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9(큰글씨책) (평등을 잉태한 자유의 원년)

1789(큰글씨책) (평등을 잉태한 자유의 원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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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서양사학계의 거목 주명철 교수 필생의 역작인
‘프랑스 혁명사 10부작’, 그 장대한 서막이 열리다!
“혁명이 다시 한번 폭발해야 한다.”
“우리는 노예상태에서 자유로 아주 빨리 넘어왔다.
그런데 우리는 자유에서 노예상태로 더 빨리 걸어간다.”
(루스탈로, 『파리의 혁명』)

2015년이 차츰 저물어가는 이때, 새삼스럽게도 우리는 ‘자유’의 의미를 다시금 물어야 하는 사태에 직면해 있다. ‘자유’의 대척점에는 ‘부자유’와 ‘억압’, ‘독재’가 자리하고 있다. 곳곳에서 역사의 시곗바늘을 뒤로 돌리려는 무망한 시도들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역사를 왜 배우는가? 과거에서 유용한 교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교훈이 오늘의 실수를 막고 미래를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는 자는 고립되거나 필멸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장강과도 같은 역사는 어느 한 개인이 이끌어온 것이 아니라 면면히 이어져온 인류의 집단적 의지의 발현이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에는 무수한 혁명들이 있었다. 신석기 혁명(농업혁명), 철기혁명, 산업혁명 외에도 영국 명예혁명, 미국 독립혁명, 프랑스 혁명, 러시아 혁명, 중국 문화혁명, 쿠바 혁명, 우리의 4·19혁명, 최근 불거진 아랍권의 혁명 등 저마다 배경과 시기와 발발 원인은 다르지만 인류사에서 혁명은 늘 엄청난 변곡점을 이루어왔다. 그렇다면 ‘혁명’이란 무엇인가? 원래 혁명을 뜻하는 단어 ‘revolution’[레볼루션]은 ‘천체의 운행’을 뜻했다. 그 자체로 ‘큰 변화’, ‘대변혁’이라는 의미가 담긴 이 말은 사회·정치적 측면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하기에 이르렀다. 근본적 변화란 무엇인가? 이제까지의 익숙했던 삶이 송두리째, 뿌리부터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의 삶에 아무런 불만이 없는 세력이라면 혁명은 당연히 불온한 것이 된다. 그러나 다수를 위해 더 나은 삶을 지향하는 세력의 입장에서는 피의 대가를 지불해서라도 쟁취해야 할 필연적인 것이 된다. 그러므로 같은 역사적 사건에 대해서도 누가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게 마련이다. 그렇다 해도 군사정변이 곧 혁명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군사정변은 소수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전체주의를 지향하고 혁명은 전체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자유를 지향한다. 두 가지가 비슷하게 보일 때도 근본 원칙에서 확연히 다른 것이다.”
저자

주명철

1950년서울에서태어나서강대영어영문학과를졸업했다.같은대학교대학원사학과를거쳐프랑스파리1대학에서다니엘로슈교수로부터박사학위를받았으며,박사학위논문을번역하고보완하여'바스티유의금서'(문학과지성사,1990)를펴냈다.이책은기존내용을대폭보강하여'서양금서의문화사'(도서출판길,2007)로다시출간되었다.앙시앵레짐시대의금서를중심으로프랑스사회와문화를연구하면서'지옥에간작가들'(소나무,1998),'파리의치마밑'(소나무,1998),'다이아몬드목걸이사건과마리앙투아네트신화'(책세상,2004)를비롯한여러책을썼고,앙시앵레짐과프랑스혁명관련서적을다수번역하였다.1987년부터한국교원대역사교육과에재직하면서문화사학회,역사학회,한국서양사학회종신회원,한국서양사학회회장을역임했다.

목차

시작하면서

제1부국회의탄생
1.파리의전국신분회대표선거
2.파리제3신분의진정서
3.전국신분회개최
4.국민의회선포와죄드폼의맹세
5.루이16세,당신만신성한가?

