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나를선생이라불러준,선생으로살게해준
그들의오늘이너무외롭지않기를,너무힘들지않기를…’
우리는자신이어떤사람인지알면서도때로쉽게받아들이지못한다.받아들이고싶지않은것일수도있다.한창뜨개질에빠져있을때옷한판을다뜰때까지밥도먹지않고잠도자지않았던저자.바로그러한성품을갖고사는저자는여전히투덜투덜자신과싸우며자신과화해하며자신을다독이며겨우살아가고있다.
그러는와중에매일자신과같은길을걸어가는‘학생’이라는이름의‘거울’을바라본다.그들이그저덜아팠으면,덜헤맸으면하는마음에잡아끌기도하고다그치기도했다고말한다.그러다보니무엇이되어서가아니라무엇이되어가는과정에서가끔은얼굴떠올리게되는선생이되고싶다고말하는저자.
이책은‘어쩌다선생’으로살아온세월이무엇을보든무엇을듣든생각나는학생이있고,그들에게해주고싶은이야기를떠올리는‘천상선생’이건네는소박한메시지이다.한페이지씩넘길때마다자신의삶에서건져올린풋풋하면서도공감이가는스토리가가득하여읽는재미를더한다.
책속에서
자신의일을삶에서소외시키지않는방식을직접선택하고그선택에책임을지며살아가는사람들을보며,나는참‘다행이다’싶습니다.그분들이나를직접먹여살리는것은물론아니지만,왠지그분들을보며내삶이아직은‘안전’할수있겠구나,이나라의내일이있겠구나,안도합니다.적어도이경우에인생은복리의법칙에따른다고생각하기때문입니다.삶의재미와의미를찾고발견하고누리는사람들이많으면많을수록그사회가‘행복한사회’라고말할수있는확률이높아지지않을까요?그런사회안에사는내행복지수도자연스레높아지겠지요?그래서내주변에‘자신의삶을주도적으로만들어가는행복한사람’이많았으면좋겠습니다.그리고그런사람들을더자주많이만나고싶습니다.그들이나눠주는건강한기운으로나도조금은더행복해질수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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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궁금한것이많은인간이기도하지만,어떤공간을방문할때꼭하는일중하나가공간명의‘역사’를확인하는겁니다.어떤공간을공들여만들면서이름을‘함부로’짓는사람은많지않을테니까요.공간명의뜻과이유를알게되면그공간에대한이해가한층높아지지요.근무하는학교근처카페중에‘주비’라는예쁜이름을가진곳이있습니다.‘두루향기롭다’라고이름의뜻도같이적혀있지요.딸의이름이라들었습니다.이런이름을지어주는부모가있는이따님.몸맘건강하게아주잘클것이라믿어의심치않습니다.카페주인장과잠시얘기를나눈적이있었는데,본인의카페또한‘두루향기롭기를’바라는마음이읽혀서좋았습니다.
---p.67
당시가끔교수님들이물으셨습니다:“자넨고향이어딘가?”살짝고민했던것같기도합니다.뭐라고답을해야하나….사실고민할필요도없었습니다,“서울입니다”하면될일이었죠.그러나당시내가선택했던대답은그게아니었습니다:“부모님고향은해남이시고,저는서울에서나서자랐습니다.”나는당연히(!)서울말씨를쓰고있었고,부모님고향을물은것도아니었으니,저리대답할하등의이유가없었습니다.그런데나는그리대답했어야만했습니다!대체왜나는그런대답을했으며,또는해야만했으며심지어앵무새처럼계속해서그답을반복재생산했던것일까요?(고향이어디냐는질문에나는지금도똑같이답을합니다.)
---p.117
이글을쓰는소극적이유는상담오는학생들에게읽고오라하려고입니다.매번비슷한말을반복해야하는상황이싫어서,이글을읽고오면그다음이야기를할수있지않을까하는기대가있습니다.보다적극적인이유는우리나라초중고교육에서진짜이것만은당장바뀌어야한다는생각이있기때문입니다.바로진로교육입니다.초중고진로교육의모든것을알고있는것은물론아니라서조심스러운측면이있지만,중등교육을거쳐대학을온학생들을통해알고있는정보만으로도이정도이야기를할‘자격’은있다고생각합니다.
---p.162
여행도그러할진대,우리삶은더말할것이없습니다.그러니큰그림없이길을가는것같아보이는젊은친구들,너무걱정할일은아닌것같습니다.오늘내가좋아하는일을하고,내가좋아하는사람을만나며,오늘을행복하게지내고있으면,그렇게이미내일을만들어가는중이니말입니다.그리고그내일의모습이하나의직선이어야할이유는어디에도없으니말입니다.어차피우리모두에게미래는의문문이며,우리는오늘을살수있을뿐입니다.“아직잘…”을외치면서도꼬물꼬물뭔가를계속하는F는내일의불확실성을오늘건강하게잘살아내면서미래를미리보여주기하는것아닐까요?(그는지금은농부로살고있습니다.5년뒤,10년뒤는그도나도모르지요.다만그친구가현재본인의삶을‘완벽하진않아도충분하다’고느낀다는건그의글(〈벗자편지〉중)을통해알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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