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호프 단편선 1 - 아로파 세계문학 12

체호프 단편선 1 - 아로파 세계문학 12

$15.00
Description
러시아 대표 작가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의 작품선. 〈어느 관리의 죽음〉과 〈내기〉를 포함한 여러 작품들이 실려 있다. 각 작품들은 평범한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과 인물들의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하며 체호프가 보고 겪었던 당대 사회를 생생하게 재현한다.
저자

안톤파블로비치체호프

저자:안톤파블로비치체호프AntonPavlovichChekhov
안톤파블로비치체호프는1860년러시아남부에위치한타간로크에서3남으로태어났다.1879년모스크바의과대학에입학하게된이후대학등록금과생활비를벌기위해1881년부터잡지사에단편소설을기고하기시작했다.그이후<어느관리의죽음>(1883),<카멜레온>(1884),<연극이끝나고난뒤>(1885)등꾸준하게작품을발표하였다.그렇게집필활동을이어가던중비평가드미트리그리고로비치로부터진지한작품을써보라는권유를받고그때부터조금더심도있는작품들을써내기시작했다.특히1890년사할린여행을통해비인간적인삶과비참함을목격한경험은체호프가자신만의문학관을형성하는데중요한계기가되었다.체호프의작품은소소한일상과인간의심리가세밀하게그려지면서소통의단절,고독과소외,우수,절망등이섬세한대화로전개된다는특징이있다.1888년체호프는러시아학술원에서단편집《황혼》(1888)으로푸시킨상을받을정도로문학성을인정받았다.대표소설로는《사할린섬》(1891),<개를데리고다니는부인>(1899)등이있고,희곡으로는《갈매기》(1895),《벚꽃동산》(1904)등이있다.이처럼체호프는왕성한문학활동을펼쳤지만예전부터앓았던폐결핵으로1904년44세의나이로세상을떠났다.

역자:조혜경
고려대학교노어노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모스크바국립대학교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고려대학교러시아-CIS연구소에서연구교수를지냈으며한국대학교육협의회한국교양기초교육원사무국장을역임하였다.현재대구대학교성산교육대학자유전공학부교수로재직중이다.주요저서로는《도스또옙스끼소설에나타난리터러시와비블리오테라피》,《똘스또이,시각을탐하다》가있으며,주요역서로는《지하로부터의수기》,《허접한악마》,《악령들》등이있다.

목차


거울
어느관리의죽음
드라마
베로치까
티푸스
내기
미인들
메뚜기같은여자
공포
주교(主敎)

체호프단편선1깊이읽기
_해설편
_토론·논술문제편

출판사 서평

소시민의삶을돋보기로들여다본체호프,
잿빛에잠식당한현실을냉정하게진단하다!

가을햇살같은체호프의생각이딱딱한윤곽선,단조로운도로와삐뚤삐뚤한길,그리고작고더러운집등에묻어있다.또한그집에사는작고바보같은사람들이지루함과게으름에몸부림치고이해할수없고나른한소란으로집을채우는데에도그의생각이드러난다.
-막심고리끼

체호프의열렬한숭배자인나는패러디의위험을무릅쓰고라도체호프의말을빌려쓸것이다.
-레이먼드카버

세계3대단편소설작가중한명으로손꼽히는안톤파블로비치체호프.《체호프단편선1》은그의눈으로바라본러시아소시민들의일상이적나라하게담겨있으며,평범함안에숨어있는비극도엿볼수있다.19세기말젊은러시아인들이가지고있던정서적불안,철저한계급구조로인한갈등등이체호프가진단한당대러시아의어두움이라고볼수있으며,이렇게심오한문제들을마치아무일도없는일상의한단면인듯그려낸모습에서체호프의뛰어난문학성을느낄수있다.도서말미의‘깊이읽기’코너에는작품들을폭넓게이해할수있는자세한해설과아로파세계문학만의강점인토론·논술문제를수록하였다.청소년을비롯한독자들이문학작품의감상력을키우고사고의깊이를넓히는데훌륭한길잡이가될것이다.

책속에서

그는양심의가책을느꼈고베라가눈에보이지않자이제더이상찾을수없는,아주소중하고친근한무언가를잃어버렸다는생각이들었다.베라와함께청춘의일부가사라졌고,아무런결실도없이흘려보낸순간들이다시는돌아오지못할거라고생각했다.
다리에이르렀을때그는발걸음을멈추고생각에잠겼다.자신이이상할정도로냉정한원인을찾고싶었다.원인은분명외적인요인이아니라자신에게있었다.일단이성때문은아니었다.똑똑한사람들에게서자주나타나는모습도아니고,이기적인바보들에게서보이는모습때문도아니었다.그의냉정함은무기력한영혼,아름다움을깊이받아들이지못하는무능력,교육을받아생긴조숙함,먹고살기위한정신없는투쟁,혼자서여관방을전전하는삶에서비롯된것이었다.
-<베로치까>중에서

나는그녀의아버지가‘마시야’라고부르는마샤가진정한미인임을맹세할준비가됐다.하지만그사실을어떻게증명해야할지는모르겠다.이따금구름들이지평선부근에서제멋대로뭉쳐지면,태양이그뒤에서구름들을비추며자주색,주황색,황금색,연보라색,어두운장미색등으로다채롭게하늘을물들일때가있다.어떤구름은수도승,다른구름은물고기,또다른구름은터번을쓴터키인과닮아보인다.노을은하늘의3분의1을물들이고교회십자가와주인집의유리창에서불탄다.강과웅덩이에도비치고,나무위에서도흔들린다.잠잘곳을찾는야생청둥오리떼가노을을배경삼아어딘가로멀리날아간다…….소떼를몰고가는목동,사륜마차를타고둑을건너는측량기사,산책하는사람들모두노을이지는모습을바라보며그노을이끔찍할정도로아름답다고생각한다.하지만어느누구도그아름다움이무엇인지알거나말로표현할수없다는사실을깨닫는다.
-<미인들>중에서

“이보게,왜우리는비밀스럽고환상적이고무서운이야기를할때마다이승이아닌저승이나유령의세계에서화제를가져오는지말해주겠나?”
“우리는이해할수없는걸두려워하니까.”
“그런데자네는인생을제대로이해하고있다고생각하나?저승보다이승의삶을더잘알고있나?”
드미뜨리뻬뜨로비치가내옆에바싹붙어앉은탓에볼에서그의숨결이느껴졌다.창백하고마른얼굴은저녁노을을받아더욱더창백해보였고검은수염은그을음보다더욱더검게보였다.드미뜨리의눈동자는슬퍼보였다.진실한빛을띤얼굴은무언가끔찍한사실을말하려는것처럼조금은겁에질린듯이보였다.
-<공포>중에서

체호프가작품속에담으려했던모습은인간사이의근본적인단절,소외,상호소통의부재,고독과우수,염세주의,인간과삶에대한수동적인태도등당시의어두운단면들이다.따라서작품들의분위기는대체로어둡고암울하며,등장인물들은소소한일상속에매몰되거나문제를극복하기위해발버둥치지만끝내극복하지못하는비극적인결말을맞이한다.이들의모습은잿빛일상을살아가며현실과타협하거나혹은평범한현실을거부하려몸부림치는현대인들을떠올리게한다.
-본문해설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