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인간 (시대의 인간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정상인간 (시대의 인간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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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대의 ‘정상 인간’은 기획되고 만들어진다, 역사 속 ‘정상 인간 만들기 프로젝트’ 톺아보기!
현대 사회에서 시간 관리와 자기계발은 필수 덕목이다. 끊임없이 자기를 관리하는 인간형이 이 시대의 ‘정상 인간’형으로 인정받는다.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정상 인간’형에 스스로를 끼워 맞추고 있다. 그런데 표준화된 ‘정상 인간’을 상정하는 이 사회는 과연 ‘정상’인가? 이 책은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에 의문을 가진다. 역사 속에서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은 변화해왔다. 과거에는 정상이던 것이 현재에 비정상이 되기도 하고 그 반대의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 기준은 누가 정하는가? 저자는 당대를 지배한 세력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정상과 비정상이 나뉜다고 말한다. 국가와 자본으로 대표되는 지배세력은 사회를 원하는 대로 만들기 위해 ‘정상 인간’을 상정하고 그에 맞는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실시해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회의 모습이, 일상의 풍경이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정상이라고 할 수 없는 장시간-저임금 노동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다.
저자

김영선

저자김영선은사회학자로노동시간센터에서활동하며시간의문화/정치를연구한다.《잃어버린10일》(이학사)과《과로사회》(이매진)를썼고《우리는왜이런시간을견디고있는가》(코난북스)와《여가와문화》(리체레)를함께쓰고옮겼다.지금은쉼없는한국사회,시간의문화/정치를분석하며실질적인자유시간이가능한조건들을탐색중이다.

목차

서문정상인간만들기프로젝트

1장여가의통치

1.먹고마시고노는것을문제삼다
2.시대에따라달라지는여가풍경
3.“식빵을간장에찍어먹는다고?”
4.사회없는여가,노동없는여가

2장근대사회의대중오락

1.낯설었던것이취향이되다
2.교통혁명,시공간을확장시키다
3.대중의탄생,대중여가의반격
4.여가산업,‘풍요로운미래’라는이데올로기
5.새롭게등장한정상의범주

3장교양시민만들기

1.동물싸움,사회적으로허용되던오락들
2.근대질서에맞는인간형만들기
3.근대사회,쾌락ㆍ즐거움을관리하다
4.배제의정치,주체의생산

4장근면신체의발명

1.일과쉼은하나의생태계
2.노동자와공장,정상인간형이바뀌다
3.근면신체,노동자를통제하다
4.노동자와빈민의궁핍한삶
5.시간에맞선투쟁,러다이트운동
6.시간에대한투쟁,공장법

5장시간이모든것이며인간은아무것도아니다

1.인간은시간의잔해일뿐
2.‘시간은금’이라는불문율
3.문제는자본주의시스템
4.시간불평등시대

6장사람들은왜한계를추구할까

1.매너가사람을만든다
2.문명사회의행동양식
3.한계를넘어서려는강렬한욕망
4.‘비정상적인’형태의여가
5.정상과비정상사이의회색지대

결론을대신하여상식이된비정상성을해체하자!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정상인간-시대의인간형은어떻게만들어지는가

자기계발의시대,시간강박에시달리는현대인들
지금이시대가상정하는‘정상인간’형은무엇인가?


시대마다‘정상인간’의모습은다르다.1970년대산업화시대에는조국근대화를이룰‘근면한근로자’가‘정상인간’형이었다.신자유주의시대를살고있는지금은어떨까?시간관리에능숙한‘자기계발의주체’,이것이이시대가상정하는‘정상인간’형이다.그래서현대인들은끊임없이시간을관리하며퇴근후에도학원을다니거나스터디를하는등자기계발에열중한다.쉼과여유를누릴시간은없다.‘나만뒤처지고있는건아닐까?’,‘시간을낭비하고있는것은아닐까?’하는생각이계속들기때문이다.이렇게현대인대부분이불안ㆍ강박증에시달린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
언제부터이렇게됐을까?왜사람들은시간을관리하고자기계발을하려고하는가?우리는이사회에서제대로된역할을하기위해노력하는과정에서불안ㆍ강박증에시달린다.바꿔말하면이시대가만들어놓은‘정상인간’형에스스로를끼워맞추려다보니이렇게됐다는것이다.그렇다면이‘정상인간’형은누가만드는가?
시간관리와자기계발은지금이시대를지배하고있는세력들의힘관계에따라구성된권력관계의산물이다.신자유주의시대는‘경쟁’이핵심이다.개인간,기업간,국가간에경쟁에서이기려면사람들은일터외일상에서도일을하고있어야한다.그도아니면일의능률성을높이기위한노력을부단히해야한다.이를위해국가와자본은시간관리하는인간형을정상으로만들고자기계발이라는주술을만들어낸것이다.한톨의자유시간도경쟁력을드높이는연료로사용하기위해서!이것이바로‘정상인간만들기프로젝트’다.

