꽈배기의 맛 최민석 에세이

꽈배기의 맛 최민석 에세이

$13.80
Description
매일 쓰는 작가 최민석표 구라문학의 태동기!
2010년 《시티투어버스를 탈취하라》로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며 등단한 이후 2012년 《능력자》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한 바 있는 최민석 작가. 자신은 에세이를 쓰기 위해 소설가가 되었다고 고백했던 그가 돌아왔다. 읽던 자리 아무데서나 쿡쿡거리거나 빵 터지게 하는 현란한 ‘구라’로 열혈팬을 낳은 그만의 유머가 이번에도 빛을 발한다.

『꽈배기의 맛』은 2012년에 발간한 《청춘, 방황, 좌절, 그리고 눈물의 대서사시》의 개정판으로, 당시 피치 못할 사정으로 두 달 만에 절판되는 불운을 겪었지만 눈 밝은 독자들에게 ‘최민석’이라는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킨 에세이집으로 회자된다. 청탁받지 않은 글, 묵묵히 혼자 쓴 글들을 담은 책의 때 이른 절판을 못내 아쉬워했던 저자가 5년 만에 다시 원고를 꺼내 한 줄 한 줄 꼼꼼히 읽고, 세월의 풍화를 견딘 글들을 선별해 보완하여 세상에 선보인다.

줄 사람은 생각도 없는데 노벨문학상 시상식 때 입고 갈 옷이 없다고 고민하고, 가을과 오므라이스의 관계를 논하고 생선의 미학을 설파하며, 뜬금없이 SF막장소설을 선보이는 등 특유의 유머가 종횡무진 이어지는, 요컨대 최민석 구라문학의 싹이 곳곳에 돋아나는 글들을 만나볼 수 있다. 진정성과 성실함으로 오늘을 사는 글쟁이로서 그의 삶이 묻어나는 글 속에서 어처구니없는 웃음과 유머 속에 뜻밖의 페이소스를 발견하게 된다.

※이 도서는 《청춘, 방황, 좌절 그리고 눈물의 대서사시: 오늘의 작가상에 빛나는 최민석의 정통에세이》의 개정판입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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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민석

최민석은장편소설《능력자》,《풍의역사》,《쿨한여자》,소설집《시티투어버스를탈취하라》,《미시시피모기떼의역습》,에세이《베를린일기》,《꽈배기의맛》,《꽈배기의멋》등을썼으며,6,70년대지방캠퍼스록밴드‘시와바람’의보컬로도활동중이다.

목차

서문을대신하여―나름의땀
소설가찾아내기
원초적냄새속에서피어나는문학적진보
결혼정보회사와30대백수
돈으로살수없는것들
가을과오므라이스
생선의미학
위장취업?(소설가를소설가라부르지못하는…)
글쓰기에대해
나쁜남편
글을쓰지못하는작가는변비환자와같은것
왜자꾸예술상영관이없어지는걸까
아르바이트에관하여
장국영과만우절
탁구와B급문학
이런○같은사람이있나!
어쩌다보니유서를쓰려고앉았다
꾸준히쓰다잠들다
산다는것은잃을수밖에없는쓸쓸한일
반복의매력
여대생기숙사
지식인의서재
노벨문학상에대하여1―스웨덴왕립아카데미는들어라
노벨문학상에대하여2―나는이상한아내와결혼했다
노벨문학상에대하여3―슈트와로고
고독에대하여
이태원잉글리시
외야의마성(魔性)
홍상수와소설쓰기
아르바이트에관하여2
존재의이유
양평과민방위훈련
30대,그것은타인에게거짓말을할지언정,자신에게거짓말을하지않는시기
청탁받지않은달리기
헌책방위로
뭐,지구가망한건아니니까
버림의미학
겨울정경(情景)
별셋실업자스파이,그리고B급소설가
문학과음악
마감을지키는법
에세이와시범경기가좋은이유
온자연이필요하다
원래생각했던인생
왜여행을떠나는가(부제:후쿠오카훑고오까)
혼탕(混湯)과곰사장
절주(節酒)에대하여
카페와글쓰기
소설과영화
‘지긋지긋하겠군.거참’
망원부르스
꽈배기의맛
후기를대신하여―쌓여가는헛소리

