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사참위(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세월호진상규명국에 소속돼 활동했던 조사관들이 책을 낸다.
사참위는 지난 2022년 9월 10일로 위원회 종합보고서를 발간하면서 모든 활동을 끝냈다. 3년 6개월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했지만 ‘그 외의 다른 가능성을 배제할 정도’의 증거를 확보하는 데엔 이르지 못했다. 더욱이 사참위 진상규명국의 조사결과보고서는 전원위원회에서 채택되지 못하면서 종합보고서에 실리지 못하고 홈페이지에 자료들과 함께 대중에게 공개되는 데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조사관들은 세월호 핵심 증거에 대해 조사한 보고서를 정리해 책을 낸다.
◎ 세월호 핵심 증거 조사
세월호 참사엔 애초부터 수많은 의혹이 있었지만 진상규명국은 무엇보다 증거 조작과 침몰 원인에 대해 집중했다. 세월호 참사는 5·18 민주화 운동이나 제주 4·3 항쟁 등과 같은 과거사가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이라 관련자 대부분이 여전히 현직에 재직하고 있다. 이들이 법적 책임을 감수하면서 자신의 혐의를 시인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래서 더욱 과제별 증거 조사에 힘을 쏟았다.
세월호 참사에서 증거 자료는 사고 시점부터 원인까지를 밝히는 출발점이 됐다. 그런데 기대와 달리 중요한 증거들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뒤늦게 확인되거나 확보되면서 끊임없이 신뢰성 논란에 휩싸였다. 해수부가 최초 발표한 항적은 배의 항적이라고는 볼 수 없는 삼각형 형태로 돼 있어 내용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의혹을 품었다. CCTV 저장 장치인 DVR는 선박의 블랙박스 역할을 할 수 있어 세월호 참사 초기부터 그 수거가 중요한 이슈가 됐지만, 실제 DVR 인양은 두 달이 지난 6월 22일, 영상 복원은 8월에야 이뤄졌다.
또 당일 08:30:59(시간 동기화한 실제 시간 08:46:22)까지의 동영상만 존재해 복원된 CCTV 영상을 통해서는 참사 발생 당시의 상황과 침몰 원인, 선내 구조 상황 등을 확인할 수 없었다. 또 해경 등 정부기관이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DVR를 수거하기로 했으면서도 수거 직후 유가족 등에게 바로 수거 사실을 알리지 않고 수거된 DVR를 일반 유류품과 함께 일반 마대자루에 보관해 40시간 가까이 부식 방지 조치 없이 방치하면서, 사전에 CCTV 영상이 조작·편집됐다는 의혹이 가중됐다.
세월호의 증거가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비정상이라면 그 원인이 자연 발생적인지 고의적인지는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 비정상 데이터에서 정확한 사고 원인이 도출될 리 없다. 게다가 그것이 조작의 결과가 맞다면 세월호 사건에 대한 조사와 수사는 지금까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방향을 취해야 한다.
사참위는 참사 직후부터 제기돼온 주요 증거 자료의 신뢰성과 조작 및 편집 의혹 사건을 직권 조사 과제로 채택해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는 원본을 입수하고 기존 조사와 수사에서 나온 증거 자료를 모은 다음 채택하는 과정과, 조사 결과를 검토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동시에 조사 권한과 자료 입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사 요청 및 특검 요청을 병행해 진행했다.
세월호의 항적(AIS)과 DVR 수거 과정, CCTV 데이터 영상,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 주요 증거들이 조작됐는지를 밝히는 일은 예만한 문제였다. 조사관들은 증거가 조작됐다고 명확히 답할 수 없음을 그들 스스로 인정한다. 그래서 부족한 조사이고 실패한 조사이기도 하다. 이 책은 그런 과정과 결과에 대한 보고서다. 사참위에서는 채택되지 못한, 그들 스스로 부족함을 인정한 조사에 대한 정리다.
◎ 침몰 원인은 확정됐나?
사참위는 과연 참사 원인 가운데 주요 의제인 침몰 원인에 대해 확정했나? 이에 대한 답을 살펴보면 이렇게 요약된다. ‘외력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확인한 결과, 세월호 선체의 외부가 변형·손상된 원인은 수중체 접촉에 의한 외부 충격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위원회는 (여러 지점을 검토한 결과) 외력 충돌 외의 다른 가능성을 배제할 정도에는 이르지 못했으며, 외력이 침몰의 원인인지 확인되지 않았다.’
물론 사참위 조사국은 이런 결론에 이르기까지 이루 말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지만 이것이 전원위원회에서 조사국과 위원들의 치열한 논쟁 끝에 최종 합의된 내용이다. 조사국은 외력에 의해 선체가 넘어졌을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전원위원회에서 논의 과정을 거치면서 이와 같은 내용으로 합의에 이르게 됐다. 결론적으로 침몰 원인에 대해선 선조위(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깔끔히 밝히거나 정리하지 못했다.
