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문화, 닮은 듯 낯선 모습

북한문화, 닮은 듯 낯선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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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북한이란 존재는 우리에게 어떤 대상인가?
남북한은 지금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다. 이 특수관계가 80년 가까운 격절을 겪다 보니 계란, 달걀을 ‘닭알’이라 한다던가, 김 100장 한 톳을 40장이 한 톳이라 하는 것이야 그렇다 치고 백두산을 “김일성의 산인 동시에 김정일의 백두산”이라 주장하는 사람들까지 보게 된다. “이처럼 같거나 닮은 것보다 다른 것이 더 많은 모습을 보노라면 북한 동포가 함께 살아야 할 대상은 맞나 싶기도 하다.”라고 토로하며 1970년대 초 남북대화가 시작되자 대화요원으로 선발되어 공직자 길로 들어섰고 반세기 넘게 북한을 지켜보면서 제반 정책연구와 통일교육에 종사해온 임채욱 선생의 《북한문화, 닮은 듯 낯선 모습》이 도서출판 JMG(자료원, 메세나, 그래그래)에서 출간되었다.

저자는 본서를 통해 “하나의 춤 가락에 천만이 가락을 맞추고 하나의 선율에 천만이 선율을 맞추는 통일단결을 요구하는 곳, 당이 생각하는 대로 생각하며 행동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 요구되는 곳, 수령의 문풍을 닮아서 말하고 글 쓰는 것까지 수령을 닮기를 요구하는 곳, 이곳이 바로 북한이란 곳이다.”라고 축약하며, 북한은 주체와 민족을 두 줄기로 해서 버티고 있는데 주체는 내용이고 민족은 형식으로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누가 지적했듯이 주체사상은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종교신념처럼 내면화돼버린 곳, 이런 곳이 바로 북한이고 북한 주민들이기도 한데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같은 동포로 여겨야 하는가? 그쪽에서는 ‘우리는 하나’라고 줄기차게 외치고 있으나 일상의 삶에서 보면 같거나 닮은 것보다 다른 것이 더 많은 모습을 보노라면 “함께 살아야 하는 당위성은 있는가를 떠올리게 된다.”라고 솔직한 저자의 심정도 행간에서 보게 된다.

이 책은 북한문화 분야를 ▷같거나 닮았거나……▷다르거나 달라졌거나……▷변했거나 새로 생겨나거나……하는 27꼭지의 사실적 이야기를 1, 2, 3편으로 나누어 이 책 한 권으로 오늘의 북한문화 현상을 단숨에 살펴보며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북한문화는 주체와 민족을 문화건설의 두 기둥으로 내세워도 주체를 민족에 우선시키는 내용의 문화, 즉 ‘주체 일색의 문화’였고 통치자가 만기친람을 하면서 온갖 것에 관여해서 창조되는 ‘통치자 어록 중심의 훈고학문화’, 그리고 문화적 업적을 자가 발전하면서까지 자랑하는 ‘자기충족적인 환상의 문화’라고 할 수 있겠다. 라고 종지부를 찍는다.
저자

임채욱

서울대학교문리과대학사회학과와동신문대학원에서수학했다.방송프로듀서로일하던1970년대초남북대화가시작되자대화요원으로선발되어공직자길로들어섰고제반정책연구와통일교육에종사했다.

목차


책머리에/13
저자소개/349

제1편북한문화,같거나닮았거나……

북한의단군비非신화화과정/14
북한에서한글기리는날은?/28
북한으로간조선왕조실록/39
북한의대동여지도평가/48
북한의민족고전보전과번역/58
북한에서의민속놀이/70
북한향토음식흘낏보기/86

제2편북한문화,다르거나달라졌거나……

북한에서정한한반도산맥/100
북한이내세우는평양풍수/114
북한의지명변경양상/126
북한의광복전대중가요평가/137
북한의전쟁문학/148
북한의미의식/161
북한에서말하는전쟁과평화/172
북한이‘고려’명칭에집착하는이유/182
북한의올림픽출전막전막후/196
북한에서의광복과해방/207
북한에서상해임정은?/221

