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 남겨진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한 번쯤, 남겨진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13.50
Description
“나는 슬픔 없는 세상을 알지 못한다”
누군가를 잃어 울어본 사람에게…
아무렇지 않은 날들 속에 찾아오는 슬픔에 대한 이야기
‘우리 오빠는 18년 전에 죽었다. 내가 스무 살, 오빠는 스물두 살. 사망 원인은 심장마비.’ 이 책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엄마와 아빠, 오빠와 나. 모든 가족에게 한둘은 있을 법한 눈물과 다툼과 실패와 좌절의 사연을 안고 살아온 네 식구 중 한 명이 세상을 떠났다. 갑작스럽게, 예고도 없이.
‘소중한 이를 잃은 사람의 마음은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 낸 상처로 얼룩져 있다’고 말하는 작가는 한 편 한 편 글을 쓰며 자기 자신을 용서하는 법을 배우고 부모님과 화해하며 비로소 함께 운다.
세상엔 나보다 더 슬픈 사람이 많으니까, 내가 울면 나를 아끼는 사람들이 더 힘들어지니까, 그렇게 꾹꾹 눌러 담아놓았던 상실에 대한 이야기. 작가는 이제 나누고자 한다. 가족을 잃은 슬픔이 있는 사람들과 그 슬픔에 대해. 남아 있는 사람들이 감당해야 할 몫과 살아내야 할 몫에 대해.
저자

안희주

안희주
경희대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고출판편집자로일하고있다.타인의글을만지며틈틈이자신의글을쓴다.자신의글을쓰며틈틈이타인의글을만지는생활을꿈꾼다.

목차

프롤로그_내슬픔에관심을기울이기로했다

1부.
함께흔들릴수있다면,참고맙겠다
지금,세상과화해하는중입니다
누군가의울타리가된다는것
나를용서하는법
엄마의유산
“또만나자”
어른의사랑이란
말하지않으면모른다

2부.
우아함과비속함의경계에서
손가락이닮았다
농담
천천히함께걷는친구
내가나로살기란의외로쉽지않다
장난의법칙
부끄러움은나의몫
슬픔에는무게가없다

3부.
아빠,제발,좀
좋은데,딱그만큼숨이막혔다
열정없는인간
꿈에대하여
최대한싫은일을하지않고사는삶
타인의삶에대한예의
나는늘두려움으로부터도망치기만했다

에필로그_문안인사

출판사 서평

“나는슬픔없는세상을알지못한다”
상실과슬픔,가족과사랑에대한이야기

‘우리오빠는18년전에죽었다.내가스무살,오빠는스물두살.사망원인은심장마비.’
이책의본격적인이야기는이렇게시작한다.엄마와아빠,오빠와나.모든가족에게한둘은있을법한눈물과다툼과실패와좌절의사연을안고살아온네식구중한명이세상을떠났다.갑작스럽게,예고도없이.네명의식구가복닥거리며살았던그공간안에는세명의식구가덩그러니남는다.한가족에게닥칠수있는가장큰상실이자슬픔의사건이다.《한번쯤,남겨진사람에대해이야기하고싶었다》를쓴안희주작가는그렇게남겨진사람에대한이야기를담담하게풀어냈다.오랜기간글을쓰며출판편집자로활동한저자는글을쓰며‘내가오빠의죽음을팔고있는것일까?’자책하며되묻곤했지만,한번쯤은이이야기를다꺼내놓아야무엇인가를시작할수있을것같았다고고백한다.‘겉은그럭저럭살아가는것같았으나속은난장판,피흘리는싸움의연속이었다.’라며.