◎ 증거는 조작됐나?
증거 조작 여부에 대해서도 주요 증거에 데이터가 은폐됐을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그래서 증거가 조작됐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거기까지는 밝히지 못했다’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관련자로부터 관련 자백을 받거나 그 자백의 증거를 확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검찰 특수단과 특검의 수사기록을 검토하고 조사한 뒤 사참위는 4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즉 해경이 제출한 DVR 인양 영상에 대한 조작·편집 의혹, 해군은 세월호 DVR를 원래 설치돼 있던 위치에서 수거했나, 해군이 수거한 DVR와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확인한 DVR는 동일한 것인가, 6월 22일 이전에 DVR가 인양됐을 가능성 등.
이것들 중 일부는 사실관계가 확인된 것은 있지만 상당 부분 해소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다. 따라서 사참위의 활동은 종료됐지만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은 계속돼야 할 것이다.
◎ 세월호 DVR는 언제까지 동작했나?
세월호 DVR는 시스템 시간 기준 08:34:24대까지 동작했고 디스크에는 08:34:21대까지 영상들을 저장했다. 이후 전원이 끊기는 등의 이유로 강제 종료됐다. 사참위는 08:34:08 영상까지 복구하고 참사 순간을 담은 08:34:20대는 복구하지 못했다.
◎ 세월호 DVR 복구 데이터는 조작됐나?
사참위 조사국은 현 단계에서 가장 확고한 증거들만을 선별한 뒤 이에 근거해 세월호 DVR 복구 당시와 그 후 벌어진 일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
gap11 영역은 세월호 참사의 마지막 12초간 영상이 저장된 곳이다. 2014년 8월 세월호 DVR HDD ①을 복구할 당시 공교롭게도 가장 중요한 gap11 영역에 깊은 스크래치가 가해져 복구가 중단됐고, 이후 이 영역에 대한 복구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사참위 조사국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담고 있는 gap11 영역에 가해진 스크래치가 우연의 산물이라고 판단할 수 없고 이를 2014년 8월 복구 당시 최초 복구 업체가 행한 훼손 행위의 증거라고 판단한다.
페이크 가비지와 저장 디스크 오염 또한 조작의 산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사참위는 지난 2022년 9월 10일로 위원회 종합보고서를 발간하면서 모든 활동을 끝냈다. 3년 6개월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했지만 ‘그 외의 다른 가능성을 배제할 정도’의 증거를 확보하는 데엔 이르지 못했다. 더욱이 사참위 진상규명국의 조사결과보고서는 전원위원회에서 채택되지 못하면서 종합보고서에 실리지 못하고 홈페이지에 자료들과 함께 대중에게 공개되는 데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조사관들은 세월호 핵심 증거에 대해 조사한 보고서를 정리해 책을 낸다.
◎ 세월호 핵심 증거 조사
세월호 참사엔 애초부터 수많은 의혹이 있었지만 진상규명국은 무엇보다 증거 조작과 침몰 원인에 대해 집중했다. 세월호 참사는 5·18 민주화 운동이나 제주 4·3 항쟁 등과 같은 과거사가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이라 관련자 대부분이 여전히 현직에 재직하고 있다. 이들이 법적 책임을 감수하면서 자신의 혐의를 시인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래서 더욱 과제별 증거 조사에 힘을 쏟았다.
세월호 참사에서 증거 자료는 사고 시점부터 원인까지를 밝히는 출발점이 됐다. 그런데 기대와 달리 중요한 증거들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뒤늦게 확인되거나 확보되면서 끊임없이 신뢰성 논란에 휩싸였다. 해수부가 최초 발표한 항적은 배의 항적이라고는 볼 수 없는 삼각형 형태로 돼 있어 내용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의혹을 품었다. CCTV 저장 장치인 DVR는 선박의 블랙박스 역할을 할 수 있어 세월호 참사 초기부터 그 수거가 중요한 이슈가 됐지만, 실제 DVR 인양은 두 달이 지난 6월 22일, 영상 복원은 8월에야 이뤄졌다.
또 당일 08:30:59(시간 동기화한 실제 시간 08:46:22)까지의 동영상만 존재해 복원된 CCTV 영상을 통해서는 참사 발생 당시의 상황과 침몰 원인, 선내 구조 상황 등을 확인할 수 없었다. 또 해경 등 정부기관이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DVR를 수거하기로 했으면서도 수거 직후 유가족 등에게 바로 수거 사실을 알리지 않고 수거된 DVR를 일반 유류품과 함께 일반 마대자루에 보관해 40시간 가까이 부식 방지 조치 없이 방치하면서, 사전에 CCTV 영상이 조작·편집됐다는 의혹이 가중됐다.
