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철의 시는 형상의 구체성보다 말의 무게에 치중한다. 이 점에서 그는 낭만적 시인이랄 수 있다. 게다가 천공의 운행과 수학에 대한 관심은 역설적이게도 그가 피타고라스학파와 같은 신비주의자라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하나 그렇지 않다. 진실로 “사람은 모르고 사람 아닌 것만 알고 있는 길”을 보는 ‘방상시’이기를 자처하지만, 그의 네 눈(四目)은 카오스와 코스모스를 분간하기 위한 것이다(「방상시」). 둘은 사람이 보는 것을 나머지는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포착함으로써 지금-여기 우리가 처한 궁지의 근원을 들어서 보이려 한다. 요컨대 저 높은 천공과 그의 무거운 언어 사이의 낙차에 주목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는 철저히 지상의 시인인 것이다. 그의 시에서 수학의 간명한 언어가 아니라 수학 자체가 사유의 대상이 되는 까닭도 같다. 그러므로 그의 시가 낭만적일 수 있다면 그것은 “오늘이 두려운 이유는/어제가 익숙해지기 때문”임을 직시하는 데서 온다(「오늘의 독경」). 이것이 현실을 목도하고 거기에 부단히 부대끼며 더 나은 삶을 바라는 우리의 실존적 낭만성일 터이다.(이상 김영범 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전형철 시인은 1977년 충청북도 옥천에서 태어났고, 2007년 〈현대시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고요가 아니다〉를 썼고, 조지훈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연성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름 이후의 사람〉은 전형철 시인의 두 번째 신작 시집이다.
이름 이후의 사람 (전형철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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