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와 도구 (억압된 저널리즘의 현장 MBC를 기록하다 | MBC에 펼쳐진 '멋진 신세계' 그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증언)

잉여와 도구 (억압된 저널리즘의 현장 MBC를 기록하다 | MBC에 펼쳐진 '멋진 신세계' 그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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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나는 아직도 기자다!
대통령이 탄핵되고 정권이 교체되는 동안 MBC는 왜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대답을 들을 수 있는 『잉여와 도구』. MBC 기자이면서 기자가 아닌 임명현이 2012년 평조합원으로 파업에 참여한 후 말과 글의 힘을 빼앗긴 내부인이자 저널리스트로서 공영방송 내부에서 일어난 일을 내부인들의 증언을 통해 보여준다. 170일이라는 공영방송 사상 최장기 파업이 끝난 후 MBC 경영진은 비인격적 인사관리를 통해 뉴스를 생산하는 저널리스트들을 길들여왔고, 작은 저항에도 거듭되는 징계는 뉴스 생산 조직을 해체하다시피 했다. 더 나아가 파업 대체 인력으로 뽑은 시용기자와 파업 종료 이후 입사한 경력기자의 존재를 악용하는 인사정책은 공영방송에서 저널리즘을 실종시켰다.

그렇다면 저널리스트들은 왜 탄핵과 정권 교체 동안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을까. 내부인들끼리는 어떻게 그렇게 뉴스를 할 수 있느냐고 분노하다가도, 보도국 밖으로 쫓겨난 사람들과 섞이면 부역자라는 수치심이 드는 사람들부터 뉴스를 생산하는 업무에서 배제된 사람들, 시용·경력 기자라서 목소리를 내기 힘든 사람들까지 내부에서 갈기갈기 찢기고 갈려 있는 상황이었다. 배제되어 탄생한 잉여와 주어진 환경에 맞추는 과정에서 탄생한 도구, 저자는 그렇게 공영방송 내부가 병들어가는 과정을 생생한 증언으로 담아냈다.
저자

임명현

저자임명현은MBC기자.2003년MBC에입사해사회부,정치부,<시사매거진2580>등을거쳤다.기억에남는취재로는미국산쇠고기파동추적보도와UAE원전미공개계약조건등이있다.UAE원전보도로제3회한국방송기자대상기획보도부문을수상했다.평조합원으로참여한2012년파업에서정직징계를받은뒤에는보도국외곽을맴돌다성공회대학교문화대학원에서미디어문화연구를전공하고석사학위를받았다.저널리스트의삶을복원하고문화연구자로서진화하고싶다는두가지꿈을갖고있다.

목차

책을내며

여는글_1,875일에대한어떤기록
다시마음의피를흘리다ㆍ5년전그날ㆍ단순한복수가아니었다ㆍ저항하지않는나ㆍ1,875일에대한기록ㆍ‘징징대지마’시대의글쓰기

1장_MBC에서무슨일이?
MBC는왜?
“누구하나지적하는사람이없었다”ㆍ주저하는저널리스트
최장기파업의끝은빈손?
파업후‘멋진신세계’가펼쳐지다ㆍ브런치를만들다ㆍ가혹해진징계ㆍ“MBC의DNA를바꾸는작업”ㆍ비인격적인사관리
기자들을갈라놓다
심층인터뷰어떻게했나

2장_잉여
잉여적기자발생하다
“왜나한테해코지를하고다니냐”ㆍ버려도무방하기때문에ㆍ버려진존재라는의미ㆍ블랙리스트와‘유휴’인력
잉여적기자의경험과감정구조
모멸감에이은공포ㆍ고통의개인화ㆍ무감각화와안정지향
잉여적기자가실천하는것
“나는아직도기자”ㆍ희망을품은유예ㆍ죽은노동의수행ㆍ축소되는인간관계

3장_도구
도구적기자발생하다
시키는뉴스를잘할사람ㆍ이질적존재와일하기ㆍ시용·경력기자를만나다
도구적기자의경험과감정구조
패배주의와무력감그리고공포ㆍ“주어진환경에맞춘다”ㆍ수치심과혐오ㆍ자기정당화의여러논리
도구적기자가실천하는것
위축된저널리즘ㆍ순응의마지노선ㆍ축소,단절되는내부의관계

4장_‘유예된저항’,그후
전문직주의아비투스가부서지다
억압과축소가불러온것ㆍ성장하려는기자를통제하기위해
취약성의확인
우리는약하다ㆍ말과글이힘을잃은시대ㆍ희망을믿지않는오늘ㆍ“저널리즘은빙산에얹혀있는빙조각”ㆍ그래도기록했어야했다
반전의기회
유예된주체들이남아있다ㆍ봉인이풀리기시작했지만ㆍ저항을머뭇거린이유ㆍ수치심과분노가충돌한다ㆍ넘어설수있을까

닫는글_산산조각난시대를지나며
참고자료

출판사 서평

대한민국공영방송의치욕스러운역사에대한
가감없는기록


“막말로누가저항을하다장렬히전사해서,그게어떤또다른분노의기폭제가되고다른저항을불러올수있다면모르지.아니잖아.이건그냥개죽음인거야.저항한사람쫓겨나고,동조한사람쫓겨나고.그자리에누구들어와.진압군이랑그졸병들들어오잖아.남은사람들은어떻게될까.진압군을향해저항할까?아니지.더위축되지.다봤는데.역시해봐야안돼,해봐야저렇게될뿐이야하는학습효과만강해졌지.
그리고또,어떻게해봐야이미일베뉴스잖아.지금우리가하는저항이라는게뭐야.당신들일베뉴스너무심하게하는거아닙니까?이정도외치다가전사하는건데,그러면그게받아들여져서적당한일베뉴스하면괜찮은거야?아니잖아.일베뉴스자체가문제인데.적당한일베뉴스를하자고저항하다가전사하자?너무소모적이라는거지.지금은일단버티고살아남는게우선일수밖에없어.”-본문중에서

