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픽 한국 불교사 (36개 테마로 보는 한국 불교의 스펙트럼)

토픽 한국 불교사 (36개 테마로 보는 한국 불교의 스펙트럼)

$20.00
Description
36개의 테마로 풀어낸 1,700년 전통의 한국 불교사,
그 다채로운 스펙트럼에 비친 한국적 심성과 가치관
인도에서 탄생한 불교는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동아시아의 각지로 전파되었으며 고도의 철학적 사유이자 보편적 종교로서 문명사적인 영향을 미쳤다. 불교가 수용되고 토착화되면서 각 지역에서는 수많은 문화 접변과 변용의 현상이 펼쳐졌고, 이는 한반도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불교가 들어온 이후 한국사는 그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새로운 차원의 질적 도약을 경험했다. 또한 한국에서 불교는 인도나 중국과는 다른 고유한 특성을 만들어냈고 한국적 토양에 맞는 풍성한 열매를 맺어왔다.
불교는 한국의 역사에서 사상과 종교, 문화와 의례, 문학과 예술 등 여러 분야에서 빛나는 역할을 해왔고 그만큼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한국인의 심성과 가치관의 밑바닥에는 유교와 함께 불교가 알게 모르게 깊이 스며들어 있다. 또한 불교는 과거의 유산으로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까지도 살아 있는 전통이자 미래다. 이 책에서는 36개 토픽의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통해 한국 불교가 걸어온 발자취, 어제가 만들어낸 오늘, 오늘에 비친 내일을 열어보려 한다.

「머리말」 중에서
저자

김용태

고대사에대한막연한환상을품고서울대학교국사학과에입학했다가현재까지살아숨쉬는전통인불교를공부하기로마음먹었다.서울대에서조선시대불교사로석사학위를마치고일본도쿄대학에서중국불교로석사학위를받았다.다시서울대에서조선시대불교사로박사학위를받았고,이후조선을중심으로근대기까지한국불교사를연구하고있다.현재동국대학교불교학술원교수로재직하고있다.
지은책으로는교양서로『토픽한국사12』(2016)가있고,전공서로『조선불교사상사:유교의시대를가로지른불교적사유의지형』(2021),『조선후기불교사연구:임제법통과교학전통』(2010)을썼다.또한외국에한국불교를알리기위해영문한국불교사인GlocalHistoryofKoreanBuddhism,그리고일본춘추사에서『韓國佛敎史』를펴낸바있다.
한국사의흐름속에서불교가어떤역할을했는지에관심이있고,다른한편동아시아의틀속에서한국을조명하려고한다.한국사를바라보는저자나름의시각은『토픽한국사12』에잘드러나있다.이번『토픽한국불교사』에서는거시적관점에서한국불교사의다채로운모습을펼쳐보이고자했다.

목차

머리말

1부한국인의삶속에들어온불교

1장불교,인도에서나와중국으로오다
2장한반도에들어온불교,새로운문명을열다
3장신라왕실이불교를택한이유:왕권강화의시너지효과
4장불교,토착신앙을딛고뿌리를내리다
5장교학이해의전주곡:학파불교의싹을키우다

2부신라불교,사상과신앙의나래를펴다

1장정토:내세의유토피아를꿈꾸다
2장원효:세간과출세간의경계를뛰어넘다
3장교학불교의만개:의상화엄과해동유식
4장통일과융합:불교문화의찬란한꽃이피다
5장시대의아이콘:선과풍수지리

3부고려불교,전성기를노래하다

1장고려는과연불교국가인가?
2장선과교의공존:광종의기획과의천의승부수
3장결사의시대와개척자들:지눌과요세
4장문화국가의자긍심,대장경을만들다
5장고려의불교의례와신앙의향연
6장한국불교의자화상을담다:『해동고승전』과『삼국유사』
7장원간섭기:변동의서막과간화선의전수

4부조선불교,유교와의힘겨루기

1장유불교체의상징과조선불교다시보기
2장조선전기:억불의깃발을들다
3장전통의유산:왕실불교와국왕
4장선교양종의재건:도약의디딤돌이되다
5장임진왜란의승군나라를구하다

