부두루치기와순두부찌개157
18.부추전과막걸리167
19.계란말이177
20.부대찌개와멍게186
21.전복구이와오이소박이194
22.얼큰콩나물국과더덕무침204
23.돼지고기김치두부전골212
24.푸딩계란찜과히레사케220
25.골뱅이무침228
26.돼지목살수육237
27.동그랑땡과꼬치전246
28.감자고로케256
29.춘천식닭갈비265
30.연어회와마늘계란프라이274
에필로그284

출판사 서평

『너희가혼술을아느냐』의특징은혼술이라는소재를다루고있는책답게목차와구성역시
보도자료
독특하다는데있다.저자김도언작가는자신이직접차렸던술상위에올린메뉴를각편의에세이의제목으로삼는방식을취하고있다.책에는정성스럽게정리하고추려낸이런에세이가30편배열되어있다.과연각편의에세이제목에는낙지볶음,두부김치,소시지야채볶음,황태구이,묵은지고등어찜,제육볶음같은대중독자들에게친근한안주이름이들어가있는데,소설가김도언은이모든안주를집에서직접만들어서술상을차렸다는것이다.그날그날다양한안주를올렸던술상에대한소회를밝히고술과얽힌기억과감상,에피소드들을소개하는한편그가술상에올린안주에쓰인식재료가우리나라에유입된기원과내력,이름의유래,영양학적인정보등이설명되어있고간단한레시피가정리되어있다.

저자는이책에서혼술에대해서다양한정의를시도하는데,여기에서중견작가가길어올린문학적인사이트가빛난다.먼저저자는혼술을단지혼자서술을마시는물리적행위가아니라하나의정서적인행위로정의하고있다.무슨말일까?본문에이런대목이있다.

“혼자서술을마시는것은당연히물리적인행위를수반한다.술병을들고술잔에따르고…,육체의물리력이작동되기때문이다.하지만혼술을물리적인차원으로만바라보는것은혼술이가지고있는풍성한비의에대해지나치게무관심한것이다.혼술은물리적인행동인동시에완벽하게정서적인행위다.왜냐하면혼술을통해술을마시는이는자신의전생애를상당히인상적으로반추하고성찰할수있기때문이다.반추하고성찰하는힘을돕고응원하는것.혼술이다른사람들과함께마시는술과가장다른점이있다면바로이것이다.”

이와함께저자는진정한혼술은술집이나식당에들어가서혼자서술을마시는게아니라자신이먹고마실술상을직접준비해서마시는거라고강조하기도한다.본문을인용한다.

“혼술과관련해서나에겐지론이하나있는데,혼술은단순히혼자술을마시는행위를넘어선다는것이다.내가인정하는혼술은술을마시는사람이자신의술상을반드시직접차려야한다는전제가필요하다.다시말해다른사람이차려준술을혼자서마시는것을나는혼술로인정할수없다는거다.진정한혼술에는그것을가능하게하는자기자신의수고로움과노고가필수적으로스며있어야한다.거저주어지는술상을탐닉하는것은감각적으로도락을소비하는것과크게다를게없다.하지만자신이직접음식을만들어올리고술을구해서차린술상을음미하는것은,자신의행위와노동에대한자의식의섬세한성찰이나자족이따라붙는다.그것이있을때혼술은깊고그윽해지는것이다.”

소설가김도언에의하면혼술이하나의신성한의식처럼느껴지기도하는대목이다.혼술이라는것이코로나시대를맞이해서좀더많은사람들에게퍼진것이사실이지만과거만해도혼자술을먹는행위는정상적인행위와는거리가멀었저.어떤사람들은누가혼자술을마신다고하면비정상적인사람취급하거나심지어는알코올중독자로간주하기도했다.하지만이후인식이많이바뀌었다.비단코로나때문이아니더라도이제는개인의사생활이나권리에
보도자료
대한존중이강조되면서다른사람의삶을간섭하거나눈치를보는것이낡은관습같은게되어버린것이다.그만큼개인주의가진화하고성숙해졌다고볼수있는데,김도언의혼술탐닉은이런시대적징후를상당히앞서서선험한것이라고볼수도있을것이다.김도언시인역시책에서이와같은사회현상과의관계속에서혼술이가지고있는의미를찾고있다.프롤로그의일부를인용해본다.

“10~20년전만해도(지금도어떤사람들에게는)혼자서술을마시는행위는사회적으로권장될수없는,환영받지못하는금기에가까웠고심지어는알코올중독과동의어로여겨지기도했다.혼자서술을마셨다고하면사회성부터의심되었다.하지만지금혼술은경쟁의구도속에서갈수록부박하고복잡해지는인간관계와사회적책무,그리고개인의자각된윤리사이에서스트레스를받고방전된사람들이자신의주체성을복원하고다시세우는하나의솔루션으로유력하게거론되는나름의매력적인독립문화,대안문화비슷한게되어버렸다.”

소설가김도언의혼술산문집『너희가혼술을아느냐』에는이밖에도술을마시는동안시인이겪은인상적인에피소드들이소개되기도하는데언젠가한번은이런일이있었다는것이다.시를쓰는동료들몇몇과맛집으로소문난망원동의순대집에일없이술추렴이나하려고들어갔는데옆테이블에일용노동자처럼보이는인부몇사람이들어와서소주를시켰고술이나오자식당주인에게소주잔을달라고하지도않고밥을순대국에통째로비운뒤그밥그릇에소주를가득따라물처럼벌컥벌컥마시는것을목격한것이다.그장면을보고저자는이런성찰을하기에이른다.

“백면서생들처럼잔을달라말라군소리가필요없었다.나는그순간좀과장해서말하면찌릿한전율이일었다.그들은술을의식처럼,의장처럼마시는게아니었다.단지그순간의지친육체가원했던술을바투받아들이는것이었다.어서빨리술기운을온몸에퍼뜨려하루종일노동으로부터두들겨맞은고통을잊고싶었을것이다.그러니소꿉장난에나쓰면좋을소주잔이무에필요했겠는가.나는그날나의술잔이부끄러워서술이조금도달지않았다.맛있다고소문난순대의맛도잘느껴지지않았다.술잔을비우면비울수록오히려정신이오롯해졌을뿐이다.그러면서힐끔거리며저위대한지친사람들이나누는술을동경하듯훔쳐보았다.”

책속에서저자는혼술을줄곧예찬하면서도혼술이가지고있는고독의성질을간관해서는안된다고말한다.그것을늘경계하듯다룰줄알아야한다고말하는것이다.혼술을즐기되그것에중독되거나지나치게남용하는건바람직하지않은것이라고분명히주의를준다.그러면서타인과의연대와소통이얼마나소중한것인지를함께말하고있다.

“혼술을제일좋아하지만그럼에도나역시다른애주가처럼내가사는가까운곳에마음편하게소주를마실수있는술친구가살았으면좋겠다고생각한다.그는내게"너,요즘페북너무열심히하는거아냐?남들에게너무좋은사람처럼보이려고애쓰지마."라거나,"너의생각은대체적으로좋은데아주치명적인포인트를놓치고있어."라거나,곧탈고한원고를먼저읽고날카롭게품평하는등의질좋은충고를편하게할수있는사람이면좋겠다.나역시그에게그럴수있는존재이길바라고.”

혼술을중심소재로다루고있는,문단의소문난애주가소설가김도언의『너희가혼술을아느냐』는당신의음주라이프를더욱건강하게하고그러면서문화적으로도풍성한의미를안겨줄가이드북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