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를 벗다

구두를 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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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니어 출판 전문 브랜드 ‘어른의시간’이 선보이는 세 번째 시인선이자 전병석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첫 시집 『그때는 당신이 계셨고 지금은 내가 있습니다』가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과 헌사를 담아냈다면, 두 번째 시집 『구두를 벗다』는 혈연을 넘어 이웃과 세상에 대한 사랑의 확장성을 보여주고 있다.
전병석 시인은 일상 안에 있지만 주목받지 못한 존재들에 대한 한없는 애정을 시에 담아낸다. 오래된 동네병원을 지키는 나이 든 의사와 간호사, 소박한 가격으로 정직한 식사를 내어주는 식당의 모녀, 학교에서 청소하는 김 씨와 이 씨 등 조명받지 못한 경계의 사람들, 소외된 이들에게 고개를 돌려 한 사람 한 사람 다정하게 호명한다.
더불어 강물을 품는 바다, 스스로를 위해 노래하는 새, 봄이 오면 다시 꽃이 피고 잎이 나고 새가 찾아온다는 것을 아는 나무 이야기를 통해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지 않고, 주어진 시간을 헛되지 않게 쓰는 법과 스스로 온전하게 존재하는 법을 가르쳐 준다. 이렇듯 『구두를 벗다』에는 오래 발효된 음식 같은 언어로 빚어낸 성찰과 명상이 가득하다.
저자

전병석

1961년경상북도영천군금호읍에서태어났다.대륜고등학교,경북대학교사범대학국어교육과를졸업하였다.경북기계공업고등학교를시작으로경북대사대부설고등학교,대구고등학교등에서21년동안국어선생을하였다.현재상해한국학교에서교학상장의기쁨을누리고있다.첫시집으로『그때는당신이계셨고지금은내가있습니다』가있다.

목차

시인의말

1부버스를기다리다
조준찬내과|징검다리|무한상상|밀어내기중|진미식당|훈수꾼|김광석거리|버스를기다리다|치통|풍경소실|응급실에서|총량불변|한선생어머니의부음소식|마지막꽃|벚꽃배경|무이구곡|계화|요구르트를빨다가|고양이쥐생각|20년간호하던아내의목을조른70대노인의사연|맹인거지부부|돌|넝쿨장미|금|무한꿈|바다같은사람|노선투쟁|김영란법|메리크리스마스|눈이내린다

2부구두를벗다
감잎차|구두를벗다|듣고싶어요|향장목가로수길|석굴암가는길|수수꽃다리|비는내리는데|가을비|어려운질문|궁금하다|산을오르며|무제|황국도아프다|바람품은풍경|유도화|석류꽃|나무와꽃|나무와새|걱정|그런나무는없다|사과나무|비를기다리다|순리대로|환상|시시포스|멋대로읽기|무소의뿔처럼|가을벚나무아래|동그라미|진실은무엇인가|짝사랑

3부하나님도외롭다
당신에게│아내를위하여│남은희망│가난한사람│곰탕│크리스마스트리│바보│불량식품│집으로돌아오는길│가장먼곳│아직│외로움│방풍│여생│어버이날│그꽃│개벽│배수의진│막내외삼촌│가족의진화│요양병원│쉰밥│기가맥히지│등신│학교가는길│식물실습장에서│가을은행같은│아이들은│행복반│희망사항

해설

출판사 서평

관조,달관,깨달음,혜안이러한거창한말을빌리지않지만,오래발효된음식처럼그의언어안에는성찰과명상이가득하다.?강경희문학평론가

인생이라는시간을통과하면서배운것,
일상을떠받치는인간다움과사랑의가치

수백편시와같은인생을살아온시니어세대작가의작품중어른의시간이엄선하여출간하는시인선세번째작품집이다.시인의첫시집을사모곡으로정의할수있다면,이번시집은혈연을넘어타인과자연,사물과신으로까지그사랑의대상을확장하고있다.
강경희문학평론가는『구두를벗다』가경쟁과과잉의시대를살아가는우리에게진정추구해야할‘인간다움의가치가무엇인지’그출구와방향을제시하는시집이라고말한다.자기애와이기주의가극단으로치닫는시대에가족과공동체,타인과사회,‘서로’와‘함께’라는말은과거의유물처럼느껴지기도한다.하지만시인은아직도이러한인간다움과사랑의가치가곳곳에건재하며,우리의일상을떠받치고있다는사실을여실히드러내고있다.

