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같은 밥을 먹는 사람들 (식사를 선택할 수 없는 삶)

매일 같은 밥을 먹는 사람들 (식사를 선택할 수 없는 삶)

$16.00
Description
‘식사 선택의 권리’에 주목한 책 〈매일 같은 밥을 먹는 사람들〉을 출간한다.
가난한 사람이 잘 먹지 못한다는 건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일 수 있다. 하지만 식사를 선택할 수 없고 먹고 싶은 걸 먹지 못한다는 건 누구나 겪고 있거나 겪을 수 있는 문제다. 건강에 좋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이 아니어도 어쩔 수 없이 주어진 음식을 먹는 사람들. 이제 식사 빈곤 문제는 기본적인 욕구 충족을 넘어 ‘선택권’이라는 새로운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책은 선택권이 없는 식사, 식사 선택권이 없는 삶에 주목했다.

‘굶지는 않지만 먹고 싶은 걸 먹지 못하는 삶’
‘식사를 선택할 수 없는 삶’
굶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한 기획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요즘 밥 굶는 사람이 어디 있어?’라는 말 대신
밥에 대한 새로운 질문이 필요하다.
‘매일 같은 음식을 먹을 수밖에 없는 게 더 문제 아닌가?’
‘당신은 그래도 먹고 싶은 걸 먹을 수 있지 않느냐?’
선정 및 수상내역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저자

권기석

2020년2월부터국민일보이슈&탐사2팀장을맡아‘대한민국데프블라인드리포트’‘LH신도시원정투기의혹’‘144조균형발전예산대해부’등을보도했다.

목차

책을펴내며

프롤로그

1부식비를줄이는삶
대학동엔대학이없다
설탕국수
하얀라면
푸드뱅크와바나나
청년들의몸테크

2부병원비에밀리는식비
아파서못먹고,못먹어서아프고
다같은고기가아니다
어느날질병이라는청구서
사진의힘
식사사진을통한영양평가

3부어쩔수없이혼밥
노인과밥
혼자먹는밥
1000원이불러온변화
가난은숨어다닌다
죽은자의마지막음식

4부메뉴를선택할수없는
더중요한공감
댓글이보는빈곤
다들그렇게먹는다는말
식사의지위
선택권을돌려주는일

출판사 서평

◎밥은먹지만피자는못먹는다,밥은먹지만치킨은못먹는다
한국사회에서밥을굶는‘결식’인구는이제쉽게찾아보기어렵다.고전적의미의아사는사라졌다.다만밥은먹지만피자는못먹는다.밥은먹지만치킨은못먹는다.결식에서영양으로패러다임이바뀌었다는말이다.굶지않는다고인간으로서존엄한가,그것은다른질문이다.
책은굶는사람들의이야기를듣는기획이아니다.건강에좋지않은것을알면서도,자신이먹고싶은음식이아니어도어쩔수없이주어진음식을먹는사람들이있다.저자들은식사빈곤문제가기본적인욕구충족을넘어‘선택권’이라는새로운단계로넘어가고있음을배웠고이를독자와공유하려한다.식생활에서선택권을박탈당해존엄하지못한식탁에앉는사람들에게주목했다.선택권이없는식사는그들의생활이얼마나팍팍한지보여주는단면이었다.식사에서오는즐거움은누구나누리고싶은것이고이들도예외는아니었다.

