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 - 글나무 시선 8 (양장)

모래시계 - 글나무 시선 8 (양장)

$13.00
Description
두 번째 시집 『모래시계』는 페미니스트적 분위기와 망설임 없는 언어의 솔직 대담성, 사회를 향한 해학적 유머가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또한 관념적이지 않으면서 문학성을 동반한 구체적 이미지가 독자의 가슴에 오래 남을 수 있는 그림으로 슬쩍 모습을 바꾸기도 한다.
그의 작품을 하나하나 읽는 일은 즐겁다. 반짝이는 어휘들이 곳곳에서 툭툭 튕겨 나오고, 그 톡톡 튀는 단어들이 묘하게 연결되어 하나의 시적 메시지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들여다보는 일은 늘 기대되고 설레기까지 한다.
저자

정영애

저자:정영애

제14회지용신인문학상당선

대구사이버대학교특수교육학과졸업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연극영화학과편입

강원문인협회회원

설악문우회<갈뫼>회원

강릉여성문학인회회원

시집:『나는뒤통수가없다』『모래시계』

목차


시인의말―7
해설|일상의어휘에상상의날개를달아주는스토리텔러/김종헌―135

1부눈부신후회

에스프레소―15
너와집―16
진해역―18
경포에서―19
모래시계―20
위험표지판―22
겨울변산에서―24
다방커피―26
가방을만드는중이지―28
용건만간단히―30
엄마의남자―32
눈이나리네―34
콩나물을다듬다―36
나무아미타불―38
원플러스원―40
21g―42
즐거운미역국―43
아름답고도우라질!―44
사과를주세요―46
술취한날―48
나때문에―50
문득속초―51
아베마리아―52
마흔아홉,안부를묻다―53

2부우리들의폐허

흔해빠진이혼―57
퇴행성관절염―58
뚜껑론―60
눈물을주세요―62
우리들의폐허―63
페도라―64
그냥,아메리카노―66
얼갈이―68
꽃다발―69
그옷을생각하며―70
택시!택시!―72
Yesterday―74
이런,쓸데없이―76
세신사에서―77
등을위하여―78
첫경험―80
재방송을보며―81
술―82
돈세탁―83
적요―84
경자년이왔다―86
지명수배―88
화류계도지금―90
안녕!플라스틱하루―92
힘센작업복―93

3부아슬아슬

권태―97
9시뉴스―98
새우깡―100
넥타이―101
아슬아슬―102
DANGER―103
회복―104
초습혹은표절―106
웃어라!추석―108
과묵한봉투―109
밍크코트따뜻하세요?―110
모기에게―111
저출산은―112
성지순례1―113
성지순례2―114
변산바람꽃―115
복수초―116
감자의힘―117
아버지의길―118
말복―120
적당히―121
조리와부조리사이―122
양과말―124
임종―126
밥맛이다―128
달방여인숙―130
다시길을만들며―132
미끼―134

출판사 서평

작품해설중에서

두번째시집『모래시계』는페미니스트적분위기와망설임없는언어의솔직대담성,사회를향한해학적유머가읽는즐거움을더한다.또한관념적이지않으면서문학성을동반한구체적이미지가독자의가슴에오래남을수있는그림으로슬쩍모습을바꾸기도한다.
그의작품을하나하나읽는일은즐겁다.반짝이는어휘들이곳곳에서툭툭튕겨나오고,그톡톡튀는단어들이묘하게연결되어하나의시적메시지를만들어가는과정을들여다보는일은늘기대되고설레기까지한다.

정영애시인의작품에서가장돋보이는것은‘언어적형상화능력(표현성)’이라고생각한다.그렇다고정영애시인이특별한시어를사용하는것이아니라일상에서우리가흔히쓰는언어라는것이다.그흔한언어가그의작품속으로들어가면바다에서금방건져올린생선처럼팔딱팔딱튀어오른다는것이다.하나의어휘에서출발된시의상상력은그방향을가늠하기어려울정도로통통튄다.그러면서도시인이전달하고자하는메시지를선명하게유지하는시적장치를가지고있다.그래서정영애시인의시를만나는일은늘즐겁다.

―김종헌시인의‘작품해설’에서

책속에서

<모래시계>

나비로소시간을보고말았네
흐르는시간이모래였다는것을
평생모래밥을위해살아왔다는것을
그래서한사람의생이고비라는것을
시간속에손을넣으면
상처와후회가사금파리로반짝거린다는것을
수없이긁힌시간들거꾸로되돌려보아도
시간은다시꽃으로피지않고
스윽당신을스치고지나간다는것을
삼십년이3분처럼흘러간자리에서서
시간은금이라는말다시고쳐쓰네
시간은당신손가락사이로빠져나간모래
어떻게살아도시간은끝내우리를버린다는거
나비로소시간의속을보고말았네

<원플러스원>

마트에서소시지시식은쌈빡하다
뭐랄까
따끈한쌀밥도당기고
시원한맥주도상상이되는
소시지를좋아하지않지만
요염장지르는맛에
가끔한번쯤맛을본다
오늘은원플러스원
그꼬드김에덜컥장바구니에담았다
허나집에와서먹으니
왜그리짜고맛없는지

연애할때
조금씩맛보던남자의마음과눈빛은
나를안달나게했다
만나고집으로오는길이면
뭐랄까
막차를놓친기분같은거
밀물과썰물이마음을갯벌로만드는
그런맛들이감질나서
남자와남편을묶은
원플러스원을통째로들였다

졌다

<새우깡>

우리깡으로뭉쳤다
고래들이싸울때마다
우리의등만터지고
고래들은멀쩡했다
그래서터지고굽은등끼리
한봉지씩깡으로빵빵하게모였다
힘없는우리를심심풀이로건드리면
바삭바삭있는힘을다해부스러질지언정
새우의넋만은깡다구로지켜내다
작은것들이뭉쳤을때
비로소힘이세진다는것을알았다
몸을버리고깡으로거듭나보니
하,
덩치큰고래가우습게보였다
고래는겨우밥일뿐
일찌감치우리는깡으로버텨냈으니

<세신사에서>

오늘은작은암자같은이절에든다
스님없는이절은
보살이절이고
절이보살이다
무명의가사한벌없는절에
세상의묵은때두껍게입은나를
온전히맡긴다
가진것없는태초에빈몸이었으니
부끄러움조차거추장스러운옷
훌훌알몸으로절에든다
낡아가는육체를잊고
법문을외우듯졸다깨다
깨다졸다보니
절한채다타들어간
보잘것없는몸뚱이에동백꽃피었으니
잠시합장하고싶은마음누르고
때민돈세신사에봉양하고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