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은 없다 (내 삶을 채우는 작고 느린 존재들에 대하여)

사소한 것은 없다 (내 삶을 채우는 작고 느린 존재들에 대하여)

$19.00
Description
‘감성 제일존자’ 동은 스님과 ‘낭만 떠돌이별’ 진광 스님의
따로 또 같이 일상의 ‘사소함’을 돌아보는 시간
매일 쓰는 안경, 볼펜과 만년필, 여행의 풍경, 저녁노을, 산들바람, 출퇴근길 등 우리 삶을 채우는 작고 소소한 존재들을 감성과 낭만으로 풀어 쓴 에세이 《사소한 것은 없다》는 “과연 삶에서 사소한 것이 있기나 한 걸까?”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저자인 동은 스님과 진광 스님은 “이 세상은 우리가 의식하지 않으면 체감하지도 못할 작고 미세한 존재들에 의해 하루하루가 채워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자신만의 사유와 견해를 바탕으로 아름다움과 통찰력을 선사한다. 즉 일상에서 일어나는 티끌 같은 사소한 것들이 모여 인생이 되며, 이런 사소한 것들로 인해 누군가의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기에 사소함을 결코 사소하게 바라봐선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같은 걸 바라보면서도 동은 스님과 진광 스님이 사유하는 방식은 사뭇 다르다.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도 다양한 시각차가 존재한다는 것을 일깨워주려는 듯 다름의 시선을 활짝 열어놓는다.

이 책은 앞표지와 뒤표지의 구분이 따로 없는 독특한 형식을 띠고 있다. 같은 주제의 글을 교차 편집하지 않고 동은 스님과 진광 스님의 글을 양쪽에서 독립적으로 시작하기에 ‘따로 또 같이’ 글을 음미할 수 있다. 책의 정중앙에서 글이 끝나는 듯 다시 시작되는 지점 역시 이 책의 의미를 더욱 특별하게 해준다.
저자

동은,진광

동은스님
오대산월정사로출가했다.
해인사승가대학과송광사율원을졸업하였으며,동국대학교문화예술대학원에서불교미술을공부했다.해인사,봉암사,통도사,불국사,백련사무문관등제방선원에서정진하였고,《월간해인》편집장을맡기도했다.
월정사에서6년여간교무국장과단기출가학교학교장소임을보았고,《불교신문》논설위원을맡아‘수미산정’칼럼을쓰기도했다.지금은조계종화쟁위원을맡고있으며,삼척두타산동쪽천은사에서살고있다.
강진백련사무문관선방에서틈틈이쓴《무문관일기》는2011년‘우수문학도서’로선정되었으며,이후절판되었다가2018년《그대지금간절한가》로다시출간되었다.2021년에는《불교신문》1면에3년간연재한감성칼럼을모아《눈먼보리와도둑고양이》를출간했다.

목차

*동은스님

시작하며:사소한것이인생을바꾼다

일주문_들어올땐업장소멸나갈땐복덕구족
찻잔_차향을머금은찻잔
도반_도반은수행의전부다
탑과부도_수행자의시작과끝
의자_참외와호박한테도앉을자리를내줘야지
차안과피안_여기또는거기
발_맨발과양말
나무_나무(木)와나무(南無)
와불_인간적인,너무나인간적인
선재동자_어린왕자와지구별친구
바람_그물에걸리지않는바람처럼
출가_틀을깨고나와야다다를수있다
노을_해질무렵,여운을남기는삶
길과암자_길위에서
여행_내인생의‘초우따라’
감성과이성_알고보면각자의입장이있을뿐이다
스승_스미고번져나가피어나는것
꽃_어제는우화(雨花),오늘은금화(今花)
출퇴근_스쳐간일상에부처아님이없다
노년_늙어가는것에대하여

마치며:‘인생호흡’의타이밍


*진광스님

시작하며:언제나처음인것처럼

일주문_그르쳐가지않는마음
찻잔_흠없는영혼이어디있으랴
도반_우리는모두누군가의영웅입니다
탑과부도_큰이름은애써새길필요가없나니
의자_좌복에서보낸한철
차안과피안_여기든거기든모두가이한마음속에
발_맨발의정신
나무_자작나무숲에서
와불_무릇당신도등짐속의한짐
선재동자_〈은하철도999〉를다시보다
바람_바람(願)과바람(風)
출가_“이좋은걸왜못하고계세요?”
노을_다시살아야겠다
길과암자_내가만행을하는이유
여행_매일매일나그네로여행중
감성과이성_다만몸으로익힐뿐
스승_은사님께보내는편지
꽃_꽃들을위한시가(詩歌)
출퇴근_아침저녁으로부처를만나다
노년_세가지소원

