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고등학교국어선생님이뽑은
우리나라대표시인들의명시(名詩)50여편과삶의이야기
[윤동주,백석,한용운,기형도,천상병,정호승,신동엽,안도현,류근…]
시를통해바라본희로애락의인생이야기가펼쳐진다
《인생詩선》은19년째고등학교국어선생님으로재직중인저자손나라가,우리나라를대표하는시인들의명시(名詩)를소개하면서,자신과타인의인생살이에대해쓴에세이이다.
저자는시인의감수성과아름다운언어에감동한바를풀어놓음과동시에,고등학교교사로살아가는이야기,사춘기아이를둔평범한주부의이야기,국어교사로서문학에대한이야기등을책에담았다.책제목인《인생詩선》은,‘시의언어로인생을바라본다’는중의적의미를담고있다.
저자는,윤동주,백석,김소월,한용운,서정주,고은,정지용,황지우,신동엽,신경림,기형도,정호승,안도현시인등많은독자들이사랑하고있고,또잘알고있는우리나라대표시인들의50여편의시를골라책에재수록하면서시에대한짧은감상과의미를적었다.“때로는한편의시가소설보다더많은이야기를담고있다.”고말하는저자는,힘겨운삶을살았음에도불구하고누구보다아름다운시를쓴시인들의맑고순수한감성을동경하며,시인의마음을자신의마음에겹쳐낸다.
지금껏밖으로꺼내지못했던어린시절집안사람들의이야기,정신병을앓다일찍죽은오빠이야기,소통하지못하는중학생아들과의힘겨운관계,교사로서학교에서만나는수많은학생과동료교사이야기,그리고많은사람들을힘겹게만드는현실의교육제도와교사로서의정체성이야기등,같은시대를살아가는많은사람들이웃고,고민하고,아파할만한이야기가담담하게담겨있다.이를통해자신의이야기가어느누군가의공감을얻게되길,그래서,혹시비슷한고민과생각을하고있는누군가에게위로로다가가길바라고있다.
“인터넷과스마트폰에도배된거칠고어그러진말의잔치속에서깊은산골에서솟아오르는영롱한시인의목소리가늘그리웠다.정제되고순화된고운속살같은말들을만나고싶었다.지금은시(詩)가필요한시대이다.거침없이쏟아내는말보다는속깊은침묵이,깊은침묵속에서만들어진단어하나하나의울림이절실한시대이다.풍요속에느끼는빈곤처럼너무도많은말들속에서살지만,우리의정서와마음은늘비어있는이시대에,시의향기가퍼져나갈수만있다면그래서맑고깨끗한마음들을회복할수있다면더없이좋을것이다.”_‘들어가는말’중에서
“아직도글썽이는시의마음으로사람과삶의안쪽을응시하는선생님이계시다는축복!
순수하고맑은영혼과문학적감수성에젖어서나도그교실의학생으로한생애지나가고싶다.”
-류근시인-
현직고등학교국어선생님이뽑은우리나라대표시인들의명시(名詩)50여편을다시만나다
최근몇년전부터시집과시에대한관심이커졌다.윤동주시집의초판본이서점에진열되고,시모음집이드라마에소개되면서사람들이잃어버린시에대한감성을찾기시작했다.
이책《인생詩선》에는중고등학교학창시절국어시간에시험을위해외우고,쪼개고,줄치고,분석하던,우리나라대표시인들의명시50여편이담겨있다.서정주시인의‘외할머니의뒤안툇마루’부터,정희성시인의‘저문강에삽을씻고’,안도현시인의‘너에게묻는다’,하종오시인의‘동승’,김종삼시인의‘묵화’,신동엽시인의‘산에언덕에’,그리고윤동주시인의‘서시(序詩)’까지,우리에게낯익은명시50여편을저자는새롭게조명한다.
국어교과서에단골로실려누구나한번쯤읽어봄직한아름다운시를소개하면서,저자는입시와시험이라는틀밖에서시의진짜속살을제대로들여다볼수있기를희망한다.시인들의순수한감성,아름다운글,깊은울림을누구나느끼고향유할수있기를바란다.
“인터넷과스마트폰에도배된거칠고어그러진말의잔치속에서깊은산골에서솟아오르는영롱한시인의목소리가늘그리웠다.정제되고순화된고운속살같은말들을만나고싶었다.”고말하는저자는,시를잃어버린우리의미래는결코아름다울수없을것이라고염려한다.