5부유교사회와불교,공생을꿈꾸다

1장임제법통의성립과문파의형성
2장선과교,염불의융합:이력과정과삼문
3장종교지형의확대:내세와정토,민간신앙의습합
4장조선후기승역의실상과사원경제의기반
5장유불교류의양상과불교심성론
6장중국불서의전래와화엄의전성시대
7장19세기선논쟁의전개와선과교의이중주
8장불교역사서의찬술:전통을아로새기다

6부근대화의격랑과불교의활로모색

1장불교,문명개화와근대화의횃불을들다
2장사찰령체제의질곡:물건너간불교자주화
3장승려의결혼:불교의사회화와세속화의추구
4장근대불교학의수용과불교전통의형상화
5장식민지유산의청산:불교정화의빛과그림자
6장현대한국불교의발자취,그리고오늘과내일

연표/도판출처

출판사 서평

◆살아있는전통이자미래인한국불교의자화상

372년고구려소수림왕때중국전진에서순도가불상과불경을가지고오면서한반도에처음불교가전해진이후1,700여년이흘렀다.고구려,백제,신라의삼국시대를이어통일신라와고려시대까지불교는한반도에서오랜세월명맥을유지해온다양한토착신앙을흡수하면서한국적토양에맞는찬란한문화의꽃을피웠다.그러다유교를통치이념의전면에내세운조선에들어와불교는크나큰시련을맞이했으며,18세기후반에는자생적으로퍼져나간천주교,그리고서구근대문명이물밀듯들어온19세기말부터는개신교와경쟁하면서오늘에이르게되었다.
그런데종교유무나어떤종교를믿는지와무관하게대다수한국인의인식속에는‘고려는불교국가였다’라는단편적시각과‘조선시대불교는숭유억불정책으로여성과서민의비주류신앙으로겨우명맥을유지했으며심지어승려의지위가천민수준으로떨어졌다’등의부정적이미지가굳게자리잡고있는것이현실이다.그러나이는매우안일한인식이다.특히조선시대불교에대한잿빛이미지가형성된것은경성제대교수였던다카하시도루高橋가1929년에펴낸『이조불교李朝佛敎』의영향이크다.해방이후우리역사를바라보는시각에드리워져있던타율성론,정체성론같은식민사관은매서운비판을받고어느정도극복되었지만조선시대불교에대한부정적인식은크게달라지지않았다.
이에한국불교전문가인김용태교수가일반인을위한교양서로『토픽한국불교사』를펴내게되었다.36개의흥미로운토픽을중심으로한반도에불교가전래된삼국시대부터현재까지를두루살펴보는이책은딱딱한개설서나통사가아니다.불교에대해익숙한사람이든잘알지못하는사람이든우리역사와문화에서상당한지분을갖고있는한국불교의본래면목을온전히만날수있도록길을안내해주는교양서다.
한국의명산어디를가든만날수있는고찰과빛나는불교문화유산들은1,700여년이라는장구한세월이말해주듯셀수없을만큼많다.굳이불교신자가아니더라도한국인이라면원효,의상,의천등의유명한대사들과임진왜란때맹활약을펼친사명당같은의승군의존재는잘알고있을것이며석굴암,팔만대장경,『불조직지심체요절佛祖直指心體要節』등세계문화유산에등재된우리문화재들에대해서도자부심과깊은애정을가지고있게마련이다.요즘에는붓다의가르침을생활속에서배우기위해기꺼이‘템플스테이’를가는사람도많아지고있다.나아가불교를제대로공부하기위해한국을찾는서양인들의숫자또한점점늘어나는추세다.이는오랜세월부당한핍박과오해속에서도결코그빛이바래지않은자율과평등,이타주의,비폭력과생태주의,조화와상생같은불교적가치관의힘때문일것이다.불교는단순히무無,공公,업業,윤회,전생,인연,수행,해탈,열반,서방정토,극락같은단어들의카테고리로만이해하기에는턱없이크고깊은세계다.또한오래전역사적사실이나심오한교학에대해많이공부하는것만으로는불교의핵심에닿기어려울것이다.화두를들고참선에드는것은멋있어보이지만일반인은따라하기도쉽지않은수행법이다.
불교는너무나거대한산이다.종교같기도하고철학같기도하다.“나무아미타불관세음보살”만외면모든일이잘풀릴것같기도하지만‘돈오점수’대‘선교겸수’,교종대선종등의골치아픈논쟁쯤은알아야할것같아어렵다는생각부터든다.다른종교를갖고있거나종교자체에아예무관심한사람이라면굳이불교에대해알필요가없다고생각할수도있다.하지만이책은종교적측면보다는불교가우리역사와한국인의심성,가치관에끼친영향에더많은무게를두었다는점에서색다른한국사이며그만큼부담없이즐길수있다.
◆한국인심성의저변에흐르는불교적가치관

