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증언 인문학 (민주주의는 증언에서 시작된다)

민주주의 증언 인문학 (민주주의는 증언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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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증언의 가능성은 민주주의의 가능성이자 인문학의 가능성이다
『민주주의 증언 인문학』이 던지는 질문은 민주주의와 통치성의 문제, 즉 모든 정치적 관력관계의 문제다. 엄밀하게 말해, 민주주의는 관계의 문제다. 국가권력과 국민의 관계, 집단과 집단의 관계, 집단과 개인의 관계, 개인과 개인의 관계, 이것이 민주주의의 모든 것이다. 모든 권력은 관계를 통해 형상화되고 현실화되기 때문이다. 1980년 광주에서 시작하여 1987년 6월 항쟁, 2016년 광화문의 촛불에 이르기까지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던진 질문도 결국은 국가와 국민, 국가와 대통령 그리고 국민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이었다. 이 복잡다단한 관계의 총합을 푸코는 ‘통치성governmentality’이라 정의한다. 모든 제도적, 관습적, 개인적 관계의 총합은 권력관계를 통한 통치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러하기에 통치성의 문제는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질문하기 위한 근본적 토대가 된다.

민주주의가 불균등한 권력관계의 전복이자 정상화라고 한다면, 그 정상화는 반드시 모든 사회적 관계의 약자와 피해자의 언어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 약자와 피해자의 언어를 “증언”이라고 부른다. 증언은 따라서 모든 사회적 관계에서 나타나는 폭력을 폭로하며 사회적 권위와 지식체계를 문제시한다. 하지만 증언은 쉽지 않다. 약자들의 언어는 사회적 권력관계 속에서 재해석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약자의 언어를 통해 권력이 말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순수한 약자의 언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자는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오직 증언만이 기존의 관계를 전복시키고 새로운 관계를 정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

김신식

산문가.2008년인문사회비평모임《당비의생각》(구당대비평)의간사로비평·출판활동을시작했다.현재문예지《문학과사회》,사진잡지《VOSTOK》의편집동인으로활동중이다.주력분야는시각문화연구와감정사회학이다.

목차

머리말-심연으로서의광주

제1부민주주의와통치성

1|눈감은자들의도시
시각문화의관점에서되짚어본박근혜_김신식
2|민주주의는풍요없이계속될수있을까
파국서사를통해민주주의이미지다시읽기_문강형준
3|‘퀴어’한세계에서‘퀴어’로살아가기_오혜진
4|을의민주주의란무엇인가
정치철학적단상들_진태원

제2부인문학과증언

5|소년은왜‘꽃핀쪽’으로가라고말하는가
기억-정동전쟁의시대《소년이온다》가놓인자리_김미정
6|기억과증언그리고저널리즘의역할_박진우
7|‘집단자결’을이야기하는방법_심정명
8|무젤만과증언의윤리_임경규

출판사 서평

촛불이꺼진뒤광장에남은질문들
2016년대한민국은희대의정치적사건과마주했다.비선이실세가되어비정상이정상을대신하는사태,국가의기능이마비됨은물론온갖부패의냄새가진동했다.촛불을들고광장으로모여든시민들은국가정상화와민주주의를외쳤다.결국어리석고무능한대통령은탄핵되고,새대통령과더불어새정부가들어섰다.모든것이다시정상화된듯보였다.촛불은꺼졌고시민은일상으로돌아갔다.하지만그텅빈광장에는우리가미처질문하지않은그래서아직대답을찾지못한문제가남아있다.비선이실세에서물러나고부조리한권력과자본이재판을받고대통령이바뀌었다고해서,민주주의가이루어졌다고말할수있는가?국가기능의정상화가민주주의의완성을의미하는가?질문은여기에서시작된다.민주주의는광장의촛불에서시작될수는있으나그곳에서완성될수는없기때문이다.

민주주의와통치성
이책이던지는첫번째질문은민주주의와통치성의문제,즉모든정치적관력관계의문제다.
엄밀하게말해,민주주의는관계의문제다.국가권력과국민의관계,집단과집단의관계,집단과개인의관계,개인과개인의관계,이것이민주주의의모든것이다.모든권력은관계를통해형상화되고현실화되기때문이다.1980년광주에서시작하여1987년6월항쟁,2016년광화문의촛불에이르기까지광장에모인시민들이던진질문도결국은국가와국민,국가와대통령그리고국민과의관계에대한질문이었다.이복잡다단한관계의총합을푸코는‘통치성governmentality’이라정의한다.모든제도적,관습적,개인적관계의총합은권력관계를통한통치의문제로귀결된다.그러하기에통치성의문제는민주주의의가능성을질문하기위한근본적토대가된다.

[1부:민주주의와통치성]에는다양한종류의관계에대한질문이담겨있다.김신식은미디어를매개로한정치인과시민의정치적관계에초점을맞추고,문강형준은자원분배문제와민주주의의문제,즉자원고갈이라는파국속에서지배자와피지배자의문제적관계에대한성찰을보여준다.오혜진과진태원은보다일상적인관계에질문을던진다.오혜진의질문이다수와성소수자간의관계에대한것이라면,진태원은‘갑’과‘을’로치환되는모든불평등한권력관계속에서‘을’이자신의목소리를찾을수있는방법을탐색한다.이모두가민주주의를사유하는근원적문제들이아닐수없다.

증언의어려움,그럼에도증언을포기할수없는이유
민주주의가불균등한권력관계의전복이자정상화라고한다면,그정상화는반드시모든사회적관계의약자와피해자의언어에서시작되어야한다.우리는이약자와피해자의언어를“증언”이라고부른다.증언은따라서모든사회적관계에서나타나는폭력을폭로하며사회적권위와지식체계를문제시한다.하지만증언은쉽지않다.약자들의언어는사회적권력관계속에서재해석될수밖에없기때문이다.약자의언어를통해권력이말할수도있는것이다.따라서순수한약자의언어는존재하지않는다.그럼에도불구하고약자는말하지않으면안된다.오직증언만이기존의관계를전복시키고새로운관계를정초할수있기때문이다.

[2부:증언과인문학]에수록된4편의글이증언하는것역시증언의어려움이다.그러나이들은결코증언을포기하지않으며,불가능의영역속에남아있는가능성의찌꺼기를찾아나선다.김미정은정동의문제를통해,박진우는저널리즘속에서,심정명은제3자의증언에서,그리고임경규는아감벤의이론에서증언의가능성을찾는다.증언의가능성은곧민주주의의가능성이자인문학의가능성이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