◎일주일치식사사진:절대적식사량부족,탄수화물위주식사,혼밥
책은갖가지음식을먹는사람의이야기가아니라한가지만먹을수밖에없는사람의이야기를다뤘다.세상이별로관심을두지않았던가난한식탁,그중에서도높은칸막이가쳐져있는그들의집밥스토리가콘텐츠의중심이다.
밥을먹는다는것은지극히개인적인행위다.누구에게도드러내고싶지않은사적인영역이다.더구나집밥에는매우높은칸막이가쳐져있다.전날저녁집에서무엇을먹었는지말하는경우는별로없다.다른사람이집에서무엇을어떻게먹는지직접묻기어렵다.
하지만거기에는격차가있다.충분히먹지못하고다양하게먹지못하는사람들이있다.저자들은그격차를알기위해가장내밀한영역인식탁을보여달라고했다.취약계층당사자들을만나인터뷰하고난뒤이들에게일주일간식사사진을스마트폰으로촬영해보내달라고요청했다.
인터뷰한25명가운데13명에게서사진129장을받았다.사진속식사는전날과같은경우가많았다.반찬은김치를포함해두가지일때가많았고반찬하나만놓고밥을먹은날도있었다.탄수화물만먹다보니고기·생선·달걀·콩류군및우유·유제품군은보이지않았다.
그리고비교적꾸준히사진을보내온6명의일주일치식사사진85장을식품영양학교수에게맡겨영양소분석을부탁했다.전문가들은분석결과를살펴보면서깜짝놀랐다.흔히취약계층의식생활문제를다룰때면양은충분한데영양학적균형이나다양성이부족하다고이야기해왔는데분석해보니오히려절대적인음식량이부족했다.즉제나이에필요한기초대사량에못미치게먹는이들이많았다.게다가1960년대와1970년대처럼식단의80~90퍼센트가탄수화물이었다.대다수한국사람들은이제점차곡류를줄이는방향으로변화하는데,건강을위해탄수화물을줄이자는캠페인은이들에게가닿지않았다.단백질과식이섬유,비타민같은영양소쪽은비어있었다.
저소득층이보내온식사사진에는한가지공통점이있었다.아무도누군가와함께밥을먹는식탁사진을보내오지않았다.약속이나한듯1인분식사가담긴사진만보내왔다.사진129장중에밥그릇두개와수저두벌이놓인사진은단한장도없었다.
낭만적으로소비되는‘혼밥’이빈곤의표상으로여겨지면불편하기때문인지,혼밥과사회경제적요인사이의관계를따진연구는주목받지못했다.어쩔수없이혼밥을하는사람중엔함께식사할가족이없는경우도있다.그들은스스로원해혼자밥을먹고있는것이아니었다.삼시세끼를전부다홀로먹고싶은사람은없다.그렇지만현실에는일주일내내,한달내내혼자먹는사람이많다.여러이유가있을수있지만기본적으로그것은그들이가난하기때문이다.

◎밥에돈을쓰지못하면어쩔수없이매일같은음식을먹게된다:식비를줄이는삶
선진국진입이야기가나오는지금,밥을먹는것의가치도달라졌다.대부분사람은이제건강하게먹으려고한다.맛있는걸먹고영양학적으로균형을맞춰먹으려고한다.어떻게먹어야잘먹는것인지알고있다.건강하게살려고하는욕망은가난한사람이라고다르지않다.
저소득층도잘먹는것의중요성을알고있다.잘먹고싶어하고건강하게먹기위해노력한다.하지만이들중잘먹는걸실천하는사람은많지않다.돈이없기때문이고돈이있어도다른데먼저써야하기때문이다.정치인들이주장하는‘선진국’과이들의식탁사이에는뛰어넘지못할괴리가있다.
저소득층은여전히밥먹는데가장마지막으로지갑을연다.주거비와병원비로돈이다새어나가다보니원하는걸먹는데쓸돈이부족하다.통계청에따르면2021년2분기소득하위20퍼센트(1분위)가구의월평균식비지출은24만4000원이다.하루1만원이채안된다.소득상위20퍼센트(5분위)가구는두배가넘는54만원을식비로썼다.밥에돈을쓰지못하면어쩔수없이매일같은음식을먹게된다.심지어한끼를쪼개두끼로나눠먹는다.
취약계층이적자가계부를벗어나는가장즉각적인방법은식비를줄이는것이다.주거비나의료비는당장줄이기쉽지않다.식사는점점배를채우기위한행위가된다.그때밥은먹는것이아니라때우는것이다.10킬로그램에2900원을주고살수있는나라미(정부양곡)는품평의대상이아니다.감사한마음으로먹어야하는존재다.쌀을씻어전기밥솥에안칠때머릿속은돈들어갈곳에대한생각으로가득해밥맛을따질공간적여유가없다.밥은맛으로먹는것이아니다.쌀이끊기지만않으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