동구밖을지키는
느티나무같은
조준찬내과에는
오래된간호사선생님이있다
더오래된원장님이있다
진찰이끝나면
“엉터리로살래”
주사가따끔하다?「조춘찬내과」부분

“오래된간호사”와“더오래된원장님”이있는“조준찬내과”는딱딱한진료와처방을반복하는삭막한병원이아니라환자의삶까지치료한다.수익보다사람이우선이고,위로가치유의근본임을알게하는곳이다.“식탁의자는삐뚤어도/간판은주인처럼반듯”한진미식당의모녀는힘겹게생활을꾸려가지만욕심내지않고소박한가격으로정직한식사를내어주고(「진미식당」),청소반장홍씨가사온국화차를함께끓여마시는순간은김영란법때문에받기를주저한마음마저무색하게한다(「김영란법」).이처럼따뜻한이웃들의풍경은“동구밖을지키는/느티나무”처럼든든한삶의가치가여전히유효함을보여준다.

유한한존재가치러야할생의대가,
자연이가르쳐준삶의질서

꽃이지는데/슬퍼하지않는나무가있을까/잎이떨어지는데/눈물흘리지않는나무가있을까/새가떠나는데/외롭지않은나무가있을까/나무는분명히알고있지/봄이돌아오면/다시꽃이피고/다시잎이나고/다시새가찾아온다는것을?「그런나무는없다」부분

또한시인은자연의질서를통해유한한존재들이치러야할삶의순리가무엇인지깨닫게한다.넓은품으로강물을키우는바다(「바다같은사람」),스스로를위해노래하는새(「나무와새」),봄이돌아오면다시꽃이피고잎이나고새가찾아온다는것을알고있는나무의이야기는자연의법칙을거스르지도시간의숙명에대적하지도않고,자신에게주어진시간을헛되지않게쓰는법과스스로온전하게존재하는법을우리에게가르쳐준다.
그리하여시인은“있는힘다해까치발을하여도/넘어가는해를막을수없”듯이“자라나오는흰털을막을수없다”는것을,모든“세상일”역시“어머니가마실오가듯/그냥오고가게”(「순리대로」)하면된다는깨달음을전한다.

녹록지않은세상을버티게하는힘,
'모두'와'함께'의정신을이야기하다

그대를상상한다
세상은녹록지않아
큰물에휩쓸려운명처럼
떠내려가는날이오더라도
그대를기다리는설렘으로
두다리종종걷고
그대를건네는기쁨으로
등허리깊숙이숙인다?「징검다리」부분

또한시인은보이지않는수고와헌신이지금의나와우리를있게했고,시대와사회를이끌었다고담담히전해준다.“쉰밥같은세월”“찬물”(「쉰밥」)같은시린시간을살았지만,“그때가좋았다”고말할수있는이유는바로“함께이야기할사람”“위해서살아야할사람”이있었기때문이아닐까(「기가맥히지」).자신의“등허리깊숙이숙”여타인을“건네는기쁨으로”살아가는“징검다리”나,“언제나내편이던당신”(「어버이날」),“도토리만”한“나”를위해깔창낀“구두를벗”어눈높이를맞춰주는방선생(「구두를벗다」)등은모두녹록지않은세상을버티게하는힘이다.
“그런시절,그런사람이그립다”(「시인의말」)고말하는시인은자기애와이기주의가극단을치닫는시대에가족과공동체,타인과사회,자연과신의목소리를경청하며잊고살았던‘모두’와‘함께’의정신을되돌아보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