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 (박영희 장편소설)

유니폼 (박영희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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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나는 지금 지방 국립대 영문과를 나온 취업 준비생 딸을 둔 50대 초반의 엄마이다. 졸업 전부터 취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딸아이를 보며 30년 전 여상을 졸업하고 대기업에서 겪은 수습 시절을 떠올린다. 우리나라 최고의 조미료 회사에 수습직 판촉여사원으로 입사한 나는 입사 첫 날부터 직장 선배이며 팀장인 고안나 주임이 보여준 정식 여직원의 당당함을 넘어 거만하기까지 한 태도를 보며 어떤 일이 있어도 정직원 유니폼을 입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발효조미료에서는 당당한 선두였지만 천연조미료 자리를 다시다에게 빼앗길 위기에 처하자 미원에서는 맛나를 출시했다. 맛나의 대대적인 홍보를 위해 급조된 여직원인 나는 도시의 슈퍼마켓을 돌며 온갖 경험을 다 겪게 된다. 고안나 주임이 말하는 ‘매대 매출학’을 머릿속에 두며 점차 싸움꾼을 넘어 전사가 되어간다. 정직원이 되기 위한 서울행 티켓을 따기 위해, 동료들보다 선배들보다 더 열심히 일하며 고 주임의 눈에 들기 위해 노력한다.

더 많은 홍보와 매출을 위해 준비한 진주 개천예술제 축제의 날, 드디어 일이 터진다. 미원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홍보 내용이 새어나갔는지 라이벌 다시다에서도 똑같이 매대를 준비하고 심지어 CM송까지 틀며 수준 높은 홍보 전략을 펴는 것이다. 승진을 위해 오로지 오늘을 기다린 고 주임은 그곳에서 나의 어릴 적 동네 오빠인 제일제당의 주임인 성현오빠를 보고 오해를 하게 된다. 고 주임은 성현오빠에게 내가 이용당했다고 생각한다. 의심은 싸움이 되고 싸움은 더 크게 확대되어 축제의 날은 난장판이 된다. 지점장님까지 축제위원회에 호출이 되는 사태를 맞이한다.

그 탓으로 축제위원회에 불려간 나는 이번 일의 범인으로 몰린다. 오로지 정직원 유니폼을 입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린 나에 대한 혐오감과 환멸을 느끼게 된다. 축제의 장에는 마칭밴드부의 찬란한 유니폼이 빛나고 있었다. 여고시절 한때 입었던 고적대의 유니폼을 바라보며 그 옷을 입기 위해 친구를 이용한 것을 떠올린다. 모든 수습들은 그저 일벌일 뿐이고 모든 사람들은 먹이사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며 스스로 유니폼 입기를 포기한다.

자신이 생각했던 유니폼은 땀으로 만들어진 정직한 유니폼이 아니었다. 타인을 이용하고 밟고 올라서야만 입을 수 있는 얼룩진 유니폼이었던 것이다. 그저 화려한 것만 추구한 자신을 반성하며 유니폼은 결코 유토피아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나는 나에게 맞는 유니폼을 찾으러 길 위에 선다. 그리고 현실에서도 자신의 유니폼을 찾기 위해 베트남 행을 택한 딸의 선택에 격려와 용기를 보낸다.
저자

박영희

경주에서태어났다.창신대문예창작학과를졸업했다.2008년경남신문신춘문예단편소설로등단했다.2016년소설집『고래의맛』을출간했다.2018년경남소설제1회작가상을수상했다.

목차

프롤로그유니폼은계급이다8
맛의세계13
매대매출학33
네가누구인지유니폼은말해주지47
칵테일MSG70
네겐너무예쁜유니폼188
네겐너무예쁜유니폼2107
새벽시장,홍보120
금지된만남133
맛나의노래147
축제속으로162
내겐너무무거운유니폼1180
내겐너무무거운유니폼2192
마칭밴드와행진을202
에필로그네가꿈꾸는유니폼을찾아라210

작가의말1990년대생들에게바치는이야기216

출판사 서평

취업준비생들이즐비한1990년생들에게바치는장편소설『유니폼』출간
2008년경남신문신춘문예단편소설로등단해2016년출간한첫소설집『고래의맛』의필력을인정받아2018년경남소설제1회작가상을수상했던박영희작가가첫장편소설『유니폼』을출간했다.
박영희작가가주목한이번장편소설의주제는‘유니폼’이다.정식직원과계약직원의유니폼이다른회사,늘푸대접받는계약직원의유니폼을벗고정식직원유니폼을입기위해갖은고초를견뎌야하는여자주인공정미정의눈물겨운사투가소설전편에펼쳐진다.이를위해박영희작가가소재로끌어들인것은1960년대에일어난미원과미풍의조미료전쟁의후속편격인1980년대대기업‘다시다’와중소기업‘맛나’의천연조미료전쟁이다.그천연조미료전쟁의한복판에서‘맛나’의계약직원으로근무했던주인공의애환을적나라하게담고있다.
박영희작가는유니폼은‘내가누구인지깨우쳐주는충고’였다고고백한다.아이들이대학졸업하면괜찮겠지하며버틴희망은부모와자식의위치가어느계급에속하는지를알아차리게하는과정이었다고한다.‘수습은유전된다’는말은그냥무심결에나온말이아니었고작가의속에서오래된젓갈마냥곰삭아서나온말이었다.그러면서작가는자신이겪었던수습시절이KTX속도처럼빠르게다가왔다고고백한다.사회가규정하는정상적인인간이되기위해,그힘센권력을갖기위해얼마나애태웠든가.계약직의기억들이30년이훨씬넘게흐른지금도유효하다는것이씁쓸하다고토로한다.
박영희작가는자신이취업했던그시절이나자녀들이취업할지금이나사회는크게달라진것이없다고단언한다.박작가는「프롤로그」에서“1990년대생들은현대사의한페이지에참여한세대이기도하다.IMF시절금모으기운동에자신의돌반지도기꺼이바친아이들이니깐태어나자마자나라를위해반강제(엄마들에의해)로힘을실어준세대들이라고말할수있다.물론엄마들은자신들의결혼예물도보탠대단한엄마들이기도했다.10명이넘는아이들중에밥벌이하는아이와대기업에취업을한녀석은고작두세명정도다.나머지는여러항목에해당하는취준생들이다.그래서씁쓸했다.그씁쓸함이내아이들의시대인1990년대생들에게더많은관심을가지게된계기”가되었다는것이장편소설『유니폼』을쓰게된계기라고말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