“그사람,전생에나라를구했나봐”,“전생에무슨죄를졌기에…”,“다음생에는…”,굳이드라마나영화,웹툰이아니더라도윤회나전생과관련된말들이4차산업혁명이라는단어가익숙해진요즘에도차고넘친다.각개인이전생에대해어떻게생각하든우리의집단무의식한가운데에는불교적심성이깊게자리잡고있다.반면효와충등우리실생활에직접적인영향을끼치는가치관의상당수는유교의영향이크다.나아가천당과지옥이라는관점에서평소착하게살아야하며잘못을하더라도회개하면구원받을수있다는도덕관을심어준기독교는서구근대문명의도입과함께우리사회에튼실하게안착했다.그뿐인가.우리는오랜세월아주자연스럽게뿌리를내린풍수지리,도교적가치관,무속신앙에도친숙하다.한마디로우리는온갖종교적심성이어우러진바탕위에서현실을살아가며각자나름의가치관을정립해가고있는것이다.그리고이런현상은우리나라에만국한된것이아니다.인간자체가종교적심성에크게기댈수밖에없는불완전한존재이기때문일것이다.
보통한국사를반만년의역사라고들한다.구석기,신석기,철기,청동기시대를지나강력한국가중심의시대를거쳐개인이중심인서구적가치관이자연스럽게녹아든현재에이르기까지인도에서태어나중국을거쳐서한반도에뿌리를내리기까지한국불교의역사는얼추1,700여년에달한다.이는한국사전체기간의무려3분의1에해당하는긴세월이다.로마에서기독교가정식으로공인을받기까지엄청난박해와시련에시달렸던것처럼신라에전파된불교또한국가차원에서공인을받기까지큰시련을겪어야했다.‘이차돈의순교’가대표적이다.이후한국불교는삼국시대부터고려시대까지거의천년동안순항하면서왕족부터하층민에이르기까지실생활에직접적인영향을끼치며찬란한문화의꽃을피웠다.
다만여기서우리가흔히간과하는것중하나는고려에대한인식인데,고려시대에불교가매우존숭되고융성했던것은사실이나국가의통치이념은아니었다는점이다.고려도조선과마찬가지로유교를통치이념으로삼았으며도교와풍수,무속신앙등이탄탄한사회적저변을가지고있었다.또한명확히짚고넘어가야할것은조선시대불교에대한부정적이미지다.이에대해저자는이렇게지적한다.

현재한국불교의원형은조선시대에만들어졌다.간화선의선양과임제법통계승,선교겸수지향과화엄교학중시,염불정토신앙의대중적확산은조선시대를거치며불교전통의중요한자산이되었다.이러한점에서조선시대불교는고려와오늘날의불교를잇는매개이자가교라고할수있다.이뿐아니라한국인의심성과세계관의밑바탕에는흔히생각하듯유교만있는것이아니며불교도큰비중을차지하고있다.그렇기에조선시대불교를제대로이해하는것은전통에서불교의정당한지분을찾는과정이며,한국의역사전통을새로운시각에서다시바라보는데많은실마리를제공한다.(180쪽)

조선시대에도왕실과중앙의권세가,하급관리와아전,각지역의토호등다양한계층에서불교를믿었다.물론국가의례와양반사대부계층의가례에서불교식제의와내세관은설자리를잃었고,유교의제례와사후관념이사회적으로점차확산되어갔음은분명하다.조선후기에들어유교사회가본격화되었다고하는것은삶뿐아니라죽음의문제까지도유교가힘을얻게되었음을의미한다.하지만내세의문제에서불교가가진오랜기득권이하루아침에사라지고유교가전면적승리를거두었다고보기는어렵다.조선사람들대다수는업과윤회로상징되는불교의내세관을잊지않았고,망자의명복을빌거나정토로의왕생을꿈꾸는이에게불교는내세로이끌어주는길잡이가되었다.성리학적관념이사회전반에영향을미치고유교식제의가일반대중에까지파급력을가지게된것은조선후기인17세기이후의일이었다.(239쪽)

