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찍고, 시간은 그린다 (흘러가는 것들을 붙잡지 않기로 한 이유 | 양장본 Hardcover)

물은 찍고, 시간은 그린다 (흘러가는 것들을 붙잡지 않기로 한 이유 | 양장본 Hardcover)

$25.90
Description
『물은 찍고, 시간은 그린다』는 사진을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바라보는 하나의 깊은 사유에서 출발한다. 핀홀카메라, 장시간 노출, 물 위에 띄워진 카메라, 그리고 인화의 시간에 이르기까지, 사진을 이루는모든 조건은 빠른 생산의 방식에서 벗어나 느린 호흡으로 재구성된다. 이 작업에서 이미지는 포착되는것이 아니라 형성되며 사진가는 중심에서 물러나 물과 시간 그리고 환경과 함께 하나의 관계 속에서 이미지를 받아들인다.
화면 속 이미지는 선명한 재현을 지향하지 않으며 형태는 풀리고, 시간은 겹쳐지며, 물의 흔적이 스며든 감각이 조용히 남는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사진과 회화 사이의 경계를 흐리며, 장르의 구분을 넘어 하나의 사유의 장으로 확장된다. 이 책은 무엇을 찍었는가보다 어떻게 세계와 함께 있었는가를 묻고 사진을통해 관계와 태도의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사진은 여기에서 증명의 도구가 아니라 머무름의 기록이 된다. 그리고 그 기록은 흐르는 물처럼, 오래도록 조용히 이어진다.
저자

박이찬

국내주요언론사와잡지사에서사진기자로활동하며전문성을쌓은후,월간사진편집장을역임하며사진계의흐름을선도했다.현재는사진전문매체‘포토닷’과출판사‘닷북’의대표겸편집책임자로활동하며한국사진문화의발전에앞장서고있다.그는국내주요콘퍼런스와사진전기획을통해한국사진계에문화적접근과전문성을강조하며,새로운사진문화를만들어내는데힘을쏟고있다.특히사진의출판문화와교육에깊은관심을두고사진예술의대중화를위해노
력하고있다.박이찬은대학에서‘미디어콘텐츠의이해’와‘미디어저널리즘’을강의했으며사진매체와출판을통해한국사진계의새로운가능성과방향성을제시하며,한국사진문화의지속가능한발전을위한비전을제시하고있다