제2부바스티유정복
1.혁명의중심지파리
2.네케르의해임과파리의대응
3.국회의결의
4.바스티유정복
5.바스티유의피정복자들1
6.바스티유의피정복자들2
7.바스티유의정복자들
8.파리코뮌의탄생
9.지방도시의봉기
10.대공포

제3부인간과시민의권리
1.강제위임문제를어떻게해결할것인가?
2.제헌의회의활동시작
3.8월4일밤의선언
4.인권선언
5.왕의거부권
6.파리아낙들의베르사유행진
7.파리로가는길

연표

출판사 서평

◆한국인저술최초의프랑스혁명사대서사시

한국서양사학회회장을지낸주명철한국교원대역사교육과명예교수가이런문제의식아래‘프랑스혁명사10부작’이라는대작의첫두권을선보여학계와출판계의주목을끈다.
226년전인1789년7월14일,무장한민중이바스티유감옥을‘정복’하면서본격적으로시작된프랑스혁명은그동안프랑스는물론전세계적으로수많은논문과관련서가나와있는역사적대사건이었다.우리나라에도다양한저서와번역서가나와있는편이긴하지만이번처럼혁명이시작된1789년부터테르미도르반동이일어난1794년까지를무려10권에세밀히다루려는저작은아직까지출판된적이없다.남의나라에서오래전에일어난혁명을이렇게까지자세히알필요가있을까싶지만저자의생각은다르다.프랑스혁명의교훈은언제라도우리에게유용할뿐더러그간우리는프랑스혁명에대해‘장님코끼리다리만지듯’해왔다는것을자각하고우리목소리로또우리시각으로프랑스혁명을총체적으로살펴볼필요가있다는것이다.
특히앙시앵레짐(구제도,구체제)에대한충분한고찰없이막연히앙시앵레짐은모두사라져야마땅한모순투성이체제였으며루이16세는무능하기짝이없었고그의아내마리앙투아네트는사치와향락으로만일관한개념없는왕비였다는식의무비판적혹은몰역사적선입견을가진채프랑스혁명을바라보고서술해온그간의관행을바로잡기위해서라도앙시앵레짐자체에대한면밀한이해가선행되어야한다고밝힌다.
더불어그간별문제의식없이일본에서들여온용어를그대로따라써온(혐의가짙은)학계의나태한관행에일침을가하면서이제라도우리의관점을확고히세우고학문적비판의날을벼려야함을역설한다.저자가특히비판하는용어는‘삼부회’인데,이는일본학계에서‘三部會’라고이름붙인것을우리나라세계사교과서편찬자들이단순히한글음만따붙였다는혐의에서자유롭지못하다고비판하며‘전국신분회’로명명한다.또한흔히외국어를그대로차용해서쓰는‘망탈리테mentalit?s’라는용어도‘집단정신자세’라는용어를고수하고있으며‘총독’으로번역하는‘gouverneur’[구베르뇌르]는‘군장관’이라해야더욱명확하다는의견을제시한다.나아가독자의귀에익숙한‘바스티유함락’이라는용어보다는‘바스티유정복’이라는말을선호하는데,그이유는‘정복’의주체는행동하는인간이고‘함락’의주체는대상이라는점,그런데역사는살고생각하고행동하는인간의이야기라는점을강조하기위해서라고밝힌다(물론그시대사료에서‘함락’이라는뜻으로쓰는사례를소개할때는‘정복’을고집하지않는다).
저자는이책의의의를다음과같이밝힌다.
“‘자유,평등,우애’라는높은이상을내걸고실천하려는프랑스혁명도모두에게고통스러운과정이었고,그렇게해서겨우틀을갖추고조금씩실현한민주주의의가치를지키는일이얼마나소중한가생각하는기회를마련하자는것”이며,“역사는살면서기억하고생각하고꿈꾸고행동하는인간의기록이다.인간은기록을통해다른사람의경험을배우고,또자신이무엇을할수있을지아는동시에창조적으로행동한다.그것이인류의발전을가져왔다.따라서우리는언제라도프랑스혁명에서많은교훈을얻을수있다.”

저자는2권도입부에서그동안역시별비판의식없이받아들여온“프랑스혁명은전형적인시민혁명”이라는명제에대해서도근본부터되짚어야함을역설한다.

