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정치를 꿈꾸다 (식민지, 전쟁, 분단시대의 극장예술)

극장, 정치를 꿈꾸다 (식민지, 전쟁, 분단시대의 극장예술)

$19.00
Description
『극장, 정치를 꿈꾸다』는 식민지, 전쟁을 거쳐 지금도 분단시대에 있는 이 땅의 극장예술을 정치적 맥락에서 규명한다. 이 땅의 연극과 영화가 그 고난의 시대를 거치면서 다양한 이데올로기에 어떻게 착종되고 이종교배되었는지를 문화정치학적 관점에서 살펴본 것이다. 일제강점기 ‘김옥균이야기’는 일제의 대륙침략주의를 지지하는 알리바이가 되지만, 또 한편으로는 나운규의 영화 <개화당이문>에서처럼 민족수난사의 소재로 대중에게 소비된다. 이와 같이 ‘김옥균이야기’뿐만 아니라 <무영탑>, <왕자호동> 등 현재와 본질적으로 긴장관계에 있을 수밖에 없는 ‘역사’극에서는 기억담론의 투쟁행위 혹은 주체들의 기억욕망의 경합이 단적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다고 이 책은 밝히고 있다.
저자

이상우

저자이상우는고려대학교국어국문학과및동대학원졸업(문학박사)
영남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1996~2007),컬럼비아대학동아시아언어문화학과객원연구원,메이지대학문학부객원교수를거쳐,
현재고려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
저서로『유치진연구』,『근대극의풍경』,『식민지극장의연기된모더니티』,『세기말의이피게니아』,『우리연극100년』(공저),『한국현대희곡선』(편저),『연극의즐거움』(공역),『제국의수도,모더니티를만나다』(공역),『영화,대동아를상상하다』(공역)등이있다.

목차

책머리에

1.극장,역사를말하다
김옥균이야기는극장에서어떻게기억되는가
군국주의극장에투영된민족사이야기

2.극장,젠더를말하다
식민지여배우와스캔들
김명순,연극으로하위주체를말하기

3.극장,민족주의를꿈꾸다
릿쿄대학시대의유치진,연극으로정치하기
오영진,일본어글쓰기로민족주의를꿈꾸다
월경(越境)하는식민지극장:다이글로시아와리터러시

4.영화인의극장정치
신상옥은영화<꿈>을왜두번만들었을까
남북한분단체제와신상옥의영화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금기와불온의공간으로
취급되었던근대의극장

그극장은어떠한방식으로
정치적욕망을표현했을까?

역사,젠더,민족주의,영화정치...

식민지,전쟁,분단의질곡속에서
우리극장이담아내고자했던
그시대정신을말하다

이책은식민지,전쟁을거쳐지금도분단시대에있는이땅의극장예술을정치적맥락에서규명한다.이땅의연극과영화가그고난의시대를거치면서다양한이데올로기에어떻게착종되고이종교배되었는지를문화정치학적관점에서살펴본것이다.

왜‘김옥균이야기’는때로는일제의대륙침략주의를지지하는알리바이로,
또때로는민족수난사의소재로대중에게소비되었는가?

일제강점기‘김옥균이야기’는일제의대륙침략주의를지지하는알리바이가되지만,또한편으로는나운규의영화<개화당이문>에서처럼민족수난사의소재로대중에게소비된다.이와같이‘김옥균이야기’뿐만아니라<무영탑>,<왕자호동>등현재와본질적으로긴장관계에있을수밖에없는‘역사’극에서는기억담론의투쟁행위혹은주체들의기억욕망의경합이단적으로드러날수밖에없다고이책은밝히고있다.

왜남성지식인들은‘데이트폭력’을당한김명순을비난했으며,
또김명순은금욕주의적연애이상을추구하는글로자신을방어했는가?

근대국민국가의왜곡된젠더인식은여성들에게질곡으로작용한다.이땅에서근대적의미의‘여배우’가성립하는과정은윤심덕을비롯한토월회의여배우들의사례에서보듯수많은난관을거쳐야만했다.여성들의수난사는맞선을본남자로부터성폭행을당했음에도오히려김기진을비롯해김동인,염상섭등의남성지식인들로부터인신공격을받은1세대신여성이자우리나라최초의여성소설가인김명순사건에서정점을찍는다.피해자인김명순이금욕주의적연애이상을추구하는글을통해스스로를방어해야만했던상황은당시의젠더인식이얼마나왜곡되었는지를여실히증명해준다.

