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울래? 일어날래? 괜찮아? 밥먹자

누울래? 일어날래? 괜찮아? 밥먹자

$17.50
Description
『누울래? 일어날래? 괜찮아? 밥먹자』는 크게 7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확진〉, 〈휴식〉, 〈엄마, 그리고 다시 부산〉, 〈집〉, 〈가족〉, 〈살아있다〉등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

이영미

저자:이영미
1959년서울에서태어났다.서울대학교응용미술과를졸업하고〈샘이깊은물〉편집디자이너,김형윤편집회사아트디렉터로일했다.프리랜서로〈모닝캄〉,박생광탄생백주년기념사업출판물을비롯한여러단행본,사보들을디자인했다.2009년부터2016년봄까지재단법인예올사무국장으로일했다.2016년에루게릭병을진단받아지금까지병석에있다.
이책에실린글과사진은그가페이스북과메모장에남긴것들이다.혼자힘으로글을쓸수있었던2018년8월까지의기록이다.https://www.facebook.com/youngmi.lee.77398

목차

1.확진2016/01-2016/0430
2.휴식2016/04-2016/0540
3.엄마,그리고다시부산2016/05-2016/1150
4.집2016/11-2017/0462
5.가족2017/04-2017/0982
6.살아있다2017/09-2017/11118
7.하루2017/11-2018/04142

출판사 서평

루게릭병6년
이영미,우리에게과제를던지다

1.살아있다.
이책은저자이영미가2016년1월,루게릭병발병초기부터그가글을쓸수있었던
2018년8월까지페이스북과메모장에기록한글과사진중에서추려엮은것이다.책의제목은본문의이대목에서따왔다.

내손잡아/안넘어져/걱정하지마/날믿어/
내가잡고있어/나한테기대/
뭐필요해?/어디로갈래?/
누울래?/일어날래?/괜찮아?/밥먹자
하루종일듣는고마운말들.(20170608,p83)

2017년6월이면발병1년남짓,급속도로힘을잃어가는육신을오로지가족의돌봄에기대면서‘하루종일듣는고마운말들’을그는이렇게페이스북에남겼다.그나마떨리는손을책상에의지하면휴대폰으로글쓰기가가능했던시절에,그렇게올린그의글과사진은여러사람의마음을움직였고페이스북친구인작가최영미는“내가못쓰는시를언니가쓴다”고도했다.휠체어에앉는것도어려워진2018년여름이후로그의글은없다.그러나이런날들을내다보듯이일찍이그가쓴글은어쩌면딱지금이순간,그가하고싶은말일지도모른다.

살아있다오바
무너진잔해에깔린몸
밤하늘별들에게신호를보낸다.날개단천마별자리에
두렵다고꺼내달라고
나에게도날개를달라고
달릴수있게해달라고.
“너혼자가아니야”수억광년떨어진곳에서도착한답
너처럼갇혀잠들지못하고
깜박거리는여러빛이네옆에있다고

너혼자가아니라고
그들과별자리로이어져
함께있는게보인다고.(20170922p119)

2.끝까지디자이너
이영미는80년대에‘뿌리깊은나무’의<한국의발견>과잡지샘이깊은물창간멤버로일했다.여러출판물의아트디렉터였고병을얻어그만두기까지재단법인예올의사무국장으로일했다.타고난감각에잘훈련된디자이너로서종일침대에서바라보는창밖의나뭇가지,벽을타고오르는벌레에서도남들과다른게눈에들어온다.

노린재한마리
뜯어볼수록훌륭한디자인
육각형의몸비례뿐만아니라
끊어질듯이어지는다리선이
예술이다.(20171025p131)

제몸이제몸이아니게된나중에는보기싫은상태를참지못하는‘눈의욕심’이크다고한탄했지만(p74)편하게읽을수있도록배려하지않은책은잘된디자인이라고할수없다는(p138)깨우침또한얻으며결국은두껍지만어느페이지나활짝벌어지는성경책이야말로자신에게가장좋은디자인인지도모르겠다고말한다.(그런저자의생각을반영하여이책은책장이완전히펴지는사철제본방식을선택하였다.)

3.원망없는사람
책장곳곳에신음이어려있고때로는터져나오는비명도있지만이책은끝내평온하다.하나님원망안하느냐는질문에그는이렇게대답한다.

단지이유를알고싶어.이것이그분의뜻안에서무슨의미가있는것인지
나중에만나면여쭤봐야지.(p148)

‘책머리에’에서그의동료였던전뿌리깊은나무편집장김형윤은이렇게썼다.

자기소유이던제몸,그에딸렸던재능,기쁨,자랑스러움게다가
아직많이남은미래,속절없이다잃어버린‘나’를그는슬퍼하지
않는다.부끄러워하지도않는다.불치병의어둡고험한고갯길을
넘는동안몸은모두다내어주었으나영혼의맑음은막길어
올린아침샘물보다더투명해보인다.이책은그것을알게한다.
내게는큰과제로다가왔다.

4.지인들이말하는이영미
짐작을통해서든경험을통해서든미루어짐작할뿐,가까운가족이라하여도결코안다고할수없음이루게릭병환우의삶이란것을다시금깨닫는시간이되었습니다.
(박성자/승일희망재단상임이사p39)

긴투병생활동안언니의몸에서나온글들은병과싸운기록이아니라삶을다시바라보는일기이다.곁가지를다치고본질만남은문장들이시처럼반짝였다.
(최영미/작가p81)

아무리고통스러워도위엄을잃지않은한인간이여기에있다.(서화숙/언론인p12)

루게릭병의여정은하늘아버지곁으로돌아가는,GoingHome의나침반이라믿는다.물어보진않았지만,그는이미루게릭의답안지를쓰고있을것이다.가쁘게숨을쉬고내뱉으며,고잉홈여정의나침반을고정하고비상을준비하고있을것이다.
(이경주/100주년기념교회집사p117)

아무리누구나다가는길이라하더라도남들은길게,서서히겪는그과정을이영미씨는2,3년사이에압축적으로겪었다.그러면서도여전히본인의존엄성을간직하고있다.우리가저마다살아가는이과정에숙연해진다.(김영명/재단법인예올이사장p140)

5.에필로그
발병이후지금까지엄마이영미의기사,요리사,활동보조인으로서특히이영미가말을잃은뒤로는그‘입’이되어곁을지키고있는작은아들이쓴에필로그.

최근에엄마가그렇게‘눈으로쓴’글로이글을마무리합니다.엄마가며칠내용을생각했고
글자판으로받아적기시작하여여러번썼다지웠다를거듭하면서완성했습니다.

그리운친구들에게보내는인사같은글입니다.

...
나는내몸에갇혀버렸다.지금까지아주힘든고난의시간들을보냈다.하지만이길의시작과끝을아시는주님이함께하시기에원망도두려움도후회도없다.내것인줄알았던모든것,내몸조차내것이아님을깨닫는시간이었다.남은시간도몸은묶였으나마음은자유롭게,강보에싸인아기처럼순전하게,평화롭게살아내길기도한다.나를위해애쓰는모두에게고맙고미안하고사랑한다고마음을전한다.

내평생에선하심과인자하심이반드시나를따르리니내가여호와의집에영원히살리로다
-시편23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