◆한국불교의도전과미래

한국불교는고려말과조선초,조선후기와미군정기에이어1980년10ㆍ27법난까지숱한도전과시련을겪어왔다.고려말에는사회적분열과전란의소용돌이속에서부의양극화가심해져백성의살림이날로피폐해졌고불교계는승려수나경제적측면에서외형적으로크게성장했지만,내적으로는인적수준이하락하고도덕적타락이나불감증을낳는원인이되었다.고려말불교계의모습은교학연구나선수행의풍토대신기복과공덕신앙이중심이되었고,교단은자정능력을잃고기득권유지에골몰했다.한편유교국가의기틀을다지는데온힘을쏟던조선초에는개창세력인정도전을비롯한성리학자들의집중포화를받아야했다.조선후기에는당시유학자들조차내세관이비슷하다는이유로불교의별파로인식한천주교의거센도전에직면했으나‘전통의안’에있던불교가효의실천을현세에서내세로까지연장하고국왕의장수,나라의평안과번영을기원함으로써천주교와의경쟁에서승리를거두었다.그런가하면1945년부터3년간미군정통치기에여러특혜를누리면서정치적·사회적영향력을키운기독교가또하나의강력한도전세력으로떠올랐다.오랫동안미국에머물다귀국한이승만등일부정치가들은미군정과기독교계의지지를얻기위해백방으로노력했다.1948년8월15일대한민국정부가수립되고이승만이초대대통령에취임하면서기독교편향정책은계속되었다.이후1980년5월17일에전두환의신군부세력이군사쿠데타를마무리하고정권을잡는과정에서조계종총무원측이군사정권에협조하지않고오히려반대의사를밝히자흉흉하던민심을다잡고공포분위기를조성하기에좋은먹잇감으로찍혀부정부패의온상으로매도당하기도했다.전통종교인불교에비해천주교와개신교는로마교황청이나미국등든든한뒷배가있었다.또사회지도층인사와유력자중에기독교신자가많았기때문에폭력을가하거나막무가내로건드리기에는정치적부담이컸을것이다.이에비해불교는신군부입장에서가장만만한거대종교였고비리혐의를씌우고정화의명분을찾는데그다지부담을느끼지않아도되었다.이런이유로일어난것이바로10ㆍ27법난이었다.
이처럼한국불교는찬란하게융성했던시절과고달픈시련의과정을모두겪으며오늘에이르렀다.밀레니엄시대라불리는20세기이후로는과학의눈부신발달덕에새로운‘세계종교’가탄생할가능성은거의없으며기존전통종교들도점점설자리를잃게되리라는전망이우세하다.혹자는4차산업혁명시대의종교로‘과학’을꼽기도하고현실을매우비관적으로보는이들은작금의신이바로‘돈’이라고거침없이말하기도한다.진실이과연무엇이든한국불교의미래를장밋빛이라고쉽게단언하기는힘들것이다.이에저자는다음과같은조언으로이책을마무리짓는다.

한국불교의미래는불교의장점을살려서현재한국사회에어떻게적용할지에달려있다.(중략)불교는1,700년동안한국인의심성과가치관을형성해왔고DNA의일부를이루고있다.그뿐아니라현재까지살아있는주류종교로서큰영향력을미치고있다.시야를확대해서보면지난2,500년간불교는고도의사유체계이자보편적세계종교로서아시아각지에많은영향을주었고인류문명사에크게기여했다.
수많은붓다의계승자들은종교적경건함과구도의치열함으로무장한채신앙과수행,교화에생애를바쳤다.불교의미래적가치는바로과거부터현재까지쌓아올린업과인연에서출발하며,그종교문화의밝은빛은아시아를넘어세계로널리퍼져나갔다.한국불교도21세기불교의세계화와인류문명의길안내자역할에동참하기위해무엇을어떻게해야할지깊이고민할때다.(346~34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