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비취색을띠는바닷물이맑고고운초록으로빛날때,
나는아주빠르게붓질을했어요.그사이파도는뒷걸음질치며
은빛모래를바다로끌고들어갔어요.
나도파도속도에맞춰,모래가바다로끌려가듯
붓으로물감을당겨도화지를채웠어요.
새하얀거품이파도위에서잠시펄럭이다사라질때,
나역시붓으로톡톡도화지를두드렸어요.
파도가발밑에서계속우르릉거리며‘그만멈추라’고속삭였어요.
아…,아직붓을멈출수없어요.지금은안돼요.
“서둘러야해,빨리,더빨리!얼른이빛을내그림에가둬야해.
1분만더,조금만더!”
파도의경고음을무시한채나는계속혼자중얼거렸어요.
철썩.
거대한파도가나를덮쳐요.
휘익.
파도가나를넘어뜨려요.
우당탕탕.
파도가비처럼내려요.
내머리위로,
내이젤을넘어서
내그림위로주륵주륵내려요.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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