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해설중에서
첫시집『청호동이지워지고있다』를펴낸지8년의시간이흘렀다.그8년의시간동안필자의시쓰기작업의대부분은‘나’를찾는작업이었다.일상에서,풍경에서,다른이와의관계에서,그리고드러내지못한내안의또다른‘나’를찾는여정이었다.고갱의그림제목<우리는어디서왔는가?우리는누구인가?우리는어디로갈것인가?>를나로바꿔치기한‘나는어디서왔는가?나는누구인가?나는어디로갈것인가?’에대해스스로묻고,스스로대답하는과정이었다.
다른또하나는서문에서이야기했던것처럼박제영시인의「시답잖은시론」이늘필자의시쓰기작업의화두였다.
똥같은詩,죽어있는詩를쓰지말고,저잣거리에서찾아낸글감으로,모시는시와남들이보지못하는것을보는시를쓰려고했고,한발더나아가세상을향해쏘아대는시를쓰고싶었다.
―시인의‘해설’에서
책속에서
<아직도끄적거리는중입니다만>
쓰다가지우고
끝내구겨버린초고
**스물
넣었다뺐다
자리잡지못한목차
***서른
꺼내놓고도얼굴붉어진
익지못한서문
****마흔
그많은새벽을마주하고도
끝내지못한본문
*****쉰
기껏해야권말부록아니면
별책부록
******예순
길어야다섯줄
짧아서쓰기더힘든편집후기
*******일흔
더이상스토리가나올것같지않은
*그이후
<나를출판하다>
대하소설이되기엔
서사가짧고
로맨스가되기엔
애절함이부족하고
스릴러가되기엔
긴장감이떨어지고
베스트셀러가되기엔
이슈가없고
그냥가볍게읽히는
짧은에세이몇편
유명서점서가는커녕
동네서점귀퉁이에도자리잡기힘들어도
오기로
나는
나를출판했다
<흔들바위1>
봄눈맞으며오른
설악산오솔길끝
어스름저녁
내손바닥위에
오도카니올라앉은
눈덮인
지구본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