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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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여울

저자:정여울

출판사에서30여년간편집일을하다어느날詩가눈에들어와詩와함께보내는시간을가장좋아하며누구에게나詩가밥이되는그날을꿈꾸고있다.

계간《自由文學》시부2회추천으로등단하였고중랑신춘문예상(2007),중랑문학우수상(2017)을수상하였으며현재한국문인협회,중랑문인협회,시마을3050동인으로활동하고있다.

목차

시인의말―5
해설|조금은느긋한호흡으로/임지훈―127

1부그녀의커다란집

간판―13
장미에가시가없다―14
거짓말―16
담쟁이덩굴벽―17
비밀―18
소금―20
빈말―21
길―22
일탈을꿈꾸며―23
절박한분노―24
무지개는없다―25
횡단보도앞에서서―26
되새김질하다―28
후회―29
혼잣말―30
외모평준화―31
잘익은시―32

2부깨달았다,나는

쉼표―37
틈새―38
우주문을열다―39
간간하다―40
다음역은왕십리환승역입니다―42
순간을쌓다―44
손―45
감자에싹이나다―46
절정―47
가을을연주하다―48
세월―49
절벽―50
밥숟가락―51
철쭉의뿌리―52
돌담을돌아보며―54
고양이,포물선을긋다―56
가족교향곡―58
코로나19―59

3부늙은소녀

귀로―63
수박―64
소나기―65
노인요양원―66
거울앞에서―67
땡볕에서다―68
반창고―70
포장마차1―71
포장마차2―72
물푸레나무여름나기―74
멈춘다는건―76
터널―77
밤송이―78
매미가우는까닭은―79
솔개―80
사용설명서―82
십이월―84

4부그리움은하얗다

골다공증―87
꽃―88
그리움은하얗다―89
꽃잎에도독이있다―90
눈사람―92
귀뚜라미―93
고슴도치길―94
블랙커피―95
꽃잎에이는둥근바람―96
스마트폰―97
유효기한―98
손길―99
봄비가흐른다―100
은행잎말씀―101
낮달을보셨나요―102
전자레인지―103
능소화지던날에―104
느티나무―106

5부풍경,촘촘하다

새해아침―109
풀꽃―110
그럼에도불구하고―111
개나리―112
봄을보다―113
이팝나무꽃을먹다―114
목련―115
노오란보살꽃―116
3월은외침이다―117
아침―118
가을숲에들다―119
작고소중한―120
은행나무―121
보름달―122
가을산,번지다―123
겨울나무―124
달맞이꽃―125

출판사 서평

추천사

정여울의시집『쉼표』는시집의이름처럼우리가살아가며느끼는희로애락의순간들로부터잠시한걸음물러설것을제안하는시집이다.나와는다른속도로계속해서흘러가는사회속에서우리는자주자신을잃는다.도저히감당할수없는변화의속도에자신의보폭을잃어버리기도하고,때로는소중한것이무엇이었는지잊어버리기도하며,그러다문득걸음을멈추곤알수없는슬픔에사로잡히기도하는것이다.이모든순간들속에서정여울의시적화자는다음과같이제안한다.“내안의소리를”모으고,“입안을뒹구는외침”을거두어,그모든“소리의씨앗들”이스스로발화할수있도록기다리자는것(「혼잣말」).
독특한것은이와같은제안들이명확한타자를설정하고있지않다는것이다.때로그의화자는어떤특정한대상을향해말하는것처럼보이기도하지만,대개의경우이와같은제안들은타인에게가닿고자하는목적성보다발화그자체에목적을띤것처럼보이기도한다.마치,내가스스로살며경험한것들에대해,‘나’자신에게잊지말자고다짐하는것같은소박함이랄까.그래서이시편들은한편으로메모같으면서도,자신에게쓴편지처럼소담한매력을지니고있다.정여울의시적화자가전달하는이야기들이명징하면서도,어떤가느다란애틋함을유지하는까닭은이처럼시에담긴경험적인측면과그것을자신에게말하듯조심스레적어둔흔적들때문일것이다.
―임지훈평론가의‘작품해설’에서

[시]

쉼표

잠깐
하늘을봐

조금은느긋한호흡으로

안으로깊이들이쉬고
밖으로천천히내쉬고

스치는바람이속삭이는말
이또한지나가리라

느린호흡은쉼이야
선물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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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한발치켜들고
엉거주춤매달린
간판하나

올라야한다
저편하늘까지

세찬눈비바람
턱턱숨막혀도
두발에더욱힘주어
오르다
오르다보니
또다른
하늘


내자리가
하늘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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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

숭숭구멍뚫린화석

허공만바라보다
바짝말라털어낼
살점조차없다
지친듯허기진듯
퍼주고퍼주고도모자라
제몸스스로깨뜨리는
울음계곡따라
깊은산골짝을넘고넘어
지금
그산길열며열며
내려오는
깡마른겨울밤하늘
하현달

이것이
내어머니의마음밭인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