독자가운데에는고등학교시절“프랑스혁명은전형적인시민혁명”이라고배운사람이있을것이다.물론무조건그렇다고외워야했지왜그렇게정의하는지설명을듣지는못했으리라.먼저‘전형’이라는말의뜻을생각해보자.자연과학분야에서도관찰자의위치와가설이달라지면결과가달라질수있는데,어찌나라마다다른형태로일어나는혁명에전형을얘기할수있을까?이것은독특한역사관을반영한말이분명하다.‘전형’이라는말은같은부류의특징을가장잘나타내는본보기라는뜻인데,프랑스혁명이각나라마다다른맥락에서일어난혁명의특징을모두갖추었다고판단할근거는무엇인가?이말에대답하기어렵다면이제‘전형적인시민혁명’이라는말로넘어가다시한번물어보자.프랑스혁명이시민혁명의특징을가장잘나타내는본보기인가?그렇다면‘시민혁명’이란무엇인가?
유감스럽게도세계사교과서에그말을쓴저자들은시민혁명의뜻을분명히밝히지않았다.그럼에도그들은‘시민’을‘부르주아’라는뜻으로이해하는듯하다.다시말해마르크스(주의자)가말하는‘부르주아혁명’을우리말로‘시민혁명’이라고간단히옮겼다는인상을지우기어렵다.마르크스(주의자)가부르주아혁명이라고말할때에는별문제가없었다.그것을시민혁명이라고번역할때문제가발생했다.부르주아를시민이라고옮길수있는가?그럴수없다면우리는부르주아혁명과시민혁명을구별해야한다.(중략)부르주아혁명을시민혁명과같은것이라고생각하는사람은사회적개념인부르주아와정치적개념인시민을혼동한셈이다.

이렇듯저자는용어하나하나부터면밀한고찰과세심한선택을통해역사를서술하는것의중요함을시종일관강조한다.그렇다면저자는앙시앵레짐과프랑스혁명을어떻게보고있는가?저자는혁명가들이앙시앵레짐을거부한것으로만보아서는안되며,차라리혁명을낳고변형되거나폐지되거나먼훗날부활하지만그때의사정에맞게변질되는것으로봐야한다고말한다.또한1789년왕정이타성에젖어변화를싫어했기때문에혁명이일어났다고하는말을신중하게되새겨볼필요가있으며,프랑스혁명은무엇보다도경제문제때문에일어났다는점,왕정이빚을많이지고더는돈을끌어올곳을찾지못한채세제개혁을하려했지만특권층의반발로실패하면서혁명이일어났음을강조한다.한편그사실못지않게왕정은그나름대로국가를‘근대화’하려고노력했음을부인하기어렵다는점도피력한다.요컨대역사적대사건이었던‘프랑스혁명’은전체를조망하지않고서는제대로이해하기어려운큰산과도같은것이며이제라도우리의관점에서서술하고읽고토론하면서오늘의반면교사로삼자는것이다.족히원고지만장이상을써내려가야하는노학자의대장정이학계와출판계에신선한자극을주어진지한인문서,역사서들이더욱많이나오는계기가되기를기대한다.
‘프랑스혁명사10부작’의시리즈이름인‘리베르테Libert?’는프랑스인들이1789년을‘자유의원년’으로명명한데서따온것으로프랑스혁명의가장큰의의는무엇보다특권층의전유물이었던‘자유’를민중이스스로의힘으로쟁취한사건이었다는점에있기때문이다.