제3편북한문화,변했거나새로생겨나거나……

북한의도로원표와수준원점/236
북한의상징물들/249
북한은구호의땅/262
북한이국풍을외치는까닭은/275
북한인텔리정책의명암/289
북한지식인의세계/299
북한에서우리민족은?/311
북한에서민족주의란?/321
북한이란곳은?/332

출판사 서평

2023년은휴전70주년이된다.휴전이후남북한에서분단의식은더깊어진다.서로살상했던동족상잔의후유증으로적대감이팽배한다.해방직후의군사적분단(지리적분단)과남북한정권수립후의정치적분단(이념적분단)에이어민족적분단(심리적분단)이깊어가는것이다.

민족사의중심지였던서울에대항하는또다른도시가정치중심지로된후서로의마음자리까지멀게하면서민족문화의동질성은옅어져갔고이질성은크게드러나는모습을보이게된다.1970년대남북한은더는이질화된현상을막자면서대화를시작했지만결과는자기쪽의문화현상을더내세우고강화(Reinforcement)하는형국을보인다.그때북한에서는우상화상징을만들어내면서한창대중조작을하던시기였고남한에서도한국적인것을내세우려던동향이세찼던시기였다.

북한은해방후부터모든분야에서“소련을따라배우자”를목표로했고정권수립후에도민족전통을폄하하는행태를보이다가전후복구시기(1954~1960)에는집단주의화를추진하면서전통적인모습을많이훼손시켰다.하지만1960년대혁명전통수립기(1960~1968)에는중소이념분쟁와중에서살아남기위한몸부림으로전통문화말살을완화하기도했다.그러다가곧주체를내세운유일사상확립기가되면온갖상징문화를만들어내면서대중조작을하던시기를맞는데이때가남북대화가시작된1970년대다.남북대화가간헐적으로열리던1980년대를넘기고1990년대가되면북한에서는소련과동유럽권국가들의공산정권퇴진을목도하게된다.이때북한은위기의식극복방편으로민족회귀를암묵적으로받아들이면서주체성과민족성을문화건설의두기둥으로삼게된다.

북한이란존재는우리에게어떤대상인가?
남북한은지금‘통일을지향하는과정에서잠정적으로형성되는특수관계’다.이특수관계가80년가까운격절을겪다보니계란,달걀을닭알이라하던가,김100장한톳을40장이한톳이라하는것이야그렇다치고백두산을“김일성의산인동시에김정일의백두산”이라주장하는사람들까지보게된다.이처럼같거나닮은것보다다른것이더많은모습을보노라면북한동포가함께살아야할대상은맞나싶기도하다.
그래도같거나닮았거나한민속문화도있어서전통명절에는북한에서도장기,바둑을두고윷놀이,그네타기,널뛰기를하고연날리기,팽이치기,제기차기를한다.그런데자세히보면형식은비슷해서닮았기도한데놀이내용에서는많이다르기도하다.분단이전에지역적으로이미다른부분도있겠지만분단이후달라진것이더많다.같은듯,하면서도다르고,닮은듯,하면서도다른모습을그저다르거나닮았거나하면서그대로둬야할것인가?이다름을독소가되게하기보다자양분이되게할수는없을까?

이런관점에서북한문화중에는전통부분을포함해서우리와같은것이아직살아있을까,혹은닮은것이라도있을까를면밀히
살펴보게된다.그래도남북한문화통합의연결고리가되고불쏘시개가될재료를찾으려는기대때문이다.
민족문화라는공유의보편성을찾아내려고할때대남관계에서억지를부리는가증스런저들에게도포용의큰보자기를펼치고지금의특수관계를정상국가관계로전환해가야할노력이필요할것같다.
이책은사단법인북한연구소가발간하는월간『북한』지에연재(2020.10~2022.12.)된글들로구성되었다.당초깊이있는천착보다연구자들이나관심을둔독자들에게귀띔하듯이썼던것이어서성긴부분도많을듯하다.지적을바라면서책으로엮어준도서출판JMG에감사드린다.
2023년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