몇년전의나는아마사람들에게상처주고싶었던것같다.나를해침으로써내가상처받았다는걸사람들에게알리고그들에게더큰상처를남기고싶었던것같다.나를해침으로써나를더많이사랑해주지않은걸후회하도록만들고싶었던것같다.더사랑받고싶은마음을그렇게표현했던것같다.
주섬주섬,음식을싸서다시가방에담는다.돗자리도접고마지막으로인사를한다.오빠,안녕.또만나자.잘놀고있어.돌아서서집으로향한다.우리가당연하게일상적으로사용하는“안녕,내일보자”라는말,“다녀오겠습니다”라는말,“이따만나”라는말이얼마나부서지기쉬운것인지를종종떠올린다.내일보지못할수도있고,다니러갔다오지못할수도,이따만나지못할수도있다.당연한이말이당연하지않게되는순간이벼락처럼찾아온다.그걸마음에새기고사랑하는사람들과의만남을,순간을소중히하자고다짐한다.-본문중에서


세상엔나보다더슬픈사람이많으니까,
내가울면나를아끼는사람들이더힘들어지니까,
그렇게꾹꾹눌러담아놓았던이야기.
“슬픔을견디는건어쨌든남은이들이감당해야할몫이다”

저자가글을쓰게된계기는주변의권유도있었지만,이슬픔을함께감당한부모님과진정한화해,진정한치유의계기를맞이하고싶었기때문이다.“밤새울며쓴글들”이라고표현한저자는한편씩완성한에세이를SNS상에올렸고,부모님은조용히그글을읽어주었다.오빠가심장마비로죽던날한집에서잠을자고있던아빠에대한원망,그시간에집을비웠던자신에대한자책,“너까지잘못되면그땐엄만못살아.”라는말이가진무게,자신의목숨이이제자신의것이아니라는확실한실감,오빠의부재로인해자신이감당해야할책임감,다름아닌아프지않고건강히잘살아내야할몫등에대해….한사람이떠나고남은사람들이보내는일상,서로를향한배려에마음껏표현하지못한슬픔은점차옅어지고,글을매개로서로의마음을보듬기시작했다.

소중한존재를잃은사람의마음은
그누구도아닌자기자신이낸상처로얼룩져있다.
-본문중에서

칼이되어꽂혔던말들과기억들을딛고함께마음껏우는시간을,이책은제공한다.이제저자는나누고자한다.가족을잃은슬픔이있는사람들과그슬픔을함께나누고자한다.남아있는사람들이감당해야할슬픔의몫과살아내야할몫에대해.

어떤식으로어떻게표현해야할지아직잘모르겠지만남겨진사람에관해이야기하고싶다고생각했다.세상에는다양한상실이있고,조금씩결이다를그모든상실을내가제대로잘이야기할수는없겠지만형제를잃은상실은조심스럽게말할수있지않을까?마음에어떤그늘이드리워지는지,몸에어떤슬픔이새겨지는지,기억에어떤자물쇠가채워지는지,앞으로의시간에늘누군가가놓쳐버린그시간이어떤식으로겹쳐지는지.무엇을부정당하고,무엇을억압하며,무엇을견뎌야하는지.어딘가에서나와비슷한상실감을안고홀로괴로워하고있을지모를누군가에게내목소리가가닿는다면좋겠다.나는그랬는데,당신은어땠나요?말을걸수있게된다면좋겠다.그래서내가건네는이야기가,나와비슷한사람이있다는사실그자체가,저여기있어요손들고일어난내행위가누군가의마음에위안으로다가가면좋겠다.그렇게생각했다.
_본문중에서

내경우에한해생각해보면소중한존재를잃은사람의마음속은주변사람이낸상처보다자기자신이낸상처로얼룩져있다.어쩌면나는오빠의죽음이누구의잘못도아니라는사실을알았기때문에슬픔을이겨내는방편으로원망의화살을나에게돌렸는지도모른다.그동안혼자창으로찌르랴,방패로막으랴바빴는지도.
나는아직도어떻게하면나를용서할수있는지,그방법을찾지못했다.어쩌면평생찾을수없을지도모른다.아빠도마찬가지일거라생각한다.끊임없이,평생,자신을탓하며,그렇게아파할것이다.그럼에도이렇게조금씩덮어둔상처를살짝살짝들춰여기가아픈데예요서로알려주고,그곳에약을바르는과정을밟아나가다보면,같은상처를가진동지로서서로의아픔을이해하고보듬어나가다보면‘용서의길’을찾을수있지않을까?
_46쪽,<나를용서하는법>중에서

