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죽고 싶어서가 아니다 (논쟁으로 읽는 존엄사)

그것은 죽고 싶어서가 아니다 (논쟁으로 읽는 존엄사)

$15.00
Description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한 한국인이 2016년과 2018년에 각각 1명씩 있었다.”__디그니타스

조력자살을 위해 스위스로 간 한국인을 찾아서
책은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감행한 한국인 2명이 있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저자들은 스위스 조력자살 전 과정을 따라가며 관계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한국인 사망자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나갔다. 한국인 최초로 안락사를 선택한 이들, 그들은 어떤 사정이 있었기에 아픈 몸을 이끌고 8770킬로미터를 날아 스위스까지 갔을까. 왜 그들은 스위스로 마지막 여행을 떠날 수밖에 없었을까,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삶을 마감했는지를 따라갔다. 저자들은 스위스 취리히에서 일주일 동안, 안락사가 시행되는 집 블루하우스부터 시신을 운반하는 사설 장례업체, 취리히주가 운영하는 공립 화장장까지 그들이 걸었던 길을 따라 걸었다. 또 스위스 검찰과 법학 교수, 법의학자, 의대 교수, 장례업체 대표, 조력자살 지원 단체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을 만나면서 외국인 조력자살이 이뤄진 배경, 사회적 쟁점 등도 탐사했다.

그 과정에서 20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친구의 안락사를 위해 스위스까지 동행한 사람을 만났다. 안락사를 고려 중인 한국인 디그니타스 회원도 인터뷰했다. 위암 말기 부친과 희귀병을 앓는 모친이 한날한시 목숨을 끊은 사연도 들었다. 일반인을 포함해 환자, 의사, 법조인 179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도 진행했다.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중단해달라며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81명의 의견도 들었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활동하며 임종을 앞둔 사람들도 만났다. 정답은 없다. 스위스처럼 안락사를 전면 허용하자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어떤 것이 존엄한 죽음인지에 대해 우리 사회가 성역 없이 고민하고 토론해봤으면 한다. 책은 그런 논쟁의 출발점이었으면 한다.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죽음’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할 때가 됐다. 몸이 너무 아프고, 나이가 많이 들어, 마음이 병들어 죽고 싶다는 사람에게 “그런 말은 꺼내지도 말라”고 하기보다는 왜 죽음을 선택하려는지 귀 기울여 보았으면 한다. 그래야 좋은 죽음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존엄한 죽음이란 본인 스스로가 삶과 죽음의 주체가 돼야 가능하다는 중요한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지금도 수많은 임종기 환자들이 가족들과 마무리할 시간도 없이 통증을 견디다 이 세상을 떠나고 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스위스까지 가서 안락사를 결정한 이들에게 애도를 표한다.
저자

유영규

서울신문탐사기획부.고령사회가직면한가족간병의암울한현실을탐사보도한‘간병살인154인의고백’으로한국기자상,관훈언론상,국제앰네스티언론상을받았다.이번책의모태가된‘존엄한죽음을말하다’,전국의수질민원데이터를분석하고상수도체계의문제점을짚은‘수돗물대해부’는한국기자협회가선정하는‘이달의기자상’을각각수상했다.현재는사회부에서데스크를맡고있다.

목차

저자의말

1부조력자살을위해스위스에간한국인
박정호와케빈
어떻게기획하고취재할까
조력자살이뤄지는‘블루하우스’24시
취리히주화장장에서
조력자살과정에서스스로판단하고결정하고행동해야한다:디그니타스대면인터뷰
스위스조력자살의법적배경
디그니타스와외국인조력자살
스위스는어떻게조력자살을허용하게됐나:“죽고자하는욕망역시다양하다”
그들은왜디그니타스회원이됐나:“나를위해,남은이들을위해안락사를선택할겁니다”

2부안락사주요사건과쟁점
:죽음을권리의문제로인식하다
한국1997년,보라매병원사건
한국2008년,김씨할머니사건
일본1991년,도카이대부속병원사건
미국1975년,캐런앤퀸런사건
미국2005년,테리샤이보사건
미국1998년,잭케보키언사건
미국2014년,브리트니메이너드사건
프랑스2000년,뱅상욍베르사건
프랑스2008년,샹탈세비르사건
프랑스2013년,뱅상랑베르사건
호주2002년,낸시크릭사건
호주2018년,데이비드구달사건
중국2002년,바진사건
영국2002년,미스B와다이앤프리티사건
영국2009년,데비퍼디사건
독일1981년헤르베르트비티히사건,1984년율리우스하케탈사건
독일2008년,로거쿠시사건
이탈리아2009년,엘루아나엔글라로사건
이탈리아2017년,파비아노안토니아니사건

3부죽음의질낮은대한민국
위암말기80대노부부의극단적선택
국민81퍼센트‘안락사도입찬성’:성인1000명여론조사
“죽음?두렵지요.하지만‘끝’은선택하고싶어요”:암환자3인의삶과죽음
죽음의장소도중요하다
호스피스,편히죽을최소의권리

