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만화유산 답사기 (만화 문화와 얽힌 시공간을 찾아서)

나의 만화유산 답사기 (만화 문화와 얽힌 시공간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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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대적, 장소적, 역사적 배경 위에서 살아 숨 쉬는 우리의 만화 문화”

《키워드 오덕학》(2017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으로 자생형 한국산 2세대 오덕의 현재 기록을 정리했던 저자가 《나의 만화유산 답사기》를 펴냈다. 이 책은 만화와 얽힌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자, 그 장소가 지닌 공간적 맥락과 역사가 만화와 어떻게 엮이는가를 찾고자 하는 탐구의 글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곳 가운데에는 흔적마저 사라진 곳도 있고 가까스로 버티는 곳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공간을 살던 사람들이 마셨던 공기를 그 자리에 서서 느껴보며 그 자리의 변화와 시간적 역사적 맥락을 떠올려보는 일이다. 모든 답사는 결국 그 지점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답사’라는 말을 빌렸지만, 이전과 지금의 맥락을 살피며 재해석하고 조립하는 일은 그저 그땐 그랬다고 웃으며 넘어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현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기 위한 유·무형의 에너지로 삼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같은 추억을 향유하는 이들이 늘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기도 하다.

“만화 문화와 얽힌 시공간을 찾아서”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가운데 하나인 N서울타워는 ‘남산타워’로 우리에게 익숙하다.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남산 일대는 만화 전시와 애니메이션 영화제 등이 열리는 장소이자 만화계 양대 단체인 한국만화가협회와 우리만화연대가 입주해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서울시 안에서 만화와 애니메이션과 관련한 공공시설로 손에 꼽히는 공간인 ‘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 과거 한국통감부와 조선총독부가 있던 자리에 서 있다. 아이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제공하는 곳이 사실은 남산에 서린 치욕과 억압을 고스란히 감내한 공간에 들어서 있는 셈이다.
한편 이곳은 한국전쟁 중에 정동 청사가 폭파돼 임시 방송 체제를 유지하던 KBS(중앙방송국)가 1957년 사옥을 지어 올린 공간이기도 했다. 1961년 5.16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박정희는 옛 한국통감부 통감관저 자리 옆에 중앙정보부 본관을 세운다. 나라를 망하게 하고 백성을 엄혹한 식민통치로 몰아넣은 경술국치의 장소 바로 옆에 독재 정권 유지를 위해 납치, 고문, 용공 및 간첩 조작, 도청 등 온갖 폭압적 수단을 동원하는 기관을 세운 점은 박정희 군사 독재의 의식적, 역사적 맥락이 일제강점기와 강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이처럼 저자는 《나의 만화유산 답사기》를 쓰면서 만화사(漫畵史)를 앞세우지 않고 우리의 만화 문화가 어떤 시대적, 장소적 맥락 위에 서 있는가를 이야기하려고 했다. 이 때문에 책에는 만화 이야기 이상으로 시대 배경과 근현대사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완전히 별개인 듯한 사안들이 절묘한 타이밍에 만화 이야기 안으로 엮여 들어오는 모습을 보면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저자

서찬휘

본명임채진.1979년생만화칼럼니스트.자생한한국산2세대오덕으로1998년이후만화와한국오덕문화의흐름을역사적맥락속에서끊임없이탐색하고정리해왔다.거시보다미시적인관점에서바라본만화바깥의만화사가주화두.웹진운영,강의,인터뷰,팟캐스트진행,전시기획,캘리그래피등만화와연관성있는일들에다양하게참여중이다.저서로《키워드오덕학》이있다.