세월호의 증거가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비정상이라면 그 원인이 자연 발생적인지 고의적인지는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 비정상 데이터에서 정확한 사고 원인이 도출될 리 없다. 게다가 그것이 조작의 결과가 맞다면 세월호 사건에 대한 조사와 수사는 지금까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방향을 취해야 한다.
사참위는 참사 직후부터 제기돼온 주요 증거 자료의 신뢰성과 조작 및 편집 의혹 사건을 직권 조사 과제로 채택해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는 원본을 입수하고 기존 조사와 수사에서 나온 증거 자료를 모은 다음 채택하는 과정과, 조사 결과를 검토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동시에 조사 권한과 자료 입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사 요청 및 특검 요청을 병행해 진행했다.
세월호의 항적(AIS)과 DVR 수거 과정, CCTV 데이터 영상,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 주요 증거들이 조작됐는지를 밝히는 일은 예만한 문제였다. 조사관들은 증거가 조작됐다고 명확히 답할 수 없음을 그들 스스로 인정한다. 그래서 부족한 조사이고 실패한 조사이기도 하다. 이 책은 그런 과정과 결과에 대한 보고서다. 사참위에서는 채택되지 못한, 그들 스스로 부족함을 인정한 조사에 대한 정리다.
◎ 침몰 원인은 확정됐나?
사참위는 과연 참사 원인 가운데 주요 의제인 침몰 원인에 대해 확정했나? 이에 대한 답을 살펴보면 이렇게 요약된다. ‘외력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확인한 결과, 세월호 선체의 외부가 변형·손상된 원인은 수중체 접촉에 의한 외부 충격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위원회는 (여러 지점을 검토한 결과) 외력 충돌 외의 다른 가능성을 배제할 정도에는 이르지 못했으며, 외력이 침몰의 원인인지 확인되지 않았다.’
물론 사참위 조사국은 이런 결론에 이르기까지 이루 말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지만 이것이 전원위원회에서 조사국과 위원들의 치열한 논쟁 끝에 최종 합의된 내용이다. 조사국은 외력에 의해 선체가 넘어졌을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전원위원회에서 논의 과정을 거치면서 이와 같은 내용으로 합의에 이르게 됐다. 결론적으로 침몰 원인에 대해선 선조위(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깔끔히 밝히거나 정리하지 못했다.
◎ 증거는 조작됐나?
증거 조작 여부에 대해서도 주요 증거에 데이터가 은폐됐을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그래서 증거가 조작됐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거기까지는 밝히지 못했다’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관련자로부터 관련 자백을 받거나 그 자백의 증거를 확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검찰 특수단과 특검의 수사기록을 검토하고 조사한 뒤 사참위는 4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즉 해경이 제출한 DVR 인양 영상에 대한 조작·편집 의혹, 해군은 세월호 DVR를 원래 설치돼 있던 위치에서 수거했나, 해군이 수거한 DVR와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확인한 DVR는 동일한 것인가, 6월 22일 이전에 DVR가 인양됐을 가능성 등.
이것들 중 일부는 사실관계가 확인된 것은 있지만 상당 부분 해소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다. 따라서 사참위의 활동은 종료됐지만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은 계속돼야 할 것이다.
◎ 세월호 DVR는 언제까지 동작했나?
세월호 DVR는 시스템 시간 기준 08:34:24대까지 동작했고 디스크에는 08:34:21대까지 영상들을 저장했다. 이후 전원이 끊기는 등의 이유로 강제 종료됐다. 사참위는 08:34:08 영상까지 복구하고 참사 순간을 담은 08:34:20대는 복구하지 못했다.
◎ 세월호 DVR 복구 데이터는 조작됐나?
사참위 조사국은 현 단계에서 가장 확고한 증거들만을 선별한 뒤 이에 근거해 세월호 DVR 복구 당시와 그 후 벌어진 일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
gap11 영역은 세월호 참사의 마지막 12초간 영상이 저장된 곳이다. 2014년 8월 세월호 DVR HDD ①을 복구할 당시 공교롭게도 가장 중요한 gap11 영역에 깊은 스크래치가 가해져 복구가 중단됐고, 이후 이 영역에 대한 복구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사참위 조사국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담고 있는 gap11 영역에 가해진 스크래치가 우연의 산물이라고 판단할 수 없고 이를 2014년 8월 복구 당시 최초 복구 업체가 행한 훼손 행위의 증거라고 판단한다.
페이크 가비지와 저장 디스크 오염 또한 조작의 산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증거가 말하는 세월호 참사 : 사참위 조사관들의 세월호 핵심 증거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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