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걸음을 멈추고

제자리걸음을 멈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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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일본의 니체, 사사키 아타루의 대채로운 인문학적 논의
『제자리걸음을 멈추고』는 사사키 아타루가《야전과 영원》 출간 이전부터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의 대성공에 이르기까지 힘차고 거침없이 춤추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그 시기를 관통해온 약동하는 사유의 흐름을 돌아본다. 《야전과 영원》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비롯해 인문학의 본질, 대안적인 생의 탐구, 참된 죽음의 의미,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에 대한 근원적인 비판, 푸코의 ‘정치적 영성’에 관한 논의, 힙합과 혁명의 공통분모, 산책의 효용성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논의가 펼쳐진다.
저자

사사키아타루

저자사사키아타루는작가이자철학자로1973년일본아오모리에서태어났다.도쿄대학문학부사상문화학과졸업후같은대학대학원에서인문사회연구계기초문화연구를전공해종교학?종교사학전문분야박사학위를받았다(문학박사).
호세이대학비상근강사를거쳐현재는도쿄세이카대학인문학부준교수로재직중이다.
철학적저서『야전과영원?푸코ㆍ라캉ㆍ르장드르』를비롯해『잘라라,기도하는그손을』,『이치열한무력을』,『춤춰라우리의밤을그리고이세계에오는아침을맞이하라』,『이나날의돌림노래』,『바스러진대지에하나의장소를』등을발표했으며,소설작품으로『구하전야』,『행복했을적에그랬던것처럼』,『Back2Back』(이토세이코와공저),『아키코그대의제문제』,『밤을빨아들여서밤보다어두운』등이있다.

목차

한국친구들에게보내는편지

1부인문학의역습
-실패하는혁명이여,지식과열광을발산하라
-삶에대한모욕,‘죽음의이야기’의반복:『1Q84』는문학적으로잘못되었다
-어떻게죽을것인가

2부제자리걸음을멈추고
-대사일번절후소생
-요괴를만나다
-제자리걸음을멈추고
-실존의미학너머에서
-시
-정치적영성

3부야전과영원의지평혹은혁명
-야전과영원의지평이란무엇인가
-이세계에서다른생:영성·혁명·예술
-끝나지않는다고그는말했다
-‘ONCEAGAIN’이혁명이다

4부책을말하다
-양서이긴하나전제하는바가많고굴절을잉태한:푸코의맹우가푸코를말하다
-‘이소자키적세계’의반석과동요
-햇살가득한여행에미칠것만같은그림자가드리워진기록으로
-나의소설관을바꾼책세권

발문
대담자토론자질문자소개

출판사 서평

“비보이의자세를견지하는현대사상가”사사키아타루의신간!
인문학의본질,예술,혁명,정치적영성,참된죽음의의미등다채로운논의가종횡무진펼쳐진다

그간“일본의니체”로널리알려져온사사키아타루는국내에도이미확고한독자층을확보하고있는젊은철학자다.이책은그를일약가장주목받는철학자의반열에올려놓은대작『야전과영원』을펴낸이후일본도처에서쇄도한강연,인터뷰,대담,토론,기고중일부를선별하여묶은것으로,다양한주제를다루고있지만하나로수렴되는지점은‘진정한인문학의정신’이라고할수있다.종교학과종교사학으로박사학위를취득한후르장드르와같은문헌학자ㆍ철학자의길을걷는동시에직접소설을쓰기도하며언제어디서고거침없는비판을지속해온지성인의면모가이번책에서도유감없이발휘된다.
『야전과영원』출간이전부터『잘라라,기도하는그손을』의대성공에이르기까지힘차고거침없이춤추던발걸음을잠시멈추고그시기를관통해온약동하는사유의흐름을돌아본다.『야전과영원』의비하인드스토리를비롯해인문학의본질,대안적인생의탐구,참된죽음의의미,무라카미하루키의『1Q84』에대한근원적인비판,푸코의‘정치적영성’에관한논의,힙합과혁명의공통분모,산책의효용성에이르기까지다채로운논의가펼쳐진다.
“역시그의매력은망설임없는말에서나오는것이아니다.망설임과그망설임을억누르는긴장이담긴시적인한마디한마디가전율을느끼게한다.”
그와인터뷰를했던다구치히로유키라는이의평이다.그인터뷰에따르면숱한출판사에서거절을당하던『야전과영원』을제대로알아본이들은소설가,시인,사진가등직접창작을하는사람들이었다고한다.언뜻철학과는거리가멀어보이는힙합에도상당한애정을가지고있는독특한사상가사사키아타루의마르지않는매력에또한번즐겁게빠져볼만하다.
특히이번책에서는지난겨울전국의광장을뜨겁게달구었던우리의‘촛불혁명’에대한깊은감탄과진정어린찬사,상대적으로부끄러워하는소회를솔직히드러낸‘한국친구들에게보내는편지’가수록되어있어독자들로하여금더살가운친밀감을느끼게한다.