목차

Ⅰ장.사진의가장느린시작
1.렌즈없는시선,핀홀이라는선택
2.즉시성과여운사이에서
3.사진의기원으로되돌아가는길
4.카메라를만드는행위,찍기이전의작업

Ⅱ장.시간이노출되는방식
5.장시간노출이라는사유의단위
6.순간이아닌축적의이미지
7.기록이회화로기울어지는지점
8.보이는것과남겨지는것사이

Ⅲ장.물이참여하는사진
9.물은어떻게이미지를움직이는가?
10.종이배처럼떠있는카메라들
11.멈춤과회귀,흐름의우연성
12.물이찍고시간이그려낸형상

Ⅳ장.사진안으로들어온동양화의정신
13.여백을인화하는법
14.먹,물성의언어
15.화이버베이스와수묵의질감

16.자연과인간의거리감각
Ⅴ장.인화,또하나의촬영
17.물에서태어나물로완성되는이미지
18.현상과인화의철학
19.사진이물을기억하는방식

Ⅵ장.행위로서의사진
20.촬영을넘어선하나의퍼포먼스
21.나,카메라,물이만드는삼각구도
22.통제하지않기로한선택
23.우연을받아들이는윤리

Ⅶ장.종이배의자화상
24.떠나는나,돌아오는나
25.작업이나를원래의자리로데려오는순간
26.예술가로서자연의일부가된다는감각

Ⅷ장.사진과회화사이에서
27.이미지의경계가흐려질때
28.사진은어디까지회화가될수있는가?
29.회화는어떻게사진을닮아가는가?
황수정작업노트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물은찍고,시간은그린다〉
‘기다림’과‘맡김’_사진이머무는자리에서
이책은우리에게사진이무엇을보여주는가?에대한질문에서시작되지않는다.오히려사진이어떻게존재하는가?,그리고그존재는어떤시간과어떤관계속에서형성되는가?라는물음에더가까이다가간다.여기에서사진은결과가아니라과정이며완성된이미지가아니라지속되는상태로다루어지고있다.이책에수록된이미지작업과글들은사진을하나의기술이나장르로설명하기보다는이미지가
맺어진태도의기록으로읽히기를기다리고있다.
사진은오랫동안시간을잡아챌만큼빠른속도의매체로이해됐다.셔터가닫히는순간이미지는고정되고,결과는즉시확인되며,다음이미지로밀려난다.그러나이책이주목하는사진은그러한속도에서한걸음물러난자리에서형성되고있다.핀홀,장시간노출,물위에띄워진카메라,인화과정에깊이개입한수많은선택은모두사진을느린속도로지연시키는장치들로작용한다.이의도된지연은효율을떨어뜨리기위한선택이아니라,사진이스스로선택할조건을드러내기위해,필요한‘느림’의시간이다.
황수정의‘사진과회화사이에서의탐구와핀홀카메라’작업은사진의주체를재배치하고있다.사진가는모든것을결정하는상황에서더이상주체적중심에서있지않으며,카메라는조절과통제의도구로기능하지않고,자연은배경으로머물지않고있다.금녀의작업에서오히려주체가되는‘물’은이미지를움직이는조건으로개입하고,‘시간’은형태를고정하기보다흐리게만들며,‘우연’은배제되어야할변수가아니라이미지의일부로받아들여진다.이삼각의관계속에서사진은소유의결과가아니라만남의‘느린흔적’으로남는다.
이책에서반복적으로등장하는‘기다림’과‘맡김’은미학적수식어가아니다.그것은사진가가세상앞에서는방식이며,이미지를대하는윤리적태도에가깝다.무엇을찍을것인가?보다,어떻게함께있을것인가?에대한질문이작업전반을관통한다.그질문은사진을설명할수있는정보의영역에서벗어나,우리를감각과사유가머무는장소로이동시키게된다.
이미지들은명확한재현을요구하지않고,윤곽은풀어지고,형태는중첩되며,시간은하나의장면으로만담지않고있다.그대신이미지는보는이에게멈추게하고,머무르게하며,서둘러해석하지않도록이끌고있다.이지점에서작가황수정은사진으로회화와대화를시작한다.그러나그것은회화를닮기위한시도가아니라,사진이자신이지닌조건을끝까지밀어붙인결과로써자연스럽게발생한접점이된다.
이책에담긴사진들은보는이에게말을건네지않고있다.이미지를설명하려는욕망은점차옅어지고,시선의판단보다바라봄의태도가먼저작동한다.인화된종이위에남은그것은무엇을증명하려는결과물이아니라,자연과함께있었던시간의밀도이다.물을기억하는사진,과정을지우지않는이미지,완결을서두르지않는태도는이작업을관통하는황수정의핵심적인감각이다.
이책을시작하는서문은독자에게어떤해석의방향을제시하기보다,하나의속도감을제안하고자한다.이책을빠르게넘기기보다는,이미지와글앞에서잠시멈추고,판단을유보한채머무르는시간을허락해주기를바란다.사진은여기에서설명되지않고,다만존재한다.그리고그존재는조용히질문을던진다.우리는세계와어떤관계로이미지를남기고있는가?,그리고그관계는얼마나겸손하냐고묻고있다.그러나이책은그질문에대한답을제공하지않는다.대신그질문이오래머물수있는자리를마련하고자한다.사진이다시긴호흡의숨을고르는자리,이미지가서두르지않아도되는자리,그리고예술이결과보다태도로기억되는자리에서이책이조용히읽히기를바라고있다.
박이찬(사진매체편집자)

■추천대상
ㆍ이책은사진과회화,예술전반에관심을가진독자에게도의미있는경험을제공합니다.장르의경계를가르는대신,그사이에서감각이어떻게작동하는지를따라가는이작업은예술을하나의방식이아닌하나의태도로바라보게합니다.
ㆍ사진을기술이아닌태도로고민하는사진가에게이책은오래머물수있는텍스트가됩니다.사진을‘잘찍는법’이아니라‘어떻게바라볼것인가’를질문하는이들에게특히깊게닿을것입니다.
ㆍ사진을읽고해석하는비평가와연구자에게도중요한사유의지점을제공합니다.사진이시간,물성,우연과어떻게결합되는지를탐구하는이작업은,사진이지닌본질적조건을다시사유하게만듭니다
ㆍ사진의침묵을감각하는이미지의힘을이해하고싶은일반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