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 마르크스 : 그의 생애와 시대 (최신개정판)

카를 마르크스 : 그의 생애와 시대 (최신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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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그 어떤 사상가보다 인류에게 압도적인 영향을 끼친 카를 마르크스와 20세기 최고의 자유주의자 이사야 벌린. 이 매혹적인 조합이 탄생시킨 대사상가 카를 마르크스의 간결하면서도 깊이 있는 최고의 평전. 통찰과 비판과 열정과 균형 감각이 결합된 현대의 고전 최신 개정판.
저자

이사야벌린

저자:이사야벌린(IsaiahBerlin)
러시아태생영국의정치사상가,철학자,사상사가.당시러시아제국의일부였던라트비아의리가에서1909년에태어났다.6세때페트로그라드(현재의상트페테르부르크)로이주하여1917년혁명을목격했다.1921년가족과함께영국으로이주해런던세인트폴스쿨과옥스퍼드코퍼스크리스티칼리지에서수학했다.1932년23세의나이에올소울즈칼리지프라이즈펠로우십으로선출되었다.2차대전중에는영국외무부에서일했고1957~67년옥스퍼드대학에서사회정치이론을가르쳤고1963~64년아리스토텔레스학회회장을역임했다.옥스퍼드울프슨칼리지창립에기여하고초대학장을지냈고,1971년영국왕실로부터현존하는훈장중에가장명예로운훈장으로평가받는메리트훈장OrderofMerit을서훈받았다.1974~78년영국학술원원장을역임했고,일생동안시민의자유를옹호한공로로1979년예루살렘상을받았다.주요저작으로는『카를마르크스KarlMarx』『고슴도치와여우TheHedgehogandtheFox』『계몽의시대TheAgeofEnlightenment』『비코와헤르더VicoandHerder』『러시아사상가들RussianThinkers』『개념과범주ConceptsandCategories』『대세에맞서AgainsttheCurrent』『개인적인인상PersonalImpressions』『인간의뒤틀린본성TheCrookedTimberofHumanity』등이있다.1997년88세의나이로옥스퍼드에서사망했을때<인디펜던트>는이사야벌린의죽음을이렇게애도했다.“그는인간의다양한동기,희망과두려움을이해하는보기드문재능과삶,모든종류의사람들,그들의아이디어와특이성,문학,음악,예술을즐길수있는엄청난지적능력을지닌사람이었다.이사야벌린은,특히말년에,세계최고의연설가,20세기의가장영감을주는독자,우리시대최고의지성중한명이라는최상급수식어로묘사되었다.그가인간잠재력의최상위범위에서우리에게열려있는예상치못한커다란가능성을여러방향으로보여주었다는것은의심할여지가없다.”

역자:안규남
한국외국어대학교영어과를졸업하고서울대학교철학과박사과정을수료했다.『간디평전』,『민주주의의불만』,『왜우리는불평등을감수하는가』,『위기의국가』,『어떻게나이들것인가』,『어떻게분노를다스릴것인가』,『평등은없다』,『밀레니엄사회주의선언』,『인간의조건』,『인류세에서죽음을배우다』,『왜우리는계속가난한가』등을번역했으며,『철학대사전』편찬에참여했다.

목차

5판편집자서문
앨런라이언의서문
4판서문
3판에부쳐
초판에부쳐

1서론
2청소년기
3정신철학
4청년헤겔학파
5파리
6역사적유물론
71848년
8런던에서의망명생활
9인터내셔널
10붉은테러박사
11황혼

후기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마르크스는가장명쾌한저술가는아니다.또한그의목적은스피노자나헤겔혹은콩트같은사상가들처럼모든것을포괄하는단일한총체적사상체계를구성하는것도아니었다.루카치같은사람들은마르크스가추구한것은일련의학설을또다른일련의학설로대체하는것이아니라사유방식과진리에도달하는방법을근본적으로바꾸는것이었고실제로그러한목표를달성했다고줄기차게주장하고있다.만일그들이마르크스의저작속에서이러한주장을뒷받침하는증거를찾으려고한다면,많은것을찾을수있을것이다.사실마르크스는신념의의의와진실성여부는신념자체가아니라그표현인실천에달려있다고평생동안역설했기때문에,많은수의상당히독창적이고영향력있는핵심주제들에관한그의생각들이체계적으로서술되어있지않다는것,따라서그의저술의여기저기에흩어져있는구절들이라든가그가지지를보내거나창시한구체적인운동양식들을그러모아추론될수밖에없다는것은그리놀랄만한일이아니다.

