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천사 (발터 벤야민의 죽음, 그 마지막 여정)

역사의 천사 (발터 벤야민의 죽음, 그 마지막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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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발터 벤야민의 죽음, 그 마지막 순간을 설득력 있게 탐구한 역작!
유대계 출신의 독일 철학자, 비평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발터 벤야민의 생애 마지막 이야기를 담은 소설 『역사의 천사』.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문학상인 바구타 상 수상 작가인 브루노 아르파이아는 3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벤야민의 이야기와 1인칭 시점의 에스파냐 청년 투사 이야기를 대위법적으로 서술함으로써 파시즘과 에스파냐 내전(스페인 내전)이라는 동시대 전쟁 및 독재의 광풍과 마주하는 두 인물의 상이한 삶의 방식, 태도를 인상적으로 그려냈다.

1940년 피레네산맥, 나치에 쫓겨 유럽을 떠돌던 유대인 발터 벤야민과 에스파냐의 한 청년 투사가 조우한다. 파시스트가 그들의 조국을 장악했고, 그들은 박해를 피해 도주하고 있었다. 오지의 산악 협로에서 이들이 만나기까지, 유럽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들이 벌어졌을까?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기면서도 어떤 식으로든 살아남으려고 하는 마오호의 열정과 죽음의 그림자에 사로잡혀 있는 벤야민의 우울한 기운은 독특하고도 흥미롭게 대비를 이룬다. 평행선을 그리는 두 사람의 궤적만큼 이들이 경험한 전쟁 또한 무척이나 다르다. 독자들은 그런 다른 경험 속에서 벤야민과 마오호로 대표되는 두 가지 삶의 방식, 태도를 마주하게 된다.
저자

브루노아르파이아

저자브루노아르파이아는이탈리아의작가.저널리스트.
1957년이탈리아의나폴리에서태어났다.나폴리대학교에서미국사를전공하고,정치학으로학위를받았다.모교에서학생들을가르치다가나폴리지역지인《일마티노》기자가되었고,1989년에는밀라노로건너가일간지《라레푸블리카》에서일했다.1990년첫번째소설《이방인들》을발표하고이듬해이탈리아에서가장오래된문학상인바구타상을받았다.이후글쓰기와프리랜스저널리즘에온전히몰두하기위해1998년《라레푸블리카》를떠나세권의소설(《잃어버린시간》《역사의천사》《우리앞의과거》)을발표했다.현재는밀라노에거주하면서번역과소설쓰기및언론활동을병행하고있다.또한이탈리아의몇몇신문사와출판사의출판상담역으로도활동중이다.
나치의폭압이횡행하던1930년대후반~1940년벤야민의망명생활을다룬《역사의천사》는아르파이아의소설중가장성공한작품이다.이탈리아의권위있는캄피엘로문학상후보로선정되었고,2006년에는스코틀랜드예술위원회와이탈리아문화원의후원하에TheAngelofHistory라는제목으로영어권에도소개되었다.

목차

한국의독자들에게7

1부13
2부85
3부155
4부225
5부291
6부359

감사의말409

출판사 서평

생생한필치로되살아난발터벤야민의마지막생애
벤야민의죽음,그마지막순간을설득력있게탐구한역작

나치의폭압,끝없는도주와비참한망명생활
삶의막다른골목에서벤야민이마지막까지고민한것은무엇인가?
그는왜죽음을택해야만했는가?

1940년피레네산맥,나치에쫓겨유럽을떠돌던유대인발터벤야민과에스파냐의한청년투사가조우한다.파시스트가그들의조국을장악했고,그들은박해를피해도주하고있었다.오지의산악협로에서이들이만나기까지,유럽에서는도대체무슨일들이벌어졌을까?

유대계출신의독일철학자,비평가로우리에게잘알려진발터벤야민의생애마지막이야기가소설의생생한필치로되살아났다.국내에처음번역출간되는이탈리아작가브루노아르파이아의작품《역사의천사》를통해서다.아르파이아는이탈리아에서가장오래된문학상인바구타상수상작가이다.그는3인칭시점으로전개되는벤야민의이야기와1인칭시점의에스파냐청년투사이야기를대위법적으로서술함으로써파시즘과에스파냐내전(스페인내전)이라는동시대전쟁및독재의광풍과마주하는두인물의상이한삶의방식,태도를인상적으로그려냈다.《역사의천사》는아르파이아의작품중에서가장성공한것으로,이탈리아의권위있는캄피엘로문학상후보로선정되었고,스코틀랜드예술위원회와이탈리아문화원의후원하에TheAngelofHistory라는제목으로영어권에도소개된바있다.

