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을 불어봐 (조화진 소설집)

풍선을 불어봐 (조화진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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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건조한 현실과 뜨거운 낭만 사이에서 아슬아슬게 줄타기 하는 소설들
2002년 경남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조화진 소설가가 두 번째 소설집 『풍선을 불어봐』를 펴냈다. 이번 소설집에는 표제작 「풍선을 불어봐」와 「밤의 놀이터」라는 두 편의 단편소설과 「실비아와 소윤」, 「명랑한 인생」 등의 두 편의 중편소설 등 모두 네 편의 소설이 실려 있다. 조화진의 소설집에는 고백체 진술에 익숙한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무언가를 고백하는 존재가 펼쳐내는 이야기는 그 밑바탕에 그 고백의 내용을 이해하는(혹은 이해해줄 거라고 믿는) 또 다른 존재를 상정하고 있다.

고백하고 싶다고 고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백은 고백하는 주체와 그 고백을 듣는-이해하는 대상의 결합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고백하는 주체는 ‘고백’이라는 양식으로 타자, 곧 자신의 밖으로 나아가는 길을 모색한다. 고백은 자신의 내면을 내보이는 열린 주체를 상정하고 있는데, 조화진 소설에 두루두루 나타나는 고백체 형식은 이런 점에서 소설 주체로 하여금 타자의 진정성과 만나게 하는 틀로 작용한다고 보면 좋을 것이다.
저자

조화진

저자조화진은
경남창원에살고있다.
소설집으로『조용한밤』(2013년)이있다.

목차

풍선을불어봐
실비아와소윤
명랑한인생
밤의놀이터

●해설|건조한현실과뜨거운낭만,그사이/오홍진
●작가의말|두려워하면서기대하는두삶의기록

출판사 서평

건조한현실과뜨거운낭만사이에서아슬아슬게줄타기하는소설들
2002년경남일보신춘문예로등단한조화진소설가가두번째소설집『풍선을불어봐』를펴냈다.이번소설집에는표제작「풍선을불어봐」와「밤의놀이터」라는두편의단편소설과「실비아와소윤」,「명랑한인생」등의두편의중편소설등모두네편의소설이실려있다.
조화진의소설집『풍선을불어봐』에는고백체진술에익숙한인물들이많이등장한다.무언가를고백하는존재가펼쳐내는이야기는그밑바탕에그고백의내용을이해하는(혹은이해해줄거라고믿는)또다른존재를상정하고있다.고백하고싶다고고백할수있는것은아니다.고백은고백하는주체와그고백을듣는-이해하는대상의결합을통해서만가능하다.고백하는주체는‘고백’이라는양식으로타자,곧자신의밖으로나아가는길을모색한다.고백은자신의내면을내보이는열린주체를상정하고있는데,조화진소설에두루두루나타나는고백체형식은이런점에서소설주체로하여금타자의진정성과만나게하는틀로작용한다고보면좋을것이다.
“나는북극곰이보고싶었다”라는‘나’의진술로시작하는표제작「풍선을불어봐」는명랑한인생을성취하기위해타인에게자신의마음을내보이는인물의삶이잘드러나있다.주인공‘나’가강이라는남자를연인으로받아들이는과정을묘사하고있는이작품은조화진소설을관류하는관계의의미가무엇인지를정확히보여주고있다.“나는북극곰이보고싶었다”라는진술로이소설은시작하지만,궁극적으로이작품은“노르웨이에가도이젠북극곰같은것은없어”라는나의친구j의진술에초점을맞추고있다.
중편소설「실비아와소윤」의실비아와소윤은같은사람의다른이름이다.소윤은2살때프랑스가정에입양됐고소윤의프랑스이름이‘실비아’인것이다.이소설은주인공인소윤=실비아의내면과생모인‘당신’의내면을교차하며서술하는방식을취하고있다.작가는두인물의내면을교차적으로드러냄으로써인물들이처한상황의진실에시나브로접근하는방식을취하고있다.그런데‘나의독백’이라는부제그대로소윤이1인칭고백의형식을취하고있다면,‘당신’은2인칭고백의형식을취하고있다는점이특이하다.
또다른중편소설「명랑한인생」에서작가는“조용하고평화롭고안락하고명랑한인생”을꿈꾸는정과그의남편노,두인물의삶에주목하고있다.3인칭시점으로서술되는이소설에서작가는정과노의시점을교차하며두사람의인생사를세심하게드러내고있다.특이한것은정과노가마주앉아대화하는장면이이소설에서는거의나타나지않는다는점이다.정은정대로자신의생각을자신의방식대로표현하고있으며,노는노대로자신의생각을자신의방식으로서술하고있다.이렇듯작가는3인칭서술자의시선으로정과노의관점을묶으려고하지않는다.그들의이야기는그저병렬적으로나열되고있으며,중간중간그들이그일을할수밖에없는내면적인이유가곳곳에제시되고있다.
마지막에수록된단편소설「밤의놀이터」에서도작가특유의고백의미학은그대로이어진다.엄마가예전과달라진이유가궁금한10대화자의시선으로서술되고있는이소설은남편과사별하고옛연인과다시사랑을시작한엄마의삶에초점이맞춰져있다.서술자는10대의‘나’이므로이소설은원칙적으로나의관점에철저히종속되고있다.이런서술자의한계를의식해서였겠지만,작가는연인을향한엄마의마음을한권의낡은수첩에적어독자들에게보여주고있다.
조화진의소설집『풍선을불어봐』는상당히건조한인간관계를형성하는인물들에초점을맞추고있다.어떤상황에서도담담함을잃지않으려는인물들의의지가그것을예증하고있다.그럼에도그이면에는「밤의놀이터」의나처럼엄마가떠나는걸두려워하는‘아이’의마음이도사리고있다.요컨대그의소설속인물들에게나타나는건조함은타자를향한강한열망을숨기려는의도적인전략일수도있다.그의인물들은건조한현실과뜨거운낭만사이에서아슬아슬한줄타기를하고있는듯하다.건조한현실에서뜨거운낭만을꿈꾸는것은모순일까,아닐까?아니,어쩌면작가에게는이런질문이우문처럼들릴지도모르겠다.그의소설속등장인물들은이미이렇게모순된삶을현실로살고있으니까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