목차

들어가며기상천외한상상력을배태하는시공간을누비다

01치욕과공포의흔적을안아든문화공간―SBA서울애니메이션센터와남산일대
남산,신성한산에서일제침략의근거지로|남산,일제의근거지에서독재의근거지로|‘안기부터’가된서울애니메이션센터건물외벽에박정희의글씨가있는이유|서울애니메이션센터의출범|‘산업’기조만강조말고조금더문화적,역사적공간으로쓰이기를
◆장소옆이야기
재미로와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변화중|남산돈까스|남산인권마루와기억의터|공포만화거장이토준지의망언
◆답사코스
통감관저터―중앙정보부―안기부|서울애니메이션센터―남산원―숭의여자대학교|서울애니메이션센터―재미로,재미랑―명동역

02아마추어만화인과코스튬플레이어의각별한추억이서린곳―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여의도종합전시장(SYEX)
여의도개발과종합안보전시장|중소기업여의도종합전시장의등장|뛰어난접근성,매력적인임대료로만화행사들을끌어들이다|굼벵이관이아마추어만화인과코스튬플레이어에게각별했던이유|사라진장소가남긴여파
◆장소옆이야기
5.16광장에서여의도광장,다시여의도공원으로|굼벵이는어디로|이명박과박근혜|사라져간ACA|컬처쇼크&카타르시스
◆답사코스
IFC|여의도공원|SETEC,aT센터

03만화에서린또다른독재의흔적―신촌일대,그리고신촌대통령
합동출현직전―1.단행본시장에서대본중심시장으로|합동출현직전―2.독재정권뒤의독재정권,불량만화논쟁|1967년,합동의등장과전횡|반反합동움직임전개와야합,그리고좌절|합동의끝없는전횡,그리고종말|독재자의치세는끝났으나
◆장소옆이야기
이한열과신촌|한국만화데이터베이스의시발지,신촌
◆답사코스
합동출판사의자취를찾아|이한열을기억하는길

04둘리의고향,소시민의발자취를찾아―한강에서쌍문동까지
둘리는어떻게고길동의집앞까지오게됐을까?|둘리,강북의아이|〈아기공룡둘리〉,〈응답하라1988〉의모티브가되다|도봉구의둘리사업,기대와아쉬움|우이천의둘리벽화
◆장소옆이야기
쌍문동을무대로삼은또다른작품|새애니메이션에서는둘리가부딪친한강다리가다르다?|도봉구,만화가전용주택조성
◆답사코스
둘리뮤지엄|쌍문1동주민센터,숭미파출소|둘리벽화|길동씨네앞

05덕내와젊음이자리했던어느이공간에관하여―홍대일대
홍대권역에관한추억|‘홍대문화’의시작과발달|일본풍,그리고오덕문화와의만남|젠트리피케이션,홍대앞은더이상성지가아니다
◆장소옆이야기
손희준작가의홍대추억|새로운덕질공간,‘홍대던전’
◆답사코스
한양TOONK,북새통문고|한잔의룰루랄라|홍대던전

06복숭아마을,만화도시를자처하다―부천
복숭아가유명하던마을|부천의도시화|부천,만화를잡은이유|만화만이주인공은아니지만,‘부천〓만화도시’가무색하지않은까닭|‘의미있는시도’와‘유지’를넘어서야할때
◆장소옆이야기
복사골문화센터|서울지하철7호선|아파트벽화|웹툰융합센터
◆답사코스
부천시립북부도서관|부천종합운동장|둘리의거리,복사골문화센터|한국만화영상진흥원

07한국근대만화의시작지―《대한민보》터
1909년6월2일이한국만화의시작일인까닭|관재이도영貫齋李道榮|그리고《대한민보》|수진궁터를한국만화의시발지로기념한다는것
◆장소옆이야기
만화의날을6월2일로바꿔야한다는주장에관하여|한국과일본은만화의날이같다?|수진궁귀신,그리고제안대군
◆답사코스
《대한민보》터|식객촌|탑골공원

08책과청춘의한페이지들이모여흐르던곳―청계천과대학천
대학천의유래|서점이청계천-대학천에모여든연유|청계천변에서살수있었던것들|‘대학천’표덤핑도서와만화불량시비|한계끝에호황도끝나다|그리고대학천거리의만화서점들은지금|시대흐름의풍파뒤에남아
◆장소옆이야기
아내가대학천상가에서겪은일|현대시티아울렛동대문점|세운상가|세운상가와충무로인쇄골목과만화가
◆답사코스
청계천헌책방거리+대학천상가|세운상가|충무로인쇄골목

