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의질적변화를원하는사람들이꼭읽어야할책”
민주노동당의성공과실패를통해무엇을배울것인가?
진보정당이살아남기위해서무엇을해야할까?
‘거대한소수’민주노동당의탄생
2004년5월31일,17대국회의원선거에서당선된민주노동당국회의원10명이국회에첫발을내디뎠다.“국회의원뿐만이아니었다.보좌진80여명도함께국회에입성했다.국회의원과보좌진의출신은다양했다.노동자,농민,구청장,시의원,진보정치운동가출신의국회의원과노동조합,농민단체,시민사회단체,당지역위원회등진보진영의다양한분야에서활동하던운동가,전문가출신의보좌진이함께진보정치실현과진보정당성장을꿈꾸며국회에모였다.”민주노동당국회의원들과보좌진들은국회의사당앞에모여다음과같은문구가담긴플래카드를내걸며굳게손을움켜쥐었다.“국민여러분,희망의정치를실현하겠습니다.”그들의결의에찬표정을보고많은사람들은희망을품었다.
생각해보면민주노동당은참소중했다.그날‘진보정치’를꿈꾸던사람들은‘한국정치가드디어변할수있겠구나,이렇게한국사회가또한번진보하는구나’하고기뻐했다(더군다나당시국회는민주노동당과열린우리당을합쳐과반수이상의의석을차지했다).그리고실제로민주노동당은그런기대를저버리지않았다.‘거대한소수’전략이라는기치를내걸고‘땀흘려일하는사람들,억압으로고통받는사람들’의대변자가되어주기도했다.민주노동당은사회적약자의처지를보듬는진보의제들을제도정치에서실현하기위해노력했다.여러방면에서성과를거두기도했다.“농민단체와강기갑국회의원의강력한연대로펼쳐냈던쌀재협상운동과미국산쇠고기반대운동,장애인운동과최순영국회의원의연대로만들어낸‘장애인교육법’,임대주택임차인운동과당경제민주화본부그리고이영순국회의원의연대로만들어낸‘부도임대아파트법’,건설노동조합과단병호국회의원그리고이영순국회의원의연대로만들어낸‘건설산업기본법’,상인들과노회찬국회의원이함께만들어낸신용카드수수료문제이슈화,이외에도학교급식,무상의료,주민소환제,파산자구제문제,삼성을필두로한재벌문제,비정규직문제,한·미FTA문제여론화와같이민주노동당은진보정당이었기에가능했던정책과이슈들을입법화하고사회적으로알려내는역할을해냈다.”
그러나2008년민주노동당은분당사태를겼었다.민주노동당의일부는진보신당으로이동했다.2008년국회의원선거에서민주노동당의의석수는5석으로줄어들었다.이때에도진보정치에대한기조는변하지않았지만,제도정치의높은벽과만성적인정파갈등으로인해난항을겪었다.결국민주노동당은2011년통합진보당출범으로해산되었다.통합진보당도곧9개월만에해체되었다.그뒤진보정당은어려움을거듭겪은끝에2004년보다오히려더퇴보한상태이다.“1987년이후한국의진보정치운동은대체로실패로끝난것으로봐야하지않을까생각한다.노회찬의죽음은그비극적인대단락을상징해준충격적인사건이었다.”(김동춘성공회대교수,‘추천사’중에서)
짧은기간이긴하지만민주노동당은한국사회에‘진보정치’바람을일으켰고,기성정당에도큰영향을미쳤다.그러나결국민주노동당의실험은일정정도성과를거두긴했지만실패로끝나고말았다.정의당,민중당,녹색당등진보적소수정당이나름대로고군분투하고있긴하지만,한국사회에진보정당이제대로자리를잡지못한탓에사회적약자와소수자들은여전히고통을겪고있다.
민주노동당의성공과실패
한국의진보정당은왜이렇게되었을까?발전하기는커녕왜뒷걸음질을쳤을까?이런질문에대한답은‘진보정치’의희망이었던민주노동당의성공과실패에서찾아야할것이다.민주노동당이왜결국실패하고말았는지,그이유를분석해야할것이다.이를통해서우리는무엇을배울것인가?
그간민주노동당의실패원인에대한논의는간간이이루어지긴했다.그런데대부분정파갈등에만초점이맞춰지는경향이있었다.그리고다른것들은지워지기일쑤였다.<다시,진보정당>의지은이정경윤은2004년민주노동당국회의원들과함께보좌진자격으로국회에입성했다.지은이는‘정파문제’는정당정치의한부분일뿐그자체가민주노동당의실패원인은아니라고말한다.지은이가보기에민주노동당이실패한이유는“진보정당이실천해야할‘정치’가무엇인지에대해활동방향과전략을갖지못한한계”때문이다.즉당시민주노동당은‘거대한소수’전략을외쳤으면서도‘거대함’은무엇인지,‘거대함’을만들기위해서는무엇을해야하는지와같은논의는잘이루어지지않았다.또한당원은어떻게해야하는지,당과의원,당간부,활동가들은무엇을해야하는지,당원들과어떤관계를맺어야하는지도논의가잘이루어지지않았다.
