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서문
대만의대표시인중의한분인위대한리쿠이셴시인의시집을번역하여한국의독자들에게소개하게되어서매우기쁘다.
그의시는아름답고우아하다.
시작품의명료한표현은독자들이산수화를감상하는느낌을받게할것이다.
그의시를읽으면,아름다운대만의풍경과우호적이고진솔한대만사람들의품성을느낄수있을것이다.
대만을여러번방문하면서느낀것은대만사람들이친근하고매우신뢰할만하다는것이었다.
이위대한리쿠이셴시인의시집이한국의독자들에게대만사람들의아름다운정신과대만의아름다움을경험하는기회를주기를바란다.
2023년가을에
강병철
추천사
자연과합일되는순간으로인도하는
리쿠이셴시인의‘비가’
대만을대표하는한분인위대한리쿠이셴시인의시를강병철박사가번역하여읽을수있게된것은행운이아닐수없다.서정성이뛰어난언어의빛깔이정제된시의무늬를입고,나비처럼날아서가슴속으로들어왔다.시는새로운관찰로빛을내는가장높은곳에있는언어의성이다.그언어의성은예술의최고의경지에서영혼을울리는성스럽고아름다운불꽃을피운다.모든예술의영역을초월한가장성스러운자리에시가있는것이다.그리하여평생시를쓰고시를사유하며시인의삶을살아온사람을우리는‘시선’이라부르는것이다.
리쿠이셴시인은대만어로28권의시집을출간하였고,다양한다른언어로번역된시집을합하면60권이나된다.또한,2002년,2004년,2006년노벨문학상에세번이나후보로추천된바있다.그러므로리쿠이센시인의시를접한다는사실만으로도‘시선’을직접영접하는일이라할수있다.
번역된그의시가한국,일본,캐나다,뉴질랜드,네덜란드,유고슬라비아,미국,스페인,브라질,몽고,러시아,쿠바,칠레,폴란드,니카라과,방글라데시,마케도니아,세르비아,코소보,튀르키예,포르투갈,말레이시아,이탈리아,멕시코,콜롬비아등에소개되었다.
세계적인시인인리쿠이셴시인의시는심상의울림을넘어선궁극의경지를보여준다고할것이다.
오직마음속으로만울부짖는/노래가하나있네./누구에게도들리지않을노래야./고향땅에서일어난고통을/아무도이해하지못할까봐두려워./마음속에있는노래는/오직고향사람들만을위해부르는노래라네./그들은외국땅으로추방되었고,/아무도듣지못하지./이노래는,/다만마음속에서만신음할뿐,/감히누구에게도노래를들려주지못하지./고향사람들의슬픔을/아무도이해하지못할까봐두려워.
전체시문에서느껴지는마음속의절규는오직고향사람들의슬픔이절제된언어로입술을깨물게한다.아무에게도말할수없고아무도들어줄수없는노래는영원히가슴속에묻어두어야할비밀스러운노래일수밖에없다.그쓸쓸하고허전한모천회귀의감정을노래하게한다.고향을떠나온사람들은이시가주는떨림이어떤심정인지발가락끝에서오는전율을느낄수있을것이다.
리쿠이센시인은<비가>에서자신이살아있는실존적존재의의미와외로움을담담한필체로수묵화를일필휘지로그려내듯이묘사하고있다.그리고<사다리>에서는“나는귀뚜라미와놀며/낮은곳에갇히는것이더좋아./낙엽과함께먼지가되어/바닥에존재하며”있다고밝히고있다.
<포도가익어갈때>시를음미하여보자.
햇빛은/포도를농부의피부와똑같은/보라빛구리색으로다듬고,/큰땀의결정체인/유익한결과를얻었지./유혹적인식욕은/달콤한주스의농도./이미토양에존재하던짠맛은/소리없이흔적도없이/증발했지.
리쿠이센시인의시는초월적힘을시인의가슴으로빚어내고위로와치유의메시지를던져‘자연과합일이되는순간’의기쁨을선물하고있다.
<비가>와<포도가익어갈때>두작품을연관하여감상해보자.토양에존재하던짠맛은고향의눈물이고고향사람들의슬픔이고우리모두의슬픔이다.그러나그것도햇빛이나자소리도없고흔적도없이사라지고말았다.유혹적인식욕도농부의피땀도,그리고바닥에존재하는모든욕망도,그리하여궁극적인슬픔은대지와영혼이하나가될때우리를구원해줄수있는것이다.
김남권(시인,한국시문학문인회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