미완성원고인《파사겐베르크》(《아케이드프로젝트》)를비롯해《베를린의유년시절》《일방통행로》《독일비애극의원천》<기술복제시대의예술작품><역사철학테제>등수많은단편과저작으로우리에게알려진20세기의위대한비평가벤야민.그는유물론,매체미학,유대신학등다양한영역을종횡하며여러형식의글쓰기를실험한지식인으로알려져있다.그런그는평생에걸쳐‘추방과망명의삶’을살았다.나치의폭압을피해이비사,파리등지를떠돌며망명생활을이어가던와중에결국스페인의국경피레네산맥의한호텔에서스스로목숨을끊고만것이다.아도르노와호르크하이머의도움을받아미국으로망명하기위해프랑스를탈출하던중이었다.
파시즘에몸서리치며타국으로도주해비참한생활을지속하던중결국스스로죽음을택할수밖에없었던벤야민의비극적인생애는독자들에게그의사상만큼이나주목의대상이되어왔다.언제나그렇듯한지식인의글과사상은어떤식으로든시대와밀접하게호흡하고투쟁한결과물일수밖에없기때문이다.여느사상가와마찬가지로벤야민역시변화된현대의조건속에서지식인의정치적영향력에대해고민하고있었고,특히평생그를괴롭힌파시즘이라는국가폭력은그의주요한정치철학단편들에매우중요한사유의단초를제공했다.아르파이아의소설《역사의천사》는벤야민의삶을집요하게조사하고탐구한끝에바로그런고민,삶의막다른골목에내달린벤야민이생애마지막순간까지붙잡고있던것이무엇이었는지를생생하게그려낸다.
여러외신과작가들로부터‘벤야민의삶에대한치밀한탐구’라는평을받은만큼,단편적으로만알려져있던벤야민의여러에피소드들이일련의서사로구체화되는것을볼수있다.특히독자들은벤야민의사유와작업이그의삶에서실질적으로어떠한과정을거쳐이루어졌는지를구체적인시공간속에서생생히목격할수있을것이다.답을얻을수없는고민들을떠안은채벤야민이산책하는파리의음울한거리,식당,좁디좁은열악한숙소와작업환경,그런그의유일한도피처라고할수있을파리국립도서관,친구들과의만남의장소인아드리엔모니에의서점과같은장소들이디테일한묘사로되살아난다.
벤야민의파리연간은그가보들레르에관한원고와끝내미완성으로남겨진《파사겐베르크》같은저작들을쓰기위해치열하게고민한시기로,독자들은벤야민의위대한저작들이어떤시기적상황과장소에서탄생했는지를좀더자세히들여다볼수있을것이다.벤야민은망명자신세로살아가면서도끝까지원고작업에몰두하는집착에가까운결의를보여준다.《역사의천사》는소설의형식이지만벤야민의사유의궤적을그의삶의과정속에서바라보고자하는독자들,즉벤야민의사유와삶을동시에추적하고자하는독자들의호기심을충족시켜준다.

