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라는 사나이

예수라는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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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예수, 역사의 본질을 짊어진 역설적 반항아
한 사람의 인간은 일생에서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도 할 수 있고,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고도 할 수 있다. 나는 다른 것을 할 여유는 별로 없고, 예수를 그리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을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은 있었다. 그런 만큼 엉거주춤한 채로 끝내고 싶지 않았다. 내 일생의 모든 것을 걸고 쓴다면 죽기 직전에 완성하는 것이 어쩌면 가장 옳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8년이나 쓰기를 계속한 것은 어쩌면 마음 깊숙한 곳에서, 이것은 끝내 버리면 좋을 일이 아니다, 언제까지라도 계속 쓰고 싶다는 욕망이 꿈틀거리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직접 붓을 들고 있지 않은 시간에도 계속 예수를 그리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애초에 십자가에 매달려 죽임을 당한 이 사나이의 무시무시한 삶을 그릴 수 있으려면 자신도 거기에 대응할 수 있을 정도의 삶의 질을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도저히 그 정도까지의 삶을 살 수는 없었다. 그러나 적어도 가능한 한 거기에 근접하는 삶의 질은 지키고 싶었다. 그렇지 않으면 예수를 그린다는 행위가 예수를 뼈대를 발라내고 부둥켜안는 꼴이 되는, 2천 년간 계속 반복되어 온 행위에 나도 빠져들게 될 것이다.
-저자 후기에서

『예수라는 사나이』는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복음서의 의미를 대단히 전도시키고 있어서 일종의 장관이라 할 만하다. 다가와 겐조는 성서학이나 역사학의 성과에 근거하여 그 ‘역사적 장소’를, 예수가 속한 사회관계의 그물망을 읽는다. 그러나 역사적 ‘공간’이 이런 담론들의 ‘장소’가 아님은 자명하다. 다가와 겐조가 한 일은 사실은 그 반대이며 일반적인 성서학자와 달리 예수의 담론의 ‘장소’에서 역으로 그 역사적 장소를 읽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역사적 연구나 신학적 연구에서는 결코 나오지 않는 읽기가 가능한 것은 그가 바로 예수의 담론의 ‘장소’를 읽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다가와 겐조는 역사적인 사실, 예수의 말을 ‘재현’하게 되어 버린다.
- 가라타니 고진(비평가)
저자

다가와겐조

(田川建三,1935~)

일본의신약학자.자신을‘신을믿지않는크리스천’이라고밝히고있다.도쿄대종교사학과를거쳐동대학원서양고전학과에서공부하다가1965년스트라스부르대학에서에티엔트로크메의지도로종교학박사학위를받았다.1965년부터1970년까지도쿄국제기독교대학에서가르쳤으나채플예배에서‘신은존재하지않는다,존재하지않는신에게기도한다’는내용의설교가문제가되어학교에서추방되었다.1972~1974년까지괴팅겐대학,1974-1976년자이레국립대학신학부교수,1977년스트라스부르대학의객원교수로있었고,귀국한뒤오사카여자대학에서1999년까지가르쳤다.그뒤집필활동을하면서효고현니시미야등에서사숙을주최하고있다.루돌프불트만이4복음서의모순을지적한것을높이평가한다.신은인간이만들어낸것이므로신을믿지않는크리스천이야말로진정한크리스천이라고말하고문헌비판에입각한신약성서의전통위에서그리스도교,종교,현대사회비판활동을벌이고있다.『신약성사번역과주해』(전8권)는신약성서번역과비평의기초자료인에버하르트네스틀의그리스어원본성서NovumTestamentumGraece에기초해13년동안신약성서전체를새로이번역하고상세한주를단기념비적저작으로제71회마이니치출판문화상을수상했다.그외주요작으로『책으로서의신약성서』『예수라는사나이』『원시그리스도교의한단면』『종교란무엇인가』『그리스도교사상으로의초대』『역사적유비의사상』『굳건히선사상』등이있다.

목차

제1장역설적반항자의삶과죽음
1역사의선구자
2예수의출생
3그렇다면당신은어떻게기도하나?
4예수서술의방법
5예수는사랑의설교자가아니다
6‘십계’비판
7역설적반항
8가난한사람은정말로행복한가?