◆2권의주요내용

2권은1789년전국신분회가첫회의를열때부터루이16세와가족이파리에정착할때까지의과정을다룬다.175년만에열린전국신분회를통해루이16세는당면한경제문제의해결책에동의를구하고자했으나경제적고통을가장많이떠안아야할제3신분의요구는묵살한채각신분대표들의자격심사문제를먼저명한다.이에제3신분은세신분이함께자격심사를하자고주장했고특권층은분열했다.절대다수의귀족이제3신분과대화를거부했지만종교인은하위직성직자들의영향을받아대화를하자는축이거의3분의2나되었다.그리하여제3신분이정국의주도권을잡기시작한다.특히앙시앵레짐시기에는특권층만의전유물이었던정치활동이이제국민에게낱낱이공개됨으로써그현장을목격한시민들의정치의식이날로향상됨에따라여론을형성하여입법가들을지지하거나압박하면서정치적바람을일으키는과정은오늘날의모습과별반다르지않아읽는재미를더한다.
각신분대표들은곧국민의회를결성하고이는차후국회로발전하게된다.이들이마침내왕에맞서자신들도신성하다며면책특권을결의하는동안정치적구심점은베르사유가아닌파리로차츰옮겨간다.마침내무장한시민군이악명높은바스티유감옥을습격해죄수들을풀어줌으로써혁명이발발하는역사적장면과함께혁명의기운이지방으로까지확산되는과정,파리에코뮌이결성되는과정,농촌을휩쓴‘대공포’에대한설명이이어진다.
1789년하반기에이르러제헌의회의활동이구체화하면서당시의원들의헌법제정과정이매우자세히소개된다(시공간만치환하면거의오늘날과다를바없는모습에놀라게될것이다).더불어당시의원들이여러날에걸쳐오랜논의끝에탄생시킨「인간과시민의권리선언」이비록가진자들의이익을우선했다는한계가있지만얼마나인류의보편적가치들을잘담아낸바로미터인지를확연히깨닫게된다(실제로이인권선언은이후전세계에큰영향을끼쳤으며,우리나라의제헌헌법이얼마나선진적인지도다시금상기하게된다).
그러나국회에서이처럼중요한역사적문건이탄생되는동안에도민중의생활은전혀나아지지않았으며왕과수구세력은여전히혁명을받아들이려하지않았다.왕이민중의신임을받던네케르를해임했다는소식에다여전히부족한곡물과치솟기만하는빵값에분노한시민들이드디어다시떨쳐일어났다.파리의생선장수아낙들이주축이되어저마다무기가될만한것들을손에들고대포까지끌고서왕과그가족이있는베르사유궁으로행진해간민중은마침내왕을굴복시켜파리로데려오는데성공한다.이과정에서정부편이어야할프랑스수비대병사들이빵을달라는아낙들에게총을겨눌수없다며민중의편에선장면은매우인상적이며,왕을만나기전에는그토록왕을원망하던민중이막상왕을만나는자리에서는기절을한다거나왕이파리로순순히가겠다고하자곧바로“왕만세!”를외치는장면에서는당시민중의순박함이고스란히전해져절로웃음이나기도한다.
어쨌거나이로써앙시앵레짐은과거의유물로묻히게되었다.이제‘제빵사’노릇을하러파리로끌려간루이16세의앞날은어찌될것인가?

◆주명철이말하는주명철

한국전쟁기라는엄혹한시절에태어나학부에서영문학을공부하고대학원에서사학을전공했다.역사공부의참맛을제대로느껴보고자무모하게프랑스로떠나파리1대학에서알베르소불교수에게입학허가를받았으나그분이갑자기세상을뜨는바람에다니엘로슈교수의지도아래박사학위를받았다.소불교수에게프랑스혁명사를배우지못한것은큰한이겠으나,로슈교수에게앙시앵레짐의사회와문화를배운것이오히려혁명사공부의탄탄한기초가되었다.
1987년부터2015년여름까지한국교원대역사교육과교수로학생들을가르쳤으며문화사학회,역사학회,한국서양사학회종신회원,한국서양사학회회장을지냈다.
2015년9월1일부터한국교원대역사교육과명예교수(라쓰고‘백수’라읽는)신분으로며칠놀아보다가,무턱대고노는일도절대기쁘지만은않다고느껴진정기쁘고보람있는일을찾아야겠다고생각했다.결국그동안미루던일을끝내야마음의평화와기쁨의경지에도달할수있다는사실을홀연깨달았다.
교수시절지은책으로는『바스티유의금서』(이후『서양금서의문화사』로재출간),『지옥에간작가들』,『파리의치마밑』,『다이아몬드목걸이사건과마리앙투아네트신화』,『계몽과쾌락』,『오늘만나는프랑스혁명』등이있고,앙시앵레짐과프랑스혁명관련책을여러권우리말로옮겼다.
그러므로이제‘백수’로서즐겁게살면서조금이나마사회에이바지할수있는길은프랑스혁명사를재미있게저술하여한평생추구한학문을제대로마무리하는데있다고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