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시즘

레이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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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인류의 인종은 성경이 말하듯이 그들이 형제라는 것이다. 그들의 몸속에는 그들의 형제애에 대한 기록이 있다.’
이 책은 인종론에 기반한 나치즘의 발호로 전 세계가 2차 대전의 전화에 휩싸인 상황에서 쓰인 책이다. 루스 베네딕트는 ‘레이시즘이 인류학의 여러 자료를 어떻게 왜곡하는지를 남김없이 드러내 보이는 것이야말로 우리 인류학자들의 의무’라고 선언하며 인류의 인종 편견의 실상을 이 책 『레이시즘』을 통해 명쾌하게 드러내 보인다.
나치의 선전장관이었던 괴벨스는 전쟁 직전 유대인들에 대해 ‘그래, 물론 저들도 인간이다. 그러나 어떤 부류의 인간인지는 왜 말하지 않는가? 벼룩도 물론 동물이기는 하다!’라며 노골적이고 뻔뻔한 태도로 인종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 보였다. 이런 발언이 돌출적인 게 아니라는 것을 『레이시즘』은 인종 편견을 정당화하려 했던 일부 과학자들과 레이시즘 이데올로그들의 역사를 소개한다. 그리고 그들의 주장이 과학적으로 얼마나 근거가 박약하고 현상과 거리가 먼 것인지를 설명한다.
저자가 말하는 레이시즘은 우리 시대의 질병이다. 자신이 속한 집단에만 신성한 성흔이 새겨져 있다고 주장하는 근대의 칼뱅주의다.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봐도 과학적으로도 아무런 근거가 없는 레이시즘은 그럼에도 인류의 뿌리 깊은 편견으로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레이시즘이 과학적 연구의 대상이 아니라 종교처럼 오직 역사적으로만 연구할 수 있는 신앙 체계이기 때문이다.
21세기인 현재도 세계 각지에는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갈등의 본질은 파고 들어가면 복잡하지만 적대하는 공동체를 향해 레이시즘에 기반한 정치 프로파간다는 여전히 쉽게 집단을 하나로 만든다. 민족주의, 종교, 레이시즘 이러한 배타적인 신앙 체계가 파국을 불러오지 않도록 어떻게 인간 사회의 갈등을 줄여야 하는가. 지난 세기의 질문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우리의 현명한 답을 기다리고 있다.
저자

루스베네딕트

(RuthFultonBenedict,1887~1948)
미국의인류학자이자민속학자.미국인류학협회회장을역임했고미국학계에서지도적인물로인정받은최초의여성이다.또한앤싱글턴이라는가명으로탁월한시들을남긴시인이기도하다.교사로일하면서인류학을공부한후,컬럼비아대학대학원에서당대최고의인류학자프란츠보아스밑에서공부했고〈북아메리카의수호정신개념〉이라는논문으로1923년박사학위를받았다.1922년부터대학에서가르치면서마거릿미드,루스랜디스등의여성인류학자에게지대한영향을끼쳤다.미국대학의인류학수업에서표준적인교과서로사용된『문화의패턴PatternsofCulture』(1934)에서‘문화는,개인과마찬가지로,다소일관된사고와행동의패턴’으로각문화가개인에게장려하는특징들이독특한문화의게슈탈트를낳는다고정의했다.베네딕트는미국이제2차세계대전에참전한후전쟁관련연구와자문을위해미국정부에의해영입되어『국화와칼TheChrysanthemumandtheSword』(1946)을썼다.그책은일본문화에서천황의위치를파악하는데큰역할을했으며,베네딕트는미국정부에천황의재위를계속허용해야한다고공식권고했고미국정부는그권고를받아들였다.
『레이시즘Race:ScienceandPolitics』(1940)은유럽이전쟁에돌입한초기에나치의레이시즘이데올로기와그들의레이시즘에기반이된서구의레이시즘편견을해부한책이다.문명의무시무시한파괴를불러온레이시즘의해악을목격하고서베네딕트는‘레이시즘이인류학의여러자료를어떻게왜곡하는지를남김없이드러내보이는것이야말로우리인류학자들의의무’라고여기고서그것을철저히비판한다.그리고‘인류의인종은성경이말하듯이그들이형제라는것이다.그들의몸속에는그들의형제애에대한기록이있다’며서구세계가가지고있는인종에대한편견을버려야함을강력하게호소했다.루스베네딕트는1946년미국대학여성협회로부터평생공로상을받았고1947년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회원으로선출되었다.미국인류학협회는매년루스베네딕트의이름을딴상을수여한다.1995년그녀의업적을기려위대한미국인시리즈의우표로발행되었고,2005년미국여성명예의전당에헌액되었다.