제2장예수의역사적장
1헤로데가와로마풍
2솔로몬의영화
3종교사적배경?
4예수와열심당
5제국의세금과신전세(카이사르의것과하느님의것)

제3장예수의비판-로마제국과정치지배자
1예수의상대
2재난으로서의로마지배
3오른쪽뺨을맞으면
4국민들의지배자
5노예에관하여
6사회관계와신관념

제4장예수의비판-유대교지배체제를향해
1예언자의무덤을짓는자
2예수와구약율법
3율법학자비판
4‘더러움’과‘깨끗함’-바리사이파의생활지배
5‘안식일’비판
6신전귀족의권력

제5장예수의비판-사회적경제적구조에대하여
1날품팔이노동자의임금또는사회적평등
2대토지소유,농업노동자,‘실업’
3분수령의양쪽-지주의자선,하느님앞의평등
4농민반란-은유적표현의한계
5자본의증식과능력숭배
6소작인의빚을탕감하라
7부에대한직감적인반발

제6장종교적열광과종교비판의상극
1예수의종교적열광의자기상극
2하느님의나라-유대교의발상
3하느님의나라-세례자요한의극한
4‘죄의용서’를빌고싶다면…
5예수와세례자요한
6요한의죽음
7윤리관념의이상한확대?-‘간음’한여인
8예수주변의여인들
9‘하느님의나라’의역설적비판
10종교적열광-병의치유에몰두
11식민지지배하의기적신앙
12예수의열광-이상이일상에침투하기시작하다
13‘사람의아들’-종말론적확신
14‘사람의아들’-한인간의확신과절망
15예수수난이야기
16십자가죽음의고통

후기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예수라는사나이』는일본의가장독창적인신학자로손꼽히는다가와겐조의대표작이다.일반적으로알려진복음서의의미를완전히뒤집는이책의예수의모습은비평가가라타니고진의표현대로실로‘장관’이라할만하다.
예수는전에없던새로운진리를설파한인물이아니다.당연히예수도역사의상황에놓인한인간이었다.유대교가하나의종교를넘어사회지배구조로서군림하던1세기초팔레스티나의상황에대한이해없이예수의언행을단순한도덕적교훈으로받아들여서는예수발언의진의에다가가지못한다.주의기도,그리스도교의중심사상인사랑,안식일에대한비판과선한사마리아인의비유,카이사르의것은카이사르에게하느님의것은하느님에게등의널리알려진이야기들은다가와겐조의역사적장속에서예수의담론을읽어내는시도에의해완전히그의미가뒤바뀐다.예수가말한수많은비유와언행은유대교의전통에서는널리알려진상식적인것들이많다.그리스도교가전매특허인것처럼내세우는교리의중심내용은일반적인생각보다도훨씬더많은부분을유대교의유산에의존하고있다.J.예레미아스를비롯해많은신학자들이예수가활동하던팔레스티나의상황을자세히알려고하는가장큰이유다.하지만저자다가와겐조는가장객관적인예수상을추구하려는근대비판신학의한계도분명히지적하고있다.
여기에서중요한것이저자다가와겐조의역사철학이다.서양문화에서불가결한전제는신약성서가신앙과떼려야뗄수없는관계에있다는사실이다.성서의한대목한대목에대한정밀한실증연구가이루어져있으나서양의신학자들이체질화되어있다시피한신앙으로인해보지못하는한계를저자다가와겐조는외부자의시선으로본다.『예수라는사나이』는성서학과역사학의성과에근거하여예수가있었던‘역사적장소’를,예수가속한사회관계의그물망을읽는다.하지만가장중요한것은예수의담론의장소이고결코그자리를떠나폭론으로치닫지않는다.그렇게조심스럽게정밀하면서도대담한작업을통해역사적연구나신학적연구로는결코나올수없는예수의담론을읽어낸다.그리고결과적으로객관적인예수를재현한다.독자들은『예수라는사나이』를읽으며‘예수의바로곁에서그를목격하는듯한현장감을느끼고흥분’(작가시마다마사히코의표현)하게되는것이다.
신약성서라는불충분한전승자료를바탕으로해서역사속실존인물로서의예수를복구하는것은루돌프불트만이말했듯이불가능할것이다.결핍의부분이워낙많고복음서저자들의관심이결코역사를기록하는것이아니었기때문이다.신학자들이묘사하는예수는대부분추상적이고신학적인,육체가지워지고,현대인인자신들의가치관을투영한예수상이다.저자다가와겐조는예수를그리스도교의선구자가아니라역사의선구자로규정한다.모든선구자와마찬가지로예수도시대에반항한인물이다.로마제국과특히유대교지배체제에대한역설적반항으로일관한예수는결국권력자들의손에의해살해당했다.이것은결코우연한사건이아니며체제에반항한예수를권력은살려둘수가없었던것이다.예수의비판이어디로향해있었는지는예수의살해라는움직일수없는사실이웅변한다.예루살렘신전체제에대한비판은예수죽음의직접적인이유다.단순히신전을정화하겠다는사나이를그신전체제의권력자들이죽일리는없다.예수는유대교의신전체제를무너뜨리려했고바로그이유로죽은것이다.
종교가개인의일거수일투족을꽁꽁묶어버리는상황을비판한예수는결코새로운종교를창시하려그런활동을벌인것이아니다.저자는‘예수의죽음에희망이있다면죽음자체속에서가아니라그죽음에이르기까지살면서활동을계속한모습속에있다’고마무리하면서예수의부활과그권위를내세워신자들의내세를약속하는지금의그리스도교에대해비판한다.그리고묻는다.예수가비판한사제와레위인은지금의누구를가리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