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신을 부르지 마옵소서

다시는 신을 부르지 마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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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다시는 신을 부르지 마옵소서』에는 스물 일곱 명의 선비들이 던진 사직상소 스물여덟 편이 실려 있다. 그 선비들은 각각 다른 시대와 국내외 정치 환경 속에서 다른 임금을 모시며 살았다. 당면했던 문제점과 폐단도 달랐고 고민도 제각기 달랐다. 그러나 이 상소들을 들여다보면 중요한 공통점이 발견된다. 그것은 수없이 닥치는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사심을 버려야 하고 도덕적이고 공정한 마음가짐으로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임금을 비롯한 모든 공직자는 대의를 위해 목숨을 걸고 분투해야 하며 항거해야 한다. 이러한 요청이 지켜지지 않을 때에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목숨을 아깝게 생각하지 않고 문제제기를 해야 하는 것이다.
저자

김준태

저자_김준태
성균관대학교에서한국철학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동대학동양철학문화연구소를거쳐한국철학·인문문화연구소에서한국을비롯한동아시아의철학과정치사상,특히역사속에등장하는정치가들의리더십과경세론에중점을두고연구하고있다.또한잡지기고,기업강의,인터넷강의등을통해대중적인영역에서도활발히활동하고있다.논문으로「포저조익의성리학설과경세론에관한연구」,「정조의정치사상연구」,「잠곡김육의실용적경세사상연구」,「권도론연구」등이있고,저서로『왕의경영』,『군주의조건』,『탁월한조정자들』이있다.

목차

저자서문:목숨건선비들의직언,사직상소•5

1임금이내린관직을단칼에거부한산림처사-남명조식,단성현감사직상소•11

2밝음과어두움,두얼굴의면모를지닌복잡다단한인물-김조순,금위대장사직상소•19

3공동체를지켜내기위해기꺼이오명을뒤집어쓴정치가-최명길,한성판윤사직상소•25

4임금의독선과아집을경계한유학자-장현광,공조판서사직상소•31

5백성을편안케하는일에모든것을건재상-김육,우의정사직상소•37

6왕을바른길로이끌고자왕명을거역한충신-이이,대사간사직상소1•43

7배수의진을치고붕당간정치적갈등해결에나서다-이이,대사간사직상소2•51

8언로의자유를지키고자분투했던참선비-조광조,정언사직상소•59

9바른정치를위해임금의수양과반성을촉구한대학자-이황,무진육조소•65

10합리적인국가시스템구축과운용을강조한핵심이론가-허목,장령사직상소•71

11대의명분보다나라의생존과백성의안위를먼저생각한현신-이항복,우의정사직상소•77

12고종의무능함을정면으로비판한구한말의우국지사-최익현,의정부찬정사직상소•83

13자기경영을통한국가경영의길을제시한경세가-박세채,이조판서사직상소•91

14‘정치의공공성’을지키기위해자신에게엄격한잣대를들이댄꼿꼿한선비-김창협,대사간사직상소•97
15숙종의인현왕후폐위를목숨걸고비판한지조있는신하-정시한,진선사직상소•103

16붕당간정쟁에휩쓸리지않고중용을지키고자했던명문장가-이정귀,이조판서사직상소•111

17백성의삶에유익한정책을시행하는일에주력한참된관리-남구만,영의정사직상소•117

18왕이분노를다스리고감정을절제하여더좋은군주가되도록이끈명신-송준길의소명사직상소•123
19임금이바르게정치하도록쓴소리를마다치않은선비-장유,대사간사직상소•129

20리더가갖춰야할‘9가지항목’을제시한영남학파의거두-이상정,형조참의사직상소•137

21백성들의조세와군역의부담을덜어주고자애쓴현신-송상기,대사헌사직상소•143

22역사기록의객관성과투명성을확보하기위해노력한세종시대의명재상-신개,대사헌사직상소•151

23이조판서직의합리적인운용방안을제시한조선전기명문장가-강희맹,이조판서사직상소•157

24임금보다종묘사직과백성에충성한참선비-신기선,군무국총장사직상소•163

25일본의침탈에맞서조선의자존심을지키고자했던항일애국지사-이남규,영흥부사사직상소•171

26인재선발제도인‘과거제도’의정비를주창한조선의‘다빈치’-정약용,정언・지평사직상소•179

27국가질서를바로잡기위해외척윤원형과대결한용기있는선비-이준경,영의정사직상소•185

28국가가재난에닥쳤을때지도자가지녀야할자세를논한재상-김수항,영의정사직상소•191

출판사 서평

권력을향해거침없이던지는조선선비들의뜨끔뜨끔한돌직구,사직상소!

자리를탐하지않고권력에연연하지않는사람들이이어온조선500년역사,이들로인해지금의우리는그시대의품격을음미할가치를얻었다!

목숨을걸고권력을향해거침없는직언직설을던진조선선비들,지금우리에게그들이보여준품격과지조!

