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7 이쿠미나 (2016년 시로야마 사부로상 수상작)

1937 이쿠미나 (2016년 시로야마 사부로상 수상작)

$25.00
Description
‘일본은 도대체 어떤 나라인가’
1937년 미국의 헬렌 켈러가 일본을 방문했다. 시청각 중복 장애자인 헬렌 켈러는 현대판 성녀로 일본 사회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는데 환영식 행사가 한창일 때 대합실에 놓아둔 그녀의 지갑을 누군가 훔쳐간 사건이 일어났다. ‘성녀에 대든 자, 현금과 주소록을 훔쳐’ ‘도둑이여 부끄러워하라’. 삼중고(三重苦)의 성녀가 당한 재난에 대한 신문 기사 제목에는 일본인의 당혹감과 분노가 들끓었다. 그리고 전국에서 헬렌 켈러에게 돈과 함께 ‘일본을 이런 나라라고 생각하지 말아주세요’라고 사죄를 호소하는 편지가 쇄도했다. 그로부터 몇 개월 뒤 루거오차오 사건 조작으로 중일전쟁이 발발했고 그해 연말부터 이듬해 연초에 걸쳐 난징에서는 ‘인간 상상력의 한계를 초월하는’ 난징 대학살이 벌어진다. 헬렌 켈러의 일본 방문을 기뻐하고 그녀의 강연에 진심으로 감동한 다수의 사람들과 중국 각지에서 제멋대로 사람들을 죽이고, 강간하고, 약탈하고, 방화한 일본 장병들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을까. 지킬과 하이드처럼 돌연 인격 변화를 일으킨 것인가. 헨미 요의 〈1★9★3★7〉은 난징 학살이라는 인류사의 대참극을 중심으로 이제껏 그 어느 누구도 다루지 않았던 방식으로 일본의 근원적 심성에 대해 통절하게 성찰하고 고발한다. 일본을 이런 나라라고 생각하지 말아 달라고 일본인들은 지갑을 도난당한 헬렌 켈러한테 호소했다. 이 책의 작가 헨미 요는 묻는다. ‘그렇다면 일본은 도대체 어떤 나라란 말인가.’

〈1★9★3★7〉은 단순히 난징 학살의 참상을 고발하는 르포에 머물지 않는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잊혀져가는 과거의 역사를 한 번 더 반추해보자는 반성도 아니다. 〈1★9★3★7〉은 고대 일본 설화부터 시작해서 전쟁과 전후의 현대에 이르기까지 일본 문화와 역사,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형성된 일본의 심층심리에 대한 통렬한 고발이다. 과거의 과실을 철저히 묻지 않고 암묵리에 망각 속에 묻어버린 일본의 심성이 현재 일본 사회의 풍경을 만들었다는 사실에 대한 치열하고도 준엄한 추궁이다.
1945년 패전 후 일본은 전후 냉전 질서에 편승해 미국의 군사적 지원하에 경제 대국으로 다시 일어섰다. 1960년의 도쿄 올림픽은 전후가 끝났다는 것을 알리는 상징적 이벤트였다. 하지만 올림픽 개막식 때 연주된 〈올림픽 마치〉를 작곡한 사람은 악명 높은 숱한 전쟁가요들을 만든 사람이었다. 그는 전후 육상 자위대가 또한 만들었다. 그리고 올림픽 개회를 선언한 사람도 바로 수많은 젊은이들을 그의 이름을 부르며 죽게 내몰았던 천황 히로히토였다. 일본의 전시와 전후가 어떻게 단절되지 않고 이어져왔는지를 〈1★9★3★7〉은 다양한 시각으로 수미일관하게 보여준다.

