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오덕학 (자생형 한국산 2세대 오덕의 현재 기록)

키워드 오덕학 (자생형 한국산 2세대 오덕의 현재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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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이 땅의 오덕 문화
덕후 또는 오덕은 ‘특정 분야의 정보나 관련 상품, 지식을 적극적으로 수집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일본어 ‘오타쿠’에서 유래해 이미 오래 전부터 생명력을 얻고 있는 한국식 표현이다. 우리의 오덕 문화는 일본의 영향을 받았으되, 그 말이 쓰이는 맥락은 태반이 혼란스럽거나 혼동되거나 심지어는 적잖게 달라지기도 한다. 우리 사회의 ‘오덕’은 일본의 ‘오타쿠’와는 또 다른 맥락성을 지니고 자생해가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은 ‘웹툰(WEBTOON)/오타쿠/코스프레/야오이 그리고 BL/OSMU(ONE SOURCE MULTI USE)/기록과 통계/백합(百合)/모에(萌)/지역 캐릭터/짤방/병맛/츤데레에서 얀데레까지/서브컬처(subculture)’에 이르는 총 13가지 키워드(열쇳말)를 통해 오덕 문화가 우리네 현실과 닿아 있는 접점이 무엇인지 상세히 살핀다. 한마디로《키워드 오덕학》은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이 땅의 ‘오덕 문화’를 충실히 소개하는 책이다.
저자

서찬휘

저자서찬휘의본명은임채진.1979년생.1998년이후지면과형식을가리지않고만화이야기를해온만화칼럼니스트.자생한한국산2세대오덕으로한국오덕문화의흐름과성격을역사라는맥락안에서꾸준히탐색하고정리해왔다.만화,애니,성우,애니송,라이트노블등을덕질하다현재는만화를중심으로정착중.만화정보웹진《만화인manhwain.com》운영을비롯해대학강의,인터뷰,팟캐스트진행,전시기획,세미나기획및진행,캘리그래피등만화와연관성있는일들에다양하게참여하고있다.

목차

들어가며_자생형한국산2세대오덕의현재기록

01.웹툰(WEBTOON)
‘MADEINKOREA’만화형식웹툰의정립과정과대외브랜드화현황에관하여

02.오타쿠
‘화성인’에서‘능력자’까지,‘덕후’의즐거운위상변화

03.코스프레
불분명한유래집착과일본콤플렉스를넘어서

04.야오이그리고BL
여성의,여성에의한,여성을위한섹슈얼리티판타지

05.OSMU(ONESOURCEMULTIUSE)
똑바로서지못한원소스,멀티유즈가무시한다

06.기록과통계
한국만화가진정튼튼해지기위해필요한것

07.백합(百合)
소녀(여성)간의우정과유대에천착한판타지픽션

08.모에(萌)
극단적으로부품화한취향코드와언캐니밸리

09.지역캐릭터
한국에서‘쿠마몬성공신화’를바라고싶다면

10.짤방
이미지속맥락의만화적재해석

11.병맛
조롱을내재화한이시대의산물

12.츤데레에서얀데레까지
상반된마음의간극을부품화하다

13.서브컬처(subculture)
오타쿠컬처?문화콘텐츠?

마무리하며

출판사 서평

“오타쿠에대한부정적인식”