이책은역사세력들이오락ㆍ레저ㆍ스포츠프로그램을통해개인과집단을어떻게특정한인간형으로만들어왔는지를파헤친다.이를위해저자는‘정상인간만들기프로젝트’의역사를짚어본다.특히근대가시작되는시기,자본주의가시작되는시기,신자유주의가시작되는시기마다역사세력들이어떻게개인과집단을개조해왔는지를수많은국내외문헌을참고하며추적하고있다.이를테면산업질서와맞지않는오락ㆍ레저ㆍ스포츠는그것이수백년동안이어져왔던전통이라고해도배제되었다.산업자본은동물싸움이아닌건전오락을장려했고,독주가아닌맥주를권장했다.나치정권은국민체육,국민차,국민도로같이민족정체성을목표로한오락ㆍ레저ㆍ스포츠프로그램을대거만들었다.이는박정희정권도마찬가지였다.여가시간이지극히부족한신자유주의시대인간형은행복과사랑마저도상품서비스에의존하게되었고남은시간에는끊임없이자기계발을하는데시간을쓸수밖에없게되었다.왜이렇게되었는가?각시대마다‘정상인간’을규정하는세력들은누구인가?
전작《과로사회》로주목을받은바있는사회학자김영선은특정한오락ㆍ레저ㆍ스포츠를정상으로내세우고그렇지않은것을비정상으로내몰았던일련의프로젝트들을역사적으로살펴보고지금우리시대에전개되는정상인간만들기프로젝트들을비판적으로조망하고있다.저자는새로운신자유주의장치들이장시간노동이라는비정상성을재생산하고있다고말하면서,저임금-장시간노동을당연한것으로받아들이는이비정상성을해체하자고말한다.

우리가먹고마시고노는것조차우리의것이아니다.
권력이기획한여가의통치,‘정상인간만들기프로젝트’


휴가기간이다가온다.인터넷창을띄워서각종여행상품을둘러보고예약한다.제주도를갈수도있고동남아,유럽으로떠날수도있다.주말에는무엇을할까?피곤한데집에서TV나볼까?요즘유행이라는캠핑을떠나보는건어떨까?우리는각자취향과선호에맞게여가를즐긴다(고생각한다).그러나여가시간을즐기는이모든방법이온전한내선택이라고할수없다.우리가언제부터여행을즐겼는지,영화가없던시대에무슨오락거리를즐기며여가를보냈는지생각해볼필요가있다.‘정상인간’을만들기위한노력이일터밖여가장면에서도발견되기때문이다.
사실여행은인류보편적인취미가아니었다.전통사회에서는이동수단이여의치않았기때문에귀족들이나즐기는취미였다.19세기중반,증기기관차의발명으로교통혁명이시작되고서야비로소사람들은여행을하기시작했다.여행은근현대시대가낳은여가모습인셈이다.반면동물싸움과몹풋볼(돼지오줌보같은공을사용해상대방진영의정해진위치에공을갖다놓는게임)은근현대시대에사라진여가의한장면이다.영화관이없던시절,사람들은각종동물싸움을즐겼다.광장주변이나선술집앞에서‘곰곯리기(쇠사슬로묶인곰에게개를덤비게하는옛놀이)’,투견,투계등이벌어지면많은사람들이모여구경했다.또사람들은몹풋볼을즐겼다.정해진규칙이없을뿐현대축구와유사한,인기있는스포츠였다.그러나19세기초반부터이들은사라지기시작했다.그이면엔산업자본의계산이있었다.동물싸움이나몹풋볼을공장에서한창노동해야할노동자들의노동력을훼손하는문제적여가방식이라고생각했다.그래서동물오락은‘동물학대’로,몹풋볼은‘유혈스포츠’라는낙인을찍어비정상적인것으로사회에서배제시킨것이다.

