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와 철학

물리와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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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양자역학의 창시자 하이젠베르크가 직접 말하는 현대 물리학의 철학적 함의
양자역학은 뉴턴 역학, 19세기의 열 이론, 아인슈타인 등이 완성한 전기역학, 특수 상대성이론, 광학, 자기학 등과 함께 현재 물리학의 네 번째이자 마지막인 공리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완벽한 수학적 정식화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양자역학은 그 유명한 불확정성 원리로 인해 과학계에서도 많은 논란을 불러왔다. 객관적인 실재를 추구하는 자연과학의 입장에서 원자 단위의 입자의 움직임이 그 위치와 속도가 관찰자의 개입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은 양자역학을 잠정적인 가설이나 어딘가 괴이하고 미심쩍은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했다. 현재 양자역학은 레이저 및 각종 전자장비의 작동 원리에 응용되며 DVD 플레어나 슈퍼마켓의 계산대와 같은 일상적인 장소에서도 적용되고 있다. 또한 양자역학을 이용해 기초 단위 입자의 성질을 계산한 결과는 실험으로 측정한 결과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그럼에도 양자역학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더불어 과학계에서 가장 많은 논란과 반발을 초래했다는 것은 사실이며 고전 물리학에서 벗어나 심지어 과학의 이념에 대한 안티테제로 보인다는 점에서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양자역학은 과연 어떠한 종류의 학문인가. 그리고 양자역학을 포함해 현대 과학은 지금의 사회, 문화, 종교, 철학, 언어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
<물리와 철학>은 불확정성 원리로 양자역학의 창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하이젠베르크가 1955~56년에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루스 대학의 기퍼드 강연에서 발표한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현대 과학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책이다. 하이젠베르크는 양자역학을 주제로 한 이 강연에서 양자역학의 발전 과정을 비롯해 양자역학이 가지는 철학적 함의와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와 과학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과학과 철학을 종횡무진 오가며 자신이 만든 새로운 학문을 대중들에게 소개한다.
하이젠베르크는 우선 플랑크, 아인슈타인, 보어 등의 활약으로 뉴턴 역학이 자연을 설명해 온 방식에 문제가 제기되는 과정을 거쳐 양자역학이 성립되기까지의 경과를 설명한다. 이들 과학자들의 새로운 발견은 뉴턴 역학의 일관성에 손상을 가할 수밖에 없었는데 뉴턴의 고전 역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사실들은 너무도 혁명적이어서 과학자들을 환희보다는 오히려 당혹감에 빠지게 한 것으로 보인다. 하이젠베르크 또한 불확정성 원리를 발견했을 때의 당혹감을 자연에는 수학으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진실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으로 조심스레 표명한다.
현대 물리학은 뉴턴 역학뿐 아니라 칸트가 <순수 이성 비판>에서 절대 의심할 수 없는 ‘선험적a priori’ 지식이라 불렀던 것들도 완전히 파괴했다. 상대성이론은 시간과 공간에 대한 관점을 바꾸었으며 양자역학에서 설명하는 원자 단위의 사건들에서는 인과율과 물질이라는 개념도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 물론 이것은 고전 물리학과 인과율이 잘못된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며 그것이 적용되는 범위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뉴턴 역학과 칸트의 인과율의 해체는 고정불변의 객관적 진실의 추구라는 과학의 이념을 뒤흔들었다. 하지만 하이젠베르크는 ‘우리는 여기서 관찰하는 대상이 자연 그 자체가 아니라 과학의 방법론에 노출된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고 주의를 촉구한다. ‘인간은 존재라는 연극에 참여하는 배우이자 그 모습을 지켜보는 관중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보어의 말은 자연 속에서 과학적 사실을 추구하는 인간이 관찰 대상인 자연과 맺는 관계에 대해 새로운 정립이 필요함을 암시한다. 그리고 이러한 태도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뿐 아니라 인간이 만든 모든 문화와 역사, 철학, 종교에까지 적용될 수 있다. ‘자연과학은 단순히 자연을 기술하고 설명하는 행위가 아니라 자연과 인간 사이의 상호작용의 일부를 나타내는 것이다.’
양자역학을 비롯해 현대 물리학은 과학적 사실을 넘어서 철학을 비롯한 다른 분야의 학문에도 불가피하게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과학의 발전이 인간의 정신이나 영혼, 생명이나 신 같은 개념들에 대한 태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돌아본다면 현대의 물리학이 인간의 자연과 세계 인식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를 가늠해 보는 것은 흥미로울 것이다.
하이젠베르크는 책의 후반에서 20세기 중반의 제2차 세계대전이 인간의 사상과 교리에 대한 신념에서 비롯되었음을 언급한다. 과학이 놀라운 발전을 거듭하던 바로 그 시기에 한 집단의 신념이 얼마나 황당하게 떠받들어졌으며 그 신념을 공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서야 그 광기가 끝이 났다는 사실은 인간은 지식을 더한다고 해서 쉽게 경직된 신념을 버리지 않는다는 씁쓸한 진실을 말해준다.
저자