‘덕후’의어원이라할수있는‘오타쿠’(おたく)는일본에서도멸칭으로시작되었다.칼럼니스트나카모리아키오는《만화브릿코》1983년6월호부터실은칼럼〈‘오타쿠’연구〉에서오타쿠를‘안경에파묻혀영양실조걸린하얀돼지같은데’‘엄마가사준옷차려입고’‘세기말적으로어두컴컴하다가만화행사장에선잔뜩모여활개치는’‘남창같은구석이있어여자를사귈수없을것같은놈들’이라고묘사했다.명색이연구란말을제목에달아놓은글이라고는믿기어려울정도로감상적악담을쏟아낸까닭에연재가중단되긴했으나이칼럼은‘오타쿠’라는용어의정립에지대한영향을주었다.
그러다1989년미야자키츠토무가도쿄·사이타마연속여아유괴살인행각을벌이자일본사회는엄청난충격에빠졌다.일본경찰은처음으로프로파일링수사기법을동원해범인을검거했다.그런데그의집에서5763개의비디오테이프가발견되고,그안에호러영화와로리콘성인물이있었다는사실이밝혀지면서언론은‘오타쿠=잠정적범죄자’란부정적인인식을유포하기에이른다.미야자키츠토무는‘롤리타콤플렉스살인귀’라고불렸다.이때문에한동안일본에서오타쿠는시각기호로창작된캐릭터에집착해현실과가상을구분하지못하는범죄예비군정도로인식되었다.2008년까지NHK는오타쿠를금지어나다름없는방송문제용어로구분하기도했을정도다.
하지만이후오타쿠에대한인식이재정립되고그들이심취한산업의규모가재조명되면서인문학적연구가거듭되고있다.이로써오타쿠는‘꽂히는취향에일정이상으로몰입하는사람’을뜻하는표현으로일반화하는지리멸렬한과정을거치게된다.한때일본의신어사전은오타쿠를‘만화,애니,비디오게임,아이돌등허구성강한세계관을좋아하는이들을일컫는다’라고정의한바있지만,현재오타쿠의관심대상은철도나밀리터리,성우,특정인물등에이르는다양한분야를아우르고있다.

“우리의덕후문화,어디까지왔나?”

‘덕후’또는‘오덕’은‘특정분야의정보나관련상품,지식을적극적으로수집하는사람’을가리키는일본어‘오타쿠’에서유래해오랜시간을거쳐생명력을얻고있던한국식표현이었다.그런데인터넷커뮤니티공간을넘어다수의일반한국대중사이에서‘오덕’이어떤부류의사람인지를각인시키는계기가된건TV프로그램〈화성인바이러스〉(tvN,2009.3.31~2013.11.26)였다.2010년1월27일자〈화성인바이러스〉프로그램은애니메이션캐릭터가그려진안는베개(끌어안고잘수있는등신대베개)를들고나와“이캐릭터와혼인하고싶다”라고말하는출연자를소개했다.인터넷커뮤니티등지에서조롱처럼돌아다니던‘안여돼’(안경여드름돼지)형인물이화성인(=상식밖인물)의대표주자‘덕후’의표상으로정립되는순간이었다.‘오덕’‘덕후’부류에대한부정적인식이대중에게고정된것이다.
이를보면한국의‘오덕’또한일본‘오타쿠’의전철을밟은듯하지만,‘오덕문화’는거기에머무르고있지만은않았다.웹툰이상업적정립10년을넘긴2013년을거치며미끼상품에서벗어나콘텐츠와상품으로서가능성을타진하기시작한것과마찬가지로,덕후문화도시간이지나면서그향유층과함께나이를먹기시작했다.문화코드란시간이지나면서원래정의되던범위바깥으로확장하며경계를무너뜨리고급기야멸칭마저도유희화하는현상을겪게마련이고그러지못하는문화는역설적으로박제화하거나사멸하는데,오덕문화는다행스럽게도확장되기시작했다.
근래화제를모은TV예능프로그램가운데〈능력자들〉(MBC,2015.11.13~2016.9.8)이있다.이프로그램은“인류는덕후들의능력으로인해진화되었다”“당신의덕심이바로당신의능력이다”(프로그램소개중에서)라며‘덕후’를별다른주석문하나없이전면에내세웠다.재밌는건〈능력자들〉이라는프로그램의제목자체다.말그대로덕후를‘능력자’로지칭하고있기때문이다.제작진은여기서한술더떠“개개인의전문성이나라의경쟁력이된다”라고까지피력했다.새로운프로그램의등장정도로여길수도있겠으나,어떤사람들에겐그야말로상전벽해라는말이어울릴법한변화로비치는현상이었다.여기서어떤사람들이란바로덕후들,바로몇년전까지만해도TV미디어가‘능력자’이전에‘화성인’으로분류했던이들을의미한다.
아스카(〈신세기에반게리온〉여주인공가운데한명)를향한애정을감추지않는연예인과〈도라에몽〉에미쳐사는몸짱훈남연예인처럼사회적인지도와실력을갖춘그럴싸한오덕층이출현은스스로를덕이라생각해본적없는사람이대부분일일반대중에게는나름대로신선한충격이었다.‘어라?우와?세상에?’하며놀라는일이반복되다보니그런사람이생각보다우리주변에많다는생각에도달했고,정신을차리고보니그들이‘사회성결여’같은비상식적행동과거리가멀다는점도인지하게되었다.
이런관점에서보자면우리모두는어느무언가에는‘덕’이다.‘덕질’이즐거운유희가되는시점에‘오덕·덕후=안여돼’프레임은힘을잃게된다.인터넷커뮤니티와SNS에창궐하던사방천지의덕질놀이가시대의변화와더불어TV라는절대적대중문화살포도구(!)에까지침투하고있다.‘오덕’‘덕후’‘덕질’이라는말이〈마이리틀텔레비전〉이나〈능력자들〉에서만나오는것이아니라는점이중요한포인트다.〈능력자들〉에출연한이들은겉보기에멀쩡하고자기일에도충실했다.더구나관심대상을향한애정과노력은실제해당업계에서잔뼈가굵은이들조차혀를내두르다못해“너이쪽으로와라”라며취업제안을즉석에서받을만큼전문성마저갖추고있었다.오덕들의노력과지식은‘덕질’이라는범주안에놓이지않아왔을뿐덕후문화가애먼논란속에정체를겪고있던시기부터이미쌓이고있었던것들이다.우리시대의흐름이이들이쌓아온면면을긍정적으로평가하고칭찬할수있는데까진온것이다.