국가전체가대대적으로여가(통제)프로그램을실시한경우도있다.1900년대초반,독일과이탈리아는오락ㆍ레저ㆍ스포츠프로그램을강건한신체를길러내는것은물론정치적충성심을끌어내고민족정체성을불러일으키는탁월한도구로생각했다.히틀러와무솔리니는각각여가프로그램을조직하는기구를만들어콘서트,도서관,헬스클럽,하이킹,합창등다양한여가시설과프로그램을세우고기획했다.이를통해민족공동체를형성하고애국심을고취시키며독재에대한불만을잠재우려했다.

상식이된비정상성을해체하자!
‘정상인간만들기’에대처하는우리들의자세


사람들은각종캠페인이나도덕을앞세운구호에쉽게순응했다.그러나이제우리는정상과비정상이당대지배세력들의이해관계에따라규정된다는것을알았다.그렇다면의문을품어볼수있다.정상이라고생각하는것이과연진짜정상적인것일까?비정상을정상이라여기며살고있진않은가?시간관리와자기계발에시달리는우리의모습은정상인가?사람들은장시간-저임금노동에시달리고있다.과거발전주의의유물인줄만알았던장시간-저임금노동은새로운신자유주의장치들이비가시적인방법또는자기통치의방식으로덧대어져재생산되고있다.주40시간노동이제도화됐지만이제도가제대로돌아가고있는지,이제도자체가‘정상’인지도의심해야한다.스마트폰이도입된이후사람들은퇴근을하더라도일상이일의요소에의해간섭받을가능성에항상노출되어있다.일이끝나도끝나지않은것같다고느낀다.정보시대의이른바‘그림자노동’에시달리고있는것이다.장시간-저임금노동이고착화되고강박ㆍ불안증을넘어골병과과로사가일상화된이사회가과연‘정상’인가?

저자는이제비정상을정상으로돌려놓기위해노력해야한다고말한다.비정상성을얽고있는고리를해체해야한다는것이다.저자는비정상성의얽힌고리들의배치를하나씩전환하는방법을제시하고있다.첫째,신기술의자본주의적사용을제한하는조치를취하고경쟁적성과장치의반인권적요소들을제거해야한다.둘째,일상속에뿌리깊게배어있는기존의노동규범,판단기준,인식틀의당연함에의문을품고비판할수있어야한다.셋째,장시간노동을자연스럽게만들어버리는담론을해체할대항적언어를‘발명’해야한다.‘임금노예제’나‘살인으로간주되지않는살인’같은공격화법을동원할수도있고‘저녁있는삶’과같이‘다른삶’의선택가능성을높이는언어를사용할수도있다.넷째,장시간노동을존속시키고있는큰기둥인임금체계의부적절함을개혁하는것을포함해새로운소득구조를만들어내는작업도병행해야한다.다섯번째,제도적차원에서장시간노동을대놓고조장하는고질적제도를없애고제도의현실성을높이는작업도함께한다.

쉽지만은않겠지만희망의목소리는나오고있다.“이게사는건가”“이렇게살아야하나”처럼현재의비정상상태를상대화하는목소리들이나오고있기때문이다.이는그자체로새로운가능성의조건일수있다.우리는비정상성의당연함을당연시하지않는목소리를내고이것이이어지도록연결해야한다.또한제도차원에서뿐만아니라실제로쉼을적극적으로실천할필요성도요구된다.쉼은그자체로자유시간을송두리째앗아가버리는신자유주의적장시간노동체제에맞선저항이기때문이다.나아가이제까지와는‘다른새로운주체를발명’하기위해서쉼을향한감각과역량을자극ㆍ교육해야한다.더이상‘개미와베짱이’류의이데올로기를확대재생산할수는없다.그래야만진짜‘정상사회’에서‘정상인간’으로살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