평범하고소박한이웃들의웃고,울고,아프고,아름다운인생이야기를만나다
《인생詩선》의저자는고등학교에서국어선생님으로20여년간재직중이다.대학입시를담당해야하는교사이자학교라는조직의직장인으로,소통에어려움을겪는사춘기아이들을키우는엄마로,가슴아픈가족사를겪어낸가족의일원으로,문학을담당하는문학인으로다양한역할과책임을짊어지면서겪게되는평범한이야기를책에서들려주고있다.이모든이야기의시작은한편의시이다.한편의시를읊으며시작되는이야기는,시인의이야기이자저자자신의이야기이며,또한우리모두의이야기이다.인생의모든희로애락이결코혼자만의것이아니며,누군가는이미겪었고,누군가는현재겪고있고,누군가는앞으로겪게될것임을저자는진솔하고담담하게얘기한다.
너를기다리는동안-황지우
네가오기로한그자리에
내가미리가너를기다리는동안
다가오는모든발자국은
내가슴에쿵쿵거린다
(후략)(※시전문은책에실려있습니다.)
“경준이아버지,자살한아이의아버지,내아버지그리고아들과학생들이버거운나.모두들사랑하는법을모른다.그래서사랑이힘겹고고통스럽다.어쩌면자신의이기심을충족하려는행위를사랑이라착각하면서살고있는지모를일이다.사랑의출발은상대가나와다르다는사실을인정하는데서부터가아닐까싶다.나는상대를조정할수있는존재가될수없다.상대는나와다르며내마음대로할수없는그자체의색깔과냄새를가진존재이다.
사랑은기다림이다.상대가오기로한자리에먼저가서빈자리를남겨두고기다리는것이사랑이다.왜냐하면상대는내마음대로끌어당길수있는존재가아니기때문에.
자신이오고싶을때,아니면올형편이될때상대는비로소본인의의지대로나에게온다.안온다고섣불리일어서서기다림을포기하고나가는것은사랑이아니다.먼데서오래오래걸려서천천히오고있는상대를,아니면영원히오지않을수도있는상대를무작정애타며기다리는것이사랑이다.
‘세상에기다리는일처럼가슴에리는일이있을까’시인이말했듯이기다림은고통이며슬픔이다.실망에실망을거듭하면서기다리다가오지않는다고생각하는순간,포기해야만하는순간,더이상기다림이무의미한순간에나는너에게간다.기다림을포기하는대신내가일어서너에게간다.이말은아무리아프더라도기다림을멈추지않겠다는고백이리라.사랑을포기하지않겠다는의지이리라.”-본문중에서
황지우시인의‘너를기다리는동안’을읽으며,저자는시인의감성을자신의인생에겹치며스스로시인의마음이된다.이처럼자신이겪은많은인생속에‘기다림’과‘사랑하는법’에대한깨달음이부족했음을알았듯,독자들또한시를읽음으로써순수한시인의마음을빌리고동화할수있기를바란다.
[책속으로추가]
그후3학년에올라가서도현민이는늘열심히공부했지만,성적은여전히하위권이었다.수능을치른뒤에한번찾아왔는데재수할거라는말을했다.머리가좋지않은것같고,집안형편도아는터라재수하지말라고만류하고싶었지만“너는언제나열심히하기때문에재수하면잘할수있을거다.”고격려를하였다.
일년후현민이에게서문자가왔다.지방국립대일어교육과에합격을했다고했다.아르바이트를하기때문에시간내기가힘들어찾아가질못하나조만간찾아뵙겠노라했다.현민이의성적을알고있었던나는국립대일어교육과에갔다는말을듣고는기적이라도일어난것처럼믿기지않았다.
해마다정초에안부문자를잊지않고보내던현민이는군에가기전에인사한다며찾아왔다.많이의젓해졌고,여자친구도있다했다.제대후대학교에서주는학비로일본에유학도갈거라고했다.현민이가가기전에한말.
“선생님그때선생님이저한테한말기억나세요?저더러부반장중최고라했잖아요?그말때문에저는포기하지않게됐어요.”-p.91제2장커피향가득한날
땅끝은누구에게나아픔임에틀림없다.찾아나선것도아니지만우리는수시로파도가달려드는땅끝에서게된다.하지만그위태로움에홀로서있다보면‘위태로움속에아름다움이스며있다는것’을알게된다.‘땅끝은늘젖어있다는것’을발견한다.