왜오영진은민족적정체성을드러내는작품을일본어로써야했는가?

오영진은[한네의승천]등민족적정체성을드러내는작품으로칭송받는민족주의작가이다.그런데왜오영진은일본어로작품활동을해야만했을까?일본어가고쿠고(국어)로강제되는이중언어상황,월경(越境)이라는동아시아의특수한문화적상황,극장이라는미디어적특성등의상황에따라식민주의에서민족주의를꿈꾸는모순이발생했음을이책을말하고있다.

왜신상옥은남북한최고권력자로부터전폭적지원을받았지만
진정한예술창작의자유를얻지못했는가?

신상옥은박정희정권과밀월관계였고김정일의전폭적지원을받았지만결국양쪽모두에서진정한예술창작의자유는제공받지못한불운의영화인이다.박정권의검열과통제는영화의질을높여해외진출을하고자했던감독이자제작자의꿈을좌절시켰고,북한의유일사상체제는오로지그의영화를대외용으로만이용하고자했기때문이다.결국한국영화사에서그위치가줄어들고,북한영화사에서아무런흔적도남기지못한신상옥영화는예술이정치에지배될수밖에없었던당시의현실을보여주고있다.

이와같이이책은식민지,전쟁,분단시대를헤쳐오면서도우리근대극장이끈질기게담아내고자했던시대정신의양상들을아홉편의글을통해독자들에게전해주고있다.

[책속으로추가]

p.235
특히상연및상영을전제로쓰인극문학의경우에는그것이공연(상영)되는극장의문화적맥락에대한고려가필요하다.식민지극장을둘러싼문화적동역학(dynamics)은매우복잡다단한측면을갖고있다.언어,종족,자본,계급,교양(교육),성별의다층적위계성(hierarchy)이식민지극장의환경을둘러싸고있다.이복잡다단한식민지극장의문화적동역학이어떻게당대시나리오및희곡의창작과연관되며영향을미치는가하는점에대한세밀한고려가필요한것이다.이와아울러,당대식민지극장의문화상황에대한검토는단지조선이라는일국(一國)적관점만으로이해가곤란하다.이는제국일본의‘대동아신질서체제’와연동하는식민지극장의문화정치학에대한이해가전제되어야비로소실효를거둘수있다.다시말해,식민지조선의극장상황에대한정확한이해는당대동아시아적문화판도에대한시각을필요로한다는것을의미한다.

p.322-324
그러나박정희정부와신필름의밀월관계에는오래지속하기어려운모순이존재했다.그것은박정희정부가제정한영화법자체가내포한모순에서비롯된다.박정희정부의영화법은소수영화사를기업화하여한국영화산업을육성하려는취지를갖고있었다.영화사등록요건규정도거기에서기인한것이었다.외화수입쿼터라는당근과검열이라는채찍을활용하여소수대형영화사를길들이고그들에게영화제작과외화수입의특혜를집중시키는독과점구조를형성함으로써영화미디어를권력의손에장악하려는것이었다.외국영화와경쟁력을갖춘한국영화기업을육성하기위한진정한방안은창작과표현의자유를대폭확대하여좋은영화를제작할수있는조건을만들어주는것이어야했다.그러나박정희정부의영화정책은영화에내포된정치,이념,윤리,풍속에대한엄격한검열과통제에중점을두고있었기에애초부터한국영화산업이외국영화와경쟁할수있는가능성은막혀있었다.

p.345
신상옥이북한에서만든영화는현재우리사회의성숙함으로미루어볼때충분히포용할만한수준의영화들이다.그것은북한의전형적인주체예술들과도다른차원을갖고있다.가령,[소금]이나[탈출기]와같은영화는남북한을초월하여상당히뛰어난예술적성과를보여준작품이라고생각한다.식민지빈궁현실의사실적묘사,인물의초점화방식,주인공의변화,발전적인성격창조에서[소금]과[탈출기]는매우뛰어난점을보여준다.그러나신상옥이북한에서연출한영화들은인간신상옥과똑같은운명처럼오늘날북한에서도남한에서도지워져버린영화가되었다.그것은분명한민족의삶을그리고있고,한민족감독에의해만들어진영화임에도불구하고남한영화사에도,북한영화사에도편입되지못하고제3지대를중음신(中陰身)처럼떠도는영화가되고말았다.