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

내 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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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짙은 토속어와 독보적 문체로 90년대의 농촌 풍경과 사람살이를 그려낸 이야기”
『관촌수필』의 작가 이문구의 동인문학상 수상작이자, 마지막 작품집이 복간되었다. 『내 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는 1990년대 이후의 영악해진 농민과 삭막해진 농촌풍경을 각기 다른 양태를 지닌 나무에 비유해 정감 있는 토속어로 맛깔스럽게 그려낸 작품이다. 이 소설집에 실린 8편의 단편 중 7편의 제목엔 전부 ‘나무’가 들어 있다. 그러나 제목에 나오는 나무들은 우리가 흔히 ‘나무’ 하면 떠올리는 소나무나 전나무같이 크고 우뚝한 나무가 아니라 싸리나무, 으름나무, 고욤나무 등 이름조차 낯설고 생김새도 볼품없는 나무 같지도 않은 나무들이다. 작품 속에 나오는 인물들 역시 이 나무들처럼 평범한 갑남을녀일 뿐이다. 그러나 이들 나무 같지도 않은 나무들의 삶은 작가 이문구에 의해 저마다의 존엄과 줏대를 드러내며 사소한 듯 사소하지 않은 인간 진실의 국면을 풍성하게 보여준다.
저자

이문구

저자:이문구(1941~2003)
1941년충남보령에서출생하여서라벌예술대학문예창작과를졸업했다.1965년김동리선생의추천으로『현대문학』에단편「다갈라불망비」(1965)와「백결」(1966)을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우리말의참맛을알게하는어휘와문장으로자신이경험한농촌현실과농민문제를그려내어농민소설의새로운장을열었다.또한,계간「실천문학」을창간하고,자유실천문인협의회의집행위원으로활동하며,우리사회의민주화에기여했다.2000년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이되나이듬해발병으로중도하차하고2003년2월25일타계했다.문학동네촌장으로서의문단통합적활동과민주화운동,그리고문학적성가를모두인정해문인협회,작가회의,펜클럽등문단3단체가문단사상초유로합동장례식을올렸으며정부에서도은관문화훈장을수여했다.소설집『이풍진세상을』(1972)『해벽』(1974)『관촌수필』(1977)『우리동네』(1981)『유자소전』(1993),장편소설『장한몽』(1987)『산너머남촌』(1990)『매월당김시습』(1992)등이있다.한국창작문학상,한국문학작가상,요산문학상,흙의문예상,펜문학상,서라벌문학상,농민문화상,만해문학상을수상했으며,신동엽창작기금과춘강문예창작기금수혜자로선정되었다.

목차


장평리찔레나무
장석리화살나무
장천리소태나무
장이리개암나무
장동리싸리나무
장척리으름나무
장곡리고욤나무
더더대를찾아서

해설충청도의힘·서영채
2000년제31회동인문학상선정의말
동인문학상을받으며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씨는오늘도안도의한숨을내쉬었다.이렇게길래자기를찾는김아무개의전화만없으면,장차먼논이텃논으로바뀌게될것이정해진이치나다름이없기때문이었다.그래서씨는늘혼자서염불하듯해온혼잣말을웃어가면서다시금중얼거리는것이었다.꼭넘의것을거저배기루먹어서가맛이아니라,차를얻어마시면술두얻어마시구싶은게사램의마음아닌감.먼논……이런아엠에푸시대에그게워디여.
-장천리소태나무

퉤.재미없어서죽었다는말이무슨뜻인지도모르고재미없어하는병신같은놈들.봉출씨는톱자루를쥔손에침을뱉었다.그리고고욤나무밑동을베기시작하였다.
-장곡리고욤나무

“누구를,더더대를?그이가워서살간만나?글쎄……살어나있을라나……살어있으면혹까그매덜이가있는디에살어있나두모르기는헌디…….”더더대는어디에있을까?까마귀는죄다어디로들갔을까?
-더더대를찾아서

추천사

『내몸은…』에서그의토속어는표준어보다더강렬한호소력과보편적감응력을지닌언어미학의경지에이르고있다.여기에서말은이미말이상이다.이작품의언어미학은그의인물들이겪는삶의절실성그자체로부터우러나오고있다.그렇기때문에전체적인내용이암울하면서도독자는더강한생명에의의지를이작품에서느낀다.강한부정이스스로강한긍정이되고뜨거운비판이스스로맹렬한의지로솟구치고있다.한세계를꾸준히천착해온작가가마침내이룬이변증법적원융의세계에어떤경의를표하더라도충분치않을것이다.
-‘수상작선정의말’에서

“이문구의충청도사투리와풍요로운풍유는,대거리와어깃장의수사학은높은나무들이우뚝솟아있는저엄숙주의의숲을이리저리굼실거리며돌아다닌다.이문구가엄숙주의와‘낭만적가족서사’의함정에빠지지않을수있었다면그것역시그가소설언어로선택한사투리의힘일것이다.또한그사투리가그를풍속화의화가로만들었고,농촌을선택하게했고,저엄숙주의의숲바깥에서나무아닌나무들을발견하게했다.천한세상에대해고립을실천하는저고집스런나무들은그렇게,미친모더니티의타자로우리앞에있다.나는그것을,제유법을활용하여촌스럽고우직스런충청도의힘이라부르고싶다.”
-서영채(문학평론가,서울대교수)

황홀한느낌을주는표현을자주만날정도로재밌게읽었다.
-박완서(소설가)

그의웃음에는억지가없어좋고쓰는말이시퍼렇게살아있다.
-유종호(문학평론가)

빛나는해학.
-이청준(소설가)

이작품은,겉은웃고있지만속에는울음이깔려있다.
-김주영(소설가)

형식과내용의조화점을이렇게집요하게추구한작가도드물다.
-김화영(문학평론가)

언어의실험이현실인식의깊이와맞물려있는걸작.
-정과리(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