목차


서문

1부인종

1장레이시즘:현대세계의‘주의’란무엇인가
2장인종이아닌것은무엇인가
3장스스로를분류하려는인간의노력
4장민족의이주와혼합
5장유전형질이란무엇인가?
6장누가우월한가?

2부레이시즘

7장레이시즘의자연사
8장그렇다면왜인종편견이발생하는가?

저자주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세계의기나긴역사속에서인류는전쟁을일으켜서서로를죽일무수한이유를만들어냈다.다른사람의비옥한하류경작지나가축무리를탐내서,추장과왕들의야심때문에,서로다른종교적신념으로,의분때문에,복수를위해서.그러나이런모든전쟁에서,양측피해자의골상은보통구별하기힘들정도로비슷했다.휘하장병에게적의골상을언급하여사기를고무하는전쟁지도자또한찾아볼수없었다.이교도,야만인,이단자,무고한여자와아이의학살자라고매도한적은있어도,두지수82의악당들이라칭한적은없었다.

두지수를이유로들어전쟁과박해의필요성을설파하고실행에옮긴것은결국고도로발전한유럽문명뿐이었다.다른말로하자면,레이시즘이란우리시대의창작물이라는것이다.양과염소를구분하는새로운방법론인셈이다.

레이시즘이란새로운칼뱅주의다.특정집단에는우월성의,반대편에는열등성의성흔(聖痕)이새겨져있다고확신하기때문이다.레이시즘이지목하는적은우리에게적대행동을하는자들도,반대되는신념을지니거나언어를사용하는자들도,심지어우리가가로챌수있는부를소유하고있는자들조차도아니다.선천적으로물려받은해부학적형질에따라적이결정되는것이다.

인간의발성기관조차사용언어와관련이없다는점을고려하면,피부색,두지수,눈,모발등의인종적요인이모국어에끼치는영향은그보다도미미할수밖에없을것이다.아메리카대륙의흑인은거주국가에따라영어나스페인어나포르투갈어나프랑스어를사용한다.그리고백인과혼혈이일어나지않은흑인도옅은갈색피부인자들만큼이나훌륭하게이들언어를사용할수있다.이들의억양이이웃의백인빈민층에가까운지,아니면소수의특권층에가까운지는오로지이들이어울리는계층에따라서만결정된다.

언어와인종을동렬에놓을수없는가장큰이유는,언어는학습되는행동이며인종은유전되는특성에따른분류이기때문이다.언어는인류의학습행동이신체조건과관계없이다양하게발현될수있다는하나의특정한예시에지니지않는다.만주인이중국에서배운것은중국어뿐이아니었다.그들은중국의건축,중국의가족제도,중국의도덕,중국의문학,중국의음식도받아들였다.미국의흑인은영어만을배운것이아니다.그들은침례교도와감리교도와침대차인부가되었다.아프리카에서처럼뼈다귀를던져점치는법을익히는대신,그들은읽고쓰는기술을익혔다.

문화란학습된행동을의미하는사회학적용어다.따라서말벌이나사회적개미들의행동처럼생식세포에의해결정되지않으며,각각의새로운세대는성인들로부터새롭게문화를학습해야한다.인간의성취가이렇게학습된행동에따라이루어진다는사실이야말로인류가다른모든피조물보다우월하다는가장큰근거가된다.인류를‘문화를가진짐승’이라부르는데는그럴만한이유가있는것이다.인류는바다를건너려고몸에서날개나지느러미를기르지않는다.그대신배와비행기를만들고,제작과운용방법을문화를통해전달한다.적을죽이려고어금니나발톱을기르는대신,화약과맥심기관총을발명한다.

특정인종이독점하도록역사를서술하는것은불가능하다.문명은점진적으로건설되어왔으며,때에따라여러인종의기여가복합적으로작용해왔기때문이다.모든문명을‘북구인’의덕택으로돌리는주장은여러인류학자가매일같이원시부족들에게서듣는것과다를바가없다.오로지자신들만을위한주장이기때문이다.원시부족또한세상의모든중요한것들이자신들에서시작되고끝난다고믿는다.조물주는태초부터오직그들에게만모든좋은것을선사했고,그들이멸망하면세상도파괴되는것이다.다만교양없는아메리카원주민소부족민이나뉴기니의벌거벗은파푸아인이그런주장을하면웃음을머금게되지만,우리자신이같은주장을한다면조롱의대상으로밖에여길수없다.