당파와정견을떠나조선시대선비들이공직에대해가진기본정신은대동소이했다.그것은부귀나명예,권력과같이개인의욕망을충족시키기위한것이아니라공동체와구성원들을위해헌신하는공적인데에있다는것이다.선비들이공공의일에나아갈때에는무엇보다도도덕성과책임감,공정함,정당성의가치를중요시했다.선비들은하늘이인간에게부여해준선한본성을깨닫고이를회복하여사회적으로확산해야한다는의무,자기몸과마음을갈고닦아백성을위해남김없이바쳐야한다는신념을가지고있었고,그러한신념은자연스레정치참여로이어졌다.

그러나임금이무도하고정치가혼탁하여도덕과의리가땅에떨어진세상이라면,그리고자신들이가졌던의무와신념을실현할수없는환경이라면목숨을걸고싸울지언정구차하게관직을유지하려하지않았다.아무리높은관직이라도주저없이버릴자세가되어있었다.“선비에게바른말을하는친구가있으면아름다운이름을잃지않고,아비에게바른말을하는자식이있으면불의에빠지지않을것이다.”라는『소학(小學)』의구절처럼불의한권력에눈치를보거나아부를하며말을삼가는일을극히경계했던것이다.

조선선비들의이러한신념은“출처론(出處論)”으로표현된다.선비들은공직에나아가나라와구성원을위해일할때와미련없이물러나서자신을수양하며기다려야하는때를구분했다.선비들은왕이부르면일단조정에나아가지만왕이하늘의뜻을알지못하고민심을외면하고바른정치를펼치지못한다면자리를박차고바로관직을떠났다.선비들에게헌신과충성의대상은‘왕’이아니라,하늘과백성의대리자인‘왕의역할’이기때문에왕이왕답지못하면국정에참여할이유가없어지는것이다.그런의미에서정치는가차없이떠나는행위라할수있다.

그러나이러한출처론의핵심은더럽고어지러운정국을외면하며홀로벗어나는데에있지않았다.오히려불의에굴하지않으며정치의잘잘못을조목조목따지고임금과조정에대해신랄한비판을마다지않는것이선비들의정신이었다.이러한정신은“사직상소(辭職上疏)”라는독특한문화를통해잘드러나있다.요즘흔히“일신상의사유로사직합니다.”와같은모호한내용의사표와는차원이달랐다.자신의명예와직을걸고,더나아가목숨을아끼지않으며관직을맡은자로서자신의책임을다하려고했던노력이사직상소를통해여실히드러나고있다.

이책에는스물일곱명의선비들이던진사직상소스물여덟편이실려있다.그선비들은각각다른시대와국내외정치환경속에서다른임금을모시며살았다.당면했던문제점과폐단도달랐고고민도제각기달랐다.그러나이상소들을들여다보면중요한공통점이발견된다.그것은수없이닥치는위기를극복하고더나은공동체를만들기위해노력한다는것이다.이를위해선사심을버려야하고도덕적이고공정한마음가짐으로온힘을기울여야한다.임금을비롯한모든공직자는대의를위해목숨을걸고분투해야하며항거해야한다.이러한요청이지켜지지않을때에자리에연연하지않고목숨을아깝게생각하지않고문제제기를해야하는것이다

이책에는대비를과부라하고임금을고아라서슴지않고불렀던조식의대쪽같은사직상소,나라를진심으로걱정하며끊임없이임금을설득했던이이의사직상소,조선시대를통틀어선비의원칙과기준을제시했던조광조의사직상소와같이유명한선비들의사직상소가실려있다.또한일반인들에게잘알려져있지않은장현광,정시한,이정귀,이준경등의놀라운사직상소들이실려있다.더불어우리시대의일반인들에게권력을탐하기만하던인물로알려진김조순과업적과역할에비하여상대적으로잘알려지지않고평가절하된송준길이선비의정신을지키고절제와균형감각을유지하며명예와관직을사양하고한발물러서는장면은뜻하는바가깊다고할수있다.

이책의숨은주인공은사실상최명길이라할수있는데,그는자신이당대와후세에비난을받을것을알고있으면서도자신의뜻한바를감추지않았다.명분과의리를고수하고고고한절개를지키는것은어려운일이지만한편으로는가장쉬운일이기도하다.그러나국정을담당해야하는사람이라면백성과국가의안위를먼저생각해야하는정치가라면,그가진책임은개인의신념을넘어선다.그책임을위해서라면개인을뛰어넘는말을할줄알아야하는것이다.그는오명을뒤집어쓸지언정공동체를지켜내야한다는자신의책임을막중하게깨달았던것이다.

우리는조선시대의선비들은고리타분하다는선입견을가지고있다.그러나정치적인큰격변기를겪고있는우리시대에조선선비들이주는메시지는의미심장하다고할수있다.특히나연일뉴스에보도되고있는바대로권력의눈치를보며아부하고부정부패를일삼고사회적약자를안하무인으로대하는정치가와고위직공무원들을날마다접하는이때에이책은지난시대의선비들과지식인들이품었던신념과이상을또렷하고날카롭게전달해준다.그런의미에서이책을가장먼저봐야할독자는바로자신이무한한권력을지니고서국정을제맘대로좌지우지한다고믿는사람들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