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큰글씨책) (살아온 날의, 함께 살아갈 날의 이야기)

인연(큰글씨책) (살아온 날의, 함께 살아갈 날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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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980년대 말 ‘운동권 학생’에서 이후 ‘인권운동계의 수사반장’으로 거듭나는 동안
맺은 다양한 인연에 담긴 우리 시대와 사회, 이웃에 관한 따뜻하고 진솔한 이야기!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서 억울함으로 몸부림친 사람들부터 이인람ㆍ김희수ㆍ김창국 위원장과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법정 스님, 명진 스님, 김대중ㆍ노무현ㆍ문재인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특별한 만남이 안겨준 선물 같은 인연의 실타래를 통해
우리 사회의 민낯과 ‘인권’의 현주소를 돌아본다.

“누구에게나 크든 작든 자기만의 고유 권한이 있습니다. 그것은 권력과는 또 다른 의미의 힘입니다. 권력은 파괴적이지만 권한은 자기희생적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기에 권한 내에서 하는 일은 해도 그만, 또 설령 안 한다 해도 누가 뭐라고 할 수 없는 애매한 영역이기도 합니다. 검표원으로서 제가 했던 그 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냥 순서대로 표를 받아 처리하고 막차만 안전하게 출발시키면 누가 뭐라고 할 일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진 권한을 통해 양해를 구하고 동의를 받아 행한 그 작은 배려가 사정이 어려운 누군가에는 큰 도움이 되었으니 얼마나 의미 있고 값진 일인가 싶었습니다. 이 ‘긍정적 나비효과’를 저는 경험한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까지 제가 인권운동가로서 걸어오며 지키고 싶은 초심입니다. 인권운동가로서, 여러 기관의 공무원으로서, 작가로서, 팟캐스트 방송인으로서 제가 가진 권한이 있다면 그걸 혼자만 누리지 않고 모든 이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행사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아픔에 공감하는 힘, 그것을 잃지 않고 살겠습니다. 그 초심, 잊지 않겠습니다.”
- 본문 중에서
저자

고상만

1970년경기도판교에서태어났다.1989년대학입학후학생운동을시작했고제적과투옥이후인권운동가의길을걸어왔다.1992년‘유서대필강기훈무죄석방공대위’간사를시작으로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인권위,천주교인권위,인권연대,반부패국민연대등에서활동가로일해왔다.2002년대통령소속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장준하선생의문사사건조사관으로일했고,2006년에는대통령소속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조사관으로일했다.이후서울시교육청과경기도교육청에서시민감사관으로일하며교육비리근절을위해노력했으며,2016년에는대한변협인권위재심법률지원소위원회부위원장으로억울한이들의구제를위해노력했다.2018년국방부적폐청산위와국방개혁자문위간사위원,KBS진실과미래위원회부위원장으로일하며상지대학교에서‘현대사회와인권’을강의했다.
2014년국민라디오〈고상만의수사반장〉을진행했고〈김용민브리핑〉등각종방송에출연했다.〈오마이뉴스〉에서‘2013년올해의뉴스게릴라상’등다수의기자상을받았으며,2017년에는연극〈이등병의엄마〉를기획ㆍ제작하기도했다.2020년현재대통령소속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에서사무국장(고위공무원단)으로일하며사망군인의순직과명예회복을위해활동하는중이다.그동안지은책으로는『니가뭔데』,『그날공동경비구역에서는무슨일이있었나』,『중정이기록한장준하』,『장준하,묻지못한진실』,『다시,사람이다』,『고상만의수사반장』,『이등병의아빠』외다수의공저가있다.

목차

프롤로그-인연,세가지기억

1.‘전두환과평생동지’였던아버지,사랑합니다.
2.장인어른이남긴유산,50만원
3.1991년감옥에서만난사람들
4.인권운동가는무엇으로사는가
5.‘시외버스검표원’출신인권운동가의초심
6.‘월남파병군인’명진스님과두베트콩할아버지
7.장준하의동지-법정스님,김대중전대통령의증언
8.내가만난인권변호사가대통령이되다
9.‘사후후보매수죄’라는오욕,낭만파곽노현전교육감의진심
10.북한사람홍강철씨에게들은진짜북한이야기
11.그사채업소여직원은정말누가죽였나
12.영화〈7번방의선물〉-무기수정원섭이야기
13.군인권에기적을일으킨연극〈이등병의엄마〉와그어머니들
14.먼저떠난세분그리고남은사람들의인연