역사는다른이야기를들려준다.4세기와5세기의로마가역사의발걸음을막으려고인종위생을강제하는법을제정했다하더라도,결국밀물을향해멈추라고명령한카누트대왕과같은꼴이되었을것이다.황제들이이런법령을제정했더라도그것으로로마가겪은행정활력의감소와지도력부재를막을수는없었을것이다.로마를약하게만든것은국가내부의사정이었고,튜튼족약탈자들은그약점을이용했을뿐이었다.

비슷한체구를지닌모든인종사이에서,각각의뇌용적은극도로특수한경우를제외하면전부겹치는범위에위치하며,뇌용적수치만으로특정개인이속하는인종을판별해내는것은불가능하다.개인별뇌용적의차이는상당히큰편이며,인종별평균의차이는매우작은편이다.피그미와준피그미집단을제외하면,전세계에서뇌용적이상위25퍼센트에들어가는개인을선별할경우모든인종이그안에포함될것이다.

그들의그림은오늘날유럽화가들의감탄의대상이되고있다.그들의옛부족생활은상냥하고비공격적이었다.그러나초기의백인농부와목축업자들은복종하지않으며이방인의침략에마지막까지저항하는그들의성향을용서받을수없는죄로여겼다.그래서그들은어느동시대인이말했듯이,‘천상과지상의지배자의강대한손에의해’눈에띄는대로학살당했다.그리고당시무력한인간을고의적으로학살하는행위에,그리고평소분별있는신사였던행정관이그런행위를하늘이허락한일상업무로여긴다는일에역겨움을표한것은한줌도안되는백인이방인이전부였다.

문화의발전속도는법칙으로규정되는것이아니며,생물학적법칙은더더욱아니다.캅카스든말레이든몽골이든,모든문명의역사에는원기가넘치는시기,안정의시기,경직화의시기가존재한다.이것은보편적현상이기때문에,위대한코카소이드의활력이넘쳐흐르는시대를논할때백인의특수한선천적우월성을이유로들필요는전혀없다.백인문명이지난수세기동안진행한방향,즉물질계를성공적으로통제하는방향은우리시대의우세를차지하게해주었지만,미래가어떻게펼쳐질지는아무도모르는일이다.

따라서인종은단순한현대의미신이아니다.그러나레이시즘은이야기가다르다.레이시즘이란특정민족집단이자연에의해유전적으로열등하다는낙인이찍혔으며,다른집단은유전적으로우월할수밖에없는운명이라는하나의교리다.이교리는문명의희망이특정인종을박멸하고다른인종을순수하게유지하는데있다고가르친다.이교리는특정인종이역사속의모든진보를이끌었으며미래의진보역시그들의손에달려있다고주장한다.오늘날세계에만연하며,몇년전에독일정치의근간으로자리잡은교리다.

고비노의『인종불평등론』은여전히레이시즘의고전으로취급받으며,오늘날에는국가주의선전물로서너무널리읽히는바람에그역사적위치가오해당하는상황이다.고비노는친프랑스파도친독일파도아니었다.고비노의추종자들은양쪽모두의관점에서수많은책을써댔지만,그는결국친귀족파일뿐이었다.그는애국주의를혐오하며,자신의선민종족에는그런라틴의편협과무지는불필요하다고비난하며코웃음친사람이었다.

우리가남부에서흑인의생활,보건,교육수준을향상시키려면,마찬가지로남부의가난한백인의수준또한향상시켜야한다.우리가민주주의가‘제대로작동’하게끔만들어서국가의모든노동력을공익을위해사용할수있을때까지,미국의인종박해는계속존재할것이다.주거와노동환경이이나라의여러지역에서찾아볼수있는터무니없이낮은수준을벗어날때까지,빈곤때문에억울하게희생되는사람은항상존재할것이다.산업규제로사회적책임의수행을강제할때까지,가장무력한인종집단을착취하는관습은계속될것이며,그를정당화하기위해인종주의적인비난이동원될것이다.
---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