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를 뜯다 (서양숙 시집)

혼수를 뜯다 (서양숙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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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횡설수설의 언어를 집어던지고 단번에 본질로 진입하는 서양숙의 시들
2009년 계간 『시와산문』 신인상을 받은 후 2012년 첫 시집 『너무 오래 걸었다』를 선보였던 서양숙 시인이 7년 만에 두 번째 시집 『혼수를 뜯다』를 출간했다.
서양숙 시인의 시편들은 횡설수설의 언어를 과감히 집어던지고 단번에 본질에 진입하고자 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대체적으로 시가 짧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굳이 현재의 시적 경향에 대해 비판할 필요도 없지만 분명한 것은 지나치게 길다는 것이다. 단지 길다는 형식이 문제가 아니라 형식과 내용의 필연성이 잘 감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양숙의 시는 그것으로부터 빗겨 있으면서 단세포의 단순함을 넘어 섬유질의 복합성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시인의 사유의 폭과 형상화의 조합이 시의 성패를 가늠한다는 것이다. 서양숙의 빛나는 짧은 시편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서양숙의 시에서 이별은 단순히 만나지 못하는 상태가 아니라 경계의 긴장을 유지하는 데서 비롯된 인식의 결과물이다. 따라서 나와 대상은 늘 서로의 언저리를 배회하지만 궁극적으로 만나지는 않는다. 어떤 간격이야말로 서로의 존재성을 그대로 유지하는 전제가 된다. “사실 불안의 날들이었다/ 멀리 날아오르는 외기러기”(「외기러기」 부분)와 같은 고백은 이별을 인내하는 한 초상을 보여준다. 불안의 날들 속에서 고독을 인내하고 홀로 날아오르는 외기러기에서 자신의 초상을 발견한다는 것은 실존적인 면모을 내포하고 있다. 일상적인 행복, 즐거움과는 먼 거리에 스스로를 위치시킨다는 점에서 그 예술적 지향을 추측케 해준다. 결핍을 통한 시적 지향은 서양숙의 시쓰기의 한 축이다.
서양숙의 시를 읽으며 한 사람의 생애란 누구에게나 내면의 피로 물드는 과정으로 보인다. 시인은 끊임없이 갇히고 다시 열어젖히는 존재다. “추위가 걷고 있다 추워서 걷고 있다 우리의 거리는 춥고 짧다”(「겨울나그네」)와 같은 시를 읽다보면 이가 시리도록 춥다. 빙하의 세계 넘어 어떤 세계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아무도 모른다. 서양숙의 시가 얼음의 세계를 파열시켜 더 단단한 얼음의 세계 혹은 춥지도 덥지도 않은 세계에 도달할 것이다.
저자

서양숙

광주광역시에서출생하여함평에서유년기를,서울에서성장했다.2009년계간『시와산문』가을호에「내신전을다녀온적이있었네」외2편으로신인상을수상하며등단했다.2007년까지‘꽃핀자리’동인으로활동했다.2012년첫시집『너무오래걸었다』를출간했다.현재브랜드〈미셀라니〉를경영하고있다.

목차

시인의말5

1부
안부·13
굳이새의이름을써야한다면·14
혼수를뜯다·15
핑계·16
꽃에게묻다·17
냉전·18
슬픔에대한예우·19
환희를벗기다·20
방생을머뭇거리다·21
저장·22
연애들아·23
싹을다시키우다·24
사라진입술·25
초코슈·26
섬·27
정리·28

2부
오류의겨울·31
빈방·32
스토커에게·33
역할교환·34
버스정류장에앉아있다·35
감각·36
나를훔쳐보다·37
미역국·38
구멍에대한변명·39
벌의입·40
간격·42
달의비밀·43
붕대·44
방문객·45
경계·46
허기·47

3부
장마·51
맹신·52
꽃이,순간·53
아버지·54
중심·56
정지·58
문신을지우다·60
외기러기·61
라일락핑계·62
첫·63
건담조립하기·64
애니팡찬사·65
짐·66
밥·67
사라지는이름·68
끈끈이·70

4부
응시·73
붉은담쟁이·74
난곡동의기원·75
겨울나그네·76
확인·78
이름·79
레즈비언·80
우리모두광장을나가고·82
착시·84
과속·85
자정의남자·86
명찰·87
화이트크리스마스·88
소유·90
이기적상담·91
사랑에게유서를·92

해설사랑을등지고가는노래/우대식·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