출판사 서평

◆‘전두환의평생동지’였던아버지대신사회에속죄하기위해시작한학생운동

1980년대초1년에몇번집으로날아오던특별한편지가있었다.‘민주정의당총재대통령전두환’의이름이금박으로박혀있던그편지의첫머리는늘“존경하는평생동지아무개님”으로시작했다.어렸을때는그런편지를받는아버지가힘이센사람인줄알았다.차츰철이들면서‘사회정화위원’이라는아버지의직함이정확히무엇을의미하는지,전두환이라는독재자가얼마나끔찍한짓을저질렀는지를알아가면서아버지와연을끊을정도로아버지의존재가부끄럽고괴로웠다.아버지는어떤말로도바뀌지않을것이므로아들인자신이대신사회에속죄해야겠다고다짐하고대학에들어가자마자학생운동을시작했다.실은사춘기를거치며글을써서먹고사는작가가되고자했다.그러나글쓰기보다투쟁이먼저였다.
대학에들어가사회의민주화를위해,또부패한사학재벌의횡포에맞서치열하게싸우는과정에서소중한동지를둘이나잃는비극을겪었다.너무괴로워스스로분신을시도하기도했다.우여곡절끝에살아남아더열심히싸워야겠다고다짐했건만학내점거농성중이던당시아버지가학교로찾아왔다.이제마지막인사를해야겠다고생각하고교문앞으로내려갔다가아들의목숨을걱정하는아버지의눈물을처음으로본순간무릎이꺾여버렸다.그대로아버지의차에실려집으로가던중경찰의검문에걸려차디찬지하감방에갇히는신세가되고말았다.아버지는당신의어리석음때문에아들을감옥에보냈다는자책으로한없이괴로워했고이후누구보다아들이걸어가는길에든든한후원자가되어주었다.
한편같은시기에학내점거농성중이던딸내미를찾기위해학교를찾아온어느아버님과우연히마주쳤는데,그때남학생들이흔히당하던‘싸대기’대신‘이싸움에서꼭이겨달라’는당부를듣고깜짝놀라게된다.그래야당신의딸도안전할것이기때문이라고말한그아버님은평범한농부였다.이미학교에서제적을당해학내농성에앞장서기보다유인물과대자보를작성하며후원하는선배로서‘이미싸움에서진것은아닌가’하는나약한생각으로괴로워하던중누가시킨것도아닌데혼자꿋꿋하게학내사찰인사들의동태를관찰,기록하는일지를쓰던여자후배를보고크게각성하게된다.그후배는이후감옥으로날마다면회를와주었고‘오늘의날씨’와도같은독특한형식으로바깥세상의소식을전해주었다.
세월이흘러그후배는‘아내’가되었으며,학교로찾아와꼭이겨달라고당부하던그아버님은‘장인어른’이되었다.이토록흔치않은사연과인연을가진주인공은‘인권운동계의수사반장’으로불리는고상만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사무국장이다.

◆누구나쉽게경험하기는어려운아주특별한만남

고상만사무국장은1992년‘유서대필강기훈무죄석방공대위’간사를시작으로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인권위,천주교인권위,인권연대,반부패국민연대등에서활동가로,2002년대통령소속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장준하선생의문사사건조사관으로,2006년에는대통령소속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조사관으로,이후서울시교육청과경기도교육청에서시민감사관으로일하는동안전태일열사의어머니이소선여사,박종철열사의부친박정기아버님등민주화운동관련유가족을비롯해명진스님,법정스님,곽노현전서울시교육감,노무현ㆍ문재인변호사,김대중전대통령등일반인이흔히만나기어려운여러층위의다양한분들과특별한만남을경험했다.대부분공적인일로만난인연이지만그속에녹아있던역사의진실,우리사회인권의현주소,사람살이의따뜻함과억울함등일반독자들과나누고싶은이야기들이한가득이어서『인연』이라는책을쓰게되었다.
물론이책에는공적인만남에대한이야기만담긴것이아니다.20대초반감옥살이를하며만난사회가장밑바닥사람들의생생한이야기와인권의식이턱없이부족한경찰들이야기,사적인‘악연’이참신한‘복수’로이어진훈훈한이야기,두베트콩할아버지를통해접한베트남전의불편한진실,절친한탈북민에게들은진짜북한이야기,경찰의무리한수사로‘죄수’가되어몇십년을감옥에서고통받아야했던안타까운이야기,이유도모른채군에서아들을잃은어머니들의한없이슬픈이야기등이때론뭉클하게,때론유쾌하게,때론가슴아프게펼쳐진다.이많은인연을통해우리는간접적으로우리사회의또다른면을만나고우리이웃의아픔에공감하며한층성숙된인권의식을가질수있게될것이다.