베르너하이젠베르크

저자_베르너하이젠베르크(WernerHeisenberg)
독일의이론물리학자로미시적인세계를지배하는근본법칙인양자역학의개척자중한명이다.괴팅겐대학시절닐스보어의강의를듣다가사제관계를맺었고이후평생의학문적동지로서깊은친교를맺었다.1927년라이프치히대학의이론물리학교수가되었고이후라이프리치대학을독일물리학의중심지로만들었다.불확정성원리를제창해양자역학에대한해석을확립했고1932년양자역학을창시한공로등을인정받아노벨물리학상을수상했다.1933년독일최고의물리학적명예인막스플랑크메달을받았다.제2차세계대전중에는독일우라늄계획의실질적인지도자가되었는데나치지도자들에게인적,경제적자원의부족으로1945년이전에는원자폭탄생산이어렵다는견해를밝혀결과적으로나치는원자폭탄개발을포기했다.전후독일과학의재건에힘을기울여1946년부터1970년까지막스플랑크천체물리학연구소소장을역임했고1953년부터사망직전까지훔볼트재단의총재로있었다.1957년저명한독일의17명의핵물리학자와함께독일의핵무장을반대하는<괴팅겐선언>을주도했다.등산과하이킹,클래식음악을즐겼으며뛰어난피아니스트이기도했던하이젠베르크는1976년신장과방광의암으로자택에서사망했다.

역자_조호근
서울대학교생명과학부를졸업하고과학책및SF,판타지,호러소설등장르소설번역을주로해왔다.옮긴책으로『물리는어떻게진화했는가』『아마겟돈』『SF세계에서안전하게살아가는방법』『도매가로기억을팝니다』『컴퓨터커넥션』『타임십』『런던의강들』『몬터규로즈제임스』『모나』『레이브래드버리단편선』『마이너리티리포트』등이있다.


목차

서문데이비드린들리

1.옛전통과새로운전통
2.양자론의역사
3.양자론의코펜하겐해석
4.원자과학의기원과양자론
5.데카르트이후철학사조의발전과양자론의새로운상황의비교
6.양자론과기타자연과학의관계
7.상대성이론
8.양자론의코펜하겐해석에대한비판과역제안
9.양자론과물질의구조
10.현대물리학의언어와실재
11.인류사상의발전에서현대물리학의역할

노벨상수락강연양자역학의발전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양자역학의창시자하이젠베르크가직접말하는현대물리학의철학적함의

