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취업자에서 늙은 노동자로 어언 30년 (‘내부자’ 눈으로 본 대기업 정규직 노조 & 조합원)

위장 취업자에서 늙은 노동자로 어언 30년 (‘내부자’ 눈으로 본 대기업 정규직 노조 &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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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나는 집값 때문에 박근혜 찍었어.”
“솔직히 나도 박근혜 찍었어.”
예상보다 많은 조합원들이 박근혜를 찍었다고 했다. 투기적 욕망은 현 지배 체제를 강화시킨다. 부자들의 욕망에 가난한 자들의 욕망이 포획되고, 그 앞에 줄을 세우기 때문이다. 반면에 가난에 대한 공감은 사회를 바꾸는 힘으로 작동한다. 문제는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에게 그런 공감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 본문 중에서
저자

이범연

저자이범연은1962년서울에서태어났다.
1981년대학에들어갔지만강의실보다는전두환군사독재에맞서거리에서최루가스마시고짱돌을던지며학창시절을보냈다.세상을바꿀수있는힘이노동자들에게있다고생각하고노동자가되기위해공장으로들어간지어언30년이되었다.
대우자동차에입사해두번구속에두번해고,수차례노동조합간부를맡으며숨가쁘게살아왔다.지금은한국GM부평공장도장부에서생산직노동자로열심히컨베이어를타고있다.정년을몇년앞두고어떻게하면푸르른청춘을다바친노동운동이단순한추억거리가아닌세상을바꾸는밑거름이될수있을까치열하게고민하면서하루하루를보내고있다.

목차

책을내면서흔들리는나를다잡기위한‘무모한도전’

0장.늙은노동자의짧은‘자소서’
두번이해고와구속,회한많지만후회는없어

수줍음많던아이,노동자가되다
몰래올린결혼식
“형,대학나와서왜공장일해요?”
아직나의열정은살아있다

1장.노동자,50대에길을잃다
방황하는또다른나에게보내는편지

“귀족노조에계시네요.”
“아빠,그게얼마후내모습일지몰라”
어긋남,그리고노동운동의보수화
필요한것은답이아니라질문
관료적관성에서벗어나기
낯설게만들기

2장.정규직노동자의삶과꿈
한국GM노동조합경험을중심으로

우리의모든꿈을닫히게만든것
대기업정규직은보수화되었나?
투기적욕망,자본의덫에걸리다
정리해고의정치경제학1:죽은자들의이야기
정리해고의정치경제학2:살아남은자들의이야기
한국GM사무직노동자운동
심야노동탈출기
시간에대하여:돈과삶의부등가교환
두개의삶:돈버는맛과노는맛
회사인간:비어버린나의삶
부러워할삶의양식

3장.대공장노조는왜쇠락했나?
남성중심?전략부재?폐쇄적정파벗어나수평적네트워크로

남성주의:권위와비리의뿌리
독이든선물:권력화된노동조합
시야는좁아지고정신은마비되고
논쟁?소통사라지고오로지선거승리만
대공장노조,단기경제적이익에매몰
노동운동의‘공유지’를넓히자

4장.균열된노동,배제된노동자
노조바깥90%,노동운동의새로운지평여는주체

노동운동,새로운주체가등장할것인가?
배제된노동자와새로운주체사이
두개의균열과문턱
보이지않는가난,보이지않는노동자
‘기업가적개인’의파산과새로운각성
‘고용없는삶’의가능성
자기목소리없이자기권리없다

5장.미완의촛불,노동의꿈
제2의87년노동자대투쟁을만들기위해

열린촛불,닫힌촛불
정치소비자에서정치생산자로
시민또는깃발없는노동자
촛불,일상에서타올라야

6장.‘만남의조직학’개론
엇갈림의골목길에서만남의광장으로

노동조합,인간존엄지켜주는무기
노동조합의태생적한계
두개의민주노총이있다
만남의조직론

7장.‘만남의조직학’각론
만남을통한새로운주체만들기:조직화방식에대한제안

가난,공감과당당함
일상의연대:소비자인노동자,노동자인소비자
만남의공간1:지역
만남의공간2:대학
‘눈먼두더지’가절실할때다
지식,문화,예술노동자와만남

8장.물길거슬러오르는연어처럼
활동가론:공부안하는진보…생각하는노동자라야산다

고민하는당신,전태일을새로읽자
“소중한것먼저하라”
‘공부안하는진보,공부만하는진보’
가족은운동의핵심
‘조합원을위해서’를넘어서:대중성의함정
배치바꾸기
진보진영혁신,왜계속실패할까?

출판사 서평

내부자시각으로대기업노조문제드러내다

20대청춘이‘하고싶은일’대신‘해야될일’을선택하기란쉽지않다.남들이가고싶어하는대학에들어간후달달한낭만,개인적성취를위한공부대신좋은세상만들겠다는꿈을품고공장들어가서기름밥먹는걸선택하는거라면더쉽지않다.

이책저자이범연은1962년태어나1981년에대학에들어갔다.전형적인386세대다.하지만이책에는386세대라는표현이한번도안나온다.그가대학을졸업한청춘들의통상적선택을하지않았기때문에‘80년대학번’은그에게의미가없다.