“오덕문화가우리네현실과닿아있는접점”

시대의변화와더불어오덕문화가새로운경제동력이되고있다.이들이몰입하는분야를기반으로한애니메이션,게임같은콘텐츠시장이꾸준한성장을거듭하고있기때문이다.2019년이면이분야만약1700억달러규모를넘어설것으로예상된다.
일본오타쿠시장의규모를알려주는단적인자료가있다.2004년8월24일노무라종합연구소(野村?合?究所)가발표한〈마니아소비층은애니메이션,만화등주요5개분야에서2,900억엔시장ㅡ오타쿠층의시장규모추계와실태에관한조사〉라는보도자료를보면‘애니메이션/만화/게임/아이돌/조립PC’다섯개분야에걸친오타쿠들의소비시장규모는2900억엔(약2조9000억원)에달하는것으로집계되었다.콘텐츠관련네개분야,즉애니메이션,아이돌,만화,게임산업전체의시장규모는약2조3000억원이며이가운데오타쿠소비층이금액기준11퍼센트를차지했다.이처럼오타쿠는구매의욕이높을뿐아니라커뮤니티형성의핵심,차세대기술혁신의장,신상품실험대상으로서의가치도높아산업관점에서기대되는역할이큰모집단이라할수있다.오타쿠든한국화한오덕이든,이들에게통하는코어한부분을이용하려면이들에관한이해가필요하다는사실은변하지않는다.
우리나라에서오덕들의문화와역할은일본의오타쿠들과는많은부분에서비슷하되다르다.그리고앞으로도더더욱달라질것이다.이때문에《키워드오덕학》의저자는‘오덕’을‘오타쿠’와단순동의어로놓고용어를해설하기보다는우리나라의오덕문화가우리네현실과닿아있는접점이무엇인가를찾아보려노력했다.이책의특징은일본에서유래한‘바닥문화’를파고드는차원이라기보다우리나라에서오덕문화와개념들이어떻게소비되고있는가에주목했다는점이다.이책의제목이《키워드오타쿠학》이아닌《키워드오덕학》인까닭도여기에있다.우리에겐우리에게맞는‘오덕’담론이필요하다.아울러앞으로도더많은이야기를해야한다.이책이그시발점이될수있기를바라는저자의바람을공유하고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