우울한지식인과활기넘치는청년투사의조우
하지만그렇다고이소설을단순히위대한사상가로서벤야민의위상을다시한번확인하는기획으로오해해서는곤란하다.오히려이이야기는‘발터벤야민’이라는특별한역사적인물을조명하는것이라기보다는,한개인의삶이역사의소용돌이에휩쓸려어떤방향으로나아가게되는지를다룬다.그런점에서벤야민역시지식인이기전에역사적파국의상황에서자신의삶을어떻게꾸려나가야하는지를끝없이고뇌하며방황하는평범한‘개인’으로다루어진다.물론그에게삶을고민하는문제란결국끝없는위기속에서도‘원고’를어떻게완성할수있을지또한나치의추격을피해그것을어떻게성공적으로보존해낼수있을지의문제와결코다르지않다.그렇기에그는파시즘의광풍이심해질수록파리국립도서관에처박혀더욱더작업에몰두했으며,험난한산맥을통과해국경을넘는위험천만한여정중에도자신의안위보다원고뭉치를훨씬더중요하게여겼다.
《역사의천사》에는벤야민외에또다른인물이등장한다.스페인의활기넘치는투사라우레아노마오호가그주인공으로,청년시절프랑코의독재에저항하는공산주의투사로열렬히활동하다가에스파냐혁명이패배하자멕시코로망명해노년을보내고있는인물로등장한다.그의서사는과거‘피레네산맥에서벤야민과의만남’에얽힌에피소드가궁금해그를찾아온한청년에게직접이야기를들려주는방식으로펼쳐진다.다시말해이제는노인이된마오호가젊은시절투사로활동하다가피레네산맥에서우연히벤야민과만나게된이야기를들려주는것이다.
《역사의천사》는벤야민과마오호각각의이야기를장을번갈아가며풀어내다가마지막부분에이르러이들의행로를겹치게끔한다.물줄기가합쳐지듯,따로따로교차되다가하나의이야기로수렴되는흥미로운대위법적서술을보여주는것이다.아르파이아가결코만날수없을것같던이들을조우하게한이유는무엇일까?
말하자면소설은지식인과투사의만남을그리고있는셈인데,이처럼상반되는캐릭터그리고거기서뿜어져나오는상이한에너지를극화한것이바로《역사의천사》의가장큰매력이라할수있다.소설의후반부에이루어지는찰나의만남역시어떤극적인의미를갖기보다도,이들이같은시대를공유하면서도삶과죽음을전혀다른태도로마주하고자한다는것을또렷하게보여준다.그만큼벤야민과마오호는서로접점이라고는찾아볼수없는매우다른인물이며,그저동시대유럽에서살아가고있다는사실외에는이들의만남에그어떤필연적계기도없다.
죽을고비를여러번넘기면서도어떤식으로든살아남으려고하는마오호의열정과죽음의그림자에사로잡혀있는벤야민의우울한기운은독특하고도흥미롭게대비를이룬다.이렇듯평행선을그리는두사람의궤적이야말로《역사의천사》가풀어놓는이야기의핵심이라고할수있다.두사람의캐릭터가서로다른만큼이들이경험한전쟁또한무척이나다르다.독자들은그런다른경험속에서벤야민과마오호로대표되는두가지삶의방식,태도를마주하게된다.죽음에가까운상황에서도싸워서이겨어떻게든살아남아보겠다는청년투사의활력과살아있지만이미죽음을향해발을내딛고있다고생각하며자신의마지막을준비하는우울한지식인의비애가바로그것이다.이렇듯《역사의천사》의진정한묘미는두서사가대비를이루는가운데느껴지는두인물의독특한삶의리듬을캐치해내는데있다.

어떻게죽을것인가
궁극적으로《역사의천사》가벤야민과마오호두인물의삶속에서이끌어내고자하는것은‘죽음에대한태도’이다.나치의폭압및전쟁속에서시시각각죽음의위협이닥쳐오는상황에서살아가는것은결국죽음의문제와가까이밀착될수밖에없다.마오호가지닌투사의활력이이미죽음을감지한벤야민의절망감을전혀누그러뜨릴수없는이유이기도하다.마오호가죽음을생각하지않고현재의위기에과감히돌진하는캐릭터라면,벤야민은자신의삶이어떤면에서충분히죽음에맞닿아있다고생각하며끊임없이‘어떻게죽음을맞이할것인지’를고뇌한다.《역사의천사》는소설의형식으로비참하면서도견고한벤야민의일상을그리면서언뜻단조로워보이는일상에드리워진죽음의그림자를섬세하게포착한다.벤야민이지내는허름한숙소,파리의치솟는물가,느베르에서의수용생활,파리의음울한거리등도처에서말이다.그때마다벤야민은서늘한긴장감을느낀다.
소설에서벤야민은주변친구들의도움으로위기의순간을아슬아슬하게비껴가는것을‘죽음과의조우로부터다시금유예를받은것’이라고스스로이야기하곤한다.죽음을이미자신에게예정되어있는사건으로여겼던것이다.죽음이얼마간유예되고있을뿐머지않아닥쳐오리라는것을누구보다잘알고있었다.따라서국경마을포르부에서자신에게더이상희망이남아있지않다는것을깨달았을때그는주저하지않고죽음을택한다.자신의죽음을나치의손에넘기지않고오로지스스로선택하는것,그것이야말로그가마지막까지지키려고한존엄한죽음이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