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뭐 먹고 살쪘니? (김봄 산문집)

너, 뭐 먹고 살쪘니? (김봄 산문집)

$14.00
Description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김봄의 두 번째 산문집!
음식, 기억, 그리고 사람에 대한 솔직발랄한 보고서
처음, 김봄 작가와 이 책을 계약할 때, 난 이 책이 음식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추억 속의 음식을 떠올리는 따뜻한 여행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교정을 보면서, 그건 나의 피상적 이해에서 비롯된 착각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 책의 주인공은 ‘음식’이 아니다. 침이 고이게 하는 레시피가 등장하기도 하지만 그 맛있는 음식들은 조연의 역할에 머물러 있다. 그 음식을 사주거나 만들어준, 혹은 함께 나누었던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전면에 등장한다. 짝사랑했던 체육 선생님이 사주신 돈까스, 친구들과 불화로 불쑥 떠난 여행에서 맛보았던 주꾸미, 프랑스 화가들과 함께 먹었던 막국수, 비오는 날 어머니가 부쳐주었던 채소 부침개... 이 책을 읽다 보면 누구나 경험하게 될 것이다. 내 인생라면은 언제였더라? 내 짜장면의 기억에는 누가 함께 했었지? 어느새 음식을 넘어 추억 속 사람들을 더듬어 찾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음식은 내 몸의 살이 되었지만, 사람들의 기억은 내 영혼의 살이 되었다는 사실을 홀연히 깨닫게 될 것이다. 첫 번째 산문집『좌파 고양이를 부탁해』에서 보여줬던 김봄 작가 특유의 솔직함과 발랄함은 두 번째 산문집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되었다. 그렇게 즐거운 책읽기를 마치고 나면, 당신은 추억 속의 음식을 배달시킬지도 모른다. 그리고 추억에 묻어두었던 누군가가 잘 지내고 있는지, 문득 궁금해질 수도 있다. 묻었던 추억은 다시 살아날 것이고, 잊었던 사람들은 갑자기 떠오를 것이다. 추억과 사람을 되살리는 힘, 이 책에는 그런 마력이 있다.
저자

김봄

서울에서태어나내내서울을크게벗어나지않은채살아왔다,
소설,에세이,영화와애니메이션시나리오를쓰는작가로,
대학에서학생들을가르치는선생으로,문화기획자로
N잡러의삶을살고있다.고양이바라와함께
게으르고느리게사는삶을꿈꾸고있다.
단편집『아오리를먹는오후』와
에세이『좌파고양이를부탁해』를펴냈으며,
동물권에대한고민을소설로풀어낸앤솔로지『무민은채식주의자』를
여러작가들과함께펴냈다.KBS2에서방영된
글로벌합작애니메이션〈렛츠,고릴라!〉의집필에메인작가로참여했다.
『너,뭐먹고살쪘니?』는작가의두번째산문집이다.

목차

추천의글
프롤로그

나를키운건8할이라면이었다라면
인생라면
다시마는언제나옳다다시마피클
달아났던입맛되살리는망고처트니
부처님오신날,나도왔다생일날미역국
터미네이터에게보내는러브레터돈가스
허한마음을채워줬던KFC비스킷과콜라
살고싶을때마다순대를먹네속이꽉찬순대
떡볶이와고백은패키지가될수없어떡볶이와야끼만두
누구나닭에대한추억하나쯤은가지고산닭!
닭한마리는꽤여럿을든든하게한닭!
세상에서가장맛없는김밥그래서더그리운그때의아버지
설탕듬뿍뿌린양푼딸기는추억속으로
저밑에가라앉은검은기억짜장면
‘생’이아닌‘숨’을삼키는맛주꾸미
돼지는죄가없다삼겹살
아오리를먹는오후사과를이야기하는시간
레터스독과그날의언니그리고미완의봄
사랑했던나의빵들과헤어져야할시간
비비지않는비빔밥
니들이골뱅이맛을알아?골뱅이
잡내없는돼지뼈찜
직접만들어먹는식후땡!플레인요구르트
봄은참외한가득여름을좋아해
호주에서물건너온영양제
그여름의프랑스언니들그리고막국수
아삭아삭복숭아여름의맛1
새콤아삭침이고인다여름의맛2
슬프게배부른막걸리
가을비촉촉하게내리는날에는채소부침개
마지막인사를나누는자리에는언제나,육개장
당신은나의연예인급식과급체사이
조금은넘쳐도괜찮아,결혼식이라면

에필로그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추천의글]

김봄작가를처음만난건대학로의막걸리카페‘두두’에서였다.누군가를사적인자리에서처음만났을때하하호호호웃고떠들면좋으련만,우린서로의서먹함이가시자울기시작했다.저자의전작인『좌파고양이를부탁해』의주인공중한마리인‘아담’이세상을떠났다는걸알게되었기때문이다.키보드앞에앉아글을쓰면밤새도록지켜주곤했던아담생각에눈시울이붉어진그녀는골뱅이무침한접시가비워질때쯤조금은밝아진얼굴로말했다.“김치부침개하나주시는데요.아주얇게부쳐주세요.”취향을이야기하는그녀의말에,하마터면“겉은바삭바삭하게요”하고덧붙여추임새를넣을뻔했다.

