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진화의 실패작(큰글자책) (너덜너덜한 설계도에 숨겨진 5억 년의 미스터리)

인체, 진화의 실패작(큰글자책) (너덜너덜한 설계도에 숨겨진 5억 년의 미스터리)

$34.00
Description
생선조림 재료에서 인체로 진화하기까지 5억 년에 걸친 신비하고도 은밀한 역사

지구 역사상 최대의 개조작품은 어떻게 탄생했고, 그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열정적이고 유머러스한 동물학자의 친절한 안내를 따라
너덜너덜해진 진화의 설계도를 읽는다!
우리 인간은 지구의 생물로서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존재인가. 직립보행이라는, 어떤 의미에서 어처구니없는 이동양식을 창조한 우리 인간은 그 때문에 신체 전반에 걸쳐 ‘진화의 설계도’를 숱하게 고쳐야만 했다. 그렇게 얻은 최대 ‘핵심’은 거대하고 월등히 우수한 뇌였다.
호모 사피엔스의 짧은 역사에 남은 것은 지우개와 수정액으로 수도 없이 고쳐서 너덜너덜해진 산더미 같은 설계도다. 변경된 그 설계도의 미래에는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까. 잇달아 변경에 변경을 거듭하면서 진화를 계속해나가는 것일까?

“진화란 인내심을 요하는 일이다. 과거의 시간을 깊숙이 은밀하게 감춘 인간과 동물의 신체. 진화를 부단히 몸소 겪어온 그 목소리는 수억 년이라는 신체의 역사를 웅변하는 장대한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점점 우리의 신체부위 하나하나가
미덥지 못한 경로로 걸어왔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그렇다, 인체의 역사는 결코 순조롭게 입신출세하는 성공스토리가 아니다!”
저자

엔도히데키

遠藤秀紀
1965년도쿄에서태어났다.도쿄대학교농학부를졸업한뒤국립과학박물관동물연구부연구관,교토대학교영장류연구소교수를거쳐현재도쿄대학교종합연구박물관교수로재직중이다.수의학박사로동물의시체에숨겨진진화의수수께끼를추적하고,시체를문화의초석으로서보존하는‘시체과학’을제창했다.판다의발바닥과돌고래의호흡기등에서새로운발견을거듭하고있다.그동안펴낸책으로는『시체과학의도전遺体科學の挑戦』,『소의동물학ウシの動物學』,『포유류의진화哺乳類の進化』,『판다의시체는되살아난다パンダの死体はよみがえる』,『해부남解剖男』등이있으며,이외에도「비교해부학은지금比較解部學は今」,「자연지박물관의미래自然誌博物館の未来」등다수의논문을발표했다.

목차

머리말

시작하며|주연은여러분자신이다

1장신체의설계도
-어깨뼈의이력
-심장의역사

2장설계변경의반복
-5억년의망설임
-뼈를창조하다
-소리를듣고사물을씹다
-사지를손에넣다
-배꼽의시작
-공기를마시기위해
-하늘을손바닥안에

3장전대미문의개조품
-두발달린동물
-직립보행을실현하다
-여문손
-거대한뇌
-여성의탄생

4장막다른길에이른실패작
-수직으로선신체의오산
-현대인의고뇌

끝맺으며|지식의보고

지은이의말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진화를바라보는새로운눈

우주의역사는150억년(논자에따라서는138억년),지구의역사는46억년,최초생명의역사는30억년이라고한다.그렇다면인체의역사는얼마나되었을까?『인체,진화의실패작』에따르면5억년정도라고한다.물론5억년전의모습은생선조림재료로나어울릴법한‘창고기’같은아주원시적인형태다.그러나우리인간의심장이창고기나우렁쉥이(멍게)의체강상피에서진화해왔다는사실을알면어리둥절하면서도한편으로는그장대하고유구한역사에놀라게된다.그만큼인체의역사는동물신체의진화사와불가분의관계인것이다.
이책은‘설계’와‘변경’이라는개념으로진화사에접근한다.당연히여기서는그어떤초월적존재도배제된다.진화는결코계획적이거나화려한사건이아니다.몇억년이라는장구한세월동안우연에우연을거듭하면서온갖시행착오와설계변경을거친끝에실패로귀착되기도하고놀라운성공을거두기도해온우연의산물이다.
익히알려져있다시피사람과Hominidae는포유류에속한다.예전에는포유류가파충류무리에서발생했고공룡과새가그야말로전혀다른역사를밟아왔다고여겼다.뒷부분은옳은이야기다.그러나지금은포유류를낳았다고여겼던파충류의계통진화에관한생각이크게바뀌어포유류는파충류를거치지않고근원적으로는양서류에서직접발생했다는주장을타당하게여긴다.양서류같은척추동물에서닭으로가는파충류계통과사람에이르는포유류계통이까마득한옛날에전혀다른진화의길을걷기시작했던것이다.사실조류는파충류,그중에서도특히공룡류와같은집단이라해도무방한존재다.초등학교,중학교과학수업에서는조류라는집단이확립되어있는것처럼가르치며,그자체는척추동물의분류를가르치기위한수단으로서일리가있다.그러나진화의역사적사실을논리적으로들춰보면이미조류를공룡의종류에서빼고생각할수가없다.우리가흔히접하는프라이드치킨은바로아주먼옛날지구의지배자였던그공룡의후예인것이다.
이렇듯이책에서는우리주변에서쉽게접할수있는소재를활용해상세한그림과더불어장구한진화의이야기를풀어나간다.치킨을먹으며어깨뼈를,악어의턱에서사람의이소골(청각기능)을,어류의지느러미에서인간의사지를,부레에서폐를,아가미에서심장을,포유류의앞다리에서새와박쥐,익룡의날개를살펴보는식이다.더불어인간을인간답게한대사건인직립보행을가능케한골반의진화와아치형으로움푹팬사람발바닥의놀라운기능,거의인간의전매특허라할여성의월경도두루다룬다.