어떤식으로어떻게표현해야할지아직잘모르겠지만남겨진사람에관해이야기하고싶다고생각했다.세상에는다양한상실이있고,조금씩결이다를그모든상실을내가제대로잘이야기할수는없겠지만형제를잃은상실은조심스럽게말할수있지않을까?마음에어떤그늘이드리워지는지,몸에어떤슬픔이새겨지는지,기억에어떤자물쇠가채워지는지,앞으로의시간에늘누군가가놓쳐버린그시간이어떤식으로겹쳐지는지.무엇을부정당하고,무엇을억압하며,무엇을견뎌야하는지.어딘가에서나와비슷한상실감을안고홀로괴로워하고있을지모를누군가에게내목소리가가닿는다면좋겠다.나는그랬는데,당신은어땠나요?말을걸수있게된다면좋겠다.그래서내가건네는이야기가,나와비슷한사람이있다는사실그자체가,저여기있어요손들고일어난내행위가누군가의마음에위안으로다가가면좋겠다.그렇게생각했다.
_100쪽,<손가락이닮았다>중에서

내가나로살기란의외로쉽지않다.당신이당신으로살도록놔두기도의외로쉽지않다.어쩌면우리는너무많이맞고너무많이때려서폭력에무감각해져버렸는지도모른다.다른사람은차치하더라도우선나는내가조금더자유롭고,조금더겸손해지면좋겠다.속수무책으로떠밀리지않도록땅에단단히발을디딘채로.
_134쪽,<내가나로살기란의외로쉽지않다>중에서

“부모님을위로해드려야지따님이이러고계시면어떡해요.”
병원관계자로짐작되는사람이오빠를영안실에보내고병원한구석에주저앉아있는내머리위로말을쏟아냈다.눈물을흘리며화장실로간엄마의뒷모습을그저멍하니바라보고있을때였다.그사람의말이어깨를잡고흔들었다.‘그래,내가힘을내야지.부모님이쓰러지지않도록내가옆에서잘보살펴야지.’다리에힘을주고끄응,몸을일으켜화장실로엄마를찾아나섰다.
그렇게이틀을보내고마지막발인날아침,함께있던사촌동생이문득“근데누난괜찮아”라고물었다.그때알았다.그동안나에게괜찮냐고물어본사람이아무도없었다는걸.장례식장에온사람들이대부분내게“네가부모님을잘위로해드려”라고말했고,나도그렇게하겠다고대답했지만사실나도안괜찮았다는걸.나도슬펐다는걸.어쩌면당시에내가정신이없어서괜찮냐는말을듣고도잊어버렸는지모른다.사람들이눈빛으로,토닥임으로건넨위로를눈치채지못했을수도있다.위로를받아들일만큼의여유가없었을지도.
하지만그때는누구도내슬픔엔관심이없구나,부모님앞에서나는슬퍼할수없구나,모든것을압도하는그슬픔앞에서한알의모래알갱이같은내슬픔은흔적도없이쓸려가버리는구나,나라도내슬픔에관심을기울여야겠다,나라도날불쌍하게여겨야겠다,라고생각할뿐이었다.그리고그렇게착실히위험한자기연민에빠져들었다.
_155쪽,<슬픔에는무게가없다>중에서

“니가어떻게엄마한테이럴수가있어.어떻게이럴수가있어….”
바보처럼멍하니서있던내머릿속에반짝불이들어왔다.연락이안된그며칠동안엄마는남은자식마저어떻게된건아닌지,끊임없이나쁜상상을되풀이하며지옥을걷고있었겠구나.오빠가떠난지겨우세달남짓,아직생생하게피흘리고있는그상처가나때문에더욱애달프게울부짖었겠구나.매여있지않은들소처럼이곳저곳을오고가던방임의세상은이제끝이났구나.그때처음확실히깨달았다.내가살던세상이달라졌음을.몸을뒤집고,옷을갈아입고,색을바꿔버렸음을.
그리고나는흐느꼈다.전화기를붙들고엄마와함께.엄마한테미안해서,오빠가미워서,변해버린세상이너무낯설어서.
_176쪽,<좋은데,딱그만큼숨이막혔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