분명히음식에관한책을썼다고들었는데,알고보니이책은자신의삶을써내려간이야기였다.저자의글을읽으면서나는자연스럽게가장익숙한향,메밀향을떠올렸다.아니정확하게는내몸에각인되었던그언젠가의기억이소환되었다.

남편과단둘이서손님을기다리고있던어느겨울날,막국수를만들기위해메밀을가루로만들고반죽을준비했다.다.기다랗고매끈한반죽한덩이를국수틀에넣고면솥에삶아내면일곱그릇의국수가나오는데,그날은단한그릇만나갔을뿐이었다.우리부부가먹은걸제외해도남은반죽이많았다.남편이주방을정리할동안나는남겨진반죽을비닐에싸서집으로돌아왔다.이걸로정말뭔가라도하지않으면안될것만같았다.

메밀반죽을납작하게잘라유산지(베이킹에주로쓰이는특수한종이)를깔고오븐에넣었었다.
오븐의온도가올라가면서집안가득처음맡아보는냄새가진동을했다.그건짙은메밀향이자아이들을키우려면메밀쿠키라도만들어서팔아야겠다는절박함의냄새였다.초조함으로오븐을열자뜨거운돌덩이들이쩍쩍갈라진채줄지어있었다.늘맛있는빵과과자가구워지던내오븐에서대체무슨일이일어났던것일까.하지만그덕분에나는그메밀향을누구보다도잘알아차리는사람이되었다.비록벽돌메밀쿠키를팔지는못했지만,그돌덩이들은메밀향하나만은확실히내안에각인시켰다.

그때문이었을까.메밀로만든막국수로인해많은사람들을만날수있었다.그분들은막국수도드셨지만올때마다저마다의사연을가지고오셨다.아팠던어린이손님의건강해진모습을보기도했고,결혼기념일에파인다이닝레스토랑이아닌국숫집을찾는가족덕분에감격스러웠던순간도있었다.물론대기시간때문에크고작은언쟁들이일어나기도했지만.

손님의표정을살펴볼여유를갖게되자,사람들은단지허기를메우려고식당을찾는것이아니라는걸알게되었다.“그때거기참좋았어.”“우리아버지를모시고가서참행복했어!”사람들은기억을쌓고일생의추억을만들기위해국숫집을찾았다.이곳에서이루어지는것은단순한식사가아니라,사람과사람을이어주는만남이었다.

나는그만남이좋아사람들을모이게할생각만하며지내왔다.이런진심이손님들의마음에닿았던것인지,짙은메밀향은조금씩퍼져메밀이가장신선한계절에는‘햇밀막국수축제’를열게되었다.내게막국수는그저하나의메뉴가아니라세상과나를이어주는매개체였다.

아마도출판사에서질책을받을것같다.추천사를쓰려다가내얘기만죽늘어놓고말았다.김봄작가의글은늘그렇다.전작때는세상의모든손여사,김여사,박여사,이여사그리고신여사(우리엄마)를소환하더니,이번책에서는음식으로주변의사람을돌아보게만든다.

배를부여잡고웃다가도때로는먹먹해지는만남과헤어짐이쉴새없이파도처럼밀려들었다.이책을끼고있는동안늘아무렇지도않게먹어오던음식이사뭇다르게보였다.그리고자꾸만사람들이떠올랐다.이책에서난김봄작가의사람들을만났지만내사람들도함께느낄수있었다.마치매끼니차려지는밥상처럼내삶속에굳게자리잡은사람들말이다.이책을읽다보면때로는잊고있었고마음한켠에묻어둔채지내는이들에이르기까지,내삶을거쳐간모든사람들이저자의모든메뉴에소환되는놀라운경험을하게된다.

이이야기들은작가의기억이나추억일수있지만,나에게는현재진행형이기도하다

이책을읽는동안포장해온순대를저자의방에서같이먹는상상을하거나,치킨은끝날때까지끝난게아니라는살림의지혜를배우며키득거리기도했다.세상에서가장맛없지만분명맛있을김밥도먹고싶었다.어머니없는부엌에서아버지가성글게싼김밥을맛본그형제마냥황당한표정을짓고싶었다.한번도못뵈었지만이친근한느낌은무엇인지.김봄작가의아버지가닭잡으시던활기찬모습,생생한그시절처럼쾌차하시길진심으로바란다.

책을덮고나니,몽골로떠난첫장면속저자의‘내몸을사랑한다’는말이‘내주변에자리잡은사람을사랑한다’로읽히게된다.독자인나는어느덧내사람을떠올리며카톡을보내고있다.내주변의사람들이먼저떠오르지만결국엔혀끝에침이고이는책이다.단,살이찔수도있음에주의.

김윤정
고기리막국수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