4부
좌담:삶을위해죽음을말해야한다,모두가침묵하면죽음은더욱두렵고막강해진다

출판사 서평

◎스스로삶의마지막을결정하는것역시인권이라는생각
삶이죽음보다고통스러울수있는현실,병마의끝자락에서숨만쉬는환자에게고통을견디게만하는것이바람직한가?죽음을앞둔이들에게무엇이가장고통스럽고두려운가를물으면,죽음자체에대한두려움보다는죽음에이르는과정에대한공포를말했다.특히낯선곳에서모르는사람들의손에노출된상태에서죽고싶지않다고했다.그래서의사소통이가능하고의식이온전할때가족과친지들의곁에서스스로죽음을맞이하고싶다고했다.즉모든과정을거쳐서도달한최종선택지가‘존엄사’라면?
2006년11월스위스연방대법원은정신적능력에결함이없는사람이라면누구나자신의삶을끝낼시간과방법에대해선택할권리가있다고했다.이제안락사와조력자살을허용하지않는나라에서죽음을결심한환자들은‘죽을권리(righttodie)와마주쳤다.‘끝’도삶의일부라는생각.한암환자는“죽음?두렵지요.하지만‘끝’은선택하고싶어요”라고했다.
죽음을권리로인식한사람들.다이앤프리티는“나를자연사하도록두는것은괴로움을주는동시에존엄성을해치는것”이라고했다.브리트니메이너드는“나는자살하는게아니다.죽고싶지않다”“그러나나는죽어가고있고,그렇다면내방식대로죽고싶다”고했다.

책에서언급된안락사사건
한국보라매병원사건,김씨할머니,스위스행조력자살
일본도카이대부속병원사건,하야시유리,고지마미나
미국캐런앤퀸런,테리샤이보,잭케보키언,브리트니메이너드
프랑스뱅상욍베르,샹탈세비르,뱅상랑베르
호주낸시크릭,데이비드구달
중국바진
영국미스B와다이앤프리티,데비퍼디,에드워드다운스
독일헤르베르트비티히,율리우스하케탈,켐프테너사건,로거쿠시,볼프강푸츠

◎한국인의죽음의질
죽음의질지수18위(영국이코노미스트연구소2015년)
‘치료비와간병부담이너무크고,임종직전까지극심한고통에시달린다’
마약성진통제처방,세계최저수준
76퍼센트가병원객사(2017년사망한한국인)
‘임종직전까지치료에만매달리다가가족과마무리할시간도없이떠난다’
호스피스병상은1341개로부족(2019년3월)

‘누구나죽는다’는사실처럼확실한건없지만죽음을준비하는이는드물다.우리사회에서죽음을논하는것은일종의금기다.사랑하는가족이중환자실에서온갖장치를주렁주렁걸고서야비로소죽음을고민하고이야기한다.
더나은죽음을준비하기보다는죽는순간까지죽음을치료하겠다고매달리기만하는나라,대한민국의자화상이다.대부분의한국인은지금도당장먹고살기에바빠죽음에대한생각을하지못하고,말기환자가되면병원에서치료에매달리다가사망한다.이과정에서가족과지인들에게작별인사를할여유는당연히없다.

◎76퍼센트가병원객사,병원에서죽음맞는한국인
죽음의장소도중요하다.한국인10명중9명이객사한다.2017년사망한한국인28만5000명중집에서임종을맞이한이들은4만1000명(14.4퍼센트)에그쳤다.언제부턴가우리나라에선병원에서임종을맞이하는게자연스러운현상처럼됐다.
암으로죽는걸자연스럽게받아들이지않고이를실패로인식하는환자와의료진.죽음을자연현상으로받아들이지못하고의료에집착한다.‘죽음의질’지수1위를차지한영국은생애말돌봄전략을개발하고국민이좀더‘좋은죽음(gooddeath)’을맞게하는방법을연구했다.그결과‘익숙한환경에서’,‘존엄과존경을유지한채’,‘가족및친구와함께’,‘고통없이’사망에이르는것을좋은죽음이라정의했다.영국에선집과주거용요양시설에서사망한경우가늘고병원에서사망하는경우가줄고있다.
이러한의료집착은죽음의의료화와관련이깊다.전문가들은우리나라의임종과정이지나치게의료화돼있다고입을모은다.병원에서죽는게당연하고그래야잘죽는것처럼생각하는현실을말한다.이제죽음을어떻게탈의료화할것인가에대해함께고민해야할때다.말기환자치료에종교인도참여하고사회복지사도참여해서자연스러운죽음으로가야할텐데,병원에서질병의료측면에서만접근하다보니통증을다스리고인공호흡기를끼워주는것밖에할것이없다.이렇게돌봄시스템이환자가아닌병원중심으로운영되면시설의공장형죽음으로귀결될수밖에없다.
하지만“임종기환자에게가장좋은죽음은내가평소자고일어나던침대에서치료받고일상을영위하다떠나는것이다.자신이살던곳에서가족들의손을붙잡고있다가편히떠나는게많은사람이원하는죽음일것이다.”(좌담중신현호변호사)

◎존엄사,안락사(소극적·적극적),조력자살풀어쓰기
존엄사:현행연명의료결정법에따르면‘임종과정에있는환자’가심폐소생술,인공호흡기,혈액투석,항암제투여등의연명의료를무의미하다고느끼고원치않을경우이를중단할수있다.
소극적안락사:식물인간상태처럼의식없는환자에게생명유지에필요한치료를중단해죽음에이르게하는방식
적극적안락사:의사등‘타인이’말기환자나식물인간상태의환자에게치사약을처방하거나주입함으로써생명을단축하는방식
조력자살:회복할가능성이없는말기환자가고통을덜기위해의사에게서치사약등을처방받아‘스스로’목숨을끊는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