09명동삼국지와한국형오타쿠여명기의흔적―명동중국대사관과회현지하상가
진고개,본정|모던보이와모던걸|명동입구,중국과얽히기도했던자리|조선은행앞광장과미쓰코시백화점|전쟁광일본군부의득세와폭주,문화암흑기|미쓰코시백화점자리의미8군PX화|딸라골목,외국서적골목|명동,한국형오타쿠1세대의양식을제공하다|한국의오타쿠,반백년만에환생한모던보이와모던걸
◆장소옆이야기
만문만화|일신서적과현대전자|메이드카페|부산보수동책방골목과남포동일대
◆답사코스
중국대사관골목|한국은행앞교차로|회현지하상가

10《보물섬》의자취를찾아―육영재단과어린이회관
《보물섬》,1980년대만화계변화의대표주자|박정희일가와육영재단,그리고《어깨동무》|《어깨동무》와《보물섬》의거처,어린이회관의터잡기|능동에어린이대공원이들어선사연|육영재단의본체,능동어린이회관|《보물섬》창간과정에비릿한냄새가나는까닭
◆장소옆이야기
《보물섬》창간호(1982년10월호)에실린박근혜창간사|박조건축|육영재단의내홍|새보물섬은학습만화잡지|잼프로젝트첫내한공연
◆답사코스
능동어린이대공원|육영재단어린이회관|세종대|세종대-건국대앞상업시설+코믹갤러리

마무리하며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책소개추가]

“아기공룡둘리를기억하는방식”

만화는우리삶과어떤관계가있을까?1983년만화잡지《보물섬》에연재된만화〈아기공룡둘리〉의주인공인둘리는지금까지사랑받는캐릭터다.1987년과1988년KBS에서TV애니메이션으로제작돼방영되면서둘리는그야말로국민캐릭터의반열에올랐다.부천시는1998년부천만화정보센터를설립하며문화적기조의중심축으로만화를내세웠다.한국을대표하는만화캐릭터인둘리의상징성을빌리기위해부천시는2003년에둘리를명예시민으로선정해명예주민등록증(830422-1185600)을발급하고관내에둘리의거리를조성하기도했다.하지만캐릭터조형물과간판이상의것을만들여력을남기지못했다.원래송내로데오거리라는상권이자리했던곳에둘리캐릭터를억지로붙인결과기도하겠으나만화에도거리에도서로도움이되지못했다.
반면서울도봉구는‘둘리의고향’을자처하면서명예가족관계등록부에둘리의주소지를‘쌍문동2-2’로지정했다.아울러도봉구는둘리를주인공으로삼아도시문화사업을진행하고있다.둘리뮤지엄을개관하고,둘리가빙하를타고도착한옛김수정작가의집이있던현쌍문래미안아파트근처우이천변벽면(쌍한교-수유교사이)에둘리벽화를조성했다.최근에는지하철쌍문역을둘리테마역사로개편하기도했다.둘리의모습이점점사라지는부천시에비하면도봉구는둘리라는캐릭터를일상속으로잘소개하고있는편이다.그렇지만도봉구의둘리사업역시쌍문동이라는지역과둘리뮤지엄,우이천변이라는공간성사이에긴밀한연관성을부여하고있지못해아쉬움을남긴다.
이런지점에서《나의만화유산답사기》의저자는만화란창작자의기상천외한상상력에서만이아니라시대적,장소적,역사적배경위에서태어나는문화이기도함을강조한다.만화업계인들이나충실한독자층에게만의미가있는무언가가아니라만화를모르는사람들이접했을때도‘아,이게만화와관련이있었구나’하고알수있는기록으로남기고자노력해야하는것도이때문이다.
책에나온답사코스는걷기를기준으로작성되었다.부천지역을제외하면모두걸어서둘러볼수있다.느긋한마음으로이땅의만화유산을답사하며시대적,장소적,역사적배경을음미하는이들이많아지기를바라는마음이책에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