내삶의기반이한순간에무너질수있다고생각한다면숨쉬는한순간한순간이신의축복이며소중하다는사실을알게된다.비온뒤파랗게갠하늘,산등성이를붉게물들이며넘어가는해,떨어지는나뭇잎하나,가족들,친구들,이웃들…….신이내게허락한선물들이다.
땅끝에서는것을두려워하지말자.땅끝이지나가고난뒤내게남게될소중한것들을생각하자.
그곳에서발견한조약돌하나가두고두고살아갈힘이될터이니까말이다.-pp.112~113제2장커피향가득한날
사람에따라서는‘상처적체질’이아니어서훌훌잘도털어버리는경우도있다.하지만겉으로는내색하지않더라도아니면자신이털어버렸다고생각하는동안에도알게모르게타인들로부터받은상처는마음속깊이딱지처럼앉고,또그위에앉고하는것이아닐까.더더군다나‘상처적체질’인나로서는교사로서,부모로서,아니평범하게살아가는한인간으로서헤어날수없는상처를매일받으며살아가는쪽이다.이름을부를수도없는상처들로인해서매일다치면서상처의거듭된폐허를안고하루하루를살아간다.
하지만소소한일상에서의상처들이나를아주쓰러뜨리지는못하였고,그상처들이나를아프게하였지만또한나를깊게하고넓게하였음을인정한다.마치찬란한채찍처럼말이다.-pp.129~130제2장커피향가득한날
잘하는것하나없어보이는아들이지만음악이주는감동을알아간다면,상쾌한아침의나뭇잎새로비치는햇빛의부드러움,비가그친뒤의뜨락에서풍겨나는치자나무향기의부드러움을음악속에서만난다면,노력과땀으로이룬화음의성취감속에서꿈을꿀수가있다면…….
북한김정은도겁나서못쳐들어온다는대한민국의무서운중2지만,지금이모습이대로의아들이,시인의말을빌리자면,‘좋다!’-p.148제3장가슴뛰는날
나는시인이‘참좋은말’에대한시를쓴것에감사를한다.독이될수있는말이너무많은세상이다보니의식적으로라도좋은말에대한글을더많이써야할것같다.매일좋은말을구호처럼외쳐야할일이다.온갖독설과거친말에익숙해있는혀에재갈을물려야할것이다.행복과위로를주는말,용기를주고격려하는말,칭찬하는말,이세상에는독설과저주만있는것이아니라,‘참좋은말’이훨씬더많다.-pp.163~164제3장가슴뛰는날
‘지금,나는당신이너무그립습니다.나는당신이떠났다는사실이믿기지않습니다.오늘도그러하고,어제도그러했습니다.하지만어쩌면먼후일당신을잊을날이오겠지요?그날이언제일지모르지만먼먼후일입니다.지금은못잊어서너무아프답니다.’
이렇게설명을해도이시가왜슬픈지잘모르겠다는아이들과시패러디쓰기를해보았다.
먼후일당신이찾으시면/그때에내말이대학갔습니다.
당신이속으로나무라면/실컷자다가대학갔습니다.
그래도당신이나무라면/게임하다지쳐대학갔습니다.
올해도작년에도아니가고/먼후일삼수해서대학갔습니다.
말이안되는구석이있긴하지만,아이들의시가나름진솔하지않은가.지금못하지만언젠가는해야하는,또는하고싶은일에대해써보자고하니이런반응들이나온다.지금고등학생들의가장큰고민이잘나타난다.
-pp.191~192제3장가슴뛰는날
아이는계속떠나가고부모는기다리고맞이하고또떠나보내는일을반복한다.떠나가고찾아오는길위에서흘러가는게삶인것같다.열정적으로떠나가는순간이있다면언젠가는힘들고지쳐서막차를타고돌아오는날도있을것이다.비록며칠못머물고또다시떠나가야하지만,한번씩고향으로찾아가고향의힘을공급받아야다시타향에서의삶을이어갈수있는법이다.돌아오는길과떠나는길을누구나끊임없이반복하면서우리는살고있다.
떠나는길위에선내제자들의모습,한편으로섣달그믐날눈내리는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