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것은 밑이 희고 어떤 것은 밑이 붉었다 (김려 시집)

어떤 것은 밑이 희고 어떤 것은 밑이 붉었다 (김려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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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축축한 저녁이 벚꽃을 잠깐 다녀갔다
‘숲’은 〈어떤 것은 밑이 희고 어떤 것은 밑이 붉었다〉에 자주 등장한다. 김려 시인의 시심이 거주하는 장소를 상징하는 것이 숲이겠는데, 그 숲에는 죽음의 핏빛 이미지들을 품은 ‘새’와 ‘뱀’, ‘참나무’, ‘상제나비’ 등이 널려 있다. 그래서 이 시집에서 숲은 양가적인 의미를 가지게 된다. 보통 숲은 자연 만물이 거주하는 대지의 품으로 상징된다. 숲은 시의 신이 거주하고 있는 신전이라고도 달리 말할 수 있다. 숲은 신성이 느껴지는 미지의 장소이며, 그래서 두려움을 주지만 한편으로 신비롭고 아름답다. 하지만 김려 시인이 숲에서 주로 마주하게 되는 것은 죽음이다. 그도 숲의 어떤 매력, 숲이 뿜어내는 어떤 관능성에 매혹되어 숲속으로 들어가게 된 것으로 보인다. 「느닷없이」에서 시인이 “흔들리는 식물의 성기를 따라 숲으로 들어”갔다고 하니 말이다. 숲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식물들은 시인에게 어떤 신비롭고 매혹적인 관능을 표현하고 있었으리라.
그런데 시인이 들어간 ‘언덕’의 숲은 “어디에도 머물 수 없고/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곳, 그래서 멈출 수 없이 달려야만 하는 곳이었고 “문틈에 낀 울음”이 들리는 곳이었다. 시인을 이끌었던 “바람을/돌에 매달아 바다에 던졌”던 것은 숲이 그를 견딜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이겠다. 생명력을 느끼기 위해 시의 신전으로 들어왔으나, 시인이 거기서 발견하게 되는 것은 “죽은 새들”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죽음과 만나게 되는 숲은 김려 시인에게도 여전히 시의 신전으로 여겨지기 시작한다. 숲이 ‘밀교’의 신전, 비밀스럽게 신적인 것이 전달되는 곳임을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이 신전에서 신적인 것은 생명의 파괴를 통해 역설적으로 현현한다.(이상 이성혁 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김려 시인은 부산에서 태어났고, 2016년 〈사이펀〉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어떤 것은 밑이 희고 어떤 것은 밑이 붉었다〉는 김려 시인의 첫 번째 신작 시집이다.
저자

김려

부산에서태어났다.
2016년〈사이펀〉을통해시인으로등단했다.
시집〈어떤것은밑이희고어떤것은밑이붉었다〉를썼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
가시꽃-11
느닷없이-12
의문의저녁-14
반짝이는-15
뒷물-16
안개-18
이팝-19
탱고,삼십오세-20
나비묘지-22
나는알고있다-23
수련-24
임상불가판정-26
소극장팬터마임-28
상사-30
밀교-31
여여-32

제2부
자귀나무-37
어른이되는방법-38
바위제비꽃-39
부메랑-40
웨딩드레스-42
폭식-44
새점-46
사하라-47
옥곡IC-48
모란전골-50
아일랜드아임랜드-52
구르는돌-54
감기-56
끈-58
저아래에는비가내리는풍경이있었다-60
폭설-62
나는죽어서리무진을탄다-64

제3부
숲은왜오월을-67
말많은사람은외로운사람-68
신선동사람들-70
외유성출장-71
비표본오류-72
그뒤-74
끝없는허밍-76
안녕하십니까-77
애완견-78
그렇다면그가사진을찍고싶다고말한게잘못인가-80
오버더숄더샷-82
앞에는멧돼지뒤에는개-83
일곱번째감정-86
도화(徒花)-88
저작권-90
통역가를신뢰하지않는싱커페이션-92
등-94
풀꽃-96

해설이성혁만다라의숲과심장의시-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