◆‘옳거니,좋아해보자!’라고기운을주는사상

사사키아타루는다양한수식어를가진철학자다.그만큼여러면에서매력을발산한다는의미다.그중에서도단연그를‘믿음직한사상가’로느껴지게하는면모는다음과같은언설들에고스란히드러난다.

사상은두가지밖에없습니다.하나는‘이렇게다양하게공부해야하나?앞으로는뭘해도허사인가’하고난처하게만드는사상이고,다른하나는‘옳거니,좋아해보자’라고기운을주는사상입니다.아무리머리가좋아도,척척박사여도전자는쓸모가없습니다.사상의가치가없습니다.참으로순진한소리한다싶으시겠지만그렇지않습니다.괴테가활력도주지않고설교만해대는사람은딱질색이라고단언한말을니체가희희낙락하며인용합니다.(268쪽)

니체는“진리의옹호자가가장드문것은진리를말하는것이위험할때가아니라진리가지루할때다”라는명언을남겼습니다.반대로말하면지루하고,당연한말일지라도옳은얘기면미사여구든라임이든총동원해서재미있게들려줘야한다는게저의소박한생각입니다.가장중요한것은실은당연해서시시할지도모릅니다.(228~229쪽)

참고문헌을명시하는또다른이유는둘도없는기쁨입니다.단적으로유쾌합니다.존경해서발췌한참고문헌을명시하고공유하는것은순수하게즐거운일이니까요.공유하는집단은스스로고립된당파와는딴판이지요.가령저는각주에서전부말합니다.숨기지않습니다.문장속에서도고유명사는전부밝히고유래는낱낱이파헤칩니다.카드는전부공개합니다.그래야모르는힙합의유래도조사하면알수있지않습니까.
정말로그러한보편적이고공명정대하게출처를공유하는기쁨을모든사람과나누고싶은절실한열망때문입니다.각주를다는것이즐거운이유는역시제가힙합을좋아해서가아닌지문득생각하기도합니다.(238쪽)

◆의식적으로선택한‘무지’의힘

정보과잉,대학과잉의시대에그는대학,특히대학의교양학부에대한환상에서벗어나현실을직시하자고말한다.작금의대학은부패했으며애초교양학부의출발은대부분의유럽인이문맹이었던데다체계적인학문과변변한책도없어서‘자유학예7과목’이라는문법,수사학,논리학,산술,천문학,기하학,음악밖에가르칠수가없었던것에기인한다고.더불어온갖분야에서전문가입네하는자들의말에현혹되지말고지식과정보를둘러싼착취와공포의구도에구체적으로저항해야만하며,설사무지하다고비난당할지언정필요하다면의식적으로무지를택해야만한다고강조한다.그것이진정으로정치적인저항이라고.
더불어어려운책에대한선입견을버리고무작정붙들고읽으면된다고강조하며이런일화를들려준다.