출판사 서평

이토록성실한글쓰기만이
이처럼눈물겹게웃길수있다!
‘매일쓰는작가’최민석이빚어내는짠하면서유쾌한에세이
대체로만만찮고때때로난처한삶,
거기에꽈배기맛이나는웃음이있다
2010년〈시티투어버스를탈취하라〉로창비신인소설상을받으며등단한최민석작가는,2012년《능력자》로‘오늘의작가상’을수상하며소설가로서자신의능력을입증한바있다.그러나그는고백한다.자신은에세이를쓰기위해소설가가되었다고.
그만큼각별한애정으로쓰는자신의에세이를그는‘꽈배기같은글’이라고...
이토록성실한글쓰기만이
이처럼눈물겹게웃길수있다!
‘매일쓰는작가’최민석이빚어내는짠하면서유쾌한에세이
대체로만만찮고때때로난처한삶,
거기에꽈배기맛이나는웃음이있다
2010년〈시티투어버스를탈취하라〉로창비신인소설상을받으며등단한최민석작가는,2012년《능력자》로‘오늘의작가상’을수상하며소설가로서자신의능력을입증한바있다.그러나그는고백한다.자신은에세이를쓰기위해소설가가되었다고.
그만큼각별한애정으로쓰는자신의에세이를그는‘꽈배기같은글’이라고말한다.얼핏보기에아무렇게나막쓴것같은글,더러는‘나도이만큼은쓰겠다’는승부욕(?)을부르는그의‘B급문학’을상징하는음식이있다면단연꽈배기라는것.대단한빵이아니고호텔제과점에그럴싸하게진열되지도않는만만한음식이지만실상만들어보려면만만치않은음식.한번먹게되면그다음부터는영양소나건강따위따지지않고눈에띄면‘음.꽈배기군’하고아무생각없이계속먹게되는음식.
이처럼그의글은부담없이재미있고만만하지만,그안에는결코만만하지않은삶에대한관조가숨어있다.그의글은폼잡고교훈을주거나,감동을주거나,사색으로인도하지않는다.눈물흘리길기대하지도않고,웃어달라고애원하지도않고,깨달아보라고주장하지도않는다.폼은나지않고,더러는부족해보이지만읽다보면어느새‘이건최민석의글이군’하고음미하게된다.꽈배기같은에세이만이줄수있는맛이자,멋이리라.
[책속으로추가]
회사를그만두며전업작가로살기로결심했을때,“아르바이트를할지언정글에대한고집은꺾지않겠다”고선언했는데,결국은아르바이트를하게됐다.
어느날서점에갔는데,내책앞에서두여성이달뜬얼굴로“글쎄이최민석이란작가가글쓰는데술이방해가된다고여겨서백일넘게금주를하고,집중력을키우기위해매일7~8km씩달리고,나중에는오로지글로만생긴수입으로생활하기위해위까지줄여가며적게먹었대.그렇게쓴게이책인데,지금베스트셀러야.어머머!”라는건역시내상상속의일이다.현실속의나는아르바이트를하기위해새벽6시반에전단지를잔뜩들고응암동의한남자고등학교앞에서있었다.
남고男高앞에서새벽이슬까지맞으며전단을돌리다가,비굴하게학생주임에게고개까지숙였다.
―아르바이트에관하여
나는지금어느작가합숙소에와있다.이곳이과연무엇을하는공간이냐하면,작가들이모여현재한국문학의위기와침체에대해개탄하고,현재한국사회가좌시하고있는사회문제에대해환기시키고,이와관련된전사회적문제를극복할예술적방안을꾀하지는않고,탁구를치거나탁주를마시거나탁자를닦고있다.
