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철학에서 개인주의의 재구성 (『순자』에서 『논형』까지, 개인의, 개인에 의한, 개인을 위한 철학)

선진철학에서 개인주의의 재구성 (『순자』에서 『논형』까지, 개인의, 개인에 의한, 개인을 위한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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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자유롭고 평등하며 서로 연대하는 개인”은 근대 서구의 전유물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보편적 정의이다. 다만 그 관념의 표현이 다를 뿐이다. 개인과 개인주의의 관점으로 동양 고전 철학을 재구성한다!

현대 사회의 눈으로 동양 철학을 재조명하고 동양 철학으로 현대 사회를 응시하는 새로운 시도!
저자

고은강

서울대학교인류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석사와성균관대학교유학과석사학위를받았다.태동고전연구소를수료하고영국옥스포드대학교사회문화인류학석사와홍콩대학교철학과박사학위(동양철학)를받았다.현재서울과학기술대학교기초교육학부부교수로재직중이다.주요논문으로「『列子』에서꿈과환상에관한소고」(2017),「禮와비지배의자유에관한일고찰」(2014)등이있고,저서로『결코근대인이었던적이없는동아시아인』(2013)이있다.

목차

1왜‘개인주의’인가 ㆍ7

2『순자(荀子)』의욕망론에대한개인주의적접근 ㆍ31

3선진(先秦)철학에서利중심인성론에대한소고
-『관자(管子)』,『상군서(商君書)』를중심으로 ㆍ54

4선진철학에서개인주의에관한소고
-『열자(列子)』「양주(楊朱)」를중심으로 ㆍ81

5운과평등그리고도덕에관하여
-『논형(論衡)』을중심으로 ㆍ117

6이어가며 ㆍ159

참고문헌 ㆍ164

주 ㆍ172

출판사 서평

동양철학을새롭게바라보기
최근한국의코로나19(COVID-19)바이러스의성공적인방역을두고,서구일각에서는그한국사람들은개인주의적성향보다공동체중심적성향이강하며뿌리깊은유교사상에서비롯한국가(정부)에대한순종에서그이유를찾기도했다.이런분석은한국의실제상황과대처를생생히경험한국내외의수많은전문가와언론이그오류를지적하고반박했거니와이는실로오래된편견과인종차별주의적시선에서벗어나지않은착각이었다.

이사례에서알수있듯이합리적이며개인주의적인서양과정서적이고관계중심적인(공동체주의적인)동양이라는오리엔탈리즘은사실여전히동서양을막론하고힘을잃지않고큰영향을끼치고있다.독립적이며합리적인인간형인개인을바탕으로한“서양”과는달리“동아시아사회”의인간형은다른사람과의관계속에서만존재하는사람(person)으로만존재하게된다.이러한이분법의근거는,동양이유교적사회질서에의해구성되었다는것에있다.이러한이분법적사고에의하여전통적인“동아시아적질서”는동양각국이추구할근대화의걸림돌이며이를극복하기위하여“서양”을적극적으로받아들여야한다는논리로발전했다.

동아시아근대화초기에“전통적인”동양철학은개인의권리와의무,개인의합리적인의사결정에기반을둔민주주의수용을방해하는전근대적인잔재로취급당한것이사실이며,“서구화가곧근대화”라는공식의성립을위하여폐기되어야할악역을맡은것도사실이다.그러나서구중심의근대화에대한반성과근대성자체에대한반성을거치며동양철학은동아시아사회를설명하는주요개념들을제공하고있고,더나아가서구식근대사회론과양립하는“동아시아식질서”의주요논거를제시하며위기에빠진현대문명에대한대안으로받아들여지기까지했다.거꾸로된오리엔탈리즘이아닐까하는느낌마저든다.따지고보면위의한국의코로나19대처에대한오리엔탈리즘적반응또한이지난한역사적과정의상징적사건으로받아들여질수도있을것이다.

동양고전철학에서개인,개인성,개인주의를발견한다
이책은2008년동양철학으로박사학위를받은이래개인주의의연구에몰두한저자의미발표논문들을묶은책이다.이책을통해저자는『순자』,『한비자』,『관자』,『상군서』,『논형』등의선진철학(先秦哲學)의저작들을적극적인해석과재구성을통해그속에서개인과개인주의를발견하는성과를이루어내면서학계에몇가지질문을던진다.그중의하나가여전히동서양에팽배한사고방식인개인중심의서양철학과공동체중심의동양철학이라는대립항에대한문제제기다.저자는권리와의무의주체인개인과그개인이내리는의사결정을토대로작동한다고설명되는현대사회를겪으면서도동양철학은전통적으로동양철학내에서중요하게다뤄졌던논제들(의반복적생산)에집중하거나서양철학에대한제한적대안제시에그치는가를질문한다.저자는개인과개인주의의관점에서동양고전철학을다시들여다볼것을제안한다.