공영방송MBC는왜저항을멈추었을까?
24만명이관람한다큐영화〈공범자들〉이뜨거운관심을불러일으키고있다.10년동안공영방송을망친주범과그공범자들의실체를담아낸영화를보면한가지의문이남는다.‘대통령이탄핵되고정권이교체되는동안MBC는왜아무런말을하지않았을까?’그대답을들을수있는《잉여와도구》가출간되었다.저자임명현은MBC기자이면서기자가아니다.2012년파업이후파업참가자들은보도국에서배제되어왔는데,평조합원으로참여한후말과글의힘을빼앗긴내부인이자저널리스트로서공영방송내부에서일어난일을내부인들의증언을통해보여준다.
170일이라는공영방송사상최장기파업이끝난후MBC경영진은비인격적인사관리를통해뉴스를생산하는저널리스트들을길들여왔고,작은저항에도거듭되는징계는뉴스생산조직을해체하다시피했다.더나아가파업대체인력으로뽑은시용기자와파업종료이후입사한경력기자의존재를악용하는인사정책은공영방송에서저널리즘을실종시키고말았다.
“평소‘MBCNEWS’마이크태그가비뚤어지기만해도바로잡으라고알려주는데,태그를아예달지않고있어도뉴스센터에서누구하나지적하는사람이없었다.부끄러운게아니라쪽팔려서뉴스센터에서뉴스를진행하는내내눈물이났다.”(27~28쪽)

버려진잉여와시키는대로잘할도구
《잉여와도구》는현재MBC에서뉴스를생산하는저널리스트의두축을정확하게지칭하고있다.뉴스를만들던저널리스트가뉴스를전혀만들지못하게되자,말과글을잃은개인들은‘우리는약하다’라는사실을체감하게되었다.
“마음이안다스려졌어.(웃음)이를그때다쳤어.자면서이를하도악물었나봐.그래서이안쪽에크랙(crack)들이생기기시작해갖고.그걸어떻게아냐면새벽두세시쯤깨,항상.그러면담배를피우다보면생각이나는데,그리고꿈이이어져.회사사람들나타나고그런꿈들이이어지고…….내가참을수없었던뭔가가있었던것같아.”(85쪽)
반면공채를없애다시피한후입사한시용기자와경력기자는도구로활용되기십상이었다.경영진을향하는저항이가로막히자분노는자신또는동료를향해내사(內射)되며시용·경력기자는이질적인존재가되어갔다.
“고통스러워,일단.한때는보려고노력한적이있었어.처음에,초기에.왜냐면그게업(業)이니까.근데전혀모르는사람이나오는것,또그들이기사를이상하게쓸때.아는사람이이상한기사를쓸때.예를들어???이라든가.그런걸보는게힘들더라고.지금은정말우리뉴스같지않고,내가만들었던회사의뉴스같지않고.
두번째는설정하는의제자체가전혀동떨어져있어가지고그걸보는것자체가너무싫어.한창뜨거운걸다루지않고뉴스하는그런걸받아들이기가힘들어.”(109~110쪽)
“(그런)정보는잘몰랐던것같아요.그리고지금보면아무리그런정보를취합했다하더라도결국은둘중하나였던것같아요.갈거냐말거냐의문제.그게크게좌우하지는않았을것같고,그정보가저한테도움이됐을까?약간의문이들어요.비집고들어오기힘들거야이런얘기들이거든요.상당히힘들거야,이런톤…….결국은부딪혀야하는건데그때자문을구했던사람들이들어오는게나쁘진않을건데상당히한동안힘들것같아그런얘기들을많이해줬죠.”(148쪽)

수치심이분노를덮고분노가수치심을누르고
저널리스트들은왜탄핵과정권교체동안별다른움직임을보이지않았을까.내부인들끼리는어떻게그렇게뉴스를할수있느냐고분노하다가도,보도국밖으로쫓겨난사람들과섞이면부역자라는수치심이드는사람들부터뉴스를생산하는업무에서배제된사람들,시용·경력기자라서목소리를내기힘든사람들까지저널리스트조직은내부에서갈기갈기찢기고갈려있는상황이었다.
“저도모르게제가외면을하고있는거죠.저도보고싶지않은거죠.어떻게보면아까도말했듯이제가그런상황에직면하거나놓여질때마다나는모종의,회사의비겁한부역자같은사람이되는건데,그럴때마다나의자존감이낮아지고그러는데그런걸굳이내가대면하면서……”(258쪽)
MBC상암동본사앞에있는조형물처럼,배제되어탄생한잉여와주어진환경에맞추는과정에서탄생한도구는마치거울을사이에두고서있는듯배열되어있다.하지만잉여와도구를배치한경영진이라는존재는눈에쉬보이지않으면서동시에억압된저널리즘을만들어내강한존재감을선보이고있다.저자는공영방송내부가병들어가는과정을생생한증언으로담아내면서저널리스트들이말하지못하면서도말할수밖에없던한문장을기록했다.
“나는아직도기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