동물은조상이나자손이나기본이되는설계도를갖고있다.그것을변경해가며활용하는것이동물진화의왕도다.대단히‘편리’한설계도가있으면5억년정도는끄떡없이쓰인다.지운뒤에고치고,고친것을지우고서써넣기를반복한결과로실제5억년이상이나궁리를짜낸우렁쉥이,창고기의심장은결국우리의심장으로서지금도살아있다.(55쪽)

저자엔도히데키교수는‘강한제약에얽매이면서도조상의신체를재료로새로운신체형태와기능을획득해나간다’는감각으로진화의역사를바라볼것과‘진화의분기점을이기느냐지느냐하는양자택일로생각해서는결코안된다’는점,무엇보다도설계도를변경하거나개조하는사태를‘역사놀이’정도의감각으로즐길것을권한다.동물의무수한시체해부를통해저자가이른결론은일반인의감각과는달리진화라는사건이대단히즉흥적이며무리한개조탓에실패로밖에볼수없는경우가허다하다는것이다.그리고인류문화의발전을위해서는첨단과학뿐아니라‘돈이되지않는시체과학’에도관심을기울여야한다고호소한다.세계어디나배금주의물결에휩쓸려버린오늘날,이는비단기초과학분야만의고충은아닐것이다.더성숙한문화를위해기꺼이“돈도안되는진화를배우는지금이야말로유례가드문행복한시간일지모른다”는저자의안내를따라5억년의시간여행을떠나보자.

◆인체의진화는실패작이다

저자는왜우연이우연을부르는우발적인진화를이룩해기존의동물들과는분명히다른신체부위를가지게된인체를‘실패작’이라고단언하는것일까?
저자에따르면두다리로걷기위한둔부의근육들,내장중량과복압腹壓을받는하복부,좁은데도균형을잡는발바닥,정교한무지대향성,거대한중추신경,고도의사고를분담하는대뇌,적은수의아기를확실히남기는번식전략.이설계변경들은인간을인간답게하는훌륭하기까지한디자인이다.
한편현대의우리는설계변경의부정적측면에날마다시달린다.안정적으로중력을받는네발동물에서직립보행을위해90도로회전한탓에수직이된복강이초래하는헤르니아,요통과고관절이상,수직으로흐르는혈류가유발하는빈혈에수족냉증,보행에서해방된두팔이야기하는어깨결림.나아가일일이망라하기도어려운각종현대병이무수하다.
그리고단순히설계변경이신체에무리를초래하는것을넘어서현대사회의현실과규범에따라살아가야하는까닭에개개인에게는숱한문제가생긴다.사무직이라는취업형태자체가부종과어깨결림을야기하는것은분명하며,산업국사회의만혼화와출생률감소현상이여성의생식기에설계외의부담을주고있는점도인식해야한다.
다시말해인간의문제대부분은호모사피엔스자신의설계변경이가져온어두운부분인동시에우리스스로구축한근대사회에서비롯된예기치못한폐해이기도한것이다.그리고그모든것은지나치게우수한인간대뇌의소산이다!