이런일화가있습니다.기자가『안티오이디푸스:자본주의와분열증L'Anti-OEdipe:Capitalismeetschizophrenie』은난해해서전문가도이해할수가없다더라고했더니들뢰즈는태연히전문가만모른다고한다고대답했습니다.실제로그는열렬히지지하는간호사와항만노동자들이보낸팬레터에감격했다고합니다.들뢰즈는그것을‘조우遭遇’라고말합니다.분명입문서를읽은적도없을뿐더러학교문턱에도못가보고,정규교육과정도밟지않은사람들이20세기굴지의난이도를자랑하는책을읽는것은조우는커녕기적에가깝죠.그러나그정도의기적은세상에흔합니다./애초에독자의능력을과소평가해서위한답시고쉽게쓰는것은권위적인태도입니다.독자를얕보고업신여기는짓이죠.그런식으로쓴글이무조건먹히는것은아닙니다.(150쪽)

◆혁명은텍스트의정보화에대한봉기

사사키아타루의책에빠짐없이나오는단어중하나가바로‘혁명’이다.그러나그혁명은우리가흔히떠올리는정치적혁명에만국한되는것이아니다.오히려가장근본적인혁명,모든것이텍스트에서비롯되며결국텍스트로수렴되는혁명이다.여기서텍스트는단순한글을가리키는게아니라춤,음악,그림등모든예술적장르를포괄하는개념이다.수많은독자를열광시켰던『잘라라,기도하는그손을』의부제인‘책과혁명에대한닷새밤의기록’이잘말해주듯초기부터지금까지줄곧‘텍스트’에대한그의천착이이르는곳이혁명의발생지점인것이다.좀더구체적으로그의목소리를들어보자.

실제로프랑스근대사에서도혁명은텍스트의정보화에대한봉기로파악할수있습니다.1848년의2월혁명,파리코뮌,인민전선의기쁨의파업에는항상시인들의봉기가일어났습니다.보들레르는거리에서전단을뿌리고,랭보는파리로달려가며,프레베르는공장에서연극을합니다.요컨대텍스트의원리주의에맞서서투쟁을벌였습니다.물론이러한봉기의결과물은보통선거와유급휴가제도같은법적인표상,다시말해텍스트로회수됩니다.하지만바로그런이유때문에혁명혹은봉기는문학과함께불가피하다고도할수있지요.(153~154쪽)

한마디로말해서혁명은가능합니다.하지만사카구치안고가말했다시피앞으로일어날혁명한번으로모든것이끝난다는생각은오산입니다.역시여기서도‘하나’와‘전부’에대한욕망이문제입니다.단한번의혁명으로모든것이끝나지는않습니다.그나저나혁명은가능하다는당연한말을왜새삼스레부르짖어야하는지참으로기가막힙니다.들뢰즈와가타리의말처럼왜당장이라도다른형태의혁명이가능하다고생각하지않나요.
폭력혁명은혁명의수많은형태중하나일뿐입니다.글쓰고,노래하고,춤추고,그리는,본래는틀림없이정치적이고예술적이기도한갖가지기예의열매(이것을통틀어서르장드르는‘텍스트’라고합니다만)모두가혁명입니다.태곳적부터인간은스스로를통치해왔습니다.그런데중세해석자혁명이후로이텍스트의의미가갈수록퇴색해서정보와정보를담아운반하는서류와데이터베이스만이규범과정치에관련된다는역사적?지리적으로한정된관념이출현합니다.그관념은식민지주의때문에세계로수출되었고,규범과정치는정보화하고말았습니다.그만큼다양한형태로저항할가능성도감소되었으니단순한폭력의분출일수밖에없는것입니다.
이리하여정보와폭력의이항대립에갇혀버렸습니다.이러한통치의정보화작용으로오늘날혁명은폭력혁명만의미하게되었습니다.물론통치에서텍스트의정치적혁명에힘을발휘하는일이전무하다고는할수없지요.때로는강제력행사가불가피한경우도분명존재합니다.그러나폭력혁명이전부라는생각은역사적으로도완전히협소한시각입니다.폭력이야말로급진적이다?새롭고급진적이라고철석같이믿는‘모든것은정보다’라는말만큼이나신물나고고리타분합니다.(155~156쪽)

혁명은역시유럽에서생긴개념입니다.가장최초의혁명은12세기에일어난중세해석자혁명입니다.실은그것도6세기의유스티아누스대제가제정한,제정했지만완전히사라진『로마법대전』으로돌아가라는운동이었습니다.600년을되감자는것입니다.그러나그렇게해서근대가탄생했습니다.그러한‘회귀’가말하자면‘옛것과의새로운관계’만이진정한의미에서새로운것,참신한것을창조한다는뜻입니다.(24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