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를통해문화인류학을배우고,문화인류학을통해동아시아를바라본다
이책은2017년에일본쇼와도(昭和堂)출판사에서출간한『동아시아로배우는문화인류학(東アジアで学ぶ文化人類学)』을완역한책이다.
이책의특징을세가지키워드로설명하자면,“일본인류학자들”이“동아시아”를주제로쓴“문화인류학개론서”이다.일본어판원서제목이“동아시아”를통해“문화인류학”의이론,역사,개념설명을부각시키고있다면,한국어판은문화인류학으로설명하는“동아시아”에좀더초점을맞추어『문화인류학으로보는동아시아』로하였다.책의방향이결국에는동아시아의다양한모습과뜻밖의사실을드러내며동아시아사람들이살아가는모습을해석하는데에있기때문이다.
따라서이책의가장큰장점은쉽게잘쓰여진문화인류학개론서인한편,새롭게이해하는동아시아입문서이라는점이다.이책은,문화인류학의여러하위분야,주요학자,이론과개념을초심자도알기쉽게설명하여문화인류학전반에대한이해를돕는것과,동아시아여러지역의(의도적으로)숨겨지고감춰지고때로는무시된이야기들을문화인류학적으로조명함으로써대결과경쟁을탈피한다양성과공존의새로운동아시아의모습을그려내는데에있다.동아시아를통해문화인류학을배우고,문화인류학을통해동아시아를바라보고싶은독자들에게맞춤한책이라할수있다.
문화인류학으로보면동아시아가새롭게보인다!
사람들은고정관념들을가지며살아가기도하는데,그중에는“인간은자신이온전히빠져있는문화를‘당연한것’이라고간주”(25쪽)하거나,“자신이속한사회문화에대해선자신이가장잘안다”는것들도있다.그래서인지자신이속한문화권에대해이질적인사람들,특히외부의인류학자들이쓴글을읽을때면쉽게“잘모르면서썼다”거나“왜곡되어있다”라고느끼기쉽다.그이유는지금까지당연시되어왔던것들이인류학자들의시각을통해낯선것으로다가왔기때문일것이다.
실제로우리는일본인류학자들이한국의사교육,대중문화,제사,대마도관광을말할때에이미“일본사람들”이라는그자체에일종의불쾌감과반발심을느낄지도모른다.그리고잘모르면서하는말이라고치부할수도있다.그러나마음을가라앉히고다시읽다보면우리는,낯설게표현된우리를다시금발견하고좀더객관적으로우리자신을바라볼수있는시각을얻을지도모른다.
인류학의강점은지금까지당연시되는것들을뒤집어보고해체하고재구성하는데에있다.인류학은“우리가당연하다고생각하고있는것을문제시하고,당연하다는이유로우리가눈치채지못하고있는것을드러내며,당연하다고생각하는것을바꿔나가는”학문인것이다(20쪽).즉인류학은사람들을혼돈에빠뜨리는학문이아니라새롭게보는방법을알려주어열린시각을일깨우는학문이라할수있다.
이책은독자들에게동아시아를새롭게보도록돕는다.우리는우리자신에대해선물론이고쉽게동아시아이웃나라와사람들에대해잘알고있고,대동소이한삶을살아가고있다고여긴다.그런데실은우리는우리의잣대로재단하고그속에서살아가고있는것일지도모른다.분명히동아시아여러나라들은지리적으로가깝고오랜세월동안역사적교류를해왔기때문에공통점이많이있다.하지만실제사람들이살아가는모습을대하면실은지금까지는보지못했던낯선모습을발견하게되고,실은서로를잘모른다는것을인정할수도있다.
문화인류학이발견하는,가깝고도낯설게존재하는동아시아여러곳의숨겨진얘깃거리
이책은서울과도쿄와베이징을중심으로벌어지는거대한정치,경제적대결과경쟁구도로서의동아시아를바라보는것이아니라수많은다양한사람들과문화,그리고그만큼의다양성과사연이존재하는동아시아여러곳을다룬다.
이책은“현장연구”,“민족지”,“문화상대주의”,“호혜성”,“교환”과같은문화인류학의기본개념과방법론을알기쉽게소개하는한편,“가족과친족”,“종교”,“젠더와섹슈얼리티”,“식민지주의”,“종족성”,“국가”,“이민”,“초국가주의”와같은문화인류학의연구분야들을동아시아곳곳을연결하여소개한다.이를테면제국주의일본의식민지이자2차세계대전의격전지였던팔라우에서“식민지주의”의현재를연구한다.그리고현재의홋카이도와그주변지역에오래전부터거주해온일본의선주민인아이누와식민지대만의야만인으로불리다이름을되찾기시작한선주민들을연구하며국가와민족간의관계,단일민족주의의허구성을밝힌다.또한일본과한국을오가는자이니치코리안2세의이야기,국경선으로무역과교류가가로막힌대만과아에야마의이야기,홍콩디아스포라이야기,다양한성적정체성을지닌사람들이야기들을다루며어느한가지정체성으로만존재하지않는,경계에존재하는사람들을담담하게조명한다.한편각장의끄트머리에“미군기지문제”,“중국의한자녀정책”,“위안부문제”,“한국의일본어학습상황”,“동아시아의학생운동”,“참치와꽁치문제”,“헤이트스피치”,“중국의싹쓸이관광”,“몽골국과내몽골자치구”등동아시아의최신의이슈들을인류학적으로바라보는칼럼을마련했다.
이책이가지는특징중의하나는제국주의와식민주의에대한끊임없는반성에있다.“현재를살아가는우리는‘제국일본’이라는말을들어도실감이나지않을지모르지만,일본식민주의의역사를이제잊어버려도좋은지는우리가주체적으로정할수있는문제가아니다”(186쪽)라는표현이말하듯이,동아시아나오세아니아지역의사람들이일본식민주의에문제제기를할때에이에대해회피할권리가아니라설명할책임이있다는점을강조하고있다.이에연결되어이책의저자들은동아시아곳곳에서중앙권력과자본,그리고주류사회의편견으로부터소외되고잊힌사람들의이야기에집중한다.
서장에서도밝히고있듯이이책의중요한목적중의하나는“어떤문화가앞서있다”거나“뒤떨어져있다”라는발상을부정하는것이다.문화를진보의관점에서비교하는것이전혀무의미하다는문화인류학적사고를체득하는것이다.그리고문화인류학적인관점과방법으로동아시아사람들이거대하고획일적인정치경제적담론이야기한여러가지문제들에직면하여극복해나가는모습을목격함으로써동아시아의새로운모습을발견하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