사람과는두다리로선지기껏해야수백만년의시간밖에지나지않았다.그럼에도인간은2차대전부터냉전에걸쳐서버튼하나로완전히씨를말릴만한핵무기를개발했다.19세기이후인간은쾌적한생활과물질적행복을추구하며지구환경을가히불가역적이라해도될정도로파괴해왔다.자연을오염시키고,온난화와오존층파괴같은국소적이라고는도저히생각할수없을만큼파괴적인산업생활을지속해왔다.고작500만년만에이렇게까지자신들이사는토대를뒤흔든‘망나니’는역시사람과가유일하다.몇천만년,몇억년이나살아온생물군중에서인류가단기간에저지른,영리하기때문에저지른어리석은짓이야말로이집단이동물로서는명백한실패작임을의미한다고할수있다.(252~253쪽)

저자는거듭호모사피엔스가성공했다는확신은들지않으며,인간은50킬로그램의신체에1,400세제곱센티미터의뇌를연결한‘슬픈괴물’이라고말한다.설계변경을반복해서큰뇌를얻은것까지는그나마좋았지만그뇌가결국은인간을실패작으로만드는근원이었다는것이다.그러나이열정넘치는동물학자로하여금날마다진지하게동물의시체해부에매진하게하는진짜이유는진화가가진무한한가능성에있다.

이이야기에서우리가무겁게받아들여야할진실은신체의설계변경이돌이킬수없는실패작을낳았다는사실을호모사피엔스자신이증명하고있다는것이다.그러나걱정해도어쩔수가없다.자신들이실패작이라는사실을깨닫는동물을개발할만큼신체의설계변경이무한에가까운가능성을간직하고있다는점에나는진심으로탄복한다.(253쪽)

◆‘시체과학’이라고?

동물학자,수의학박사,해부학자인저자엔도히데키교수는늘공룡의화석보다는조금전까지생명이붙어있었을악어의시체에강하게끌린다고하면서그이유를“생체든시체든눈앞의육체안에깊이숨겨져있는수수께끼에감동하기때문”이라고밝힌다.박사학위주제도척추동물의역사를활용해체강상피와심장의관계를살펴보는것이었는데,스스로고백하듯“엄청나게한가한주제”였다고한다.해부학에관심이없는젊은이가늘고시체를분자생물학장비로교체하는첨단시대에책상위에18세기고전을산더미처럼펼쳐놓고실험실에서칠성장어와상어를해체하던저자는너그러운스승덕에‘무사히’학위를마치고교수가되어연구에매진하다가동물신체의역사를규명하는지름길이시체해부임을널리알리고자‘시체과학’을제창하기에이른다.
“시체과학은[동물의]시체를연구하고,미래에남기는행위전체를가리키는말이다.단순히연구성과를거두는것만이아니라신체의역사를규명하기위한지식의원천으로서시체를인간사회에자리매김해가는방법에관해묻는종합적인사회활동체계”다.
우리에게는아직낯설기도하고언뜻비호감의인상을주기십상인데,오히려사회의무관심과냉소를비웃으며‘투쟁하는학자의모습을보여주고싶다’는엔도교수는“지금우리가해야할일은[동물의]시체와사회의관계를모색하고문화를위한목적으로시체를연구해결국에는항구적으로보존하는길을확립하는것”이라고강조한다.그리고그러한시체과학이결실을맺기위한가장우선적인과제는동물원,박물관,대학,연구기관이사회에무엇을남기느냐하는가치관을공유하고서로힘껏협력하는것이라고말한다.

◆‘문화보다도돈’을앞세우는‘슬픈괴물’의미래

이책은진화사를배울기회가별로없는학생들은물론좀더체계적인과학교육을고민하는교육관계자와인류의진화에관심있는일반인모두를위한것이다.따라서인체의진화사와관계된지식전달에만국한되지않고사회전반에걸쳐과학교육-사회교육의실태를돌아보고,단순한유흥서비스의장소로전락한동물원은물론각종박물관과연구기관의연계가절실함을환기하는데의의가있다.

1990년대이후에일본이라는나라가지향한학문의모습은즉시돈을낳는것,곧바로국가경쟁력이되어대가를낳는것,과학적호기심보다는현실적인기술개발이었다.당연히그배경에는결국그연구가얼마의돈을동원해서몇개의특허를획득하고,투입한세금에대해얼마나물질적으로국가를부유하게하느냐는실로천박한‘평가’가수반된다.어느사이엔가그러한기준을지향하지않는연구주제도연구자도세상의구석으로밀려나버렸다.‘문화보다도돈!’정치가와재계인사,나아가보통의젊은이까지도배금주의의물결에동의해버리는오늘이다.‘문화로서의동물학,사회의지식을지탱하기위한시체’라고아무리열변을토해도실제로는끊임없이역풍이분다.(271~272쪽)
한국사회의연구문화현실이일본보다낫다고하기는어려운만큼이웃나라의열정적인한학자의행보는우리에게도시사하는바가크다.이책에서도지적하듯‘배아줄기세포소동’으로온나라가들썩였던과거를생각해보면더욱그렇다.그리고이책은2006년에초판이나온이래해마다꾸준히중쇄를거듭하며일본시민들의폭넓은호응을얻고있으며,사회가좀더성숙하고문화가더욱발전하기위해서는무엇보다“돈이되지않는학문”에도큰관심을기울여야함을절로깨닫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