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통계에따르면2016년한해동안강력범죄가총2만5760건가량발생했다.매일70건이상사건이벌어진다는얘기다.하지만신문지상에서는이사건들이잘보도되지않는다.연쇄살인처럼잔혹한사건이나독자들의눈길을끌만한가해자나피해자가아니라면,대부분은보도되지않는다.하지만하나의사건해결은지독한두뇌싸움의결과물이다.위장하는자와쫓는자,그들의심리와직관뿐아니라현대수사기법의최첨단까지더하면,그곳은가장치열한현재공간이다.책은그자리에서출발한다.
◎치열한두뇌싸움,지능화하는범죄
2017년3월부터한국일보의범죄시리즈가인터넷상에서인기몰이를하고있다.
‘범인잡는과학’시리즈는전국각지에서발생한사건의처음과끝을그리면서,지능화하는범죄에초점을맞추었다.동시에사건해결에필수불가결해진과학적기법과역할도함께조명했다.기자들의발로뛴취재에독자의반응은뜨거웠다.사건을정확하고정밀하게풀어내기위해기자들이사건현장을누볐고,‘스토리텔링’을통해독자들이쉽게읽을수있도록노력했다.그결과‘딱딱한사건이소설처럼읽혔다’는등호평을받았다.
2017년하반기부터는새시리즈‘완전범죄는없다’가그뒤를이었다.이번에는완전범죄를노린범죄행태와이를뛰어넘는수사기관의노력,양자의치열한수싸움을담았다.사건이발생하고범인을잡기위해동분서주하는경찰모습을조명해보면서,‘쫓고쫓기는자’의치열한두뇌싸움을그렸다.최대한재미있게,글로읽는영화처럼전달해보려는시도이다.
◎12개키워드를통한사건재구성
부검,화재감식,DNA감식,현장감식,시신감식,혈흔형태분석,검시,프로파일링,법최면,지문감식,지리프로파일링,해외현장감식.
사건전말을전개하면서그사건해결에결정적인단서를제공한최신과학수사기법을함께소개했다.현장에서아무런단서가발견되지않는상황에서과학수사팀이돌파구를찾아내는과정은분석적이면서동시에직관적이다.무엇보다글쓰기의궤적은수사관들의‘의심’과단서를뒤쫓는과정을따라갔다.‘자연사가아닐수있다’‘위장한것으로보인다’등쫓고쫓기는두뇌싸움에서,보통해결의실마리는현장의실낱하나도놓치지않으려는그런집요함또는꼼꼼함에서나오기때문이다.
“시신에는모든흔적이남아있다.미리파악한현장상황과시신의모습이맞지않을때,타살의의심은시작된다.”
스스로목을매사망한시신과타살된뒤‘목맴사’로위장된시신은보이는현상이다르다.이른바시반이라는‘시체얼룩’의위치가판별기준이된다.또시신의목에남아있는끈흔적의형태도자살과타살을가른다.시신얼굴의색깔도두경우가다를수밖에없다.그렇게현상의차이와그이면의진실을추적하면서사건을처음부터재구성했다.이논리연결과재구성이글에신선한재미를더한다.
과학수사팀사무실에는‘모든접촉은흔적을남긴다’는문구가곳곳에걸려있다.이제1나노그램(10억분의1그램)의DNA가있어도증폭을통해얼마든지DNA분석이가능하다.과학수사요원들은“스치기만해도흔적이남는다”고말한다.당신이범죄용의자라면,경찰이조사를하면서DNA분석결과를내민다면,범행을부인해도아무소용이없다는얘기다.
◎덜미,사건해설과담당수사관의우여곡절
한단서만보고‘범인은어떤사람’이라고단정하는건영화나TV드라마에서있는일이라고한다.수사는끝까지논리성과신뢰성을유지해야한다.그러다보니수사관들의땀은필수적이고,사연이없을수없다.현장에서채취한지문을데이터베이스에입력했을때‘일치’또는‘불일치’로금세판독이이뤄지는것도영화에서나오는이야기다.실제론지문을입력하면수십개의비슷한지문가운데가장유사한지문을찾아주는데,그다음은사람이육안으로일일이확인해야한다.
“결국‘지문주인’을최종적으로판단하는건컴퓨터가아니라다년간축적된인간의경험과노하우다.”
지문을채취하는일도지난한과정이다.지문의특성상시간이흐를수록열이나습기같은환경적요인에망가질가능성이높다.한번감식현장에들어서면증거가될만한자료는최대한빨리,많이얻어내야한다.여유롭게지문을채취하면서이런저런토론까지해가는모습은그저영화일뿐이다.
사건현장에는언제나과학수사요원들이있다.제일먼저사건현장에투입되피해자와유가족을만나는이들이과학수사요원들이다.억울한피해자를보듬고손을잡아주다보면과학수사요원들은늘마음에상처를안고살아간다.직접범죄자를만나거나잔혹한현장을보면서감정이입을하기도하고,주검냄새가머릿속에서떠나지않는날도많다.그런수사관들의속사정까지함께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