지은이는거대한소수전략의핵심은정당정치와운동정치의관계에있다고말한다.진보정당이사회운동과깊게연관되어있을때성공적으로입법활동을펼칠수있었고,그렇지못했을경우에는결국실패했다고말한다.여기에서말하는사회운동은민중운동(노동운동,농민운동,빈민운동),시민운동,자발적당사자운동을모두포괄한다.
그동안민주노동당등진보정치운동의역사를다룬책이나논문은여러편출간되었으나,진보정당의입법운동,즉정책이제안되고,법안이마련되는과정에서그기반이되는노동조합이나사회운동단체그리고기존의거대여야정당과의타협과연대,그리고갈등과정에대한연구나분석은거의없었다.<다시,진보정당>은민주노동당의입법활동분석을통해진보정당의가능성을제시한다.거대정당중심의정당체제에서소수정당인진보정당이어떻게정책을변화시킬수있는지에대한해답을찾아가는작업임과동시에,진보정당과사회운동의관계가어떻게이루어져야할것인가에대한검토와고민을담고있다.이를밝히기위해서지은이는비정규직보호법,대형마트·SSM규제법의입법과정을추적한다.비정규직보호법입법과정은민주노동당의실패사례로,대형마트·SSM규제법입법과정은민주노동당의성공사례로제시되어있다.두사례는17대와18대국회에서민주노동당이강조했던손꼽히는이슈다.그리고대중정당으로서민주노동당이대변하고자했던노동자와중소상공인의이해와관련된것으로,기존정당이제기하지않았던사회문제에대해민주노동당이주도적으로입법화를시도한경우다.또한이과정에서당과의원그리고사회운동단체들이함께중요한행위자로나타나기도했다.
기대에서좌절로:‘비정규직법’입법활동
17대국회에서민주노동당은비정규직보호법이날치기처리되는과정을가만히지켜만보고있어야했다.당시민주노동당은충분히이법을주도해서처리할수있는기회가있었지만,결국그시도는실패하고말았다.그원인은어디에있었는가?곧민주노총,전빈련등사회운동단체와민주노동당이긴밀한관계를맺지못했기때문이라고지은이는말한다.당시민주노동당과민주노총은심한균열을이루고있었다.전략도없었다.잘알려져있다시피민주노동당은민주노총이주도해설립된정당이다.그런데민주노총조합원대비조합원당원수는극소수였고,당과민주노총그리고조합원의관계에서이념적통합성은이루어지지않았다.그리고입법이나정책에서노동조합자신의‘실리적추구’를위해당을도구적으로접근하는경우도많았다.민주노동당은당내정파문제로,민주노총은사회적교섭을둘러싼내부갈등과민주노총간부비리사건등의조직내부문제로,전비연은공동의입법목표의단일화와당사자조직화운동실패,그리고기업의탄압으로인한현장문제로,비정규공대위는입법전략에대한입장차이로결국해소하는식으로,정부법률안에대항하고비정규법입법운동을주도하던세력이내부문제로와해되면서정부법안을개진할수있는동력이무력화되었다.결국민주노동당은무늬만‘보호법’인‘비정규직보호법’이통과되는걸막지못했다.
진보정당의가능성을보여주다:‘대형마트·SSM규제법’입법활동
이에반해18대국회에서민주노동당은SSM규제법을성공적으로통과시켰다.이법은WTO유통시장개방과‘자본’의유통시장독과점에대항하여유통시장허가제도입을통한중소상공인보호를위한것이었다.신자유주의경제정책을철저히옹호하는이명박정부와여당인한나라당과의대립구도에서민주노동당은이입법활동으로여러성과를거두게된다.이것은어떻게가능했는가?당과사회운동단체가긴밀하게협력했기때문에가능했다고지은이는밝힌다.곧진보정당이거대정당과의경쟁에서이길수있었던것은바로사회운동과이념적·전략적·조직적으로잘결집했을때라는것이다.더군다나당과의원의정치적입지와당사자운동인새로운상인운동세력도강화되었다.
어떤진보정당이필요한가
그동안한국사회에는다양한진보정당이등장했다가사라졌다.이과정에서‘어떤진보정당’이필요한지에대해서는그다지논의되지못했던듯하다.<다시,진보정당>은‘한국사회에어떤진보정당이필요한가’에대한질문을하고있다.지은이는진보정당의‘질적변화’를주장한다.대중들에게진보정당의필요성과존재감을인정받을수있는전략,즉어떤정치를펼칠것인지에관한전략이반드시필요하다.이것은정책활동의권력기반이되는사회운동과유기적인협력관계를맺었을때만이이루어질수있다.이것을갖추지못하면비록선거제도가바뀌어많은진보정당국회의원들이국회에입성하더라도정치지형을바꾸지못한다고말한다.“제도정치공간에서진보정당의원들이존재해도이들이대표하는‘사회적약자’들의조직화와사회운동이전개되지않으면효력을발휘하기힘들고,운동이전개된다하더라도제도정치공간에서그들과연계된진보정당의원들이없다면거대정당들에의해무력화될수있다는것을알수있다.즉정당과조직화된대중,그리고사회운동의유기적인협력관계형성은정치사회변화를만들기위한필수적인조건인것이다.바로사회적힘을조직하고이를통해서구조적인변화를이끌어내는핵심에진보정당이있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