“어째서작가들끼리모였는데도대체그런짓거리나하고있느냐?”고말한다면,아마작가란원래그런존재가아닐까싶다.예로부터문인이라함은‘바람에흔들리는대나무를보고흔들리는자신의마음을한탄하다이를그저시한수로지어내는존재’이다보니,결과적으로매우한가한사람들이라할수있다.이러한풍토는시대와철학을막론하고전통처럼자리잡아,고대중동과17세기프랑스와서부시대의미국과문화혁명기의중국을넘어이곳연희동까지흘러온것이다.고로우리는지금모여,함께탁구를치고탁주를마시고탁자에흘린탁주를닦고있다(갑자기문장이목에탁,탁걸린다는느낌은나혼자만의느낌인가).
―탁구와B급문학
어제네이버로부터8월첫째주의〈지식인의서재〉에출연해달라는전화를받았다.
물론거짓말이다.서두를거짓말로시작하는것은예로부터내려오는B급소설가들의전통같은것이다.B급소설가로살기위해서는어쩔수없이품위를떨어뜨리는행위를적절히해야하는데,쉽진않지만아무튼꾸준히제살을깎아가며감내하고있다.왜냐하면나는작금의경색되고위축된B급막장소설의부흥이라는절체절명의과제를짊어지고이땅에태어났기때문이다.
―지식인의서재
첩보영화에흔히등장하는액션신하나없으면서,어찌이토록완벽할수있을까싶다.물론원작의문학적매력,뛰어난연출,관록있는배우들의호흡같은것이모여공명을이뤄냈겠지만,실은이영화에이토록매력을느낀가장큰이유는어릴적부터첩보원을꿈꿔왔기때문이다(그렇다.이글은오늘부로첩보스릴러에세이다).어릴적의나는조그마한해안도시에서매일밀려오는바다의변함없는풍경을보며머릿속에그림을그렸다.“나는미하일로세일로비치스탄코프스키요.어서내스위스비밀계좌로3만불을입금하시오.그럼이만.아,이전화기는3분후에폭발하오.”서랍을열면콧수염과구레나룻,매부리코등으로변장한수십종의여권이국가별로정돈돼있고,각국의현찰과다양한도청기들이마치문필가의펜처럼정렬해있다.눈에띄지않아야하므로결코이태리양복따위를입는법은없고,상황에따라‘째민소쿠’가되었다가,‘민수어런’이되었다가,‘초이아노프스키’가되기도한다.간혹페테르부르크에서나타샤가눈물자국에펜이번진구애편지를보내지만,서울에서받은편지봉투를뜯어본곳은36시간의도주를가까스로끝낸후마침내한숨을돌린잘츠부르크에서다.나는조용히나타샤의집앞으로시들지않은장미한송이를보내고,“첩보원에겐사랑도허락되지않는군”하는말을마침내모국어로속삭이며코트깃을세우고고독하게프라하의뒷골목을걸어간다.물론,그와중에도한손은코트주머니안자락에있는총신을쥐고있다.
―별셋실업자스파이,그리고B급소설가
종종,밤비행기를타고인천공항으로돌아올때면마치밤하늘의무수한별들이땅위에추락해있는것처럼보인다.반짝거리며빛나는은하수가땅에고스란히착륙해빛을뿜어내고있다.그빛이결국은나의일상이었다는사실이여행에서돌아오면더욱선명해진다.
―왜여행을떠나는가
사실저는외로움을달래기위해글을썼습니다.에세이를제일처음에쓸때는‘음.틈이나는대로한편씩써둬야지…’라고생각했는데,틈이나는정도가아니라,생활이틈자체가돼버렸습니다.그래서어쩔수없이꾸준히쓸수밖에없었습니다.저의외로움을달랜결과물이여러분의외로움도달래주었으면좋겠습니다.
만약신과독자들이허락해준다면,이에세이시리즈는여러분과함께늙어갈것입니다.제목이어떤식으로될는지는저도모르겠습니다.갑자기어디선가“이따위B급에세이는참을수없다!”는독자의테러만없다면,몇년에한번씩은이런형태로꾸준히찾아갈생각입니다.
네.세상한구석에헛소리가계속쌓여갈예정입니다.
―후기를대신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