책의 해설을 쓴 서경식 교수의 말대로 〈1★9★3★7〉은 헨미 요가 쓴 한 편의 장시라는 느낌이 강하다. 거듭 반복하면서 긴장감을 높여가는 헨미 요의 서술 방식은 일종의 서사시적 리듬을 동반한다. 중국 전선에 장교로 참전했던 아버지한테 끝내 묻지 못했던 ‘당신은 그때 거기에서 무슨 짓을 저질렀는가’라는 질문과 그 시간 속 거기에 자신이 있었더라면 어떻게 했을지에 관한 자문이 편집증적이라고 할 정도로 치열하게 이어진다. 난징 학살은 인간성과 윤리성이라는 관념의 보편성을 파괴해버렸다. 학살당한 건 중국 민중이지만 일본인은 인륜이라는 기반을 스스로 파괴했다. 그리고 그런 불편한 진실을 일본 사회는 침묵 속에 묻어버리고 잊으려 해왔다. 헨미 요는 대학살 뒤의 황야에서 죽은 이들의 뼈를 수습하듯 일본인의 파괴된 인륜의 파편을 주워 그것을 재구축하려 시도한다. 그리고 나라는 존재는 타자의 기억과 무관할 수 없다는 보편적인 성찰로 독자들을 이끈다. 일본 사회를 고발하는 헨미 요의 절망적 반항은 〈1★9★3★7〉을 너무도 강렬하여 잊을 수 없는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전투적인 저널리스트이자 아쿠타가와 수상 작가, 그리고 누구보다도 탁월한 시인인 헨미 요는 분명 앞으로도 〈1★9★3★7〉의 작가로 기억될 것이 확실하다.
선정 및 수상내역
2016년 시로야마 사부로상 수상작
저자

헨미요

(?見庸,1944~)
일본의저널리스트,소설가,시인.미야기현에서태어나와세다대문학부를졸업했다.1970년에교도통신사에입사해베이징특파원,하노이지국장,편집위원등을거쳐1996년에퇴사했다.1979년에중국보도로일본신문협회상,1991년에『자동기상장치』로아쿠타가와상,1994년에『먹는인간』으로고단샤논픽션상,2011년시집『효수된목』으로나카하라주야상,시집『눈의바다』로다카미준상,2016년『증보판1★9★3★7』로시로야마사부로상을받았다.최근에는‘일본의우경화에대한저항’을테마로평론,논픽션,소설,시등다양한장르에서활발하게논진을펼치고있다.‘타자의눈으로자신을응시하고자율적인윤리적갱생’의길을걷는드문일본작가로‘싸우는아쿠타가와상작가’,‘방랑의아나키스트’,‘상처입은코즈모폴리턴’,‘전투적염세주의자’,‘무뢰파(無賴派)언론인’등으로불린다.‘귀에거슬리지않는말들만넘치는’일본미디어의현실을강하게비판하며자신의문제의식을이렇게정리했다.‘비극으로부터사람을구원하는것은겉발림으로하는다정한말이아니다.비극의본질에상응하는깊이를지닌언어뿐이다.그것을나는지금도찾고있다.’주요작으로『하노이만가』,『반역하는풍경』,『불안의세기에서』,『굴하지않는자들』,『눈의탐색』,『미와파국』,『물의투시화법』『붉은다리아래의미지근한물』,『삶은달걀』,『영원한불복종을위하여』,『지금이자리에있는수치』등이있다.

목차

과거속의미래
-문고판‘서문’을대신하여

서장
지금기억의‘무덤파헤치기’에대하여
1‘의미후세계’/2짓눌린‘쥐’/3무덤파헤치기와미루어헤아리기/4왜‘1★9★3★7’인가/5자애와수성의포옹

제1장
되살아나는망령
1불가사의한풍경/2『시간』은왜사라졌나/3유령들의‘자랑스러운얼굴’

제2장
주검의스펙터클
1그것에대해알고있는것/2불타는사람기둥/3불꽃속에서/4‘시체더미’에대하여/5황운을받들어모시다/6국민정신총동원과라디오/7군가〈바다에가면〉과죽음에의유혹/8살아있는〈바다에가면〉/9부정과잔향/10‘주검’이란무엇인가

제3장
비도덕적도덕국가의소행
1‘잇따라되어가는추세’/2춤,복종하는사람들/3실시간/4‘시시각각대치’/5다른동일한시간/6그때의도쿄와난징/7세발솥=우주의원점/8살·략·간/9기억의실루엣/10〈전진훈〉과강간/11‘비도덕적도덕국가’/12살육과노동/13시간의충돌/14복수하라!복수하라!복수하라!/15격렬함의척도