이를테면동아시아사상적전통에서가장중요한개념중의하나가바로“예(禮)”인데,이예는동아시아전근대사회의질서를함축한개념으로볼수있다.그런데이예를욕망앞에평등한개인의자유로해석한다면전근대사회와근대사회,비서구와서구의구분은무의미해질수있다는것이다.저자는순자(荀子)의인간관을“욕망을실현하고자하는자유롭고평등한사람”으로풀이하면서순자의정치사상인“예치(禮治)”를“욕망을실현하고자하는자유롭고평등한사람들이자신의욕망을적절히실현할수있도록하는정치”로재해석한다.또한저자는예에상하,남녀,노소등으로개인과집단을나눔으로써개인간집단간의지배-종속구조를차단하려는속성이있다고본다.“예의를차림”으로써상대방과거리를두어인간관계에서발생할수있는지배-종속관계를회피하려는시도는지금도충분히목격된다(27쪽참조).이렇듯저자는선진시대의고전을적극적으로재해석하고현대사회의관점으로재구성한다.

복수의개인성:동양고전을다양한시각으로읽는한방법
그러나이책에서탐구하고있는개인,개인성,개인주의는사상적전통에따라다양한개인,개인성,개인주의개념이존재할수있다는“복수의개인성(multipleindividuality)”에기반을두고있다.이는아이젠스타트의“다중적근대성(multiplemodernity)”개념으로부터비롯되었다.이다중적근대성이가지는중요한함의는근대성과서구가동일하지않다는점이다.서구적유형의근대성은역사적인전례를가졌으며다른국가에기본적인참조점은되기는하겠지만유일하고진정한근대성은아니라는것이다.서구의전유물이라고하는개인,개인성,개인주의조차도사상가에따라간과할수없는차이를보이는것또한마찬가지다.저자는순자를비롯한선진시대의다양한사상가들이서술한개인,개인성,개인주의에주목한다.그러나그개념들이서구식개념들과정확하게일치하는것만은아니다.여러가능성들을열어두고지금까지묻혀있던동양고전사상들의개인과개인주의적성격에주목하고재구성함으로써고전텍스트에생명력을불어넣는한편,현재를살아가는우리에게그사상들이고리타분하고지배구조와상하관계의고착화에만복무하지는않는다는사실을일깨워준다.

동양고전철학에서자유,평등,연대의개념을발견한다
저자는선진시대의고전철학에서개인과개인주의란개념에주목하며동양철학을“자유”,“평등”,“연대”의개념으로이해하려고시도한다.저자에따르면,개인주의라는관점에서“자유롭고평등하며서로연대하는개인”이란말을다시들여다보면,자유가평등의전제조건이며자유와평등이연대의전제조건이라는의미를함축하고있다(29쪽이하참조).평등이전제되지않는자유또한근대성과는거리가멀다.이런자유는전제군주처럼권력을독점한소수만누릴수있는자유거나성인,군자처럼외적조건에얽매이지않는탁월한사람만이누릴수있는자유다.평등이전제된자유야말로근대의성취다.자유가전제되지않는평등,자유와평등을희생한연대는개인주의의관점에서보면무의미하며무가치하다.연대를위한자유와평등으로‘자유,평등,연대’를해석한다고해도마찬가지다.저자는“‘자유롭고평등하며서로연대하는개인’은근대서구의전유물이아니라인간에대한보편적정의이며,개인,개인성의희생으로이루어지는평등과연대는무의미하다는말을‘자유,평등,연대’와가장무관한듯보이는중국고대사상가들의문헌을통해하고자했으며그작업의중간정리가바로이책”이라고밝힌다.

이책에서선진철학에서개인과개인주의를발견하는것은우리에게커다란지적즐거움을가져다준다.양주에대한오해를바로잡는장면이나『논형』텍스트에대한깊은이해는이책이가진장점을잘보여준다.이책은언뜻어렵게보이기도하지만차근차근따라가며참신한해석과거침없는사고방식을접하다보면이책만의독특한매력을느끼며독서의즐거움을한층더즐길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