양자역학은뉴턴역학,19세기의열이론,아인슈타인등이완성한전기역학,특수상대성이론,광학,자기학등과함께현재물리학의네번째이자마지막인공리계로받아들여지고있다.하지만완벽한수학적정식화에성공했음에도불구하고양자역학은그유명한불확정성원리로인해과학계에서도많은논란을불러왔다.객관적인실재를추구하는자연과학의입장에서원자단위의입자의움직임이그위치와속도가관찰자의개입에따라달라진다는사실은양자역학을잠정적인가설이나어딘가괴이하고미심쩍은것으로받아들여지게했다.현재양자역학은레이저및각종전자장비의작동원리에응용되며DVD플레어나슈퍼마켓의계산대와같은일상적인장소에서도적용되고있다.또한양자역학을이용해기초단위입자의성질을계산한결과는실험으로측정한결과와정확하게일치한다.그럼에도양자역학은아인슈타인의상대성이론과더불어과학계에서가장많은논란과반발을초래했다는것은사실이며고전물리학에서벗어나심지어과학의이념에대한안티테제로보인다는점에서대중들의호기심을자극한다.양자역학은과연어떠한종류의학문인가.그리고양자역학을포함해현대과학은지금의사회,문화,종교,철학,언어와어떤관계를맺어야하는가.
<물리와철학>은불확정성원리로양자역학의창시에결정적인역할을한하이젠베르크가1955~56년에스코틀랜드세인트앤루스대학의기퍼드강연에서발표한내용을정리한것으로현대과학의고전으로평가받는책이다.하이젠베르크는양자역학을주제로한이강연에서양자역학의발전과정을비롯해양자역학이가지는철학적함의와우리가사용하는언어와과학의관계에이르기까지과학과철학을종횡무진오가며자신이만든새로운학문을대중들에게소개한다.
하이젠베르크는우선플랑크,아인슈타인,보어등의활약으로뉴턴역학이자연을설명해온방식에문제가제기되는과정을거쳐양자역학이성립되기까지의경과를설명한다.이들과학자들의새로운발견은뉴턴역학의일관성에손상을가할수밖에없었는데뉴턴의고전역학으로설명할수없는새로운사실들은너무도혁명적이어서과학자들을환희보다는오히려당혹감에빠지게한것으로보인다.하이젠베르크또한불확정성원리를발견했을때의당혹감을자연에는수학으로밖에표현할수없는진실이존재하는것은아닐까하는의구심으로조심스레표명한다.
현대물리학은뉴턴역학뿐아니라칸트가<순수이성비판>에서절대의심할수없는‘선험적apriori’지식이라불렀던것들도완전히파괴했다.상대성이론은시간과공간에대한관점을바꾸었으며양자역학에서설명하는원자단위의사건들에서는인과율과물질이라는개념도더이상적용되지않는다.물론이것은고전물리학과인과율이잘못된것이라는의미는아니며그것이적용되는범위에한계가있다는것을의미한다.
뉴턴역학과칸트의인과율의해체는고정불변의객관적진실의추구라는과학의이념을뒤흔들었다.하지만하이젠베르크는‘우리는여기서관찰하는대상이자연그자체가아니라과학의방법론에노출된자연의일부라는사실을항상기억해야한다’고주의를촉구한다.‘인간은존재라는연극에참여하는배우이자그모습을지켜보는관중임을잊지말아야한다’는보어의말은자연속에서과학적사실을추구하는인간이관찰대상인자연과맺는관계에대해새로운정립이필요함을암시한다.그리고이러한태도는인간과자연의관계뿐아니라인간이만든모든문화와역사,철학,종교에까지적용될수있다.‘자연과학은단순히자연을기술하고설명하는행위가아니라자연과인간사이의상호작용의일부를나타내는것이다.’
양자역학을비롯해현대물리학은과학적사실을넘어서철학을비롯한다른분야의학문에도불가피하게영향을끼치게되었다.과학의발전이인간의정신이나영혼,생명이나신같은개념들에대한태도에어떤변화를가져왔는지를돌아본다면현대의물리학이인간의자연과세계인식에어떠한변화를가져올것인가를가늠해보는것은흥미로울것이다.
하이젠베르크는책의후반에서20세기중반의제2차세계대전이인간의사상과교리에대한신념에서비롯되었음을언급한다.과학이놀라운발전을거듭하던바로그시기에한집단의신념이얼마나황당하게떠받들어졌으며그신념을공유한사람들이목숨을잃고서야그광기가끝이났다는사실은인간은지식을더한다고해서쉽게경직된신념을버리지않는다는씁쓸한진실을말해준다.
인류의가장오래된학문이자인류지혜의보고라고할수있는철학은현대물리학의발전으로인해기존의명제들을재검토하게되었다.원자단위의사건들에서벌어지는불확정성이라는원리는분명과학발전이전에는생각지도못했던사실이다.새로운철학은당연히이러한새로운과학적사실들에대한음미를통해재검토되어야할것이다.그뿐아니라핵의가공할힘에기대어현대문명이서있다는사실은현대의과학과인간의관계를상징적으로보여준다.핵이외에도수많은문명의이기는현대과학의성과에직접적으로기인한것이다.과학이가져다준편리와함께그것의가공할파괴력은야누스의얼굴처럼인류에게번영과파멸의길을동시에열어놓고있다.과학을수용하고그것이가지는의미와한계에대해지혜로운해결책을모색해가기위해하이젠베르크의고전적저작인<물리와철학>은매우중요하면서도여전히유효한시사점들을우리에게던져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