19세기사상가중에카를마르크스만큼인류에게직접적이고심각하고강력한영향을미친사람은없다.그는살아서만이아니라죽은뒤에도추종자들에게지적,도덕적영향력을행사했다.그가살았던시대는유럽의민주적민족주의의황금시대였다.이때는대중적영웅,순교자,낭만주의자등거의전설적인인물들이그들의삶과언어로대중의상상력을사로잡고새로운혁명적전통을만들어내던시대였다.이런시대에도그의영향력은단연독보적이었다.하지만당대에든그이후에든간에,결코마르크스를대중적인물이라고할수는없다.그는결코대중적인저술가나연설가가아니었다.

마르크스는이전세대들보다더열심히그리고더의식적으로상상력을함양한세대에속한데다가사실보다는관념을더실재적인것으로보고외부세계의사건보다는인간관계를더중시하고사회생활을자신들의내밀하고복잡한사적경험의세계의시각에서이해하고해석하는사람들사이에서성장했다.그러나마르크스의천성은내적성찰과는거리가멀었다.그는개인의인격이라든가마음이나영혼의상태에는거의관심이없었다.너무나많은동시대인들이갑작스런부의증가와사회적,문화적혼란을수반한급속한기술진보때문에당시사회의혁명적변화의중요성을제대로알아보지못하고있다는사실에,그는분노와경멸을금치못했다.

마르크스는이상이아니라역사에의거해현존질서를공격한다.즉그는부정의하다거나불행을초래한다거나인간의악함이나어리석음에근거하고있다는이유로현존질서를공격하는것이아니라,특정한역사단계에서한계급이합리성의정도를바꿔가며자기이익을추구하는과정에서다른계급의재산을빼앗고착취하고그결과인간을억압하고불구화하도록만드는필연적인사회발전법칙의산물이라는점에서현존질서를공격한다.억압자들을위협하는것은피억압자들의계획적인보복이아니라사회적책무를다했기에인류역사의무대에서곧사라질억압자계급을위해역사가(억압자계급과적대관계에있는사회집단의이익에근거한활동의형태로)마련해놓은불가피한파멸의운명이다.

마르크스는낭만주의,주정주의및모든종류의박애주의적호소를혐오했으며,청중이나독자들의이상주의적생각에호소하는일이생기지않도록하기위해선전문건에서오랜민주주의적수사(修辭)를모조리제거하고자애썼다.그는모든형태의타협을거부했기때문에양보를하지도않았고양보를요구하지도않았으며조금이라도성격이불분명한정치세력과는동맹관계를맺지않았다.그의이름이들어간성명서,선언문,행동강령에는한때는정말로이상들을표현하는것이었지만그의시대에는민주주의운동들의상투어가된도덕적진보,영원한정의,인간의평등,개인이나민족의권리,양심의자유,문명을위한투쟁등의문구들이거의없다.

마르크스이론의독창성은자주의심을받아왔다.물론마르크스의이론은이제껏표현된적없는개인적경험을형상화한예술작품을가리켜말할때의의미에서‘독창적’이지는않다.그것은새로운가설을만들어내기위해기존의견해를수정하고결합함으로써이제껏해결되지않고있었거나아예형식화도되지않았던문제에대한새로운해결책을제공한과학적이론을가리켜말할때의의미에서독창적이다.

당시에사람들을가장사로잡고있던이론적문제들에관해알기쉬운경험적용어들로분명한대답들을제시하고그로부터분명한실천적지침들을자연스럽게이끌어낸것이야말로마르크스이론의가장중요한업적이었을뿐만아니라마르크스의이론이이후수십년간경쟁이론들을물리치고독보적인생명력을계속발휘할수있었던원동력이기도했다.

그는보기드물게주위환경의영향을받지않는사람이었다.그는신문이나책이외의것은거의보지않았고,죽을때까지자기주위에있는사람들의건강이나행복혹은사회적,태생적배경에대해잘몰랐다.그는책,신문,잡지,정부보고서등을정기적으로구할수만있다면마다가스카르에서망명생활을보냈어도개의치않았을것이다.