◆인권운동계의‘수사반장’다운면모

2012년8월세상을떠들썩하게한사건이있었다.파주광탄면에잠들어있던고장준하선생의묘를이장하는과정에서명백하게드러난타살흔적.장준하선생의머리뼈에직경6센티미터의‘가격흔’이우리사회를향해박정희정권의무지막지한독재성을고스란히드러냈던것이다.당시의문사진상조사위원회에서고장준하선생사망사건을맡아법정스님,김대중전대통령,김정렴비서실장등주요인물의진술을통해사건의실체를파헤치던조사관이바로고상만사무국장이었다.
이런큰일을맡기전저자는한인권단체의민원실장으로일하면서여러강력사건을접하게되었는데,그중여전히사건의실체가명확히드러나지않은가슴아픈사건중하나가바로구로동사채업소여직원사망사건이다.이사건에관한이야기야말로‘수사반장’다운면모가잘드러난에피소드로,담당변호사마저인지하지못한진술서상의중요한허점을저자가짚어낸것이다.당시범인으로지목된방씨의자백을받아냈다고주장한경찰과검찰의진술조서에피해자의이름이‘김연희’(가명)가아닌그의언니‘김연주’(가명)로되어있었고,이는‘진짜자백’이아니라수사관이소설쓰듯임의로작성한조서에그냥방씨의지장만받았을가능성을뒷받침하는명백한진실이었다.그럼에도변호사와검사는물론담당재판부까지조서자체가엉터리라는사실을인지하지못한채단순절도범에게살인혐의를씌워징역12년이라는중형을구형하고만다.이밖에도삼례‘나라수퍼3인조강도살인사건’이나영화〈7번방의선물〉의모티브가된무기수정원섭목사이야기등잘못된수사관행이만든어처구니없는인권침해사례가여전히많다는점에서수사당국은물론일반시민들도누구든다시는억울한일을당하지않게각별한관심을가질필요가있음을절감하게된다.

◆인권운동가로산다는것

저자는입담이강한사람이다.대부분의글도말하듯이쓴다.그래서눈으로는글자를읽고있지만마치저자가앞에서직접이야기를들려주는듯한착각이들기도한다.특히자신의어린시절경험담을풀어놓은곳에서는당시장면이눈에선연히떠오를정도다.그중에서도돈이없어졌다는이유로큰형에게형제들이매타작을당하던장면과군훈련소에서무섭디무서운교관이장병들에게악다구니를쓰며마구구타를하던장면을백미로꼽을만하다.
먼저저자가열한살때이야기로어느날스무살큰형이동생들을집합시켜놓고자기가숨겨놓은돈을훔친사람이누구냐고묻는다.아무도자백을하지않자시작된매타작.작은형과누나를거쳐저자의차례가되어빗자루매질이끝나자비로소여덟살짜리막내가눈에들어왔고어린동생이너무불쌍해그냥자기가훔쳤다며가짜자백을하고는죽도록맞았다고한다(20여년이흘러밝혀진‘진범’과이를둘러싸고벌어진유쾌한에피소드는덤이다).
다음은저자가20대초반에입대하면서겪은이야기다.어떻게든셋째아들이군에서조금이라도편하게생활하기를바라는아버지가MRI필름을저자의몸통에둘러주며교관이아픈사람있느냐고물으면반드시그걸보여줘야한다고신신당부한다.그러나아버지의염려가무색하게도끝내자리에서일어나지못하다가몸이아프다며교관앞으로나간장병들이온갖조롱속에구타당하는모습을보면서너무괴로워그냥함께맞기라도해야겠다는생각으로나중에혼자손을들고말았다.하지만그대가는더욱가혹한구타였다.
이밖에도만취한아저씨한테시달리던공익요원을도와주려다오히려그취객에게머리를찍히고귀가도하지못한채경찰서에서부당한고초를겪은이야기등이현장감있게펼쳐진다.이런다양한에피소드를통해저자는말한다.인권운동가는남의일에그냥끼어드는사람이라고.다른사람이마주한부당함이나어려움,아픔에함께공감하고본능적으로손을드는사람이라고.누구나이렇게살기는어렵겠지만‘초심’을잃지않고앞으로도계속남의일에열심히‘끼어들며’살겠다는저자의이야기를따라가다보면저절로‘인권’이란무엇인가에대해진지하게고민하게된다.더불어선연善緣이든악연惡緣이든모든만남은소중하다는저자의메시지가큰울림으로다가온다.그런의미에서이책은우리사회와이웃의다양한삶에관심이많은사람이라면누구에게나추천하기좋은인권교과서라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