마치며:안녕(goodbye)하니안녕(hello)하다

출판사 서평

스무가지사소한주제로만나는
마흔가지깊은울림

이책에서동은스님과진광스님은스무가지‘사소한’주제와관련해직접경험한이야기들을들려준다.40여년전토굴시절사용하던‘찻잔’을보고는초발심을경책하는선지식이라도만난듯정신이번쩍들기도하고,‘일주문’앞에서는생애가장위대한포기이자탁월한선택을했던출가의순간을떠올리기도한다.그런가하면산책길에만난‘의자’덕분에오솔길에멈추어서서숲의고요함과아름다움을더깊이음미하기도한다.
찻잔,일주문,의자…등은누구나비슷비슷하게인식하고있는개념이지만,자기시각으로자세히들여다보면그저그런‘사소한존재’가아닌아주‘특별한의미’로다가온다.이책이독자들에게던지는메시지가바로이것이다.우리삶을풍성하게채워주는것이이런사소한존재들에서비롯된다는사실을마음에깊이되새기는일말이다.그리하여무심코지나칠수있는존재에대해각자가의미를부여하고곱씹어보면‘사소함’은결국‘소중함’이라는사실을자연스럽게받아들이게될것이다.
“한철정진을마치면좌복을꺼내다가세탁하고햇볕에말린후새로이풀을먹여다시내자리에가져다놓는다.좌복위어딘가에내수행의흔적과작은깨달음의자취가있지않을까확인해보지만그저내부끄러움과욕됨이점철된,‘바보’와‘천치’같은것을볼뿐이다.그래도이한철청복과좌복과의지중한인연을무엇과도바꾸지않으련다.(…)나중에다시만날나와너를,그리고깨달음과부처를기다리면서말이다.”_진광,‘좌복에서보낸한철’중에서


“티끌하나에도시방세계의진리가포함되어있다”
티끌같은사소한일들이우리삶을바꾼다

〈법성게〉에따르면,‘한티끌가운데에시방세계의진리가포함되어있다(一微塵中含十方)’고했다.즉진리는깨달은자의큰뜻에만있는게아닌,티끌같은사소한것들어디에나있다는말이다.저자인동은스님과진광스님은사소한것들을깊이바라볼수있으면저마다삶이소중하다고느끼게되고,거기서인생의의미가특별해진다는것을일깨워준다.즉세상을바라보는시선에는정답이따로없으며,각자가간직하고있는이야기들을깊이바라볼수있어야내삶이풍성해진다는이야기일테다.
이를테면‘와불’이란주제에서동은스님은오래전인도순례길에서친견한와불을떠올리며,45년간중생을위해설법하시다가쇠약해지고지친몸으로사라수아래누워다시일어나지못한마지막모습을들려준다.동은스님은이렇듯‘가장인간적인삶이야말로가장수행자적인삶’이라는생각을와불을통해자연스레펼쳐놓는다.한편,진광스님은운주사와불을떠올리며,우리가민초들의벗이되고그들을하늘로알고섬긴다면누워계신부처님이어느날시나브로일어나새로운세상을열어줄것이라고믿으며,자신도중생의짐을나누어짊어지고세상과중생에게로당당히걸어가고싶다고다짐한다.와불뿐아니라출퇴근길,여행의풍경,노을,길등다양한주제에서두스님은각자가경험한아름다운이야기들을펼쳐놓는다.마치독자여러분들에게도이런자기만의경험이있지않느냐고격려하는듯.
결국이책에서두저자가이야기하려는것은‘나’만의시각으로존재를바라보고이해하고해석하는것이자기삶을풍성하게해줄수있다는지극히평범한진리다.저자는,이책이‘사소함’에서시작했지만책을집필하는과정에서사소함이결코사소하지만은않았음을회고한다.그렇기에다양한분야에서각자의안목으로세상을바라보는이런식의시도들이계속이어져야한다고두저자는잔잔하지만깊은울림의목소리를전한다.

“‘사소함’이라는주제는결코사소한것이아니었다.사소함의기준이무엇인가?‘찻잔’은사소한것이고,‘출가’는위대한것인가?흔히출가를가리켜‘위대한포기’라는표현을쓰지만,그위대한포기가지리산토굴시절작은찻잔과인연이닿지않았다면난아마지금의수행자로남아있지않았을지도모른다.‘사소한찻잔’하나가수행의의지처가되고위대한포기의밑거름이되어지금의나를있게한것이다.”_동은,‘시작하며’중에서


저마다의시선으로세상을바라보면
각자의다름을인정할수있다

이책은한주제에대해두저자가각자자기만의방식으로삶의질문에접근해간다.그리고그진지한사유가독자들에게도오롯이전달되었으면하는바람에서두저자의글을독립적으로배치했다.서로를배려하면서도종국에는하나의길위에서만난다는,어떻게보면이책이품고있는주제와도크게다르지않다.
그러나이책은어떤방식으로든두스님의글을모두읽었을때좀더의미가깊다.실제로동은스님과진광스님은글을쓰는동안서로의이야기를경청하고,서로다른면모를발견하면서더욱더상대방의이야기에귀를기울였다.두저자의이런배려가,처음출발점은다르지만도착점은가장가까이서만난다는이책의구성과도잘들어맞는결과물로이어졌다.이책이따뜻하고아름답게읽히는것은아마도이런이유일것이다.

“동은스님과함께같은주제에서로다른생각을펼쳐나가면서때론스님의멋진글에절망해서붓을꺾고싶었던적이한두번이아니다.그럼에도스님과함께하며참많은것들을보고배울수있었다.주제회차가거듭될수록무거운중압감은기분좋은깨달음으로이어지고,그자체로큰보상을받은기분이다.(…)길이끝났다고생각되는곳에서어김없이길은다시시작된다.이길위에서배고픈채로우직하게다만가고또한갈따름이다.”_진광,‘마치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