얼마전술자리에서현장의한후배노동자가내게물었다.
“형은서울대나와서왜공장일을해요?”
입사후부터정말지겹도록들어온말이다.나는벌컥화를냈다.
“야,서울대는졸업도못하고겨우3년다니고,노동자로30년이나살았는데,아직도그놈의서울대타령을듣고살아야하냐?”-본문중에서

저자는마찌꼬바(작은공장)에서일을시작했고,이후대우자동차(현한국GM)에입사한지어언30년이됐다.두번해고되고두번구속됐다.노동조합간부일도몇차례했다.이제정년을몇년앞둔‘늙은노동자’가된그는“회한은많지만자신의선택에후회는없다.”고말한다.

대기업노동조합은세상을좋게바꾸는든든한진지라는믿음을가지고30년을살아온그가지금눈앞에바라보고있는현실은과거의전망과많이다르다.노동조합은취업비리등각종비리에노출돼주요간부들이해고되고구속됐고,단기경제적이익확보에매몰됐고,노동자들은사회의진보적발전이라는노동조합운동의근간이흔들릴정도로보수화됐다.또정파는무리한경쟁에찌들어서노조활동가들은멀리길게보는방법을잃어버린‘구조적근시안’이됐다.

저자는평론가적입장이아니라‘내부자’의시선으로대기업정규직노조를정조준한다.하지만그의비판은문제를풀어나가기위한노력의다른측면이다.현단계대기업(대공장)정규직노동조합실상을자세하게들여다보고다양한문제점과문제점이발생하는원인을심층적으로,날카롭게드러낸다.이와함께노조운동의위기적상황을돌파하기위한‘활동가’의역할을강조한다.

‘배제된노동’을새로운주체로세워야

저자가이책에서강조하는것은대기업정규직노동운동의혁신과함께,‘배제된노동’과‘만남의조직학’이라는개념이다.배제된노동은비정규직노동자를포괄하면서더넓은의미로사용된다.

비정규직노동자라는범주만으로는중소기업,여성,청년,외국인노동자들이겪는차별과모순을담아내지못한다.물론중소기업노동자,여성노동자,청년노동자,외국인노동자들이대부분비정규직노동자이거나비정규직과다를바없는노동조건에서있다고반문할지모른다.하지만정규직과비정규직간의차별과모순못지않게,남성과여성,대기업과중소기업,기성세대와청년세대,내국인과외국인간의차별과모순도심각하다.-본문중에서

1987년노동자대투쟁이후한국노동운동의주역으로등장했던대공장남성노동자들의역할은한계에봉착했으며새로운노동운동의주체형성이무엇보다필요하다고강조하는저자는배제된노동자들과함께할수있는다양한실천방안을제안한다.

조직방식도과거공장중심,노동자밀집지역중심이아니라생활공간으로서의지역과인터넷같은사이버상의다양한공간을활용하는방식을말하고있다.연봉이높은대공장정규직과가난한수많은배제된노동자들이현실의차이를있는그대로인정하고,다양한만남의공간을만들어서그곳에서현실의모순과차별을극복하자는제안이다.여기서만남은공간적차원과함께시간적차원도함축하고있다.기존노조운동과미래노동자들의공간이대학간의만남도‘만남의조직학’에서는중요한의미를갖는다.저자는현장경험과고민을토대로해이에대한다양하고구체적인방안을제시하고있다.

“당신은행복하십니까?”

저자는이책에서대공장노조에대한비판적성찰,새로운노동운동주체로서의‘배제된노동자’들과이들과함께하기위한‘만남의조직학’에대한내용과함께대기업정규직노동자들의의식과행태를분석한결과를흥미롭게서술하고있다.

아파트값이올라갈것같아서박근혜를찍는노동자들,높은수준의연봉이지만행복하지못한노동자들,돈과삶의질의‘부등가교환’현장,가족으로부터도소외되고자기자신만의공간을만들지못한채,설령그런공간이있다하더라도견디기어려워하는정규직대공장노동자들의실상을다양한사례를통해실감나게설명하고있다.

회사동료노동자들과술을마시면서진솔한대화를나눈적이있다.이런대화가오갔다.
“세상참살기퍽퍽한데우리는대기업정규직이어서참다행이야.”
그때한동료가이렇게말했다.
“돈은받을만큼받는것같은데,왜이렇게사는게힘들지?”
그순간잠시대화가끊겼다.
아마도모두의머릿속에는‘과연나는행복한가’라는의문이강하게솟아오른것이리라.87년노동자대투쟁이후‘노동해방’,‘인간다운삶’을외쳐왔던노동자들의꿈은실현되었나?-본문중에서

돈버는맛도중요하지만‘노는맛,쉬는법’을알아야한다고강조하는저자는노동자들이자신의행복을위해보다‘이기적’이되고,사회의진보적발전을위해대공장정규직중심성을극복해‘진보적’이돼야한다고말한다.

나는이책에서내나름의멋진꿈을꾸었다.
“혼자꾸는꿈은단지꿈일뿐이지만함께꿈을꾸면현실이된다.”
함께꿈을꾸었으면좋겠다.지금은꿈만이우리를구원할수있다.그리고그꿈을향해정면으로돌진하지않으면안된다.-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