시대의적들을차분하고느리지만효과적인방법들로파괴한시대,칼라일과쇼펜하우어를멀리떨어져있는문명이나이상화된과거로도피하게만들고시대의최대의적인니체를히스테리와광기로몰고간시대에,오직마르크스만이확고함과강력함을잃지않았다.다가올조화로운사회에대한분명하고확고한믿음을바탕으로내적평정속에서하늘이명한임무를수행하는고대의예언자처럼,마르크스는자신이사방에서본쇠퇴와파멸의징후들을증언했다.

18세기의대표적인철학자들은물었다.만일인간이자연에존재하는하나의물체에불과하다면,인간행동을지배하는법칙들은무엇인가?만일어떤조건에서물체가낙하하고,행성이회전하고,나무가자라고,얼음이물이되고물이수증기가되는지를경험적수단을통해발견할수있다면,어떤조건에서인간이먹고,마시고,잠자고,사랑하고,미워하고,서로싸우고,가족,부족,민족을구성하고,군주제,과두제,민주제를채택하게되는지도밝혀낼수있어야한다.뉴턴이나갈릴레오같은인물이이를발견해내기전까지,진정한사회과학은출현할수없었다.

헤겔의진정한중요성은사회적,역사적연구분야에미친영향에있다.구체적으로말해,사회조직들을구성요소인개인들로환원해기술할수없는고유의삶과성격을가진일종의거대한집단적인격체로보고그조직들의역사를연구하고그조직들을비판하는새로운분과학문들을만든데있다.이같은사유혁명은비합리적이고위험한신화들---이를테면국가,인종,역사,시대등을어떤영향력을가진초인격체로취급하는태도---을낳기도했지만인문과학에지대한영향을미쳤다.사건들을성격이나의도의결과로설명하거나왕이나정치가의개인적패배나승리로설명하는모든저자들을순진하고비과학적으로보이게만든독일역사학파의출현은무엇보다도이러한사유혁명의영향때문이었다.

어쨌든그렇게해서사회주의의모든소책자가운데가장위대한문건이탄생했다.현대의어떤정치운동도유창함이나힘에서『공산당선언』에필적할만한것을만들어내지못했다.『공산당선언』은대단히놀라운힘을가진글이다.『공산당선언』은형식으로보면장차복수에나서게될미래세력들의이름으로기존질서를고발하는데까지이르는대담하고흥미로운역사적일반화들의체계이다.

『자본』은중세이후에쓰인어떤저술도갖지못한상징적의미를갖게되었다.지금까지『자본』은이책을한줄도읽지않았거나읽었더라도곳곳에있는모호하고복잡하기이를데없는문장들을이해하지못한수많은사람들에의해맹목적숭배나맹목적증오의대상이되어왔다.『자본』의이름으로혁명들이일어났고지금도일어나고있다.반혁명들은적의무기가운데가장강력하고효과적인무기인『자본』을집중적으로탄압했으며그러한탄압은지금도진행중이다.반면에『자본』의주장들을내세우면서『자본』에자신들의신념이최종적이고영구불변한형태로표현되어있다고보는새로운사회질서가실제로수립되었다.『자본』은수많은해석자와궤변가들을출현시켰다.이들은그영향력에서신성한원본을능가하는해설서들을백년이상동안끊임없이만들어냈고,그결과『자본』은산더미같은해설서들에파묻히고말았다.

그는자기자신이나자신의삶에대해이야기한적이거의없었고자신의태생에대해서는아예언급자체를하지않았다.그가유대인이라는사실은그의생전에는그도엥겔스도직접입밖으로꺼낸적이없었다.마르크스의저술들속에는그가유대인이라는사실을그나마간접적으로알수있는대목이두군데정도있을뿐이다.그가엥겔스에게보낸편지들에서개별적인유대인들에관해언급한내용들은상당히적대적이다.그가유대계라는사실은분명낙인이었고,이러한낙인은그가다루는것들에서어쩔수없이모습을드러냈다.

마르크스는자기시대의천박하고이기적이고냉소적인사회에맞서싸웠다.그가보기에기존사회는극심한혐오에입각해모든인간관계를저속하게만들고타락시키고있었다.하지만이런상황은그의정신을더강하고단단하게만들었다.마르크스는외부의영향에민감하지않았고자신감이넘쳤으며강한의지를갖고있었다.마르크스를불행하게한원인들은자기내면이아니라외부에있었다.그것은빈곤과질병그리고적의승리였다.
---「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