제4장
사라진“왜?”
1최초의중국인/2‘기분’과‘생리’헤아리기/3전쟁과살인/4부감과응시/5납과같은무신경/6헤아릴수없는세부/7슬픈듯일그러진‘멍한얼굴’/8전쟁의‘개인화’/9참기어려운『살아있는군대』/10선명한참수장면/11‘생고기징발’/12은가락지/13기억의강/14자유감·무도덕감·잔혹성/15흥분과고조/

제5장
정밀靜謐과신경질
1〈모모타로〉/2모모타로주의와팽창주의/3‘천진’한잔인/4담백하라!/5필링하이/6인마모두멸시/7도착적인우월민족관념/8왜·왜·왜/9참새/10따귀때리기와참수/11불가촉의절대광경/12“츠오리마!”/13절망적인질문/14‘하늘의테이프레코더’/15아버지여,당신은어땠는가?/16책임의동심원/17카고메카고메/18절망의제자리걸음/19‘전쟁이니까’라는합리화를부정/20‘진짜악마적인사내’/21공과사사라/22‘도깨비’/23경례와답례/24〈꽁치의맛〉/25껍질뒤의광기/26‘칼을빼는동시에베어버린다’/27오즈의미학과병든정신

제6장
마오쩌둥과미시마유키오와아버지와나
11963년/2‘부질없는정열’/3도쿄올림픽과천황/4일본의불수의근과자율신경/5‘무구’인가‘무치’인가/6미시마유키오의흥분/7“어떤것도해롭지않게됐다”/8하늘에내걸린머리/9머리와모란/10‘리하이’의마력/11누가가장리하이했나?/12“황군은우리의훌륭한교사”/13거대한허무주의?/14대살육때마오쩌둥은무엇을하고있었나/15‘무법무천’

제7장
파시스트와‘눈꺼풀’
1몰라서는안되는것/2몰라도되는것/3불문과자명/4‘너무많아서헤아릴수없다’/5당신은중국에서무슨짓을했는가?/6‘끝임없이묻는’고통/7시토츠와쭝꼬삥/8“참을수없어’/9찔러,빼,찔러,빼!/10살인의‘달성감’/11전혀인간으로여기지않게된다/12대위님,한잔올리겠습니다/13기억은무기억이되고싶어한다/14그때거기에없었던자/15손을흔드는남자들/16기억과잘못된상기/17사실-무한의다층경면/18기억의범람/19그림자/20황금박쥐/21”아,나는분하게도다친몸“/22군가적고층/23일본이라는병/24파시스트와‘지방눈꺼풀’/25실내화배지/26‘인간의기본적권리’/27분노와경멸/28무신경한검은구덩이/29‘화석이되어라,추한해골!’

제8장
과거속의미래
1역사적시간과소실,애석/2‘인류의거대한한’/3‘엄중한사실’/4특고와게슈타포/5자발적인전체주의적자각/6무상관의정치화/7‘팔굉일우적필연성’/8‘무장하는천황제’와고바야시타키지/9마루야마마사오의경우/10전후의‘도덕퇴폐’제1호/11학살관계자를천황이영전/12전향및국가권력의승리

제9장
이놀라운사태는무엇을?
1전쟁은어쩌면하기쉬운일/2이놀라운사태는무엇을의미하는가?/3무의식적낙장/4기분나쁜이노센스/5아버지와고문/6‘츠츠레로레로츠-레-로’/7‘새까만웃음피토하듯뿜어내고’/8어둠의불수의근/9‘모두남을위하는체하면서자기실속을차림’/10“괜찮아괜찮아”/11기품있는어른과악동/12아버지와‘그들의만행’/13지금은어떤시대인가?/14‘끝나지않은’난징대학살/15“나라는지금중대한전쟁을하고있다”/16‘무사히나라를위해봉사중’/17천연덕스러운사람들

종장
미래에과거가올것이다
1개개인의사정/2용서없이즉결처분/3금줄과시데(四手)를감은팔루스/4얼굴·폭력·배리/5‘개전책임’과‘패전책임’/6엎드려사죄를시키지않고엎드려사죄하는것/7왠지모르게질질…/8검은시체와붉은시체

후기
증보판후기
가도카와문고판후기

해설,하나의응답-루쉰을보조선으로해서-서경식
〈1★9★3★7〉에관한중일관련사연표
옮긴이의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